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에른·슈콤마보니·어그... 슈즈 마켓 판도 바꾼 키(key)는?
세대교체 움직임이 활발한 슈즈 시장에서 성공의 열쇠는 ‘쿠에른’ ‘슈콤마보니’ ‘어그’ ‘락피쉬웨더웨어’ ‘르무통’ 등이 쥐고 있을지 모른다. 매스 브랜드로 부상하며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이들은 온라인 유통과 직영 매장을 통한 브랜드 경험 강화로 소비자와의 깊은 연계를 형성했다. 또한 성별과 연령의 경계를 허물며 슈즈 마켓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고전하는 슈즈 시장에서 해법 키(KEY)는 무엇일까?” 어려운 슈즈 마켓에서 ‘쿠에른’ ‘어그’ ‘락피쉬웨더웨어’ ‘르무통’ 등의 브랜드가 그 KEY를 쥐고 있을지 모른다. 이들은 매스 브랜드로 부상하며 시장 지형을 크게 변화하고 있다. 온라인 유통 전략을 기반으로 성장한 이후 직영매장 중심의 오프라인을 통해 브랜드 경험을 심화했다. 이러한 접근은 단순한 매출 증가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 경험을 극대화하는 직영 매장 설립으로 이어져 소비자들과 깊은 연계를 형성하며 브랜드 볼륨을 효과적으로 키웠다. 또 경직된 타기팅에서 벗어나 ‘보더리스’를 중심으로 상품을 전개해 성별과 연령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도 한몫했다.
이 중 어그와 락피쉬웨더웨어는 시즌 패션슈즈 브랜드 느낌이 강했는데 리브랜딩과 제품 라인업 다각화를 통해 ‘사계절 브랜드’로 확장해 더 크게 성장했다. 이 브랜드들의 성공 전략으로 국내 캐주얼 슈즈 마켓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기존 오프라인 중심 유통을 전개했던 슈콤마보니와 ‘아카이브앱크’도 새 시도를 단행하며 넥스트 스텝을 밟고 있다. 슈콤마보니는 석용배 CD와 협업해 온라인 전용 라인을 출시해 젠지 세대를 겨냥하고 온라인 유통을 확대했다. 아카이브앱크는 기존 잡화에서 어패럴 상품까지 확대하며 신규 여성 소비층을 공략한다. 이처럼 카테고리 다각화를 단행하며 폭넓은 소비층을 선점해 어려운 시장에서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쿠에른, 보더리스 리딩 ‘남녀 다 잡아’
더솔라이브러리(대표 강경미)의 쿠에른은 기술력에 초점을 맞춘 신발을 기반으로 ‘신는 경험’을 한 단계 확장한 공간을 전개하며 리딩 브랜드로 우뚝 섰다. 이 브랜드의 슈즈는 가죽, 라스트, 아웃솔을 자체적으로 개발 및 제작해 브랜드만의 뚜렷한 정체성을 구축했다. 발 모양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여유롭게 착용할 수 있는 기술력도 갖췄다.
이에 기반해 제작한 발레리나슈즈와 로퍼 등 플랫한 슈즈들이 쿠에른만의 시그니처 아이템으로 팬덤을 쌓으며 성장한 것이다. 특히 여행과 일상, 도심과 자연 모든 곳에서 활용도가 높고 시간이 흘러도 유행을 타지 않는 모던 클래식 무드가 뒷받침됐다.
제품의 강점을 중심으로 단단한 기반을 쌓으면서 남성 라인, 힐, 스니커즈류로 카테고리를 다각화하며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을 잡고 있다. 또한 남성화와 여성화로 구분하지 않는 보더리스한 디자인과 포멀부터 모던 캐주얼을 아우르는 웨어러블한 스타일을 표방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쿠에른 더 빌리지’ 눈길… 헤리티지 강조
브랜드 운영 초기부터 편안한 슈즈 다음으로 감도 높은 ‘공간’에서 브랜드를 경험하는 것에 중점을 둔 쿠에른은 입점 매장별 상권 특성과 주 타깃층을 고려해 인테리어를 다르게 전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빙하 동굴’ 등 이색적인 콘셉트를 녹여 공간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며, 동시에 기존 점포를 지속적으로 공간 효율과 심미적인 요소를 극대화하고 있다는 점도 충성도 높은 고객을 꾸준히 유치할 수 있다.
입점 매장 외 브랜드 헤리티지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공간들도 오픈하며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 시그니처 스토어는 2021년도에는 창덕궁에, 2025년 3월에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쿠에른 더 빌리지’를 열며 브랜드 정체성과 지향점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가장 최근에 오픈한 쿠에른 더 빌리지는 스토어를 비롯해 카페씨떼와 복합문화공간 태너리 등 총 3개의 건물을 운영하며 ‘커뮤니티’ 공간으로서 자리매김했다. 공간을 통해 브랜드의 고유성과 다양성을 모두 보여주며 국내 슈즈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고 있다.
