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리포트] 쉬인, 설 곳이 없다? 미국~유럽서 역풍
쉬인 런던 팝업 매장
저렴한 패스트패션에 특화된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인 쉬인(Shein)이 18개월 째 상장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업친 데 덥친 격으로 미국과 유럽이 견제하기 시작하면서 더욱 어려운 국면을 맞고 있다. 쉬인은 그동안 중국 내 가먼트 생산공장에서 미주와 유럽 등지의 고객에게 직배송하는 시스템을 운영해 왔다. 특히 소액소포에 대해서 면세 혜택을 제공하는 미국과 유럽, 영국 등지의 통관시스템은 쉬인이 시장 내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아마존이나 자라 등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그런데 이러한 쉬인 성공의 원동력인 비즈니스 모델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행정부가 5월 2일자로 중국과 홍콩발 소액소포(114만원, $800 이하)에 대한 면세를 중단하고 대신 54%의 수입관세나 14만원($100)의 고정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EU에서도 235000원(€150)이하의 소포에 대한 면세를 중단하고 소포 당 3100원(€2)의 처리비용(handling fee)을 부과할 계획이다.
미국이나 유럽의 이러한 소액면세 폐지는 쉬인과 테무 등 중국의 이커머스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EU로 들어온 소포 46억 개 중 96%가 중국에서 왔을 정도로 현재 중국 이커머스 상품의 유입은 볼륨이 크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프랑스에서는 지난해 패스트패션에 대해 벌칙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킴으로서 패스트패션 상품에 대해 아이템 당 7800원(€5)부터 시작해서 2030년까지는 15700원(€10)의 벌칙품을 부과할 예정이다.
이러한 지정학적 요인들은 결국 쉬인의 비용을 올리면서 소비자 가격의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서 쉬인은 이미 가격을 30% 이상 인상한 것으로 알려진다. EU내 소포처리비용(3100)에 프랑스의 패스트패션 벌칙금까지 더해지면 궁극적으로 쉬인은 프랑스 시장에서 아이템 당 10900원-18800원(€7-€12)까지 비용이 올라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쉬인의 최대 경쟁력인 ‘초저가’의 포지셔닝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쉬인 어플리케이션
미국과 유럽에서 특히 쉬인을 견제하는 이유는 쉬인이 다른 패션리테일러나 이커머스 플랫폼과 정당하게 경쟁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최근 유럽위원회(EC)와 CPC네트워크(Consumer Protection Cooperation Network)는 쉬인이 가짜 할인, 허위 상품 레이블,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 등 EU소비자법을 위반했으며 이에 대해서 벌금이 부과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윤리성의 측면에서 쉬인은 지속적으로 비난받고 있으며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2023년 말로 계획했던 NY 상장이 미국증권거래위원회에서 거부 된 것도 쉬인의 서플라이 체인에서의 비윤리적인 운영 때문이었으며 최근 긍정적으로 진행 중이던 런던 상장이 무산된 것 역시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항인 신장코튼(위그르족에 대한 강제 노동으로 생산)에 노출된 것이 위험 요소로 지적됐기 때문으로 전한다. 결국 쉬인은 홍콩 상장으로 포커스를 전환한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문제는 과연 상장에서 최근 가치 평가액인 91조 2000억원($66bn)을 펀딩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쉬인은 2012년 창립 후 팬데믹을 계기로 눈부신 성장을 보이면서 인디텍스를 위협하는 패스트패션 리테일러로 떠올랐다. 엄청나게 낮은 가격과 빠르게 회전하는 다양하고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소비자를 사로잡고 있는데 2022년 기준 세계적으로 7500만 명의 유저를 보유한다. 2024년 쉬인의 매출규모는 62조 2000억원($45bn)으로 알려지는데 이는 세계 No.1 패션 리테일러인 인디텍스의 82% 수준이다.
쉬인 어플리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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