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빈티지 등 '진짜 옷잘알' 패피 성지 큐레이션 빈티지숍 3

백의재 기자 (qordmlwo@fashionbiz.co.kr)|25.03.18 ∙ 조회수 3,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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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국내에 빈티지 숍이 대거 등장했다. 저마다의 개성이 중요시되는 분위기 속에서 빈티지 의류에 대한 니즈가 증가했으며, 비교적 적은 자본금으로도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접근성에 숍이 점점 늘어난 것. 특히 감각적인 큐레이션으로 인기가 높은 빈티지 숍들을 탐방했다. 이들은 각기 서로 다른 정체성을 가지고 매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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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잘알' 패피들이 인정하는 고감도 빈티지 숍이 주목받고 있다. 수박빈티지(대표 김정열)의 ‘수박빈티지’, 매그놀리아미스(대표 김한현)의 ‘매그놀리아미스’, 파프제이오피셜(대표 정선우)의 ‘파프제이’는 큐레이션에 대한 확고한 콘셉트와 아이덴티티를 갖춰 국내에서 빈티지 ‘덕후’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


수박빈티지는 지난 2018년에 론칭한 빈티지 숍으로 현재 서울 강남구 신사동과 제주도에 매장을 하나씩 운영하고 있으며 아메리칸 캐주얼을 메인으로 큐레이션하고 있다. 가장 유명한 제품으로는 1990년대 전후 출시한 ‘폴로랄프로렌’ 제품과 ‘리바이스’ 501 라인이다.


이 외에도 ‘파타고니아’ ‘리얼맥코이’ ‘칼하트’ ‘노스페이스 퍼플라벨’ 등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수많은 브랜드를 취급하고 있다. 주요 타깃은 3040세대 남성이다. 최근에는 조금 더 접근성 높은 가격대의 제품을 제안해 젊은 고객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소싱은 국내외 가리지 않지만 주로 해외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1년에 보통 6~7번 해외로 바잉 트립을 다녀온다.

 

2018 론칭 ‘수박빈티지’ 감도 위해 소량 바잉


유통 경로에 대해서 김정열 수박빈티지 대표는 “가격적인 측면에서 유리하진 않지만 주로 소매업자와의 거래를 통해서 소량으로 제품을 바잉한다”라며 “도매로 대량 구매하는 방식도 있지만 큐레이션에 대한 정체성을 위해서 소매업자한테 간다. 대량으로 구매하게 되면 제품 상태가 균일하지 않은 경우가 있으며, 감도도 마찬가지다”라고 설명했다.


위탁 판매도 진행 중이다. 현재 전 제품의 50% 이상은 위탁 제품인 것. 김 대표는 “로(Low) 리스크 로(Low) 리턴이지만 이것도 규모가 커지면 상당하다. 또 위탁 시스템은 재고에 대한 위험 부담이 없는 게 장점이다”라고 말했다.


수박빈티지는 오픈 당시 PB인 ‘SVC(수박빈티지클로딩)’도 함께 론칭해 다양한 제품과 이색 협업을 선보여 왔다. 잠옷 브랜드 및 고급 맞춤 셔츠 숍 등과 컬래버레이션했으며, 제품은 완판되는 경우가 많았다.

 

친환경 아이덴티티 목표, 지속가능패션 이어가


향후 목표에 대해서 김 대표는 “우선 수박빈티지라는 매장이 즐거운 장소로 사람들에게 인식되길 바란다”라며 “또 빈티지 의류는 되게 친환경적이기도 한데, 사업 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려 향후에는 하나의 ‘환경운동’이라는 아이덴티티를 갖고 싶다”라고 전했다.


한편 김 대표는 ‘구미래’라는 플리마켓도 운영해 주기적으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서울 지하 2층에서 32번째 플리마켓 행사를 끝마쳤다. 작년 2월에 진행한 행사에서는 열흘간 약 4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갔으며, 약 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2016년에 론칭한 매그놀리아미스는 김한현 대표가 당시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수집한 오래된 유럽의 의류를 비롯한 소품 및 액세서리에서 시작됐다. 자신이 좋아하는 제품을 플리마켓 형태로 판매하면서 재미를 느낀 김 대표는 곧바로 취향을 담은 빈티지 숍을 오픈했다. 매장은 현재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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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수집’ 매그놀리아미스, 1930 ~ 1960년대 위주 취급


메인으로 다루는 카테고리는 밀리터리, 워크웨어, 아웃도어 등이다. 밀리터리는 100% 오리지널 군복만을 취급한다. 주로 미군복과 유럽 군복이다. 워크웨어로는 리바이스를 비롯해 ‘리’ 등 데님 위주의 브랜드를 다룬다. 아웃도어는 ‘파타고니아’ ‘에디바우어’ 등이 있다.