역대급 매출 달성 ‘어그’ 전년비 142% 성장
신세계인터내셔날(대표 윌리엄김)의 어그는 ‘겨울부츠’가 강한 브랜드에서 사계절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도약하며, 국내 캐주얼 슈즈 시장을 제대로 잡았다. 이는 매출로도 연결됐는데 2024년도 전년대비 24% 매출이 상승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한 것에 이어 2025년 1월부터 3월까지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42%가 오르는 등 폭풍성장했다.
어그부츠로만 인식되던 브랜드가 샌들류와 남성을 잡고 나아가 의류 라인까지 반응을 얻으며 몸집을 대폭 키운 것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먼저 여름도 접수하기 위해 젊은 층을 겨냥해 ‘하니’를 글로벌 앰배서더로 발탁해 빠르게 시즌 마케팅에 돌입한 것이 제대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대표적으로 ‘골든 글로’ 샌들은 무더위가 시작되기도 전 완판행진을 이어갈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스트라터스’도 빠르게 품절되는 등 여름 컬렉션 전반적으로 판매 효율이 좋았다. 이로써 겨울용 양털 부츠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확실히 벗었다는 방증을 보여줬다. 이에 SI는 지난해 완판한 골든글로를 중심으로 다양한 스타일로 확대해 경쟁력을 강화해 다가오는 여름에 대비하고 있다.
남성 라인업 적중, 1~3월 男 매출 400% 급등
여름에 이어 남성 고객을 잡은 것도 고무적이다. 최근 몇 년간 복고 열풍이 불면서 남성 고객 수요도 급격히 증가했는데 이 니즈를 빠르게 캐치해 남성 라인업을 강화한 것이 긍정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남성 라인업은 전년대비 매출이 161% 성장했으며 올 1~3월 누적 매출은 전년대비 400% 가까이 성장했다.
상품 라인업 다각화 및 강화와 함께 지난 3월에는 359㎡(약 109평) 규모로 매장을 여는 등 브랜드를 온전히 경험할 수 있는 상징적인 매장을 열어 소비자 접점을 넓혔다. 기존에는 스타필드 코엑스점과 수원점 등 백화점 중심 유통 전략을 펼쳤으나, 요즘은 대형 플래그십스토어를 열어 단순히 몸집 키우기를 넘어 브랜딩에 더 집중하고 있다.
또 도산점 단독 컬렉션 판매와 커스텀 티셔츠 제작 등 체험형 마케팅을 펼치며 바이럴을 강화하고 있다. 사계절 브랜드로 더 넓은 고객층을 선점한 어그는 올해 신제품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영 셀럽 마케팅도 공격적으로 전개하며 성장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사계절 브랜드 확장 ‘락피쉬웨더웨어’ 부스터
사계절 브랜드로 확장에 성공한 사례는 에이유브랜즈(대표 김지훈)의 락피쉬웨더웨어도 있다. 이 브랜드는 패션성을 더한 ‘레인부츠’로 국내에서 레인부츠 열풍을 불게 했다. 이후 2020년, 락피쉬에서 락피쉬웨더웨어로 브랜드 세계관을 확장하면서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
레인부츠를 주력 아이템으로 끌고 가면서 의류, 장갑, 목도리 등 카테고리를 토털화하고 시즌별 시그니처 아이템 개발에 주력해 ‘사계절 떠오르는 브랜드’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리브랜딩 이후 유통 전략도 개편하면서 볼륨화에 힘을 실었다.
백화점 등 입점 매장을 전부 철수하고 오프라인은 직매장으로만 전개하는 것으로 바꾼 것. 특히 개설 전 건물을 매입해 내외관 모두 ‘입체적인 브랜딩’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해 소비자에게 더 효과적으로 브랜드 경험을 전달한 방식이 주효했다.
직영 매장만 ‘고집’ 명동에 4번째 스토어 열어
최근 서울 명동에 4번째 플래그십스토어를 열며 브랜드 확장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이처럼 확장뿐만 아니라 기존 공간도 리뉴얼을 착수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외 고객을 매번 줄 세웠던 락피쉬웨더웨더 한남동 플래그십스토어는 대대적 리뉴얼 공사에 들어갔다.
이곳은 브랜드 첫 오프라인 매장이자 한남동 골목상권을 대표하는 매장으로, 이곳을 통해 오프라인 확장의 확신을 얻게 됐다. 리뉴얼을 통해 공간을 확장할 예정이며 디스플레이는 슈즈를 포함해 의류까지 카테고리를 더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상품은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잡화 & 의류 아이템을 전개하면서도 또 최근에는 ‘클로르’ 라인을 론칭해 더 뾰족한 아이덴티티를 담은 상품들을 대거 선보이며 2030세대 여성을 공략 중이다. 감각적인 디테일이 돋보이는 의류와 액세서리 아이템을 선보였고 소녀스러운 무드를 연출할 수 있는 상품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라인을 위해 잡화 디자인에는 마쥬, 이자벨마랑, 바네사브루노 등에서 경력을 쌓은 디자이너를 영입했고 의류 디자인에는 뉴욕 파슨스 졸업 후 루이비통 본사에서 근무한 해외파 디자이너를 영입하는 등 제품 R&D에 투자해 마켓 내 새로운 트렌드를 제안하며 리딩 중이다.
