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테릭스 · 살로몬↑, 아머스포츠 ‘승승장구’

정해순 객원기자 (haesoon@styleintelligence.com)|25.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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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머스포츠가 ‘아크테릭스’와 ‘살로몬’의 폭발적 인기에 힘입어 매출 21%, 영업이익 56%라는 어마어마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97%나 뛰어, 올해도 아머스포츠의 흥행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에서 아머스포츠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아크테릭스와 살로몬 등 주요 브랜드 전략을 살펴봤다.



핀란드의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 그룹인 아머스포츠(CEO 제임스 젱, Amer Sports, Inc.)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연매출 21% 성장한 데 이어 최근 1·4분기 매출이 23%나 오르면서 아머스포츠의 주가는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러한 사업 호조에 힘입어 지난 5월 28일에는 2차 증자를 단행했으며, 이를 통해 주요 투자자의 지분 소유를 재구성하기도 했다.


아머스포츠가 급성장한 이유는 ‘아크테릭스(Arc’teryx)’와 ‘살로몬(Salomon)’의 폭발적인 인기 덕분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프코어 트렌드(Gorpcore : 기능적인 아웃도어 의류 및 신발을 아웃도어 용도가 아닌 어번 용도로 일상에서 사용하는 경향) 유행으로 아크테릭스의 기능성 재킷과 살로몬의 트레일 러닝화는 젊은 층은 물론 셀러브리티들이 애용하는 쿨한 패션 아이템으로 부상했고, 이는 아머스포츠가 성장하는 데 견인차가 됐다.


2019년 중국의 안타스포츠를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이 아머스포츠를 인수했으며 2024년에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이를 통한 재정력으로 아머스포츠는 현재 매장을 빠르게 늘리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프리미엄 스포츠와 아웃도어 브랜드 부문에서 글로벌 리더가 되는 것이 목표인 아머스포츠가 ‘나이키’ ‘노스페이스’ ‘파타고니아’ 같은 기존의 마켓 리더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스포츠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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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불구 분기별 두 자릿수 성장 


최근 사업실적은 아머스포츠의 호황을 말해 준다. 올해 1·4분기 매출은 2조16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3%나 성장했으며, 영업이익은 2930억원으로 무려 97%나 증가했다. 이러한 성장세는 2024년 2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이후 계속되고 있는데 지난 5개 분기 동안 매출은 평균 18.6%씩 증가했다.


지난 회계연도의 매출 규모는 7조942억원으로 21% 성장했으며 이익은 56%나 올랐다. 마치 2021년과 2022년, 코로나19 팬데믹의 끝자락에서 럭셔리 기업들이 누렸던 호황(LVMH 2021년 +20%, 2022년 +23%)을 보는 듯하다. 


아머스포츠는 특히 모든 상품 부문과 전 지역 시장에서 모두 성장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최근 1 · 4분기 사업 호조로 아머스포츠는 ‘트럼프 관세’에도 불구하고 올 회계연도에 15~17%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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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브랜드 ‘아크테릭스’ 3조 규모로 성장


아머스포츠의 간판 브랜드는 단연코 아크테릭스다. 브랜드의 파워나 매출 면에서 아머스포츠의 No.1 브랜드로 지난해에만 세계적으로 33개의 새로운 매장을 오픈할 정도로 그룹이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덕분에 아크테릭스는 그룹매출의 40%에 육박하는 브랜드로 부상했다. 특히 테크니컬 어패럴 부문이 36% 성장하는 데 공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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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테릭스가 2조7370억원의 대형 브랜드가 된 것은 기존의 마니아들인 전문 등산가 커뮤니티를 넘어서 일반인들이 도심지에서 입으면서 컬트 아웃도어 브랜드로 확장했기 때문이다. 특히 셀러브리티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할 수 있다. 프랭크 오션, 드레이크, 톰 하디, 티모시 살라메, 벨라 하디드 등이 스트리트웨어로 아크테릭스를 입은 사진들이 소셜미디어에서 넘쳐난 것은 물론 래퍼인 YT는 ‘아크테릭스’라는 언더그라운드 랩송을 선보이면서 아크테릭스는 첨단의 브랜드로 변모했다.


이러한 아크테릭스의 성장은 CEO인 스튜어트 헤젤든(Stuart Haselden)의 공로로 평가된다. 2021년 이후 브랜드를 이끌고 있는 헤젤든은 ‘룰루레몬’ ‘제이크루’ ‘삭스피프스애비뉴(Saks Fifth Avenue)’ 등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크테릭스가 럭셔리 느낌의 아웃도어 퍼포먼스 브랜드로 자리 잡는 데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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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몬, 트레일 러닝화로 전격 부상


Z세대에게 살로몬(Salomon)은 스니커즈 브랜드다. 하지만 살로몬의 뿌리는 스키와 아웃도어 용품이며 스니커즈를 선보이기 시작한 것은 2015년으로 그 역사가 길지 않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스니커즈가 큰 인기를 모으면서 살로몬은 헤리티지 스키 용품보다는 트레일 러닝화와 아웃도어웨어를 제공하는 아웃도어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특히 살로몬은 기능성과 전문성이 강조된 트레일 러닝화 외에 패션을 강조하는 스포츠 스타일을 제공하면서 젊은 세대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서 지난해 살로몬의 신발 부문 매출은 1조3690억원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성장세를 더욱 가속화하기 위해서 지난 회계연도 동안 파리와 상하이에 살로몬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한 데 이어 중국권에는 100개의 매장을 추가했다. 현재 살로몬은 런던, 도쿄, 밀라노 등지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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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몬은 다른 아머스포츠 브랜드에 비해서 패션 컬래버레이션이 많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애리즈(Aries)’ ‘샌디 리앙(Sandy Liang)’ ‘파노멀스튜디오스(Pas Normal Studios)’ ‘꼼데가르송’ ‘MM6’ 등과 컬래버레이션하고 이를 통해 한정판 상품을 제공하면서 고객층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살로몬은 2026년 이탈리아 밀라노 동계올림픽을 후원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전 세계로 노출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2019년 중국 안타 인수, 아시아권 폭풍 성장 


