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3회→매월’ 드래프타입, 생성형 AI로 패션 브랜딩 패러다임 전환
생성형 AI 기술 발전으로 패션업계의 브랜딩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그동안 높은 제작비와 복잡한 과정으로 인해 연 2~3회에 그쳤던 브랜드 캠페인을 이제 매월, 심지어 매주 진행할 수 있는 '상시 브랜딩' 시대가 열린 것이다.
패션업계가 생성형 AI에 주목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23년부터 다양한 브랜드들이 AI 콘텐츠 제작을 시도했지만 상업적 활용에는 한계가 있었다. 생성형 AI가 제품을 생성할 경우, 브랜드 로고가 변형되거나 제품의 고유한 색상, 텍스처가 왜곡되는 경우가 빈번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생성형 AI를 활용해도 실제 촬영본에 접목해야 하는 한계점이 있었다.
AI 모델의 얼굴 일관성도 문제였다. 캠페인 콘텐츠는 여러 컷이 하나의 스토리를 구성해야 하는데 AI는 같은 모델의 얼굴을 일관되게 생성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브랜드 캠페인보다는 단발성 콘텐츠 제작에만 활용이 가능했다. 패션업계 한 임원은 "작년까지만 해도 AI로 만든 콘텐츠는 '그럭저럭' 수준이었다"며 "브랜드 이미지에 민감한 패션업계에서는 보조적 용도로만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AI 기술로 촬영없이 ‘고감도 콘텐츠’ 생산 가능해져
최근 몇 개월 사이 상황은 급변했다. 생성형 AI 전문 기업들이 패션업계의 핵심 니즈를 해결하는 혁신 기술을 잇따라 선보이면서 촬영 없이도 감도 높은 콘텐츠 생산이 가능해져 상업적 활용이 현실화된 것이다.
특히 주목받고 있는 것은 국내 생성형 AI 스타트업 드래프타입(대표 김대희)이 제공하는 B2B 서비스다. 드래프타입은 자체 기술을 통해 제품의 브랜드 로고, 색상, 텍스처를 원본 그대로 재현할 수 있어 별도의 촬영 없이 고감도 패션 화보, 룩북, 상세페이지 콘텐츠를 패션 브랜드들에게 납품하고 있다.
실제로 ‘TBH 글로벌’과 같은 대형 브랜드들이 드래프타입과 협업하면서 촬영 없이 고감도 브랜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기존 대비 제작비를 90% 이상 절감하면서도 실제 촬영과 구별하기 어려운 퀄리티를 구현해내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드래프타입은 누적 고객 9000명의 플랫폼인 ‘드래프타입 스튜디오’를 2023년부터 안정적으로 운영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B2B 전용 서비스'를 지난 3월 출시했다.
패션업계, ‘마케팅 전략 재설계’ 본격화
AI 기술 발전으로 가능해진 상시 브랜딩은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패션 브랜드들의 마케팅 전략 자체를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높은 제작비 때문에 불가능했던 신제품 론칭마다의 별도 캠페인, 매장별 맞춤 콘텐츠 제작 등이 현실화됐으며, 글로벌 진출 브랜드들에게는 국가별·문화별 맞춤 브랜딩이 효율적으로 가능해졌다.
패션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패션 브랜딩의 민주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동안 대기업만 가능했던 고퀄리티 브랜드 캠페인을 중소 브랜드들도 합리적 비용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되면서 창의성과 독창성을 기반으로 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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