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리포트] 슈프림, 데미안 허스트 라인 발매 '예술인가 상업인가?'

백주용 객원기자 (bgnoyuj@gmail.com)|25.02.26 ∙ 조회수 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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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프림이 2025 봄여름 시즌을 시작했다. 그들만의 전통대로 18주에 걸쳐 한 주 한 주씩 새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2월 20일은 미국·유럽, 22일은 아시아에 올해 첫 라인을 발매했는데, 이중 하이라이트는 데미언 허스트(Damien Hirst)와의 협업 라인이었다.


협업 라인은 영국 현대 미술 작가의 1991년 작품 '살아 있는 자의 마음속에 있는 죽음의 육체적 불가능성(The Physical Impossibility of Death in the Mind of Someone Living)'과 2009년 작품 '황금 뿔을 가진 검은 양(Black Sheep with Golden Horns)' 이미지를 프린팅 한 패딩 재킷, 팬츠, 스웨터, 티셔츠, 모자, 스케이트보드 데크 등으로 구성됐다. 가격대는 $48~ $488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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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프림, 데미안 협업 라인


이번 협업의 반응은 어느 때보다 좋았다. 미술관 스토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데미언 허스트의 일반 굿즈보다는 특별하고, 수십 내지 수백억원의 원본 작품에 비하면 접근 가능하다. 다른 두 캐릭터가 만나 진화된 새로운 것이 태어나면서 희소성을 창출했고 두 세계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대중성, 수익성까지 챙겼다. 슈프림 관련 내용을 일상처럼 다루는 스트리트 매거진뿐만 아니라 아트 매체에서도 이번 협업을 보도했으니 세계가 교차했다고 불 수 있다.


스케이트보드를 아트로 만든 슈프림의 업적


슈프림은 데미안 허스트 외에도 무라카미 다카시, 제프 쿤스, 구사마 야요이, 우르스 피셔, 조지 콘도, 제프 쿤스, 바스키아, 앤디 워홀, 마이크 켈리, 크리스토퍼 울, 하모니 코린, 래리 클라크 등 현대 미술계의 주요 인물들과 협업을 이어왔다. 그리고 스케이트보드가 장식품이자 아트콜렉티블로 자리 잡는데까지 일조했다. 뉴욕 현대미술관(MOMA)과 소더비 (Sotheby's) 같은 예술 경매 사이트에서 스케이트보드를 볼 수 있게 된 것은 전적으로 슈프림의 업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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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스케이트보드 디자인은 예술의 영역이었다. 스케이트보드 데크 뒷면은 무수한 그래픽들로 채워져있다. 50여 년 전 초창기 스케이트보드 그래픽을 디자인하고 로고를 만들던 일러스트레이터들은 업계의 레전드들로 남아 있다. 프로 스케이터들은 각자들의 시그니쳐 보드를 갖는데 데크에 새겨 넣을 그림에 많은 의미와 창의성을 담아낸다.


이러한 스케이트보드 본질적인 모습을 대중적으로 부각시킨 슈프림은 매 시즌 수십 가지 티셔츠 앞 뒷면과 스케이트보드에 그림을 채워 넣었고, 예술계에 더 깊이 스며들었다. 이들이 함께 작업하는 수많은 사진작가, 미술·예술가, 그래픽 디자이너, 그래피티 아티스트, 조각가, 페인터, 비디오 그래퍼, 뮤지션, 아트 갤러리를 운영하는 최측근들까지 가판대에 걸린 옷 뒤로 그 세계를 깊숙이 들여다보면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함께 하고 있다. 첫 주 발매 라인업에는 데미안 허스트 외에도 마니아층이 아주 두터운 전자음악 뮤지션 에이펙스 트윈(Aphex Twin)과의 협업 티셔츠도 포함되어 있다.


예술? 상업? 슈프림 협업의 비하인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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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프림, Aphex Twin 티셔츠


지난 슈프림의 행보를 돌이켜 보면 대단한 수익성과 의미 같은 것은 둘째 문제고 '그저 멋있어서 데미안 허스트 작품을 옷에 넣었다'고 하는 게 정답에 가까울 수 있다. Aphex Twin 티셔츠를 보면 그런 생각이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실제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사람, 아트 컬렉터, 갤러리 애호가, 문화· 지식인, Aphex Twin 장르의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구매하지 않았다면 기존 열성팬들이 주 소비자였을 것이다.


반면 2024년 진행한 메종 마르지엘라 협업은 '돈을 벌겠다'는 의도가 다분해 보였다. 메종 마르지엘라 협업은 마우스 클릭질을 해볼 새도 없이 모든 것이 몇 초 안에 품절되었다.


이번 협업의 의도는 무엇일까. 죽음과 삶을 고찰하는 허스트의 작품 위에 큼지막이 'SUPREME'이라고 적어 '그저 유명 브랜드라면 지갑이 열리는 현대 사회의 소비문화를 표현한 예술 행위는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도 제기해본다. '황금 뿔을 가진 양'의 의미 또한 사회의 이중성을 내포한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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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프림, 데미안 협업 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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