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다시 뜨는 홍대 상권, 양화로 '대형화' · 서교동 '신예' 속속
서울 마포구에 형성된 홍대 상권이 홍대입구 대로변, 합정 · 상수, 연남동, 경의선 책거리까지 세를 확장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다시금 국내외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으며 양화로 주변에는 애플, 무신사, 올리브영 등 대형 매장이 들어섰다. 상권 안쪽 서교동에는 힙한 브랜드의 매장들이 속속 생겨나며 상권 내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다시금 활기를 찾아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홍대 상권’을 짚어봤다.
과거 홍대는 홍익대학교 정문과 와우산로 인근 ‘삼거리 포차’ 등을 중심으로 상권이 발달했다. 인디 브랜드, 소극장, 와우산로를 따라 즐비했던 입시 미술학원가 덕분에 문화예술 공간으로서의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며 서울 내에서도 주요 상권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하지만 홍익대 입시 실기 폐지, 홍대입구역 공항철도 개통, 경의선 숲길 조성, 코로나19 등 여러 복합적인 이유로 인해 정문 주변 상권을 받쳐주던 주요 수요층이 이탈하고, 유동인구가 주변 지역으로 분산되면서 이 근방 상권의 경쟁력은 떨어졌다.
반면 2호선 홍대입구역 주변과 이면도로인 ‘레드로드(걷고 싶은 거리~KT&G 상상마당)’ 사정은 이와 정반대다. 이곳은 현재 홍대 상권 중에서도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곳으로 손꼽힌다. 서울열린데이터광장 자료를 살펴보면 명동, 강남, 홍대입구, 신사, 이태원, 압구정로데오 등 6개 지하철역 중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역은 홍대입구 역이다. 2024년 1~12월 평균 유동인구 수는 홍대입구(약 290만), 강남(약 220만), 명동(약 111만), 신사(약 84만), 압구정로데오(약 63만), 이태원(약 34만) 순으로 나타났다.
홍대입구역 주변 횡단보도와 높게 솟은 마천루
지하철 유동인구 1위, 홍대 > 강남 > 명동 순
홍대입구역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2호선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주변 상가의 경우, 비싸면 평당 임대료 100만원까지 가기도 한다”라며 “홍대 상권은 과거에는 힙한 브랜드나 개성적이고 독창적인 느낌의 브랜드들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대형 · 프랜차이즈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임차료가 매우 높아 이를 감당할 수 있는 매스(Mass) 브랜드들이 점차 이 지역으로 몰리고 있다”라고 답했다.
특히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2호선 홍대입구 앞 양화로 주변은 현재 애플, 무신사, 아디다스, 올리브영 등 카테고리별 점유율이 가장 높은 브랜드 매장들이 들어서 있다. 이들이 높은 임차료에도 불구하고 대로변 상권으로 나온 이유는 오프라인 매장을 마케팅 기능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양화로 라인은 신규 개발된 빌딩들로 크기가 크며 건물 상태가 우수하고 바닥 면적이 넓고 층고가 높다.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다양한 브랜드 체험과 경험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며 이들의 발걸음을 사로잡고 있다.
양화로 대로변에 위치한 아디다스, 무신사스탠다드 매장
양화로 상권, 카테고리별 대형 브랜드 모여
무신사(대표 조만호 · 박준모)의 ‘무신사스토어’ 홍대점은 2023년 11월 매장을 오픈해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누적 거래액(GMV) 100억을 돌파했다. 접근성 좋은 위치와 온라인 플랫폼 데이터를 바탕으로 타깃 고객 수요와 취향을 반영해 약 150개 인기 브랜드를 입점시켰으며, 다양한 협업과 팝업스토어 등 지속적인 신규 쇼핑 경험을 제공한 것이 매출 성장에 주효했다.
현재까지 누적 방문객은 100만명 이상이며 방문객의 약 80%가 1020세대로 젊은 것이 특징이다. 또 전체 거래액 중 외국인 매출 비중이 57%를 차지하며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인근에 위치한 ‘무신사스탠다드’도 2024년 연간 130만명 이상이 매장을 방문했으며, 매출의 약 35%가 외국인이 차지했다. 중국, 미국, 싱가포르, 일본 등 방문 국가의 구성도 다채롭다.
홍대 정문 앞 홍익로에도 지난해 대규모 매장이 속속 들어섰다. 하이라이트브랜즈(대표 이준권)에서 전개하고 있는 큐레이션 플랫폼 ‘타입일레븐’은 최근 이곳 1층을 ‘코닥 서울 쇼룸’ 팝업으로 꾸몄다. 새로운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코닥 아카이브에 기반해 카메라, 필름, ACC, 의류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방문객 중 80%가 외국인 관광객일정도로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폰드그룹(대표 임종민 · 김유진)의 ‘슈퍼드라이도’ 지난해 7월 매장을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젊은 소비자층과 트렌드 리더들이 집중된 홍대 상권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소비자 경험을 강화하고자 한다. 월평균 방문객수는 약 1000명, 매출은 4000만원 정도로 많은 인원이 이곳에 방문하고 있다. 중국, 대만, 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들의 방문이 주를 잇고 있다.
