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재경 l 변호사 · 건국대 교수 '룰루레몬 롤러코스터와 위험관리'

패션비즈 취재팀 (fashionbiz_report@fashionbiz.co.kr)|25.04.04 ∙ 조회수 1,177
Copy Link

[칼럼] 이재경 l 변호사 · 건국대 교수 '룰루레몬 롤러코스터와 위험관리' 27-Image


‘요가복의 샤넬’로 불리면서 룰루랄라 승승장구하던 캐나다 브랜드 룰루레몬! 거리거리를 화려한 레깅스로 물들이며 1998년 이후 룰루레몬은 스포츠웨어의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룰루레몬을 견제하려는 각종 상황 때문에 오늘도 롤러코스터를 오르락내리락한다.


프리미엄 애슬레저(일상 운동복) 시장을 이끌었던 룰루레몬의 시련은 나이키의 초강수 공세로부터 시작됐다. 2022년 나이키는 룰루레몬이 가정 내 피트니스 제품인 ‘미러 홈 짐’을 통해 나이키의 특허 6건을 침해했다며 3배 피해보상 소송을 제기했다. 2020년 하반기 룰루레몬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홈 피트니스의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홈 피트니스 플랫폼 ‘미러’를 4억5300만달러(약 5430억원)에 인수했다. ‘미러 홈 짐’ 앱은 벽걸이 장치를 통해 운동을 안내하는 서비스인데 룰루레몬이 ‘미러 홈 짐’의 운동 목표치 설정, 운동 기록, 다른 이용자와 비교 기능 등에 나이키의 특허기술을 활용했다는 것이다. 나이키는 1983년 이용자의 속도 및 이동거리, 소모 칼로리 등을 측정하는 장치의 특허를 등록했고, 나이키 런 / 트레이닝 클럽 등의 모바일 앱을 출시했다.


홈 피트니스 소송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다른 특허소송이 룰루레몬을 강타했다. 2025년 3월 초 룰루레몬의 ‘차지필’ ‘스트롱필’ 등의 러닝화가 나이키의 스니커즈 구조혁신 특허를 침해했으므로 35만5450달러(약 5억1721만원)를 지급하라는 판결이 선고된 것이다. 룰루레몬 측은 나이키 운동화 니트 구성 특허 침해 3건이 기각돼서 만족하다면서 애써 침착한 모습을 보였지만, 제품 이미지 추락에 진땀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매출도 지지부진하다. ‘듀프’로 불리는 저렴한 유사 제품이 등장했을 뿐만 아니라, 룰루레몬의 레깅스 핏에 대한 불만까지 겹쳐 나왔기 때문이다. 룰루레몬은 프리미엄 브랜드로 10만원대의 고가격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데 젊은 세대에게는 저렴한 버전이 더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듀프는 프리미엄 제품의 스타일과 품질을 따른 저가 제품을 말한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라 젊은이들은 아무런 거리낌없이 듀프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애슬레저 시장에서도 짐샤크와 에이와이비엘 등 3만원대 레깅스 제품이 더 잘 팔린다.


심지어 고객들이 “룰루레몬의 신제품 레깅스의 핏이 배와 엉덩이를 지나치게 부각한다”라며 불만을 제기하자 해당 제품을 판매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룰루레몬 제품은 색상과 사이즈가 다른 듀프 제품에 비해 다양하지 않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룰루레몬에는 산 넘어 산이다.


관세 정책도 또 다른 변수로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후 캐나다의 제품에 대해 25% 관세를 물리는 정책이 시행된 것이다. 당장은 관세 위험의 상당 부분을 피해 갈 것으로 보인다. 룰루레몬의 본사는 밴쿠버에 있지만, 제품 생산의 90%를 베트남과 방글라데시 등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트럼프의 변덕과 공격성이 룰루레몬의 간담과 주가를 언제 어떻게 출렁출렁 간당간당하게 만들지 아무도 모른다.


돈과 사람이 몰리는 곳에 소송과 잡음이 생긴다. 룰루레몬이 겪는 롤러코스터를 보면서 패션사업의 위험 관리가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한다. '룰루랄라' 하다가도 '꽐라꽐라' 될 수 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4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패션비즈는 매월 패션비즈니스 현장의 다양한 리서치 정보를 제공합니다.

Comment
  • 기사 댓글 (0)
  • 커뮤니티 (0)
댓글 0
로그인 시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Related News
Ban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