[월요기획] '긴축재정 불가피' 패션업계 찬바람... 반등 언제쯤?

안성희 기자 (song@fashionbiz.co.kr)|25.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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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션시장에 또다시 찬바람이 불고 있다. 내수 시장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소비계층별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전반적인 업황 둔화가 계속된다. 패션업계는 비용절감과 경영효율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브랜드 축소 및 인력 감축 등으로 위기를 넘기려는 움직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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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때다” 패션업계에 ‘선택과 집중’이라는 경영 키워드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조직개편을 통해 체질을 개선하고, 잘되는 브랜드에 더 많이 투자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지만, 바꿔 말하면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을 감축하고, 수익성이 낮은 브랜드는 정리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무엇을 선택하고 어떤 것에 집중하느냐에 따라서 기업의 명암은 엇갈릴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패션업계는 몸살을 앓아야 한다. 패션 상장사들의 2분기도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기준으로 삼성물산패션부문(-36%), 한섬(-82%), 신세계인터내셔날(영업손실 23억) 등으로 집계된다. 


앞선 1분기에도 삼성물산패션부문(-36.8%), 한섬(-32.9%), 신세계인터내셔날(-58.3%),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적자전환) 등이라 올 상반기 내내 역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중단 브랜드 소식도 곳곳에서 전해진다. 


패션 대기업, 2분기 영업이익도 큰 폭 감소


한섬(대표 김민덕)은 여성 영캐주얼 ‘SJYP’를 올해 말까지 운영할 것을 검토 중이다. SJYP는 2014년 듀오 디자이너 부부 스티브J & 요니P가 전개하는 데님 레이블로 시작한 브랜드다. 이 브랜드는 2015년 스티브J & 요니P가 SK네트웍스와 M&A하면서 대기업의 품으로 들어갔고, 2017년 한섬이 SK네트웍스를 인수하며 또 한 차례 주인이 바뀌게 됐다. 


그러면서 본래의 톡톡 튀는 콘셉트보다는 한섬풍의 영캐주얼 느낌으로 변화하면서 브랜드 색깔이 흐릿해졌다. 결과적으로 한섬에서 운영하던 브랜드들과 크게 차별화하지 못하면서 ‘선택과 결단’을 내리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한섬은 ‘시스템’ ‘타임’ 등 주력 브랜드의 글로벌 확대에 힘을 싣겠다고 전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대표 윌리엄김)도 비슷한 고민에 빠져 있다. 여성 영캐주얼 마켓에 세대교체가 일어나면서 온라인발(發) 브랜드들이 무섭게 성장하는 흐름 속에서 기존 영캐주얼 조닝을 장악했던 브랜드들이 자리를 내주는 상황이 됐다. 따라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콘셉트별로 나눠져 있는 영캐주얼 브랜드 중 통폐합을 통해 하나에 더 집중하는 전략 카드를 쓰기로 결정했다. 


SJYP 등 대기업 영캐주얼 브랜드 중단설 솔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체 패션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2023년 9월 자회사 신세계톰보이에 ‘보브’ ‘지컷’ 등 자사 여성복 브랜드 영업권을 양도하고, ‘K-패션 전문 법인’으로 키운다는 계획을 내놨었다. 신세계톰보이는 ‘스튜디오톰보이’와 ‘보브’를 양 축으로 자체 브랜드 경쟁력을 높여 턴어라운드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외에도 삼성물산패션부문(부문장 이준서)은 올해 여름을 끝으로 여성복 ‘코텔로’를 정리했으며, LF(대표 오규식 · 김상균)는 니치향수 편집숍 ‘조보이’의 오프라인 사업을 접었다. 패션 중견기업들의 실적도 난망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단 브랜드 소식이 속속 들려오고 있다.


더네이쳐홀딩스(대표 박영준)는 미국 프로풋볼리그와 손잡고 2020년 2월 론칭한 ‘NFL’의 라이선스 계약을 올해 3월 말 종료했다. 5년 만에 국내 사업을 철수한 NFL은 현재 재고는 거의 소진한 상태로 알려진다. 


해피랜드코퍼레이션(대표 임남희)은 ‘미피키즈’와 라이선스 계약을 올해 연말 종료한다. 미피키즈는 2023년 네덜란드 ‘미피’ 캐릭터와 라이선스 계약을 하고 2~5세 토들러 의류 브랜드로 론칭했다. 미피키즈를 대신해 지난해 론칭한 자체 브랜드 ‘비키즈’를 키울 계획이다. 비키즈는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확장에 나선다.


“‘불황’ 하나로 설명할 수 없는 상황” 


글로벌세아 그룹 계열사인 에스앤에이(대표 김한수)는 2021년 론칭한 젠더리스 컨템퍼러리 캐주얼 브랜드 ‘컴젠’의 막을 내린다. 컴젠은 론칭 당시 정구호 디렉터가 기획을 총괄한 브랜드로 화제가 됐으며 미니멀한 실루엣, 세미 포멀룩, 세련된 캐주얼웨어 등 다채롭게 선보여 초반 반응이 좋았다. 


온라인 전문 브랜드로 출발해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몰을 비롯해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망을 확대하면서 무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에스앤에이는 골프웨어 톨비스트도 지난해 중단한 상태이며, 현재 여성복 ‘존스’만 남겨 놓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불황 하나로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환율이 오르고 소비자는 지갑을 닫고, 양극화는 심해지고 있다”라며 “국내 중소 브랜드들은 대응 전략을 세울 여력이나 힘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올해 F/W 시즌에 시장의 반등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일 년 내내 불황이 이어지면서 업계가 휘청거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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