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 찬 글로벌 행보' 이청청 · 송자인 · 박소영 代 이은 디자이너 2세

이유민 기자 (youmin@fashionbiz.co.kr)|25.04.08 ∙ 조회수 5,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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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디자이너의 명성을 뛰어넘어 글로벌 무대의 중심에서 활약하고 있는 디자이너 2세들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이들은 부모의 그림자를 따라가지 않고 그들만의 디자인 철학과 독자적인 비즈니스 영역을 구축하며 대표 디자이너 브랜드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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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이상봉 디자이너의 2세 이청청. 김동순 디자이너의 딸 송자인, 빅팍 박윤수의 딸 박소영 디자이너 등이다. 이들은 과거의 유산을 존중하면서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접목하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단숨에 인정받았다. 


이청청 디자이너는 2013년 라이를 론칭해 올해로 브랜드를 전개한 지 13년 차에 접어들었다. 매 시즌 색다른 협업을 접목해 신선함을 주고 그의 도전적이고 열정적인 에너지를 ‘패션’으로 느끼게 한다. 중국과 일본을 비롯해 글로벌에서 비즈니스적 성과를 거두며 해외 플래그십스토어 개설도 논의 중이다. 


송자인 실장은 자신의 브랜드 ‘제인송’을 전개해 온 경험을 살려 디자인 철학을 녹여 ‘김동순울티모’를 부활시켰다. 어머니의 패션 정신을 이어가면서도 많은 소비자가 접근할 수 있는 대중적인 브랜드로 리포지셔닝해 화제를 모았다. 


박소영 디자이너의 줄라이칼럼은 ‘패밀리 헤리지티’를 기반한 지속가능 패션의 혁신적인 접근 방식으로 패션 마켓 내 뉴웨이브를 일으켰다. 글로벌 시장에서 고무적인 성과를 거두며 본격적으로 ‘서스테이너블 럭셔리’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목표를 이뤄 나가고 있다. 


벌써 중견 디자이너로서 자리매김한 이들은 후배 디자이너들의 ‘멘토’로 활약하면서 K-패션의 새로운 가능성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패션비즈>가 이들을 조명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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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청 ㅣ 라이 디렉터 겸 대표

브랜드 가치 공유하며 저변 확대


국내 1세대 디자이너 이상봉의 2세인 이청청은 ‘라이’의 총괄 디렉터로서, ‘이상봉’ 팀장으로서, 나아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맹활약 중이다. 그는 센트럴 세인트마틴스 출신으로 남성복 디자인을 전공한 후 2010년 런던패션위크를 통해 패션 업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그의 브랜드 라이를 2013년도에 론칭하며 본격적으로 국내외 무대를 누비며 성장했다. 


벌써 라이를 전개한 지 13년 차에 접어들었음에도 컬렉션마다 색다른 협업을 접목해 그의 도전적인 디자인을 거침없이 선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그의 도전적인 에너지는 2025 F/W 서울패션위크에서도 어김없이 느낄 수 있었다. 테크니컬 아웃도어 브랜드 ‘인수스’와의 협업 컬렉션을 공개하며 경탄을 불러일으킨 것. 


텐트의 패턴을 활용해 드레스를 만들었고 캠핑의자는 트렌치코트로 변신했다. 아웃도어 요소들을 ‘입는’ 패션으로서 완벽히 탈바꿈한 것이다. 건축적인 테일러링과 위트 있는 디자인 요소가 조화롭게 맞물린 컬렉션은 그 자체만으로도 강렬하게 인상을 남겼고, 여기에 ‘지속가능’에 대한 메시지도 놓치지 않아 그 의미를 더했다.


