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CEO가 이끄는 일본 패션 슈퍼루키 '유토리' 히트 비결은?
조태정 객원기자 (fashionbiz.tokyo@gmail.com)|25.03.13 ∙ 조회수 4,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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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내 커뮤니티를 시작으로 탄생, D2C 형태의 인기 패션 브랜드로 성장 후 다양한 브랜드를 전개하며
공격적인 성장세를 밟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유토리다. 해당 기업은 NICO 모델, 멀티 브랜드 전개,
‘Y리그’ 브랜드 운영 제도 등 독자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불황의 긴 터널 속에 놓여 있는 일본 패션 업계에 설립 7년 만에 연매출 50억엔(약 476억, 올해 3월기 추정 매출)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는 패션 기업이 있다. 작년 연말 기준 의류와 화장품 등 총 36개 브랜드로 패션 업계의 큰 흐름을 바꿔 놓은 유토리(Yotori)가 그 화제의 주인공이다. 가타이시 다카노리 유토리 CEO는 1994년생으로 MZ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인스타그램 위주로 활동하다 D2C 브랜드로 성장한 유토리는 2018년 6월 창업했다. ‘빈티지 걸’이라는 의미의 일본 최대급의 유즈드 웨어 커뮤니티 ‘후루조(인스타 계정 @furuzyo)’로 시작해 인기를 얻었다. 이후 엔젤 투자자로부터 출자를 받아 Z세대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사업을 잇따라 전개해 왔다. ‘9090’ ‘젠자이(genzai)’ ‘팜(PAMM)’ ‘에프-라그스터프-에프(F-LAGSTUF-F)’ ‘마이수가바베(My Sugar Babe)’ 등 스트리트 패션 중심의 D2C 브랜드를 운영했고, 더 나아가 코스메틱 영역으로도 확장했다. 주로 1020세대 를 타깃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패션 이커머스 ‘조조타운’을 전개하는 조조그룹 산하에 들어가 새로운 체제를 구축했다. 조조는 1020세대를 타깃으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유토리를 인수함으로써 상호 시너지 효과를 얻었다. 조조는 유토리의 의류 생산과 재고 관리 시스템도 지원했는데 실제 조조타운에서 발생하는 유토리의 매출은 유토리 온라인 매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인스타그램에서 시작한 D2C 기반 회사
2023년에는 도쿄증권거래소 그로스 시장에 패션기업 최단기, 최연소 상장을 일궜다. 유토리의 모회사로 발행주식 중 51%를 소유하고 있었던 조조는 유토리가 신규 상장하면서 주식 31%를 매각해 현재 2대 주주이며, 대주주는 가타이시 사장이다.
유토리는 눈부신 성장만큼 매출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2020년 3월기(2019년 4월~2020년 3월 매출, 매년 5월 결산 자료 발표)에 1억4000만엔(약 13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23년 3월기에 24억7000만엔(약 232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설립 6년 차인 2024년 3월기에는 매출 43억2000만엔(약 407억원)을 달성하며 꾸준히 성장했다.
인스타그램의 사내 운영 계정의 팔로워 수 합계는 260만명 정도이며 라인이나 X, 자사앱 등을 모두 합치면 약 50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것으로 예측된다. 팔로워를 유도하고 팔로워들한테 정보를 보내 주로 온라인에서 매출을 일으킨다. 실제 자사 온라인 사이트와 조조타운 매출이 유토리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조조타운 자회사, 최연소 · 최단기간 IPO 달성
유토리는 팬덤을 형성해 기본 스타일이 아닌 키치한 패션 상품을 전개하는 전략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브랜드를 목표로 ‘흔하지 않은 스타일’을 추구한다. 지금까지 육성한 D2C 브랜드의 성공 방정식을 살려 브랜드 수를 늘려 대기업 의류 기업까지 넘보는 매출 규모를 목표로 한다.
한 브랜드의 매출 목표는 수십억 엔 규모로 대형 의류 회사에 비하면 작지만 작은 브랜드들 집합체가 쌓이면 유토리 회사 전체의 볼륨이 커진다. 한 브랜드가 100억엔을 달성하는 비즈니스나 누구나 아는 브랜드 사업은 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꾸준히 브랜드가 늘어나고 있다는 증거는 그만큼 다면적인 에너지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니치한 브랜드를 모아 진취적으로 도전하며 향후 일본 패션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이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SNS 중심으로 커뮤니티 만들기
유토리의 직원 대부분은 MZ세대이며 이들이 SNS를 중심으로 브랜드나 멤버의 인기 상승을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전한다. 즉 브랜드를 자발적으로 확산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의 재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조직과 환경을 만들어 브랜드의 마니아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이는 SNS 마케팅을 통해
Z세대를 사로잡는 상품 구입으로 연결된다.
직원 평균 연령 25.3세. 간부의 평균 연령도 29세 정도다. 미디어와 콘텐츠를 만드는 직원이 대부분이고 직원의 80% 이상은 패션을 경험한 적이 없다. 각각의 크리에이티브를 담당하고 있는 것은 20대이며 가타이시 사장이 직접 참견하는 일은 거의 없고 회의에서 조언할 뿐이다. 가능한 한 젊은 직원에게 일을 맡기고 재능과 감각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유토리와 이들이 보유한 브랜드는 소비자들과 커뮤니티를 형성해 직원의 성장과 소비자의 니즈가 선순환하는 체제가 특징이다.
