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2세 경영 시대’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부회장, 글로벌 새판 짠다

안성희 기자 (song@fashionbiz.co.kr)|25.04.30 ∙ 조회수 1,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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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그룹형지가 최준호 부회장을 중심으로 판을 다시 짜고 있다. 2023년 11월 부회장 위치에 오르기까지 10년 이상 경영 수업을 받은 최 부회장은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방향을 ‘글로벌’로 설정하고, 목표를 향해 전진한다. ‘까스텔바작’을 필두로 글로벌 비즈니스에 뛰어든 최 부회장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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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과 신사업 둘 다 잘해야 하는 건 매우 당연하죠. 형지의 뿌리가 된 여성 어덜트 마켓에서의 시장지배력을 유지하면서 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게 저에게 주어진 미션이자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너 2세라고 무임승차하는 것이 아니라 경영 능력을 인정받고 회사의 성장을 이끌 수 있는 리더가 돼야겠죠. 좀 더 젊은 전략과 실행력으로 ‘글로벌 형지’를 실현하겠습니다.”


2023년 11월 패션그룹형지 총괄 부회장을 맡은 최준호 부회장은 뚜렷한 목표와 비전을 세우고 주어진 과제를 하나씩 완수하고 있다. 계열사인 형지엘리트와 형지글로벌도 관장하고 있기 때문에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정도로 바쁜 스케줄을 소화한다. 약 15년간 최병오 회장의 경영수업을 받으며 커리어를 쌓아온 만큼 사명감을 갖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최 부회장은 최병오 회장의 1남1녀 중 장남으로 단국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2011년부터 패션그룹형지 구매팀에 입사해 실무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거쳐왔다. 구매 생산부터 공급 운영, 재무 부문까지 두루두루 역량을 키워 자신감에 차 있다. 


2023년 11월부터 총괄 부회장 맡아 ‘책임감’


최 부회장이 중장기적 비전으로 내세운 건 ‘글로벌’이다. 올 3월 까스텔바작 사명을 형지글로벌로 변경하고 그룹의 해외 진출을 견인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골프웨어 ‘까스텔바작’은 물론 형지엘리트 등 패션그룹형지 계열사의 글로벌 사업도 주도적으로 맡을 계획이다. 


또 까스텔바작 IP를 활용한 비즈니스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 형지가 2014년 글로벌 상표권(일본 제외)을 인수한 까스텔바작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디자이너 장 샤를 드 까스텔바작이 1978년 론칭한 브랜드다. 화려한 색감과 아트워크 디자인이 특색이다. 디자이너 까스텔바작은 2024년 노트르담 재개관 때 성직자 의상을 맡아 ‘노트르담이 다시 태어났다’라는 극찬 속에 제2 전성기를 맞고 있다. 


최 부회장은 “디자이너 까스텔바작이 현존하고 있고 최근 다시 부상하고 있는 점에서 브랜드 확장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라며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디자인 가치를 높이고, 까스텔바작과 활발한 교류를 통해 뉴 엔진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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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스텔바작 글로벌BIZ 스타트, 신규 준비 중


까스텔바작이 골프웨어 이미지로 고착되지 않도록 올 하반기 새로운 까스텔바작을 선보이고, 내년 S/S 시즌 정식 론칭할 예정이다. “아직 어떤 브랜드인지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까스텔바작 오리진이 녹아든 브랜드가 될 것”이라는 그는 “까스텔바작의 작품 대부분을 우리가 소장하고 있어 내년 한불수교 140주년에 발맞춰 기획전을 여는 방안도 구상 중”이라고 전한다. 최 부회장의 머릿속에는 ‘까스텔바작을 크게 한번 터트리자’라는 생각으로 꽉 차 있다.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브랜드를 시장조사하며 가닥을 잡아가는 중이다. 


골프웨어 까스텔바작 또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대만을 방문해 협력사인 ‘킹본’사 본사에 현지 유통망 및 시장 확대에 대해 논의했다. 킹본은 대만의 패션유통 전문기업으로서 까스텔바작의 현지 유통을 담당하고 있다. 2018년 킹본과 계약을 맺고 소고백화점과 한신백화점 등 대만 대표 백화점에 까스텔바작 골프웨어를 입점시켰다. 


현재 연간 10억원 상당의 제품을 킹본을 통해 공급하고 있으며, 대만 내 백화점 9개점과 아울렛 2개점을 비롯해 온라인 채널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까스텔바작은 대만 여성 골프웨어 시장에서 점유율 3위에 랭킹돼 있다. 


