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김근재 l 바이스벌사 대표 "AI와 패션의 미래는 공존 & 지속가능성"

박진한 기자 (pxrkjxnhxn@fashionbiz.co.kr)|25.04.11 ∙ 조회수 3,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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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근재 l 바이스벌사 대표


AI 시대의 물결은 패션산업에도 깊이 스며들어 전통과 혁신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AI가 패션업계에 주는 변화는 단순히 기술의 도입을 넘어 인간의 창의성과 기술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이제 AI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디자이너의 상상력을 확장하고,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며, 마케팅의 지평을 넓히는 동반자로 자리 잡았다. 


패션의 세계는 더 이상 천과 실, 바느질만이 아닌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만들어 내는 새로운 아름다움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는 단순히 기술의 발전을 넘어 패션업의 본질을 재정의하는 과정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AI가 지속가능성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패션의 미래는 AI와 인간이 함께 그리는 캔버스 위에 펼쳐질 것이다. 디자이너의 감각과 AI 기술이 만나 그리는 새로운 스타일과 아름다움은 우리의 상상력을 뛰어넘을 것이다. 


# 디자인 영역

창의성의 확장, 영감의 원천 


AI는 단순히 이미지를 생성하는 도구가 아니다. 디자이너들은 AI를 통해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로 발을 내딛고 있다. 핀터레스트에서 영감을 얻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 AI는 고객 데이터와 시장 데이터를 분석해 디자이너들에게 새로운 트렌드와 아이디어를 제안하며,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독창적인 디자인을 창조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마디로 디자이너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영감의 원천이 된 것이다.


글로벌의 더뉴블랙(TheNewBlack)과 비즈컴(Vizcom)을 비롯해 국내의 빔스튜디오(ViimStudio)와 같은 서비스는 디자인 기획 단계에 있어서 프로세스를 단순화하고, 아이디어를 현실로 옮기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게 도와준다. 구찌와 프라다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은 AI를 디자인 프로세스에 접목했다. 그들은 AI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도구로만 한정 짓지 않고, 창의력을 확장해 주는 동반자로 인식해 활용하고 있다. AI가 디자이너의 역할을 축소하거나 대체하는 것보다는 그들의 창의성을 더욱 극대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이뿐만 아니라 기획 단계에서 샘플을 만들지 않고 AI를 활용해 실물화 디자인을 뽑아 검토할 수 있게 됨으로써 샘플 제작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도 기여한다. 이로 인해 불필요한 자원을 줄이고, 더 많은 자원을 지속가능한 생산 방식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디자인 기획 방식의 변경은 다품종 소량 생산이라는 새로운 생산 방식에서 더 나아가 ESG와도 맞아떨어진다. 대량 생산으로 인한 재고 문제는 패션업계의 오랜 고민이었는데 AI는 소량 생산과 다품종 생산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를 제공한다.


[칼럼] 김근재 l 바이스벌사 대표


# 생산 영역 

스마트 팩토리, 지능적 공간 변모 


생산 현장에서 AI는 스마트 팩토리의 심장으로 자리 잡았다. LVMH는 구글과의 파트너십을 통해서 AI 기반 수요 예측 및 재고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으며, 스마트 팩토리와의 연결을 통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AI는 생산 라인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품질 관리를 더욱 정교하게 만든다. 또한 수요 예측을 통해 생산 계획을 최적화함으로써 재고 부담을 줄이고,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AI가 도입된 스마트 팩토리는 더 이상 단순한 생산 공간이 아닌,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만들어 내는 지능적인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특히 AI를 활용한 선주문 후생산 방식은 재고 문제를 해결하고, 불필요한 자원을 줄이고, 환경 부담을 최소화한다.


H&M은 AI 기술을 활용한 크리에이터 스튜디오를 오픈해 선주문 후생산 방식으로 고객 맞춤형 의류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은 누구나 몇 초 만에 자신만의 디자인을 만들 수 있으며, H&M의 생산 물류 인프라는 고객의 아트워크를 실시간으로 생산 및 판매할 수 있는 형태로 운영한다.


[칼럼] 김근재 l 바이스벌사 대표


# 마케팅 영역

고객과의 연결 재창조, 로열티 강화 


마케팅의 세계에서 AI는 고객과의 연결을 재창조하는 매개체가 됐다. 구찌는 AI를 활용해 고객의 구매 패턴을 분석하고, 개인화된 추천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는 고객 경험을 향상하는 동시에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고객의 행동과 선호도를 심층적으로 이해한 AI는 고객 맞춤형으로 추천 및 마케팅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다. 이는 고객의 선호도와 무관하게 생산돼 제공된 기존 마케팅 콘텐츠와는 다르게, 고객을 이해한 AI가 공감과 유대감을 불러일으키는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상품에 대한 고객의 관심과 구매전환율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AI와의 결합을 통해 전혀 다른 방식의 마케팅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패션 브랜드는 자신의 철학을 고객에게 경험시키는 영상 등의 마케팅 콘텐츠를 만드는 데 있어서 새로운 시도가 가능하다. 브랜드는 AI를 활용해 브랜드의 스타일과 무드, 메타포를 보여주는 영상을 이전보다 더 크리에이티브하면서도 쉽게 제작할 수 있게 됐다. 


2025년 F/W 서울패션위크에서는 ‘줄라이컬럼(JULYCOLUMN)’과 ‘빅팍(BIGPARK)’이 AI를 활용한 브랜드 영상을 선보이며, 브랜드의 스토리를 더욱 창조적이고 미래적으로 표현했다. 줄라이컬럼은 연결과 매듭의 상징성을 AI 영상을 통해 시각적으로 풀어내며, 브랜드 철학을 깊이 있게 전달했다. 빅팍은 공생적 미래를 주제로 인간과 자연, 과거와 미래 도시를 넘나드는 퓨처리즘을 AI 영상으로 표현하며,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처럼 AI는 단순히 영상을 제작하는 도구를 넘어 브랜드의 정체성을 더욱 풍부하게 표현하는 매개체로 자리 잡았다.


[칼럼] 김근재 l 바이스벌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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