매그놀리아미스는 장르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셀렉트해 판매하려고 한다. 특정 패션 카테고리보다는 제품의 원형이 될 만한 오리지널리티를 다루고 있다. 보통 1930~1960년대 제품을 메인으로 큐레이션하고 있으며, 1980~1990년대의 것들도 바잉한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 몇 안 되게 오리지널리티를 고수하고 있다. 빈티지에 대한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도 소구력을 갖도록 하는 게 목표다”라며 “예를 들어 하이엔드 브랜드의 데님을 입는 사람들이 빈티지 리바이스 데님팬츠에 입문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저가부터 고가까지 모두 구성해 가격에 대한 문턱을 낮췄다”라고 전했다.

 

남성 고객 80%, 20~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


제품 선택 기준에 대한 질문에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가치가 상승하는 것과 오리지널리티를 꼽을 수 있겠다”라며 “브랜드마다 근간이 되는 유물 같은 것이 있다. 파타고니아의 경우 창업자 이본 시나드가 직접 브랜딩을 이끌 당시의 제품을 선호한다. 브랜드 고유의 성격을 잘 보여주던 시절의 의류를 선보이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주요 고객층으로는 남성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연령대는 20대부터 50대까지 고르게 분포돼 있다. 평균적으로 방문객 1인당 객단가는 20만 ~ 50만원 정도다. 어느 정도 소비력이 있는 40대 이상의 고객들의 구매가 가장 많다.


정선우 대표의 파프제이는 올해로 12년 차를 맞이했다. 현재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이 외에도 서울 은평구에 아울렛 매장과 B2B 사업 매장을 함께 전개 중이다. 특정 브랜드를 판매하기보다는 제품의 디자인과 퀄리티에 집중해 셀렉팅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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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있는 구성’ 파프제이, 디테일 요소에 집중


파프제이의 의류는 현재 90%가 브랜드가 아닌 제품이다. 정선우 파프제이 대표는 “감도 높은 디자인과 높은 퀄리티의 제품을 셀렉트해서 사람들에게 안목을 인정받고 싶다”라며 “브랜드를 보고 우리 매장을 찾는 고객보다는 파프제이만의 콘셉트와 스토리를 보고 다시 오게 만드는 게 목표다”라고 전했다.


파프제이는 웨스턴, 바이크 라이더, 아메리칸 스타일을 메인으로 선보이고 있다. 세 가지 스타일의 교집합을 찾아서 하나의 무드에 치우치지 않으려 한다. 모두 정 대표가 좋아하는 스타일들로, 론칭 당시부터 자신의 취향을 담아서 제품을 바잉해 왔다.


의류 바잉 기준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디자인이며 그중에서도 디테일적인 요소에 집중한다. 정 대표는 “빈티지 제품의 매력 중 하나가 지금은 생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상품성이나 제작 단가 및 부자재 등을 고려했을 때 지금은 같은 가격으로 만들 수 없는 디테일 의류들이 많다”라고 부연했다.

 

인스타 팔로워 6만5000명 확보, 우먼 라인 론칭도


모든 제품은 해외에서 수입한다. 70%가 미국, 20%가 일본, 10%는 유럽에서 가져온다. 주요 고객층으로는 10대 후반부터 5060세대까지 다양하다. 기존에는 남성 고객이 90%의 비율을 차지했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에 파프제이 우먼 라인을 론칭하면서 남성 70%, 여성 30%로 변경됐다.


빈티지 숍 시장 상황에 대한 질문에 정 대표는 “우선 이미 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인식이 고차원적으로 바뀌었고, 빈티지 숍은 친환경적이니 이런 측면을 봤을 때 긍정적으로 본다”라며 “또 빈티지에 대한 문화적 인식도 많이 높아진 상태라고 본다. 예시로 백화점을 비롯한 오프라인 공간에서 빈티지 숍의 팝업스토어 행사도 잦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파프제이는 국내 빈티지 숍 중에서 가장 많은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6만5000명)를 갖고 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3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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