대만 킹본과 파트너십, 소고백화점 등 11개 운영


앞서 진출한 중국에서는 현지 최대 골프용품 판매 회사인 ‘100골프’가 운영하는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판매한다. 더불어 스포츠 매니지먼트 사업도 추가했다. 선수를 케어하는 건 물론 홍보, 일정 관리, 메인 스폰서 매칭 등 골프선수의 매니저 역할과 엔터테인먼트 개념을 아우르는 사업이다. 


최 부회장은 2021년 까스텔바작(현 형지글로벌) 대표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보폭을 넓혀 왔다. 지난해부터는 패션그룹형지의 총괄 부회장으로서 해외 진출을 위한 활동을 넓히고 있다. 2023년 4월 미국을 시작으로 정부의 해외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며 인도네시아, 베트남, 폴란드,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에 다녀왔다. 또 최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국내 패션 기업 인사로는 유일하게 초청돼 미국을 다녀오기도 했다. 


글로벌 비즈니스가 미래 먹거리라면, 현재의 캐시카우 사업은 그룹의 모태인 패션그룹형지에서 이뤄진다. ‘크샤하(크로커다일레이디스 · 샤트렌 · 올리비아하슬러)’ 여성복 3인방은 가두마켓과 어덜트 조닝을 개척한 브랜드로서 업계를 장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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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그룹형지, 2022년 기점 흑자 ‘턴어라운드’ 


비록 코로나19 여파로 적자를 기록한 적도 있지만, 2022년을 기점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최 부회장은 “회장님이 가장 애정을 갖고 챙기는 브랜드들로 비록 가두상권이 예전만 못하다고 하지만 점주들이 수익성을 올릴 수 있게 계속해서 리뉴얼하고 매장의 신선도를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다”라며 “시장 트렌드에 발맞춰 선기획을 줄이고 반응생산을 늘려 적기에 공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최 부회장이 경영 능력을 검증받은 사업은 다름 아닌 스포츠사업이다. 학생복 브랜드 ‘엘리트’로 잘 알려진 형지엘리트에서 신사업으로 추진한 스포츠 상품화 사업이 대박을 터트린 것이다. 현재 형지엘리트는 학생복과 나란히 스포츠 상품화 사업이 주력 비즈니스로 자리 잡았으며, 야구 종목뿐 아니라 다른 종목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코로나19로 암흑기를 맞았던 2019년 직접 스포츠 구단을 쫓아다니며 사업을 따냈어요. 사실 형지엘리트 ‘윌비플레이’가 ‘나이키’ ‘아디다스’가 아니기 때문에 관문을 통과하기가 어려웠던 건 사실이에요. 3년간 50번 이상 찾아갔을 거예요. 그 정성을 알아줘 치열한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우리는 선수단 유니폼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구단의 공식 굿즈 제작과 굿즈숍까지 직접 운영해 차별화하고 구단의 만족도를 높였습니다. 또 회장님의 고향이 부산이라 부산 롯데자이언츠와 잘 통하지 않았을까요?”


부산 롯데자이언츠 사업권 따내며 스포츠 사업 대박 


형지엘리트 ‘윌비플레이’는 지난해 롯데자이언츠 메인 스폰서 계약에 이어 올해 상품화 사업까지 담당하게 됐으며 이 외에도 한화이글스, SSG랜더스, JTBC ‘최강야구’에 굿즈 상품을 공급했다. 또 FC바로셀로나와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후 ‘바르사’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프로야구, 축구, e-스포츠 분야에서 입지를 넓혀 가고 있다. 


최 부회장은 워크웨어도 관심이 많다. 재고 리스크를 안고 가는 패션사업보다 수익률은 떨어져도 안정적인 비즈니스를 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끼고 있다. 2017년 형지엘리트 특수복사업본부장을 맡았을 만큼 10년 전부터 가능성을 엿보면서 사업을 키울 기회를 노렸다. 


교복사업 또한 중국 대표 패션회사인 빠오시니아오그룹의 계열사 보노(BONO)와 손잡고 설립한 상해엘리트를 통해 프리미엄 교복으로 중국 내 입지를 다지고 있다. 앞으로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 해외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 키울 계획이다. 


“패션그룹형지가 여러 계열사를 두고 ‘규모’에만 치중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데, 실상은 다릅니다. 브랜드 하나하나에 가치를 입혀 업그레이드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불도저 경영 스타일로 힘있게 밀고 나갔으나, 현재는 안정화와 신규 비즈니스 창출을 조율해 가며 밸런스 성장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앞으로 의류에 국한하지 않고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로 업그레이드하고 밸류업하는 데 더 노력할 계획입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5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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