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준상 제로투밀리언 대표 "비가 오면 더 좋아요"

백의재 기자 (qordmlwo@fashionbiz.co.kr)|25.07.04 ∙ 조회수 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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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준상 제로투밀리언 대표


"진짜 뾰족한 타기팅이 필요한 시점이에요." 박준상 제로투밀리언 대표는 '무난한 브랜드'로는 소비자의 선택을 더 이상 받을 수 없는 시대라고 말한다. 취향은 세분화됐고, 소비자는 자신의 정체성과 감각에 꼭 맞는 브랜드를 원한다. 그가 주목한 영역은 바로 '비 오는 날 입는 옷', 레인웨어다.


셀렉트숍부터 글로벌 브랜드 비즈니스 쇼룸과 백화점 유통까지 20년 가까이 패션 유통 전반을 경험한 그는 '날씨'라는, 감성과 기능이 만나는 틈새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그가 론칭한 '웨더웨더(Whether Weather)'는 기후 기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지향하며, 레인웨어를 중심으로 감성과 실용성을 겸비한 일상복을 제안한다.


그는 2022년 레인웨어에 특화된 골프웨어 브랜드 ‘코너그린(CORNER GREEN)’을 론칭하기도 했다. 당시 국내 골프 유통사 예스런던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출범했으며, 현재 전국 30여 개 골프 프로숍과 온라인 채널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특히 재작년부터 약 30% 역성장을 기록한 골프웨어 시장에서 코너그린은 오히려 30%대 성장했다.

 

'코너그린' 등 기후 기반 브랜드 실험


또한 박 대표는 중국 현지에 자체 원단 공장을 설립해 제품 기획뿐 아니라 소재 개발과 가공 역량까지 확보해 왔다. “코너그린을 통해 레인웨어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이제는 골프를 넘어 일상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날씨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일상형 레인웨어 웨더웨더는 그렇게 시작됐다. 박 대표는 이를 통해 뾰족한 타기팅의 가능성을 실현하고자 했다.


패션 브랜드를 직접 만들기 전 그는 유통 영역에서 오랜 시간 기반을 다졌다. 2002년 온라인 패션 셀렉트숍 ‘트렌디스트’를 시작으로, 2007년에는 가로수길에 셀렉트숍 ‘플로우(FLOW)’를 열고 바잉 및 기획을 총괄했다.


2008년에는 멀티 브랜드 비즈니스 쇼룸 ‘워크샵쇼룸’을 론칭해 ‘칩먼데이(CHEAP MONDAY)’ ‘펜필드(PENFIELD)’ ‘해피삭스(HAPPY SOCKS)’ ‘레인스(RAINS)’ 등 북유럽과 미국 브랜드를 국내 시장에 소개했다. 이후 신세계 강남점 · 본점, 롯데월드몰 등 주요 백화점에 브랜드를 입점하며 유통까지 직접 운영했다.

 

[인터뷰] 박준상 제로투밀리언 대표


가로수길 편집숍 '플로우' 바잉 총괄 경험


박 대표는 웨더웨더를 기능성과 스타일을 겸비한 ‘하이브리드 레인웨어’로 정의한다. 방수나 발수 같은 기술적 기능만이 아니라, 날씨에서 파생되는 감성과 일상성을 동시에 담아내는 것이 핵심이다. 그는 “기능이 있되 스타일을 놓치지 않는 옷, 일상에서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실루엣과 컬러가 웨더웨더의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제품군은 기본형 아우터를 중심으로 설계했다. 방수 · 투습 기능을 갖춘 원단을 기반으로, 쾌적한 착용감을 제공하면서 실루엣 · 소재 · 컬러 등에서 웨더웨더 특유의 감각을 녹였다. 박 대표는 “일상에서 가볍게 걸칠 수 있는 옷이지만, 디테일은 분명히 기능적으로 설계돼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올해 하반기에는 기능성 패브릭 ‘프로텍사(PROTEXA)’를 적용한 패션 캡을 선보일 예정이다. 자외선 차단율 99.9%를 자랑하는 UV 컬렉션과 기능성 웨어에서 보기 드문 스페셜 자수 디테일을 더한 한정판 제품 등도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박 대표는 “내년부터는 프로젝트성 제품을 통해 더 실험적이고 디자인성이 강한 라인업도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터뷰] 박준상 제로투밀리언 대표


웨더웨더 첫 컬렉션, '한국적 미감' 재해석


웨더웨더의 첫 컬렉션에서는 한국적 미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시도가 눈에 띈다. 박 대표는 “전통 건축물의 구조와 조형미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다”라며 “단순히 동양적이라는 표현을 넘어 건축적 아름다움을 실루엣에 구현해 보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대표 제품인 유니섹스 롱코트 ‘화성코트’는 수원 화성의 구조미를 모티브로 한 안정감 있는 오버사이즈 실루엣 코트다. 여성용 레인코트 ‘무량코트’는 부석사 무량수전의 배흘림기둥을 연상하게 하는 곡선미를 담았다. 그는 “전통 건축의 흘림 구조를 레인웨어 디자인에 감각적으로 접목한 점이 웨더웨더의 차별성”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웨더웨더를 통해 레인웨어 중심의 일상복 시장을 본격적으로 개척하겠다는 계획이다. 틈새처럼 보였던 레인웨어 시장에 감성과 기능을 접목해 확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고, 앞으로도 이를 더 정교하게 설계해 나갈 예정이다. 박 대표는 “웨더웨더는 그 뾰족한 타기팅을 계속해서 실험하는 브랜드가 될 겁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profile

• 2002년 온라인 패션 셀렉트숍 '트렌디스트' 론칭

• 2007년 가로수길 패션 셀렉트숍 'FLOW' 론칭

• 2008년 멀티 패션 브랜드 비즈니스 쇼룸 '워크샵쇼룸' 론칭

• 2013년 백화점 유통('칩먼데이' 및 멀티 패션 브랜드 매장 론칭 · 운영)

• 2020년 러닝 패션 브랜드 ‘REACTIFY’ 론칭(디렉팅)

• 2022년 코너그린 론칭

• 2025년 웨더웨더 론칭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7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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