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경쟁력 탄탄, 맨잇슈트↑' 부림광덕, OEM~브랜드 키운다
백의재 기자 (qordmlwo@fashionbiz.co.kr)|25.06.13 ∙ 조회수 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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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림광덕이 새로운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국내와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한 안정적 생산 체계와 고급 신사복까지 아우르는 제조 경쟁력, 여기에 내수 브랜드 ‘맨잇슈트’ 등을 앞세워 비즈니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의 OEM 수출 전략과 내수 브랜드 사업을 조명했다.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기반 수출 전문기업으로 성장한 부림광덕(대표 임용수)이 최근 수출 부문 매출 성장과 함께 내수 브랜드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미국발 관세 리스크 등 외부 변수 속에서도, 부림광덕은 한국 및 인도네시아 현지 생산기지를 중심으로 한 공장 분업 전략과 고품질 중심 OEM 포트폴리오로 안정적인 수출 경쟁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OEM 매출이 다시 성장 궤도에 오른 가운데 2016년부터 전개해 온 자사 메인 브랜드 ‘맨잇슈트(MANITSUIT)’를 중심으로 내수 시장 내 실질적 입지 확대에 나선 점이 주목된다. 포멀 슈트 집중 전략과 함께 캐주얼 카테고리 확장, 유통망 대응 등 브랜드 운영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맨잇슈트를 비롯해 ‘르메스트(LEMAEST)’ ‘젠(ZEN)’ 등 자사 브랜드 다각화도 병행 중이다. 제조 중심 기업으로서 확보해 온 경쟁력을 바탕으로, 자사 브랜드를 통한 소비자 접점을 점차 넓혀 가고 있다.
남성복 3총사 '맨잇슈트 · 르메스트 · 젠' 확대
부림광덕은 인천 동구에 위치한 자체 공장 CFC(Clothing Fashion Company)와 인도네시아 공장 PT Kwangduk Worldwide Co., Ltd. 1·2공장을 운영하며 글로벌 생산 기반을 갖추고 있다. CFC는 특히 삼성물산패션부문 고가 신사복 브랜드(란스미어 · 갤럭시 등)의 비접착·반접착 생산에 특화돼 있다.
인도네시아 1공장은 대량 생산 단위의 미주권 수출 오더를 중심으로 운영하며, 2공장은 소량 맞춤형 고가 제품을 중심으로 일본 및 국내 중상급 브랜드 오더에 대응하고 있다. 이러한 공장 간의 분업 전략은 대량 · 소량, 고가 · 보급형, 해외 · 내수 등 다양한 오더 특성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부림광덕은 전체 사업 중 95% 이상을 OEM 비즈니스로 구성하고 있으며, ODM 비즈니스는 5% 미만이다. ODM은 주로 인도네시아 공장을 통해 자사 브랜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공장과 본사가 법인상으로는 별개이지만 실제로는 유기적인 조직처럼 운영되며, 빠른 의사결정, 피드백 속도, 업무 플로 간소화 등을 통해 생산 효율성과 비용 절감 효과를 실현하고 있다.
인천 & 인도네시아, 탄탄한 생산 시스템 구축
OEM 중심 구조를 바탕으로, 고객사별 기획 · 생산 전 과정에서 고도의 대응력을 발휘하고 있다. 시즌 시작 전에는 브랜드별로 대면 미팅을 진행해 제품 사양, 일정, 생산 조건 등을 사전 조율하고 이후에도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생산 과정 전반을 유연하게 조정한다.
OEM의 경우 대부분 기획 단계에서 디자인이 확정돼 변경이 거의 없는 반면 ODM은 시즌 약 8개월 전부터 소비자 니즈와 트렌드․원단․사양 등을 반영해 샘플을 개발하고, 최종안은 현장 피드백과 본사 품평을 거쳐 확정한다.
샘플링 단계는 크게 △개발 샘플 → △품질 확인용 QC(Quality Control) 샘플 → △PP(Pre-Production) 샘플 → △Shipping(선적) 샘플 순으로 이뤄진다. PP 샘플은 본생산을 앞두고 최종 사양을 검토하기 위한 단계이며, 선적 샘플은 실제 납품 제품과 동일한 사양으로 제작해 품질 일치 여부를 최종 확인하는 단계다.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 부상, 부림도 주시
한편 지난 4월 초 미국 정부가 세계 각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국내 수출 제조업체들 사이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인도네시아에는 32%의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포함해 각국의 우려 목소리에 상호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했으며, 관세 적용 시점은 7월 9일로 예정돼 있다.
부림광덕 관계자는 “중국이나 베트남 등 다른 동남아 생산국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율을 적용받아 현재까지는 미국 고객사에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향후 관세 정책의 본격 시행 여부에 따라 미국발 오더에 일부 영향이 예상되는 만큼 시장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과 리스크 점검은 필요하다.
