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국 600개 브랜드 집결' ISPO 상하이에 국제 바이어 대거 몰려
ISPO 상하이 2025
아시아 최대 규모의 스포츠산업 전시회인 ‘ISPO 상하이 2025’가 7월 4일부터 6일까지 상하이 신국제엑스포센터(SNIEC)에서 열렸다. 올해로 10회를 맞은 이 전시회는 아웃도어·스포츠 시장의 글로벌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30개국 약 600개 브랜드가 참가하며 성황을 이뤘다.
중국 내수 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동남아, 유럽, 북미의 바이어들까지 대거 유입되면서 ISPO는 단순한 지역 전시회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의 중심 무대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ISPO 상하이의 가장 뚜렷한 흐름은 단연 ‘간편함’이었다. 캠핑 산업이 무겁고 번거로운 활동에서 벗어나 가볍고 감성적인 라이프스타일로 진화하면서 제품군도 이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중국 캠핑 브랜드 ‘록브룩(Rockbrook)’이 선보인 모듈형 캠핑 수납 박스는 국제 바이어들의 주목을 받았다. 철제 프레임 기반의 이 제품은 조리용 그릴, 테이블, 수납 슬라이드를 결합한 이동식 야외 주방으로 캠핑 고수들 사이에서 실용성과 감성을 동시에 충족시킨다는 평가를 받았다.
ISPO 상하이 2025
'가격보다 경험' 이제는 감성과 실용성 중시
800~1200위안(16만~25만원)의 가격대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해외 캠핑숍에서 문의가 빗발친다”는 현장 관계자의 설명은 글로벌 시장이 이제 저가보다 기능과 감성을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바이어들이 찾는 기준이 가격에서 경험과 만족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의 캠핑 산업은 이미 작고 효율적인 방향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미니멀 캠핑, 백패킹, 차박 문화의 확산에 따라 다기능·모듈형 장비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감성적인 컬러와 실용적인 설계, 우수한 휴대성을 갖춘 한국 제품은 대량생산 위주의 중국 제품과는 뚜렷한 차별성을 갖는다.
ISPO 상하이 현장을 찾은 한 유럽 유통업체 관계자는 “디자인과 완성도 측면에서 한국 제품이 훨씬 앞서 있다”며 “프리미엄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협업 가능성을 기대하고 왔지만 실제로 한국 기업 부스를 찾지 못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ISPO 상하이 2025
중국 산업 육성 정책, 한국 기업 ‘전략적 기회’
또 다른 아시아권 바이어는 “중국 제품은 가격경쟁력은 있지만 감각적인 설계나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는 한계가 분명하다”며 “해외 소비자는 이제 ‘싸고 많은’ 제품보다 ‘작고 정교한’ 제품을 원한다. 이런 수요에 맞는 브랜드를 한국에서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의 전략적 육성 정책도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기회 요인이 되고 있다. 상하이시를 포함한 주요 도시들은 2025년부터 캠핑 인프라 확충과 아웃도어 콘텐츠 산업 지원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캠핑장·테마파크·장비 전문몰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024년 기준, 중국의 아웃도어 스포츠 온라인 거래량은 2억건을 돌파했으며 24~34세 소비자가 전체의 43%를 차지했다. SNS 중심의 ‘보여주는 캠핑’ '힐링 중심 라이프스타일'이 새로운 소비문화를 이끌고 있다.
ISPO 상하이 현장을 찾은 중국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방 정부까지 나서서 캠핑장을 늘리고 있고, 브랜드와 콘텐츠가 결합된 복합형 매장이 늘고 있다”며 “해외 고급 브랜드의 유입을 지방 바이어들이 먼저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이 캠핑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지금, 감성과 실용성을 겸비한 한국 브랜드는 시장 진입 시 제도적 수혜까지 기대할 수 있다. 한국 기업에게 ISPO는 단순한 전시 참가를 넘어 글로벌 유통 진출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 2026년 전시회를 목표로 지금부터 제품 기획, 디자인 전략, 바이어 응대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충분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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