이청청 라이 대표는 “패션쇼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컬렉션에서는 동인기연의 인수스, 정윤희 작가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말하고자 했다. 동인기연에서 버려지는 자재들을 활용해 정 작가는 매듭 공예를 했고 만들어진 매듭은 컬렉션에 직접적으로 활용하는 등 업사이클링에 대한 다양한 시도를 했다. 또한 로스를 줄이는 것 역시 지속가능성을 위한 중요한 부분 중 하나로 앞으로 다양하고 심화된 프로젝트를 통해 이러한 부분을 지속적으로 강조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컬렉션뿐만 아니라 B2B와 B2C 프로젝트까지 아우르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스파오’와 같은 매스 브랜드부터 ‘애스턴마틴’ ‘반클리프앤아펠’ 등 하이엔드까지 그 범주를 넘나들며 디자인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와 함께 캐디복 등 유니폼 개발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디자이너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나누고 저변도 넓히고 있다. 


올해 그는 라이의 글로벌 확장과 이상봉 뉴 라인 론칭에 집중할 계획이다. 해외 수주회 진행을 비롯해 중국과 일본 비즈니스 확대도 꾀한다. 또 해외 편집숍 입점뿐만 아니라 플래그십스토어 개설을 통한 현지 소비자 접점 강화도 논의 중이다. 이상봉은 브랜드 40주년을 맞아 20대를 타깃으로 한 ‘2.3.0 이상봉’ 라인을 선보였다. 새로운 라인의 볼륨 확대, 스트리트 브랜드 협업, 공간 프로젝트 등 여러 기획도 그가 진두지휘한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 인가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겠지만, 총괄 디렉터로서 라이를 좋은 회사, 좋은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 오래갈 수 있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토대를 단단히 만들어 나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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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자인 ㅣ 김동순울티모 실장

김동순울티모 스피릿 널리 전파



K-패션 대표 디자이너 김동순 디자이너의 딸 송자인 실장은 최근 ‘김동순울티모’를 리론칭하며 새 역사를 쓸 준비를 마쳤다. 재출발 소식이 알려지면서, 탄탄한 테일러링과 김동순 디자이너만의 아티스틱한 감성이 묻어나는 이 브랜드를 그녀의 딸인 송자인이 어떻게 재해석했을까가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송실장은 미국 파슨스 디자인 스쿨을 졸업한 후 김동순울티모 디자인실 막내로 들어가 직접 실무를 익혔다. 2004년 여성복 브랜드인 ‘제인송’을 론칭하며 그녀만의 디자인 세계관을 구축해 왔다. 


제인송의 디자인을 보면 바로 느낄 수 있다시피 모녀가 추구하는 디자인 방향성이 전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리브랜딩에 관심이 더욱 쏠렸다. 김동순 디자이너는 예술적인 색채가 짙고 송 실장은 미니멀한 실루엣과 시크한 색채가 도드라진다. 송자인은 자신의 장점은 그대로 살리면서 김동순의 스피릿을 이어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며 연구를 이어갔다.


리브랜딩한 김동순울티모는 어떤가에 대한 질문에 그녀는 “김동순 선생님은 은퇴할 때까지 옷을 진심으로 대했다. 옷 하나하나에 매우 많은 시간을 들여 작업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다시 한번 감탄과 감사를 하게 됐다. 그렇기 때문에 김동순울티모만의 특유의 장인정신과 헤리티지는 꼭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스피릿은 이어가면서도, 조금 더 접근하기 좋은 대중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아 더 많은 소비자에게 김동순울티모의 정신을 알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옛 울티모를 기대하는 고객에게는 완전히 새롭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을 두고 볼수록 울티모만의 핵심적인 디테일을 찾아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처럼 새로운 루틴으로 브랜드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부가적으로 설명했다. 리론칭한 김동순울티모를 통해 충성도 높은 기존 고객은 물론 자녀 세대까지도 만족할 수 있는 의류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강력히 드러냈다. 


그 첫 시작으로 지난 3월 1일 롯데백화점 인천점에 매장을 열며 본격적인 활동을 알렸다. 유통망 확장을 통해 기존 팬덤과 신규 고객을 직접적으로 만날 예정이며, 올해 안으로 10~15개점 이상의 매장을 신규로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프레젠테이션과 팝업 등도 기획하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브랜드의 새로운 시발점에 선 지금, 그녀는 인터뷰 내내 연신 기대되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울티모의 팬덤도 이제 삶의 여유를 즐기는 새로운 청춘의 시작점에 있는 만큼 그들을 충족시킬 수 있는 디자인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그들의 라이프스타일 동반자로서 나아갈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동순의 50년간의 경험과 영감이 축적된 김동순울티모는 이제 그의 딸 송자인의 영감까지 더해져 스토리를 다시 이어간다. ‘송자인 울티모’의 첫 페이지를 쓴 지금. 그녀가 그려 나가는 김동순울티모의 앞으로가 기대된다. 


