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컴퍼니 히스토리 19] 정유경의 신세계Int’l 옛 영광 재현 언제쯤?

김숙경 발행인 (mizkim@fashionbiz.co.kr)|25.02.06 ∙ 조회수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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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회장 정유경) 산하 신세계인터내셔날(대표 윌리엄김)이 패션 리딩기업으로서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1996년 설립된 신세계인터내셔날(이하 SI)은 근 20년 동안 한섬과 더불어 국내 패션 대표주자로 손꼽혔다. 한섬이 시스템과 타임을 내세운 내셔널브랜드의 명가라면, SI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인 아르마니를 필두로 굵직굵직한 해외 럭셔리 브랜드의 국내 파트너로서 탄탄하게 명성을 쌓아 왔다.


그러나 2010년 들어 한국 패션 시장이 SPA의 확장과 이커머스 중심으로 리테일 환경이 급변하고,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이 스포츠 아웃도어 골프를 중시하는 분위기로 바뀌면서 패션 중심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왔던 SI의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한국 패션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SI가 독점 전개권을 갖고 있던 수입 명품 브랜드들이 줄지어 직진출로 돌아서면서 '닭 쫓던 개 지붕 쳐다 보는 격'의 돌발 상황이 수시로 발생했다. 명품 수입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로는 지속 성장과 수익 창출에 있어 한계점에 도달한 셈이다.


물론 코로나 팬데믹 기간이었던 2022년, 명품에 대한 반짝 수요 폭발로 매출 1조5540억원을 달성해 창립 이래 최고의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엔데믹 이후 명품 수요가 꺾이고, 셀린느와 끌로에 등 주력 수입명품 브랜드 6개가 직진출로 선회하면서 2023년 실적은 전년대비 -13%를 기록했다. 불과 1년만에 가파른 롤러코스터를 탄 셈이다.


지난해 실적은 3Q 누계매출 기준 전년대비 -4%로, 2024년 마감실적은 2020년 수준인 1조3000억원대로 내려앉을 것으로 전망된다. 3Q 누계기준 영업이익률도 2.9%에 불과하며 이는 전년대비 0.7%p 떨어진 수치다. 연매출 1조원을 넘긴 국내 11개 패션 기업 중 SI의 영업이익률이 가장 저조한 편에 속한다. 


산전수전공중전을 겪은 SI는 지난해 말 주주가치 및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했다. 올해부터 3년간(2025~2027년) 보유 자사주 107만1000주를 소각하고, 연결 당기순이익 기준 평균주주환원율을 30% 이상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알렸다. 자사주 소각에 따른 전체 발행주식 수가 감소하면 주당순이익(EPS)과 주당순자산가치(BPS) 등 주당 수익지표가 개선돼 주주가치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2027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7% 달성, 2030년까지 매출액 2조 달성을 통해 SI의 수익성과 확장성을 대폭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자체 브랜드 리브랜딩 ▵메가 브랜드 육성 ▵포트폴리오 효율화를 통해 성장성 제고 및 수익성을 개선 ▵코스메틱 브랜드 중심으로 미국 · 일본 · 중국 등 글로벌 확장을 적극 추진한다.


[패션컴퍼니 히스토리 19] 정유경의 신세계Int’l 옛 영광 재현 언제쯤? 1941-Image


아울러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규 M&A와 라이선스 사업 확대를 통해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한다고 알렸다. 지난해 10월 인디 뷰티 브랜드 어뮤즈(AMUSE)를 713억에 인수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과 해외 사업 확대 기반을 마련했다. 2030세대를 타깃으로 한 캐주얼 ‘할리데이비슨컬렉션’도 지난해 F/W시즌 본격 론칭하고 라이선스 사업을 확대했다.


‘정유경의 신세계’를 위한 경영권 승계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에는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부회장을 건너뛰고 곧바로 회장으로 추대됨에 따라 오빠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이끄는 이마트와의 계열 분리가 공식화됐다. 이제 남은 작업은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이 보유한 신세계의 보유 지분 10%에 대한 공개 매입(?) 작업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계열 분리 심리가 이뤄지면 ‘정유경의 신세계’가 완성된다.


SI의 전문 경영을 맡고 있는 윌리엄김 사장은 작년 말 인사에서 정 회장의 신임을 토대로 백화점의 디지털 & 글로벌 총괄까지 맡았다. 문제는 전문경영을 맡아온 지난 2년 동안 SI의 실적이 계속 부진했던 만큼, 올해 실적 개선의 압박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 SI의 비즈니스 영역은 크게 패션 · 뷰티 · 라이프스타일 · 라이선스 · 플랫폼 등 5개 영역, 55개 브랜드로 이뤄졌다. 핵심인 패션 파트는 ▵럭셔리(아르마니, 피비파일로 등 7개) ▵컨템퍼러리(알렉산더왕 등 6개) ▵캐주얼&액티브웨어(어그 등 6개) ▵자체 브랜드(스튜디오톰보이, 맨오더분 등 6개) 등 4개 카테고리에 25개 브랜드로 구성됐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내세운 뷰티 부문은 ▵향수(딥티크, 산타마리아노벨라 포함 12개)를 주력으로 ▵스킨케어(수잔카프만 등 3개) ▵메이크업(아워글래스 등 3개) ▵헤어&보디(오리베 등 3개) ▵자체 브랜드(어뮤즈, 연작, 비디비치 등 7개) 등 총 28개 브랜드로 짜여졌다.


라이프스타일 부문은 프랑스 명품 가구 라리끄를 비롯해 리에거와 자체 브랜드 자주 등 3개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연매출 3000억 규모로 성장한 자주를 한국형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라이선스 부문은 SI가 지난 30여 년 동안 구축해 온 해외 브랜드의 네트워크 역량을 토대로 노티카 포함 9개 브랜드의 국내 도입과 국내 파트너사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브랜드 사업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으로는 지난 2016년부터 SI빌리지를 가동하고 있으며, 거래액 기준 연간 3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SI빌리지는 글로벌 브랜드 및 국내 브랜드를 엄선해 소개하는 럭셔리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로 포진하고 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2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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