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디젠 잡아라” 패션과 푸드 결합 활발

정해순 객원기자 (haesoon@styleintelligence.com)|25.01.31 ∙ 조회수 5,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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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취향 어때? 쿨하지?’ Z세대의 새로운 자기 표현 방식 중 하나로 ‘음식 취향에 대한 과시’가 있다고 한다. 작년 한 해 틱톡에는 #FoodTok 키워드가 수십억 뷰를 기록했을 정도다. 이를 놓치지 않고 Z세대를 타기팅하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F&B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프라다, 디올, 랄프로렌, 티파니, 루이비통, 버버리, 메종마르지엘라, 코치 등 럭셔리 브랜드들이 카페와 레스토랑을 통해 럭셔리 다이닝을 제공하고 있다. 아이코닉한 티파니의 블루컬러 커피잔과 접시에 제공되는 애프터눈 티, 디올 로고 모양 초콜릿 가루가 뿌려진 라테, LV로고와 꽃잎 모양의 심벌이 엠보싱된 루이비통 초콜릿 등은 인스타그램 인기 포스팅 주제가 됐다.


푸드 산업에서도 패션과의 협업 시도가 활발하다. 푸드리테일러와 F&B 브랜드들은 광범위한 패션 브랜드와 협력해서 새롭고 독특한 상품을 제공한다. 대표주자인 맥도날드는 크록스(Crocs), 베인(Vain)․팔라스(Palace) 등의 브랜드와 협업해 패션 상품을 제공했으며, 케첩 브랜드 하인즈(Heinz)는 케이트스페이드(Kate Spade)와 함께 의류 및 잡화 컬렉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패션과 푸드는 서로의 경계를 넘어 핵심 상품 이상의 것을 제공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도 긴밀하게 연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브랜드들은 디지털 세대인 Z세대에게 어필하면서 더 광범위한 대중을 공략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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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새로운 신분 상징? ‘푸드’ 부상 


음식을 즐기는 세대 ‘푸디젠(Foodie Generation)’으로 알려진 Z세대는 그 누구보다도 소셜 미디어에 푸드 사진과 영상을 많이 포스팅한다. 자신의 아웃핏을 보여주는 것처럼 자신의 음식 취향이 얼마나 쿨한지 자랑하고 싶어 한다. 푸드는 스타일링하고 사진 찍고 소비하는 대상이 됐으며 동시에 개인의 아이덴티티, 라이프스타일, 신분을 상징하는 기호가 됐다. 패션처럼 젊은 고객들이 집착하는 분야가 될 것이다. 2024년 한 해 동안 틱톡에서 #FoodTok은 수십억 뷰를 기록했을 정도다.


젊은 층에게 접근하고 어필하기 위해서 패션에서는 푸드와의 연계를 전략으로 실행하고 있다. 럭셔리 부문에서는 Z세대를 타깃으로 카페를 오픈하면서 젊은 층이 푸드를 통해 럭셔리를 경험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또한 하이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들은 잘 알려진 푸드리테일러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서 팝 아트적인 아이디어와 그래픽으로 고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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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하우스의 럭셔리 푸드 경험 제공


카페와 레스토랑은 럭셔리 부문에서 패션과 푸드를 결합하는 가장 일반적인 형태다. 최근 들어 럭셔리 푸드 서비스와 상품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로 지난 한 해 동안 코치, 디올, 루이비통, 알라이아 등은 여러 개의 카페와 레스토랑을 추가로 오픈했다.


2024년 코치는 자카르타에 레스토랑(The Coach Restaurant)과 카페(The Coach Café)를 오픈했으며 루이비통은 뉴욕의 플래그십스토어에 카페(Le café Louis Vuitton)를 오픈한 데 이어 런던의 히드로 공항에도 대규모 카페(Le Café Cyril Lignac at Louis Vuitton)를 오픈했다. 또한 한 해 동안 초콜릿 매장을 4개나 추가로 열었다.


한편 디올은 뉴욕의 호텔(The Lowell Hotel)과 컬래버레이션으로 애프터눈 티 서비스(Lily of Valley Afternoon Tea)를 론칭하는가 하면 도쿄와 청두에 카페를 열었으며 쿠알라룸푸르에서도 팝업으로 카페를 운영했다. 이 외에도 알라이아(Azzedine Alaia)는 런던의 플래그십스토어에 카페 겸 서점(LALI)을 오픈했다.


패션 및 럭셔리 브랜드가 카페를 여는 것이 새로운 일은 아니지만 그 의도는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전에는 브랜딩 차원에서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했으나 지금은 Z세대를 대상으로 럭셔리 푸드 경험을 통해 럭셔리 문화로 들어오는 계기를 만들고자 하는 측면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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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푸드, 액세서블 럭셔리 강화 위한 전략


런던 해로즈백화점 티파니 카페(Blue Box)의 애프터눈 티 가격은 13만원부터 시작하며 디올 카페의 카푸치노는 1만6600원, 루이비통 초콜릿은 종류와 크기에 따라 5만~52만3000원이다. 일반 커피 숍의 커피나 초콜릿에 비하면 매우 높은 가격이지만 럭셔리 하우스의 다른 상품(레이디 디올 핸드백 900만원, 루이비통 여성용 캐시미어스웨터 300만원)에 비하면 단가가 낮다.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가격대인 것이다.


