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홈 이어 오프하우스·알로소까지, '취향 담은 공간' 마케팅 활발

곽선미 기자 (kwak@fashionbiz.co.kr)|25.08.07 ∙ 조회수 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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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이천 '시몬스 테라스' 내부 모습 (사진 - 패션비즈)


'집콕' 생활을 해야만 했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옷이나 신발, 액세서리 외에 자신이 머무는 공간을 통해 취향을 가꾸고 표현하는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 이를 증명하듯 집에서 사용하는 가구, 패브릭, 소품 등을 브랜드나 편집숍 특유의 분위기에 맞춰 선별해 선보이는 공간도 속속 생기고 했다. 대표적으로 '이구홈' '오프하우스' '알로소 팝업'이 눈에 띈다.


가구를 선보이는 기업이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보여주는 공간을 운영한 사례로는 경기도 이천 '시몬스테라스'가 가장 유명하다. 복합문화공간을 꾸며 시몬스의 매트리스 기술을 전시하고 상품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운영하면서 소비자들이 따로 즐겁게 즐길 수 있도록 카페, 굿즈 판매 공간 등을 조성했다.


'시몬스'라는 브랜드가 갖고 있는 특유의 이미지를 로컬과 엮어 선보인 다양한 굿즈 상품이 특히 인기가 많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시몬스그로서리스토어'를 추가로 선보이기도 했다. '피싱 클럽'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굿즈와 F&B를 판매했고, 카페는 물에 떠 있는 보트처럼 꾸며 이색적인 공간 경험을 제공해 화제를 모았다.


전시 X, 공간 자체를 통으로 기획해 구매결정력 높여


최근 눈길을 끄는 이구홈과 오프하우스, 알로소 팝업은 자체적으로 판매하는 가구나 소품 외에도 해당 브랜드들과 어울릴 수 있는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어떤 취향을 반영한 공간 전체를 판매하는 경향이 강하다. 구매하고 싶었던 가구가 공간에 어떻게 어우러질지 미리 직접 볼 수 있고, 상상하던 공간의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상품을 고를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 보고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는 O4O 경험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도 공통적인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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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홈 성수 (사진 - 29CM)


먼저 무신사(대표 조만호 박준모)의 취향 셀렉트숍 '29CM'에서 운영 중인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이구홈 성수'는 6월 첫선을 보이면서 곧바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6월 20일 오픈 후 7월 27일까지 한 달 조금 넘는 기간 동안 누적 10만명, 하루 최대 4000명이 방문하는 기록을 세웠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상권의 특성에 맞춰 입점사의 80% 이상을 국내 브랜드로 구성했고, 실제로 K-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고 싶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무려 매출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이구홈의 주요 소비 타깃은 취향 소비를 중시하는 2030세대다. 29CM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쌓아온 취향 기반 브랜드 큐레이션과 콘텐츠 기획 역량을 오프라인에 접목해 상품을 더욱 돋보이게 한 '공간 기획 전략'이 탁월하게 작용했다. 오프라인에서도 29CM 온라인 할인가로 즉시 구매할 수 있도록 O4O 경험을 강화한 것도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어냈다.


이구홈 성수, 공간 기획력 탁월 '취향 상점' 이름값 톡톡


가장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카테고리는 키친, 패션&잡화, 스테이셔너리 순이라고 한다. 커트러리 브랜드 '사브르', 주방용품 브랜드 '멜로즈샵' '미노항코리아' '호텔파리칠' 등이 특히 반응이 좋다. 생각보다 집에서 많은 면적을 차지하게 되는 패브릭 류도 연출된 공간을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어 판매율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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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북촌에 위치한 오늘의집 '오프하우스' 전경 (사진 - 오늘의집)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대표 이승재)는 지난 7월 20일 서울 종로구 북촌 상권에 '오프하우스(Offhouse)'라는 이름의 체험형 오프라인 쇼룸을 오픈했다. 오늘의집 플랫폼 내에서 공간을 꾸민 사진을 올려 놓던 '오하우스'를 오프라인으로 옮긴 공간으로, 눈으로만 보던 사진을 실제로 구현해 질감과 공간감 등 감각적인 경험을 더하겠다는 목적이 있다고 한다.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총 4개 층으로 구성한 이곳은 상품을 직접 판매하지는 않는다. '플러스(+) 태그'가 부착된 상품의 QR 코드를 통해 오늘의집 앱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매장 내 소개 상품은 현재 약 1000개로 온라인 판매 상품 중 극히 일부지만, 앞으로 더 많은 브랜드와 상품을 소비자에게 소개하기 위해 오프라인 공간을 기획할 계획이다.


