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네이더스~SSC 종횡무진 '멀티 태스킹' 원덕현 베네데프 대표

박진한 기자 (pxrkjxnhxn@fashionbiz.co.kr)|25.03.14 ∙ 조회수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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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데프가 전개하는 ’블랭코브’ ‘네이더스’ 두 브랜드와 편집숍 ‘슬로우스테디클럽(SSC)’은 겉으로 봤을 때 서로 다른 색채를 가진 것처럼 느껴지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본질은 같다. 모두 기능에서 비롯된 디자인을 추구하며, 불필요한 디테일을 배제하고 필요한 기능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데 집중하는 ‘바우하우스’ 정신에서 비롯됐다.” 


원덕현 베네데프 대표의 말이다. 원 대표는 소위 정통의 패션 스텝을 밟지 않은 인물이다. 패션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음악, 건축, 옷 등 다양한 분야를 두루 섭렵하고자 하는 오타쿠 성향을 갖고 있었다. 수능 직전 터진 허리디스크로 대학 진로(재수)를 포기하고 패션 & 예술 분야를 독학하면서 그의 인생은 180도 바뀌게 됐다. 


빈티지 아이템을 분해해 가면서 디자인에 대한 감을 익혔고 물류 및 매장 세일즈 분야에서 근무하며 패션 업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일과 공부를 병행하며 28세가 된 2011년 가방 브랜드 블랭코브를 처음으로 론칭했다. 그 후 2013년 캐주얼 의류 브랜드 네이더스와 2014년 ‘느리지만 꾸준한’ 철학을 갖고 전개하는 편집숍 슬로우스테디클럽까지 연달아 오픈해 현재까지도 패션 신(Scene)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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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블랭코브’ 2026년 의류도 새롭게


가방을 첫 브랜드로 선택한 것은 계절에 큰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도 구조적인 디자인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방은 시즌을 타는 의류보다 상대적으로 시즌에 덜 민감하고, 좋은 원단 하나만으로도 통일감 있는 컬렉션을 구성하는 게 가능하다. 


모자 · 가방 총 5가지 아이템으로 시작해 현재는 에펠팩, 리포터백, 메디신백 등 10년 이상 꾸준히 사랑받는 아이템을 가진 인기 브랜드로 성장했다. 블랭코브가 이토록 오랜 시간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합리적인 가격과 그에 걸맞은 가치를 지닌 제품이기 때문이라고 원 대표는 답했다. 


올해 가방과 모자 등 약 10가지의 새로운 제품을 준비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타임리스한 의류도 선보일 생각이다. 여기에 일본 브랜드 ‘그라프페이퍼’, 덴마크 브랜드 ‘엠에프펜(MFPEN)’과의 협업도 꾸준히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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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더스 2025 S/S 룩북


재정비 나선 ‘네이더스’ 5개 라인 세분화


캐주얼 브랜드 네이더스는 원 대표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녹인 브랜드다. 네이더스(Neithers)라는 브랜드명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이라는 부정사에서 영감을 받았다. 원 대표는 “사회에서 혁신이라 불리는 것들은 애매함 속에서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네이더스의 로고가 고래인 것도 포유류이지만 물속에서 살아가는 독특한 존재인 고래를 메타포로 삼아 ‘경계를 허물고 자유롭게 움직이는 브랜드’를 지향하려는 의지를 담았다”라고 말했다. 


네이더스는 ‘크로스오버 유틸리티 가먼트’를 지향한다. 단순히 옷이 아니라 일과 삶이 일치하는 사람들을 위한 유니폼을 만든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아이템을 전개한다. 2024 F/W 시즌에는 기존의 틀을 부수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한 인물의 스타일에 집중해 컬렉션을 구성했다. 앤디 워홀, 어니스트 헤밍웨이, 스티브 잡스 등 네이더스 철학과 일치하는 개척자 18명의 모습을 제품에 담았다. 현재는 여러 인물을 한 컬렉션 안에서 다뤘으나 2026년 S/S 시즌부터는 특정 인물 한 사람에게 집중할 생각이다. 


올해 대대적인 브랜드 정비에 나선다. 에센셜 & 하이 퀄리티 라인 ‘루티드(Rooted)’, 상상한 이미지를 녹여낸 ‘이매진(Imagine)’, 리폼 · 페인팅 등 가치를 재부여하는 ‘리매진(Remagine)’, 고래 등 동물과 자연보호 메시지를 담은 ‘블루피스(Blue peace)’, 범고래 로고를 활용한 굿즈 형식의 ‘오르카(Orca)’ 등 5개로 라인을 나눠 전개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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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스테디클럽, 편집숍 넘어 커뮤니티로


편집숍 슬로우스테디클럽은 단순한 오프라인 판매 유통처가 아니라 하나의 커뮤니티로서 현재 서울숲, 안국동, 영등포 터미널(폐점 예정) 등 3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각 지역이 주는 특성을 반영하고 지점마다 전체적으로 비슷한 무드가 자연스럽게 느껴지도록 공간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슬로우스테디클럽은 트렌드에 크게 흔들리지 않으면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할 줄 아는 브랜드를 바잉 기준으로 삼는다. 올해 ‘에이톤(ATON)’ ‘이즈네스(ISNESS)’ ‘지에다(JIEDA)’ ‘후지토(FUJITO)’ ‘코토하요코자와(KOTOHAYOKOZAWA)’ 등 다양한 브랜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원 대표는 “올해는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인 ‘뿌리’를 찾는 해가 될 것 같다. 내년 혹은 내후년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운영 중인 브랜드와 편집숍을 더욱 단단하게 내실을 다지는 것이 목표다”라고 답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3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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