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컴퍼니 히스토리 23] 진행형 ‘마뗑킴’ 성공 신화 국내 넘어 글로벌로 잇다
부침이 심한 여성복 시장에 화려한 스타 탄생이 이뤄졌다. 2017년 온라인 플랫폼으로 시작해 2020년 브랜드 투자로 보폭을 넓힌 하고하우스(대표 홍정우)가 그 주인공이다. 하고하우스는 회사 설립 8년 만에, 브랜드 투자 5년 만에 여성복을 포함해 남성복과 캐주얼까지 아우르는 패션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지난해 회사 매출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1645억원으로 전년도 매출 159억 대비 무려 10배가 넘게 폭풍 성장했다. 플랫폼 사업과 PB사업에 더해 하고하우스가 투자했던 마뗑킴(지분율 60%)과 파인드폼(지분율 80%)이 연결재무제표 기준 종속기업으로 포함된 것이 퀀텀 점프하는 데 견인차가 됐다.
불과 8년 전 만해도 하고하우스는 패션시장에 갓 입문한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었다. SK네트웍스 출신인 홍정우 대표는 당시 하고엘앤에프를 설립하고, 온라인 큐레이션 플랫폼 ‘하고(HAGO)’로 리테일 사업에 뛰어들었다. 자체 PB 운영과 플랫폼 사업을 병행하던 이 회사는 2020년 국내 패션업계 최대 투자자인 권오일 회장이 이끄는 대명화학으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아 계열사로 편입됐다.
이후 하고는 탄탄한 자금력을 토대로 본격적으로 브랜드 인큐베이팅 작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잠재력 있는 신생 브랜드에 지분투자를 한 뒤 상품 기획, 유통 및 물류 관리, 글로벌 진출 등 전방위 지원을 통해 브랜드를 키워냈다. 단순FI(Finance Investor)가 아닌 SI(Strategy Investor)로서 브랜드 육성에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로켓런치를 시작으로 마뗑킴, 보카바카, 르917 등으로 꾸준하게 투자를 이어간 하고하우스는 마침내 마뗑킴으로 ‘대박’을 쳤다. 하고하우스에서 투자하기 전 마뗑킴은 판매가 기준 50억원 규모의 소수 마니아층 중심으로 팔리던 온라인 브랜드였다. 2021년 2월 하고하우스의 투자가 이뤄진 뒤 2023년 회사 매출은 779억원으로 점핑했고, 지난해에는 여성복 중견기업 반열인 1288억을 달성했다. ‘제2의 마뗑킴’으로 육성하는 드파운드도 2022년 인수 후 매출이 400% 증가하는 등 하고하우스는 뛰어난 투자사로서 명성을 얻게 된다.
성공 스토리가 쌓이면서 성장 한계에 직면한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투자 또는 M&A를 먼저 요청하는 경우가 늘어나게 되고, 2023년 8월에는 사명을 하고하우스로 변경했다. M&A 전문가로 몸소 변신한 홍정우 대표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들을 적극적으로 발굴 · 지원하며 성장 발판을 마련해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말을 입증하듯 마뗑킴과 드파운드의 성공 이후 하고하우스가 투자한 브랜드들은 유니폼브릿지, 넘버프로젝트, 랭앤루, 트리밍버드, 보난자 등 40여 개로 늘어났다. 투자 영역도 여성복 디자이너 브랜드 중심에서 남성복과 F&B 등으로 카테고리가 확대됐다.
그렇다면 하고하우스가 다른 투자사와 다르게 미다스의 손으로 등극하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하고하우스는 SK네트웍스에서 재무, 전략, 마케팅을 총괄하며 브레인으로 통했던 홍 대표를 비롯해 국내외 패션 전문기업 출신들로 구성된 만큼 대기업의 노하우를 온라인 브랜드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일을 풀어나간다. 이 때문에 단순히 투자에만 그치지 않고 △상품 기획 △유통망 구축 △인력 확보 △글로벌 진출 등 브랜드 운영 전반에 걸쳐 전방위적으로 지원한다.
또 온라인 마케팅과 백화점 입점 확대는 물론 일본 · 미국 등 해외에도 진출하는 등 브랜드 성장의 촉매제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글로벌 진출 방식도 일본의 경우 패션 버티칼 플랫폼 전문기업 무신사와 공식 총판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풀어 가는 등 브랜드의 성공을 최우선 가치에 두고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접근한다.
패션업계에서 남들과 다른 행보로 이단아 CEO로도 불리지만 홍 대표가 늘 강조하는 제 1원칙은 ‘고객중심’이다. 소공동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제16회 IGDS 월드백화점서밋(WDSS 2025)에서 그는 ‘K-웨이브의 새로운 진화’ 세션의 연사로 나와 “이제는 고객과 패션 상품을 함께 만들어 가는 시대”임을 강조했다.
마뗑킴의 성공 비법 역시도 “고객에게 패션 상품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수정하는 작업을 계속 했다”라면서 “트렌드가 시시각각 변하는 패션사업에서 경직된 사고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브랜드 정체성보다는 브랜드 유연성에 집중해야 한다는 그의 철학이 패션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을 것인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7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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