‘NICO 모델’ 전략으로 히트 브랜드 육성
유토리는 NICO 모델 전략으로 히트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독자적인 기획과 개발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NICO 모델이란 N: 니치한 역량이 있는 영역을 선정, I: 아이템은 브랜드 영역에 있어서 아이코닉한 상품으로 인식될 수 있는 상품 기획에 집중, C: 컬래버레이션을 의미하며 인플루언서나 타 기업과 협업을 통해 새로운 디자인을 제안하고 인지도를 확산, O: 온라인을 통해 고객을 획득한 후에 팝업이나 오프라인 매장 전개를 통해 판로를 확대해 수익을 확보하는 전략을 일컫는다. 이 기본 개념을 토대로 상품 개발이나 노하우, 온·오프라인 판매 전략을 추구한다. 상품 인지도를 높인 후에는 매장 전개를 통해 투자 효율을 높이는 모델이다.
유토리의 특징 중 하나는 적극적인 M&A(합병 · 인수)를 실시해 브랜드 수를 늘려 브랜드를 키워 회사를 확장하는 멀티 브랜드 경영이다. 특히 2024년 3월부터는 신규 사업으로서 화장품과 미용 사업을 시작했다. Z세대를 타깃으로 한 새로운 판매 소재를 생산함으로써 의류 영역 외에도 사업 확대를 목표로 해 왔다.
2024년 인수한 ‘허립투(Her lip to)’를 전개하는 하트리레이션(heart relation)은 유토리보다 매출과 인지도가 더 높은 곳인데, 이런 회사도 적극적으로 인수했다.
멀티 브랜드 전개로 레버리지 강화
2024년 3월 론칭한 코스메틱 브랜드 ‘미넘(minum)’도 인수해 드러그스토어를 중심으로 순조롭게 전개하고 있으며, 현재 취급 매장 수는 작년 10월 기준 전국 3212개다. 미넘은 저가 상품으로 1020세대가 중심인 브랜드다. ‘에트와르로제(ETOILE ROSE)’는 20대 이상을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로 현재 드러그스토어 약 7000개 매장에서 전개하고 있다.
회사를 설립한 지 6년이 채 되지 않았을 때부터 M&A를 가동했고 산하에 있는 브랜드를 점점 늘리고 있는데, 이런 방식으로 들어온 회사와 협업해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마켓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멀티 브랜드 전략은 영 타깃 브랜드들 자체가 연령적으로도, 시대적으로도 최대한 브랜드를 지속할 수 있는 주기가 3~4년 정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유토리는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브랜드를 찾고 틈새시장 중심으로 다수의 브랜드를 모아 운영하는 방식을 이어갈 것이다.
독자적인 ‘Y리그’ 제도 도입
‘Y리그(유토리 리그)’라고 불리는 브랜드 운영 제도도 특이하다. 월간 평균 매출 금액에 따라 Y5(론칭기)부터 Y1(정착기)까지 5개로 브랜드를 나눈다. 브랜드를 시작해 1년 만에 손익분기점인 Y4(월간 매출이 700만엔(약 6500만원) 이상)에 도달하지 않으면 철수한다(도식 참조). 브랜드 개발은 대기업과는 정반대로 움직인다. 매스 마켓을 목표로 하기보다 틈새시장이지만 에너지 넘치는 영역을 공략한다.
브랜드 론칭과 브랜드 철수를 반복하면서 빠를 경우는 3개월 만에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기도 한다. 다수의 브랜드를 컨트롤하는데 브랜드를 철수할 때는 명확한 지침이 있다. 또한 옷에 한정하지 않고 모든 콘텐츠가 포화된 가운데 캐치한 상품을 만들지 않으면 눈에 들어오지 않는 부분을 감안해 장래성 있는 브랜드만 남기고 새로운 브랜드를 계속 론칭해서 브랜드를 늘려간다.
포인트는 온라인 중심으로 팬층을 만든 후 오프라인 매장을 여는 것이다. 작년에는 약 20개 매장(팝업 포함)을 열었다. 실제 매장을 운영하는 경우는 ‘Y리그’의 상위 단계에 있는 ‘9090’과 ‘PAMM’, ‘Younger Song’ 같은 아주 일부 브랜드뿐이다. 이들 브랜드의 매출은 50% 이상이 자사 온라인과 조조타운에서 나온다.
작년부터 해외 사업도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스트리트 브랜드 9090과 Younger Song은 일본에서도 히트한 브랜드로 작년 대만 타이베이 팝업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에 2개 매장을 작년 12월에 열었다. PAMM은 한국 무신사 엠프티에서 팝업을 개최했다. 작년 10월에는 이토추사를 파트너사로 경유해 한국 마리떼프랑소와저버의 일본 독점 판매권을 계약해 운영하고 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3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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