현재까지는 별도의 구조 개편보다는 기존 고객사와의 협업을 지속하면서 관세 유예 기간에 시장 반응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미국산 제품 수입 확대, 비관세 장벽 완화 등의 협상을 추진 중이다.
롯데 NPB 맨잇슈트, 캐주얼 확대 리뉴얼
부림광덕이 내수 브랜드 사업을 강화하며 주력 브랜드 맨잇슈트의 입지 확대에 나서고 있다. ‘Urban Essential Wear’를 콘셉트로 전개하는 맨잇슈트는 롯데 NPB로, 남성 포멀웨어를 중심으로 캐주얼 제품군까지 아우른다는 전략이다.
핵심 전략은 슈트 라인의 선택과 집중, 수입 원단 확대, 캐주얼 품목의 강화다. 2025 S/S 시즌과 F/W 시즌 기준 상품 기획 물량은 슈트 65%, 캐주얼 35%다. 이전과 달리 기획 비중에서도 캐주얼 라인의 꾸준한 확대 기조가 드러난다. 슈트 부문에서는 소품종 중심의 물량 확대를 기반으로, 저가 · 중가 · 고가 라인을 각각 구성해 고객의 다양한 니즈에 대응하고 있다.
수입 소재를 활용해 품질도 강화했다. 자사 연구로 특허를 보유한 양방향 스트레치 기능성 소재를 적용해 활동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만족시킨다. 디자인의 경우 호불호가 적은 기본 실루엣을 주축으로 한다. 생산은 전량 자사 공장에서 이뤄지며, 중간 유통 과정을 생략해 가격 대비 품질 경쟁력을 확보했다.
롯데아울렛 비롯 롯데몰 · 타임빌라스 등으로
캐주얼 제품군은 니트, 스웨터, 아우터 등 포멀웨어에 매칭 가능한 품목군을 확대해 스타일 완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운영한다. 기획 단계부터 착장 중심으로 컬러 · 소재를 구성해 ‘원스텝 쇼핑(One-step Shopping)’이 가능하도록 했다. 향후에는 컬래버레이션을 통한 제품군 확장도 계획하고 있다.
유통은 롯데아울렛 중심 유통망 외에 최근 롯데몰 · 타임빌라스 등 몰형 유통 전환 흐름에 맞춰 출점 전략을 조정 중이다. 현재 롯데아울렛 김해점 · 수완점 · 이천점을 포함해 총 26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이며, 쿠팡 · 퀸잇 · 패션플러스 · 롯데온 · 네이버 등 8개 온라인 플랫폼에도 입점해 판매 중이다.
2024년 맨잇슈트의 매출은 81억원이며, 2025년 목표는 100억원이다. 내수 시장 내에서 품질 기반의 실용 브랜드로서 포지셔닝을 강화하며 점진적인 성장세를 도모하고 있다.
브랜드 포트폴리오 '고객 니즈 세분화' 대응
부림광덕은 단일 브랜드 중심이 아니라 다양한 브랜드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서 국내의 세분화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젠 · 르메스트 · 타카오카앤코 등 차별화된 콘셉트의 브랜드를 운영하며, 각기 다른 타깃을 겨냥한 전략를 이어가고 있다.
젠은 SPA형 슈트 브랜드를 표방하며,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디자인과 소재를 바탕으로 ‘가심비’ 브랜드를 지향한다. 전체 상품 구성은 포멀 80%, 캐주얼 20%로 슈트 중심 라인업이 주를 이룬다. 현재 스타필드 코엑스점 등 7개 매장에서 운영 중이며, 향후 상권 확대를 위해 세이브존과 모다아울렛 등과 협의 중이다.
반면 르메스트는 클래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탈리안 컨템퍼러리 남성복 브랜드다. 고급 수입 원단과 자사 생산 기반을 바탕으로 고사양 상품을 합리적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숍인숍(shop-in-shop) 개념의 캐주얼 아이템도 함께 구성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아이파크몰 용산점 등 3개 매장에 입점해 있다.
맞춤복 라인 타카오카앤코, 프리미엄 MTO 전략
타카오카앤코는 일본 타카오카사와 협업해 전개하는 MTO(Made to Order, 주문생산방식) 브랜드로 입체 패턴, 비접착 · 반접착 공법, 수입 소재 등을 접목한 고급 맞춤복 라인이다. 부림광덕 한국 공장의 생산 노하우가 집약된 하이엔드 브랜드로, 현재 롯데백화점 광주점 등 2개 매장에서 전개하며 소규모 고급 수요층을 겨냥하고 있다.
부림광덕은 화려한 마케팅이나 외형 확장보다는 생산 기반과 제품력을 바탕으로 내실 있는 성장을 추구한다. 브랜드 강화를 위해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고 실용을 앞세운 전략은 지금의 시장에서 조용하지만 의미 있는 전개로 읽힌다.
부림광덕은 올해 매출 1000억원을 목표로 설정했다. 지난해에는 8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570억원)대비 40% 성장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6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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