'상상하던 내 방' 오프하우스, 파트너사 오프라인 플랫폼 역할


3층부터 한 층씩 내려오면서 둘러보는 것을 권하는 편인데, 3층은 오늘의집 유저가 직접 꾸민 6개 공간을 구현한 '크리에이터 아틀리에'로 채웠다. 공간마다 '포토이즘'의 네컷 사진 기계를 설치해 방문한 소비자가 사진을 찍으며 공간감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소비자가 본인의 방 크기에 맞춰 가구나 소품 배치를 가늠해 볼 수 있어, 현장에서 앱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는 소비자들이 많은 편이라고 한다.


2층은 '스타일링 스튜디오'다. 오늘의집이 가장 일반적인 전용 면적 84㎡(34평) 아파트 크기의 공간을 오늘의집 자체 가구 브랜드 ‘레이어’(layer)와 리빙 셀렉트샵인 ‘바이너리샵’의 상품으로 직접 꾸몄다. 자체 브랜드의 가구 체험 공간이면서, 오늘의집과 LX하우시스가 컬래버한 직영 주방 시공 서비스 '오늘의집 키친'도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1층은 입주 브랜드들로 꾸민 '커넥트 라운지'다. 이곳은 브랜드가 임대해 팝업스토어를 열거나 전시 혹은 체험 클래스, 콘서트 등을 자유롭게 열 수 있다. 지하 1층은 오늘의집에서 판매하는 카테고리 중 한 가지를 집중 조명하는 '라이브러리'다. 첫 전시 주제는 조명으로 정해 국내외 조명 브랜드와 빈티지 라이트를 모아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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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하우스 2층과 지하 1층 전경 (사진 - 오늘의집)


알로소 '소파다방' 팝업, 음악·필사·사유 등 감각적 경험 제공


가구 전문 기업 퍼시스그룹의 의자 제조업체 시디즈(대표 김태은)에서 운영하는 소파 브랜드 '알로소'도 최근 오프라인 공간 마케팅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브랜드는 오는 11월 2일까지 약 3개월간 서울 중구 장충동에서 장기 팝업 전시를 진행한다. 소파를 단순한 가구가 아니라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하나의 방'으로 재해석해, 협력사들과 함께 공간을 꾸미는 형식으로 공간을 제안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장충동에 위치한 330㎡(약 100평) 규모 대저택을 개조한 이번 팝업 전시장은 ‘소파多방: Sofa & Time’이라는 제목에 맞춰 4개의 테마룸으로 구성했다. 각 방은 ‘새로 보고, 편안히 듣고, 깊이 읽고, 문득 끄적여보는 순간’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블루메미술관, 풍월당, 안그라픽스, 파이롯트 같은 감각적인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각 방에서 한층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소파다방이라는 콘셉트에 걸맞게 30개 이상의 소파를 배치해 단순한 전시를 넘어 다양한 공간에서 각자의 취향에 맞는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추구하는 취향·미학 반영한 공간 마케팅 활성화


블루메미술관과 꾸민 공간에서는 명품 패브릭 브랜드 '크바드라트(Kvadrat)'와 알로소의 컬래버 에디션을 최초로 공개했다. 자연의 풍경과 텍스타일이 전하는 감각적 미감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에서 차분한 몰입을 경험할 수 있다.


클래식 문화예술 플랫폼 '풍월당'은 직접 큐레이션한 낭만주의 시대 음악을 소파 위에 앉아 감상할 수 있도록 했고, 안그라픽스와 협업한 공간은 대리석 벽면과 아치형 천장 구조의 건축적 분위기에 알로소의 오브제와 건축 관련 서재를 채워 '건축가의 서재'에 들어선 듯한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다. 파이롯트의 방은 24가지 잉크 컬러와 만년필로 아티스트의 문장을 필사하며 차분하게 사유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꾸몄다.


시몬스, 29CM, 오늘의집, 알로소 등 대표적인 브랜드의 사례로 볼 수 있듯이 최근 입고 먹는 것 뿐 아니라 가장 오래 머무는 공간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자신의 사무실 공간을 위한 데스크테리어부터 침실, 주방, 거실을 위한 패브릭과 소품은 물론 가구까지 관심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앞으로 이런 가구 및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이 보여줄 오프라인 공간으로 인해 현재는 '화이트 일색'인 국내 소비자들의 공간 취향도 점차 다각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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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소 팝업 전시 '소파多방: Sofa &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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