홍익로에 위치한 비비씨어스, 코닥 서울 쇼룸, 슈퍼드라이 매장
무신사, 홍대서 1020 · 외국인 사로잡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양화로 · 홍익로 등 큰 도로 상권뿐만 아니라 그 뒤쪽에 위치한 골목 상권도 개인 및 인디 브랜드, F&B 매장이 즐비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코로나19와 대학가 비대면 수업 활성화 등으로 타 상권에 비해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다시금 코로나19 이전 매출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인근 연남동으로까지 상권이 확장되고 있는 모양새다.
부동산 관계자는 “홍대 상권을 쭉 둘러보면 돈카츠와 라멘 등 일본 음식점과 커피 · 디저트 카페 등 F&B 업종의 장사가 잘되고 있다. 특히 동교동과 연트럴파크 주변은 연남동 주거 상권이 위치해 있어 유동인구가 많고 배후 수요도 기대해 볼 수 있어 매장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국내 젊은 층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지속적으로 늘며 마켓 볼륨 자체도 커지고 있다. 명동에 이어 홍대를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2024 외래관광객조사 3분기 잠정치 보고서(2024 외래관광객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이 좋아하는 한국의 핫플레이스는 명동(16.2%)과 경복궁(7.8%)에 이어 홍대(7.5%)가 3위를 차지했다.
방한 외국인의 핫플레이스? 홍대 3위 기록
외국인들이 홍대를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의 여행 · 소비 패턴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과거에는 단체 여행을 선호했으나 최근에는 취향에 따라 개별로 움직이며 한국의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소비 패턴도 전 세계 불황의 영향으로 면세점이 아닌 한국의 최신 트렌드를 체험할 수 있는 로드숍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한국의 젊은 문화, 다양한 콘텐츠, 패션과 뷰티 트렌드를 경험할 수 있는 홍대가 그 니즈를 충족시키면서 명동 다음으로 대(大)상권의 기능을 가져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 홍대 인근 올리브영의 평당 매출액은 모든 리테일 브랜드를 통틀어 가장 높다. 화장품 구매뿐 아니라 피부과 시술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어 홍대입구역 인근 양화로 주변 신축 빌딩 상층부에는 모두 피부과가 입점을 계약할 정도로 최근 상권 내 피부과와 성형외과 병원이 늘었다.
서브컬처 중심지 ‘서교동’ 신규 브랜드 속속
양화로 상권에 이어서 다시금 떠오르고 있는 곳은 바로 ‘서교동’이다. 서교동은 과거부터 젠틀몬스터와 디스이즈네버댓 등 힙한 브랜드들의 매장이 오밀조밀 모여 있어 특유의 거리 문화 분위기를 형성하며 서브컬처의 중심지로 젊은 소비자들의 성지로 여겼다.
최근 이 지역의 신규 패션 브랜드 매장들이 속속 입점하며 상권에 활기를 더하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산산기어, 조우, 블루엘리펀트, 노매뉴얼, 코이세이오, 캘빈클라인, 페넥, EPT 등이 차례로 매장을 오픈해 눈길을 끌었으며 기존 터를 잡고 있는 매장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레이어(대표 신찬호)에서 전개하고 있는 ‘마리떼프랑소와저버’와 ‘LMC’도 한 건물 내 두 브랜드를 전략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1층에 위치한 LMC는 2019년부터 플래그십을 오픈해 이 지역 힙한 분위기 형성에 기여했다. 현재 평일이나 주말 할 것 없이 300팀 이상이 방문하고 있으며, 홍콩․대만․베트남․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이들이 매출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남신구 쿠시먼 이사 “대상권으로서 홍대 활약 기대”
비케이브(대표 윤형석)의 산하 브랜드들도 활약이 뛰어나다. ‘커버낫’ ‘Lee’ ‘와키윌리’ ‘팔렛’ ‘토니호크’ 등 KT&G 상상마당 주변으로 여러 브랜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와키윌리는 메인로고 ‘키키’ 캐릭터를 활용해 2층 규모의 플래그십스토어를 꾸몄다. 2024년 한 해 월평균 1만5000명이 이곳을 방문했으며 월평균 매출은 5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월 최고 매출 9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바로 옆 Lee 플래그십스토어는 Lee의 레퍼런스 매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브랜드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다양한 스타일과 한정판 컬래버 상품, VMD 등을 선보이며 월평균 매출은 8000만원을 기록했으며, 한 달 평균 4000명이 방문했다. 중국, 대만, 일본, 싱가포르 등 여러 나라에서 방문해 줄을 이으며 외국인 매출 비중이 70~90%로 매우 높은 것이 특징이다.
남신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임차자문팀 이사는 “홍대 상권은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고 타 상권이 갖지 못한 인디컬처 문화를 갖고 있다. 대로변의 대형 플래그십과 골목 상권의 소형 매장까지가 적절히 믹스돼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소비력 또한 상권이 거대해지면서 1020 젊은 층뿐만 아니라 30대와 외국인 관광객까지로 확대되면서 객단가와 매출 볼륨 등이 함께 커지고 있다. 패션, IP, F&B 등 다양한 업종이 과거에는 조금씩 모이던 것이 이제는 함께 모여 더 큰 시너지를 내고 있어 앞으로 홍대 상권이 더욱 기대된다”라고 답했다.
서교동 KT&G 상상마당 주변 산산기어 & 조우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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