30년 직조 노하우 ‘르무통’ 온라인 매출 650억
우주텍(대표 허민수)의 르무통은 2024년 온라인 매출로만 650억원을 넘으며 시장 내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고 있다. 특히 르무통의 ‘메이트’는 2025년 2월 말 기준으로 누적 판매 수량이 70만족에 달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러한 판매 성과는 고객의 높은 만족도와 재구매율에 기인하며, 르무통의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음을 보여준다.
르무통은 자체 기술력과 30년 직조 노하우를 더한 특허 메리노 울 원단 ‘에이치원텍스’를 활용한 신발 브랜드다. 수십만 개의 만족도 후기를 바탕으로 입소문과 추천, 재구매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고 있다. 또한 부모, 자녀, 연인에게 선물하기 좋은 브랜드로 연령대를 한정 짓지 않는 점도 이러한 성과에 주효하게 작용했다.
르무통의 유통 전략은 전체 매출의 약 95%를 온라인을 통해 판매한다. 특히 공식몰을 중심으로 한 D2C(Direct to Consumer) 전략을 통해 고객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브랜드의 메시지와 콘텐츠를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공식몰 중심 D2C 전략 적중, 이젠 오프라인도
공식몰 중심의 D2C 전략은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반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르무통은 고객이 제품을 사용한 후 남기는 후기와 피드백을 중요시하며, 이를 통해 제품 개선과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고객의 편안함과 제품력에 집중하는 철학이 뒷받침되고 있다.
온라인 채널의 특성상 고객들은 사용 후 만족도를 후기 형태로 남기는데, 이는 르무통의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르무통은 ‘편하지 않으면 출시하지 않는다’라는 철학 아래, 제품 R&D에 초점을 두고 있다.
온라인 중심의 유통 전략을 펼치고 있으나 지난 3월에는 롯데백화점 본점 면세점에 장기 팝업을 운영하며 오프라인도 테스팅하고 있다.
슈콤마보니, 온라인 전용 라인 ‘젠지’ 잡아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대표 유석진)의 컨템퍼러리 슈즈 브랜드 슈콤마보니는 온라인 전용 신규 라인을 론칭해 젠지세대와 온라인을 잡고 있다. 라인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212 Fev SCB’은 섭씨 100도를 화씨로 변환하면 212도가 되는 것에 착안해 청춘의 불완전한 아름다움과 열정을 표현하고자 했다.
Fev는 열기를 뜻하는 Fever의 약자로 타오르는 빛의 의미를 담았으며, SCB는 슈콤마보니의 온라인 전용 출시 상품을 뜻한다. 특히 이번 라인은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토즈’의 남성 슈즈 헤드 디자이너 겸 토즈그룹 혁신 프로젝트 노코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석용배와 협업해 관심을 모았다.
석용배 CD와 컬래버해 야심 차게 준비한 이 라인은 온라인 중심으로 판매하며 새로운 영 소비층을 잡겠다는 목표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 중심이었던 슈콤마보니가 이번 라인을 통해 단순히 온라인 시장을 테스팅하는 것을 넘어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겠다는 계획으로 론칭했다. 그 결과 출시 직후 초도물량이 완판되며 가능성을 엿봤다. 향후 온라인 플랫폼 입점 등 유통망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며, 동시에 오프라인에 팝업을 전개해 고객 스팩트럼을 넓혀 나갈 생각이다.
아카이브앱크, 잡화 넘어 어패럴로 여성 공략
아카이브앱크는 잡화에서 어패럴 상품까지 확장해 여성 소비자층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지난 4월, ‘플링 무브 001(FLING MOVE 001)’ 컬렉션을 통해 신규 잡화 컬렉션과 함께 어패럴도 선보였다. 컬렉션 명인 플링 무브 001은 아카이브앱크의 시그니처 가방인 ‘플링백’에서 출발했다.
플링백은 아카이브앱크가 론칭 당시 처음 선보였던 아이템으로 현재 누적 판매량 7만개에 달하는 브랜드 베스트셀러다. 이 브랜드는 이번 컬렉션 이름을 가방 이름에서 착안해 플링 무브 001로 선정하고, 흐름에 몸을 맡긴다는 의미를 담아 앞으로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자유롭고 유연한 움직임으로 브랜드 철학과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컬렉션은 기존 가방과 신발을 넘어 의류와 액세서리까지 카테고리 확장을 처음 시도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가능성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심을 모은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6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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