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채용 시장의 공백을 메우다, '코공고'의 구조적 실험

서유미 기자 (tjdbal@fashionbiz.co.kr)|25.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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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수출이 실적을 견인하는 지금, K-뷰티 산업은 내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브랜드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커머스 채널 다변화와 콘텐츠 중심의 유통이 강화되면서 채용 수요 역시 전례 없이 빠르게 팽창 중이다. 이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채용 시장 한복판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플랫폼이 있다. 바로 뷰티 업계 전용 채용 플랫폼 '코공고(코스메틱 공고 모음)'다.


코공고는 뷰티 산업 종사자만을 위한 채용 플랫폼이다. ‘세상에 없던 단 하나, 우리가 기다려온 플랫폼’이라는 슬로건 아래 기존 채용 포털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브랜드·제품·시장 중심의 구조를 구현했다. 기존 플랫폼에서 ‘제조업’ 카테고리에 숨어 있던 뷰티 브랜드 채용 정보는 마치 올리브영에서 제품을 고르듯 탐색할 수 있는 방식으로 코공고 안에서 재구성되었다.


출발점은 뷰티 산업 내부의 구조적 한계에 대한 문제의식이었다. 실제 업계 실무자들은 브랜드의 제품군, 진출 국가, 유통 채널에 따라 커리어 이동 경로가 달라지는데도, 기존 채용 시스템에서는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스킨케어 브랜드 경력자는 색조 브랜드로의 이직이 어려운 구조였다. 이에 따라 플랫폼은 공고 타이틀부터 브랜드명을 중심으로 노출하고, 진출 국가 · 커머스 채널 · SNS 계정 등 실무자가 궁금해하는 정보를 전면에 배치하는 방식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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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공고의 가장 큰 차별점은 공고를 정렬하는 방식에 있다. 대부분의 채용 플랫폼이 광고비 순으로 상단 공고를 배치하는 반면, 코공고는 올리브영·아마존·큐텐 등 주요 커머스 플랫폼의 브랜드 랭킹 데이터를 기준으로 공고를 큐레이션한다. 커머스 랭킹은 브랜드에 대한 시장 반응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브랜드는 광고 없이도 상단 노출 기회를 얻고, 실무자들은 현재 시장에서 반응이 좋은 브랜드의 채용을 우선적으로 탐색할 수 있다.


브랜드의 콘텐츠 역량과 퍼포먼스를 기준으로 채용 정보를 설계한 점도 눈에 띈다. 실무자들은 이제 단순한 회사명이 아니라, 해당 브랜드가 어떤 콘텐츠를 제작하고 누구와 협업해왔는지 어떤 방식으로 디지털 채널을 운영하는지를 중심으로 지원 여부를 판단한다. 코공고는 이 같은 선택 기준을 시스템 안에 구조화해, 실무자들이 브랜드의 방향성과 감도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글로벌 채용 수요의 확대 역시 채용 구조에 큰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일부 브랜드는 아예 국내 론칭을 생략하고, 미국·일본·동남아·중동 등 해외 시장을 1차 타깃으로 삼는다. 이에 따라 글로벌 콘텐츠 기획, 현지 커머스에 대한 이해, 문화권별 마케팅 전략 수립 등 복합적인 역량을 갖춘 인재가 요구된다. 최근에는 기존 뷰티 경력자뿐 아니라 콘텐츠, 커머스, IT 분야 출신 인재의 유입도 활발하다. 직무 또한 전략기획, 유통 MD, 글로벌 콘텐츠 매니저, 틱톡숍 담당자 등으로 점차 세분화되는 추세다.


이처럼 인재 구조가 빠르게 다변화되는 가운데, 코공고는 단순한 채용 정보 나열을 넘어 뷰티 산업 특유의 커리어 경로와 실무자 감각을 반영한 구조적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실무자 입장에서는 브랜드의 감도와 방향성까지 확인하며 자신의 커리어를 연결할 수 있고, 브랜드는 실질적으로 자사에 적합한 인재를 효율적으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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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공고 기획에 참여한 박서연 PO는 다양한 커리어를 거치며 '실행력과 구조화'를 핵심 철학으로 삼아왔다. 그녀는 아이디어를 오랫동안 고민하기보다 빠르게 실험해보고 반응을 확인한 뒤, 성과 없는 기능은 과감히 걷어낸다. “잘 만든 것보다 제때 터진 게 더 큰 변화를 만든다”고 말할 만큼, 민첩한 판단과 반복적인 실험이 플랫폼의 추진력을 유지하는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채용 플랫폼이라는 직군 특성상, 사람의 이동 속도에서 산업의 변화를 감지한다. 그녀는 “뉴스보다 실무자 한 사람의 말에서 트렌드 변화가 먼저 느껴진다”며 “플랫폼에 등록되는 공고 수와 담당 직무의 문구 변화만 봐도 시장의 온도가 바뀌는 게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무자의 말 한마디, 공고 수의 미세한 변동이 오히려 산업 변화의 초기 신호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코스메틱 산업은 여전히 고도 성장 중이지만, 그 안의 인재 연결 구조는 오래된 방식에 머물러 있었다. 코공고는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해 시작됐고, 이제는 실무자와 브랜드가 서로를 더 잘 알아볼 수 있는 새로운 채용 언어와 시스템을 제시하고 있다. K-뷰티 산업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인프라 중 하나로서, 코공고의 실험은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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