최근 1 · 4분기에 아머스포츠의 중화권 매출은 43% 증가해서 전체 매출의 31.2% 비중으로 올라섰다. 이는 매출 No.1인 미주(32.5%)를 바짝 추격하는 것으로 중화권은 조만간 아머스포츠의 최대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아시아․태평양시장(중화권 제외)에서도 매출이 49% 성장하는 등 아시아 지역의 성장도 두드러진다.


물론 놀랄 일은 아니다. 그동안 아머스포츠는 중화권 시장 확대에 중점을 뒀는데, 이유는 미주나 유럽에 비해서 아시아권 시장에서는 아크테릭스나 살로몬의 성장 잠재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성장을 위해서 아머스포츠는 특히 중국 시장에서 대형 매장을 오픈해 매출 규모를 늘리고 있다. 아크테릭스는 중국 시장이 매출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전통적으로 유럽에서 매출 비중이 높은 살로몬도 중국에서 빠르게 성장(2024년 18% 비중)하고 있고 미국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는 윌슨도 중국에서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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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장, 럭셔리 지고 웰빙 · 피트니스 뜨고 


럭셔리가 부진한 데 비해서 아크테릭스나 살로몬이 중국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인들의 가치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럭셔리에 소비했으나 현재는 웰빙과 피트니스에 소비하고 있다. 4억명에 달하는 중국 밀레니얼 세대에게 건강이 신분의 상징이 됐으며 사람들은 피트니스와 아웃도어 활동을 통해 건강을 챙기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럭셔리 매출은 떨어지고 있고 아웃도어와 피트니스 브랜드의 매출은 증가하고 있다. 베인(Bain & Co)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럭셔리 시장은 20%나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케어링은 2024년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매출이 24%나 하락했다. 이에 비해서 아크테릭스와 룰루레몬의 중국 사업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아크테릭스는 지난해 중화권 매출이 54% 증가했으며 룰루레몬도 올해 1·4분기 동안 중국에서 매출이 21%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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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머스포츠 성장 핵심은 ‘DTC’ 전략


제임스 젱(James Zheng) 아머스포츠 CEO는 “DTC전략은 아머스포츠 성장의 가장 중요한 부문으로서 소비자와 직접 연계하면서 충성심을 구축하고 쇼핑 경험을 증진할 수 있다”라고 그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인수 당시 10%대이던 아머그룹의 DTC 비중은 지난해 44%까지 올라가는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 아크테릭스는 DTC를 70~75% 비중으로 늘려 사업모델을 홀세일에서 DTC로 전환했다. 이러한 DTC의 확대는 아머스포츠가 빠르게 성장하는 모멘텀이 되고 있으며 이익률을 높이는 데 공헌하고 있다.


DTC를 늘리기 위해서 이커머스를 강화하는 것 외에도 직영 매장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아머그룹의 매장은 70%나 늘어났다. 아크테릭스의 경우 지난해에만 미국 뉴욕, 일본 신주쿠, 프랑스 샤모니 등지에 33개 매장을 새롭게 오픈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176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앞으로 5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커머스 · 직영점 확장… 카테고리도 확대 


아머스포츠는 소프트 상품을 적극적으로 늘리는 추세다. 용품 외에도 의류와 신발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대하면서 DTC에 맞는 상품 구색을 갖추고자 한다. 아크테릭스는 신발과 여성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은 살로몬에서 기획하던 아크테릭스 신발을 인하우스로 들여왔다. 기능성과 전문성을 갖춘 아웃도어용 신발을 제공하기 위해서 미국 포틀랜드에 신발 디자인 및 개발 센터를 설립했다. 아크테릭스는 브랜드의 특성상 겨울 상품 중심인데 이처럼 혁신적인 신발 레인지는 여름 시즌 매출 증가에 한몫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여성 부문을 현재의 22%에서 4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공과 라켓으로 유명한 미국 브랜드인 윌슨(Wilson)은 현재 브랜드를 용품 브랜드에서 스포츠웨어 및 용품 브랜드로 확장 중이다. 이를 위해 2024년 말 ‘테니스 360’을 론칭해서 새로운 콘셉트스토어에서 테니스를 중심으로 한 신발과 의류를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브랜드 확장을 통해서 윌슨을 1조5790억원 규모의 스포츠웨어 브랜드로 키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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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본이 인수한 의류 기업 중 가장 성공 


지난해 아머스포츠의 성장(23%)은 나이키(-1%), 노스페이스(2%), 파타고니아(7%) 등에 비하면 독보적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아머스포츠의 성장세가 계속된다면 향후 3년간 연평균 13.8%의 매출 성장률을 보이면서 2028년까지 10조원 규모의 사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현재 거시경제가 불확실한 데다가 트럼프 관세는 서플라이체인의 혼란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머스포츠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42개국에서 1만3400명을 고용하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중국 자본이 인수한 의류 기업 중 가장 성공했기 때문이다. 아머스포츠는 중국의 글로벌 야심을 대변하므로 그 성공 여부는 물론 중국 시장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8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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