이처럼 푸드는 럭셔리 핸드백이나 의류 아이템에 비하면 낮은 비용으로 럭셔리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접근 가능한 연결고리가 된다. 럭셔리 브랜드들은 상품 가격을 낮출 필요 없이 고객들의 현실과 럭셔리에 대한 열망의 차이를 연결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젊은 세대에게는 푸드가 럭셔리에 접근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보그비즈니스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16~24세의 잡지 구독자(Teen Vogue, Glamour, Allure) 중 절반 이상은 2023년에 럭셔리 푸드(드링크 포함)를 구매한 적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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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푸드, 새로운 고객층 개발 & Z세대 연계 목표


지난해 이후 럭셔리 사업이 부진한 가운데 럭셔리 하우스들은 새로운 고객을 발굴하고 Z세대와 연계하기 위해 푸드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를 통해서 잃어버린 중산층의 열망적 럭셔리 소비자를 회복하고자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럭셔리 브랜드들은 가격을 계속 올렸으며 인상 폭은 브랜드별로 75~111%에 달했다(New York Times). 결국 현저히 높아진 가격으로 인해 럭셔리 부문은 6000만명의 소비자를 잃게 됐으며, 이는 지난해 글로벌 럭셔리 소비가 2% 하락하는 결과를 낳았다. 럭셔리 브랜드들은 성장을 위해서 고객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여기에 푸드는 새로운 전략이 된다. 럭셔리 특유의 프리미엄 포지셔닝과 독점성을 가진 데다가 단가는 비교적 낮아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감각적인 경험을 제공한다는 매력이 있다. 젊은 층의 습관적인 소셜미디어 포스팅으로 무료 마케팅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또한 푸드를 추가하는 것은 다른 상품의 매출을 올리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런던의 해로즈백화점에서 팝업으로 운영한 펜디 카페를 통해 잡화 매출이 전월 대비 214%나 증가했으며, 지미추는 카페 운영으로 매출 목표보다 42%나 높은 매출을 냈다고 한다(2019, Harrods Partnership, futurecommer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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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에서 영감 찾는 푸드 산업, 상호 윈윈 


럭셔리 패션에서 푸드가 일종의 전략이 된 가운데 푸드 산업에서는 패션을 아이디어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푸드 브랜드들은 패션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으로 한정판 의류 및 잡화 상품을 만들어 내면서 온 · 오프라인에서 가시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기존 고객(푸드) 이상으로 그 범위를 넓히고자 한다.


패션과의 협업으로 푸드 브랜드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독자적인 상품을 제공하면서 소비자와 연계하는 기회를 만든다. 대표적인 것으로 슈프림 로고와 빨간색 오레오(슈프림×오레오) 과자와 초포바 로위나가 제공한 헬맨스 마요네스를 위한 핸드백(Chopova Lowena×Helmann’s)이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런던패션위크에서 선보인 초포바 로위나의 마가렛백(헬맨스 마요네즈병 홀더를 가진)은 독특한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았으며, 현재 도버스트리트마켓에서 독점으로 판매하고 있다(가격은 319만원). 이를 두고 마요네즈를 쿠튀르 수준으로 레벨업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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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라스 × 맥도날드 등 패션과 푸드 연계 활발 


패션은 푸드에 새로움을 불어 넣었다. 맥도날드의 옐로 아치와 팔라스 로고가 함께 프린트된 레드후디(팔라스×맥도날드)는 패스트푸드 리테일러를 스트리트웨어 분위기로 만들어 주는 효과를 만들었다. 이 외에도 패션과 협업해서 고객의 관심을 끌고 있는 컬래버레이션은 프리미엄 통조림 브랜드(Fishwife)×패션리테일러(Lisa Saya Gah), 드링크 브랜드(Coca Cola)×신발 브랜드(HeyDude), 패스트푸드 리테일러(Sweetgreen)×빈티지웨어 리테일러(MNTGE) 등이 있다.


패션과 푸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서로 밀접하게 연계하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크로스오버를 통해 브랜드들은 고객을 더욱 광범위하게 넓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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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브랜드들은 푸드를 통해 젊은 세대에게 럭셔리를 소개하고 자연스럽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면서 궁극적으로 미래의 고객으로 개발하고 있다. 푸드 브랜드들은 패션이 가진 창의적인 요소와 프리미엄 포지셔닝의 후광을 통해 푸드 브랜드를 좀 더 신선한 이미지로 업그레이드하고자 한다. 


이러한 패션과 푸드의 협업은 인스타그램과 틱톡을 통해 디지털 공간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도 기여한다. 이를 더욱 가속화하기 위해서 럭셔리 브랜드들은 인스타그램에 특화된 카페와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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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2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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