그녀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영위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 나는 울티모의 스피릿을 망가뜨리지 않는 것에 가장 집중하면서 브랜드를 몰랐던 사람이 봐도 좋은 옷, 좋은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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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ㅣ 줄라이칼럼 디렉터 겸 대표

헤리티지 기반 ‘지속가능 럭셔리’ 공략



빅팍 박윤수 디자이너의 딸인 박소영은 ‘줄라이칼럼’을 통해 지속가능 패션의 새로운 접근을 제안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줄라이칼럼은 ‘사용하고 재사용하는’ 조상들의 지혜를 바탕으로 데드스탁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등 버려지는 것의 가치와 가능성을 재정의하고 있다. 


줄라이칼럼은 세인트 마틴 출신의 박소영과 런던 컬리지 오브 패션 출신의 박소정 자매가 설립한 브랜드다. ‘패밀리 헤리티지’를 강조하는 박 대표는 아버지 박윤수의 유산을 이어받아 디자이너로 성장했다. 디자이너인 부모님 밑에서 자라면서 1세대 디자이너들의 전성기를 지켜봐 왔고, 그 시대의 기술을 기록하고 재창조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디자인에 대한 열정이 생겼다고 전했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정서적 가보를 기반으로, 한국형 인하우스 시스템과 독자적인 업사이클링 작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개발 과정을 실현하며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모든 제품은 디자인 개발부터 패턴, 봉제, 포장까지 장인들의 손을 거친 인하우스 제작 공정을 거친다.


또한 이월 상품은 원재료로써 다시 활용될 수 있도록 해체 작업을 필수적으로 거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난단과 부자재는 새 의류의 디테일부터 스커트, 소매까지 다양한 디자인 요소로 활용된다. 디자인 과정에서도 제작 과정의 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시그니처 스타일 중심으로 재해석하고 변주하며 새로운 스타일을 제안하고 있다. 


확고한 이 브랜드만의 방식과 정체성은 해외에서 빠르게 주목받았다. 2025 S/S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이탈리아 국립 패션협회 파트너십 전시 브랜드로 선정됐고, 파리 프리시즌과 밀라노 패션위크 두 번째 시즌까지 참여하며 줄라이칼럼의 ‘세계화’에 한걸음 나아갔다. 


글로벌 시장에서 고무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그녀는 올해 해외 확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그중에서도 본격적으로 ‘서스테이너블 럭셔리’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해외의 서스테이너블 럭셔리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다수의 글로벌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박 대표는 국내외 네트워킹 자리를 통해 글로벌 인지도를 꾸준히 넓히면서도 셀럽에 집중된 마케팅에서 벗어나 ‘신뢰’가 기본이 된 브랜드로서 함께 성장한다는 방향성을 더욱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국내는 온라인 유통을 위한 줄라이칼럼 수베니어 프로젝트를 전개할 예정이며, 줄라이칼럼(7월의 기념비)이라는 브랜드 콘셉트를 담은 캡슐 컬렉션을 드롭 형식으로도 소개할 예정이다 이 외에 액세서리라인에 집중한 신규 아이템을 다양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그녀는 “요즘 줄라이칼럼의 가능성을 도전하는 데 시간을 보내고 있다. 브랜드 이름 속 의미처럼 두 자매의 생일인 7월 칼럼과 같은 이야기를 풀어내고 ‘지속가능성’이라는 표현이 단순히 시대의 흐름에 맞춰 덧씌워진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디자인 과정에 녹여 빠질 수 없는 축으로 만들어 가는 일들에 더욱 집중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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