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후드티 산다? ... 패션업계 '편의점 유통' 급부상
일본의 패밀리마트는 '컨비니스 웨어(편의복)'를 론칭해 2021년부터 의류를 판매하고 있다.
최근 들어 ‘접근성’과 ‘편리성’을 우선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패션 업계에서 편의점이 하나의 유통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이소’가 최근 뷰티 및 패션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내는 등 저렴하고 간편하게 구입할 수 있는 유통 채널에 대한 소비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편의점과 같이 압도적인 점포 수를 가진 생활 밀착형 오프라인 채널이 패션·뷰티 카테고리까지 영역을 확대하기 시작했고, 패션 브랜드들도 '편의점 유통'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뷰티 시장에 진출한 아성다이소(대표 김기호)의 다이소는 2023년 패션 부문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뷰티 카테고리의 성과로 2023년 처음 매출 3조원을 돌파했고, 패션 카테고리도 지난해(1~11월) 매출이 전년대비 160% 증가하는 등 접근성과 가성비를 앞세워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전국 1500호점’ 접근성 앞세운 편의점
이렇게 다이소가 의류 부문을 집중적으로 강화해 패션 부문 매출이 크게 성장하면서 가성비와 편의성을 모두 고려한 유통 채널에 대한 고객 반응이 확인됐다. 이를 틈타 편의점 또한 ‘높은 접근성’이라는 강점을 앞세워 식품 외 다양한 품목들의 상품을 확대해 나가기 시작했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편의점 수는 5만5200여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1500여개의 점포를 갖고 있는 다이소와 비교해 봤을 때도 접근성 측면에서 강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패션 상품수 면에서 규모가 현저히 적은 것은 사실임으로 편의점들 또한 패션·뷰티 판매에 일제히 뛰어 들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세븐일레븐 '동대문 던던점'에 입점한 스트리트웨어 브랜드 '뭉'
세븐일레븐, 패션 특화 매장으로 경쟁력↑
이마트24는 지난해 9월 말 넥워머, 수면양말, 귀마개, 패딩 목도리, 패딩조끼 등 겨울철 수요를 겨냥한 ‘편웨어(편의점+의류)’ 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2023년에는 10월 말에 기모가 들어간 겨울철 패션 상품을 공개했는데, 이번 시즌에는 한 달가량 일찍 상품을 선보이며 패션 카테고리의 규모를 꾸준히 확장해 나가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패션 사업 확장에 더욱 적극적이다. 패션·뷰티 특화 매장인 ‘동대문 던던점’과 이를 가맹점에 적합하게 변형한 '뉴웨이브 오리진점'을 지난해 9월, 10월 각각 오픈했다. 해당 매장은 세븐일레븐의 미래 방향성을 보여주는 특화 점포로, 스트리트웨어 브랜드 ‘뭉’과 양말 전문 브랜드 ‘삭스탑’을 비롯해 ‘메디힐’ ‘마녀공장’ ‘셀퓨전씨’ 등 유명 뷰티 브랜드를 입점시켜 다양한 패션·뷰티 아이템을 판매하고 있다.
동대문 던던점은 세븐일레븐의 일반 점포 표준 상품 구색 대비 30% 더 많은 패션·뷰티 상품들을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먹거리 매출 비중이 80% 이상 차지하는 편의점에서 패션과 뷰티 상품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매우 실험적인데,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고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근거리 생활 밀착형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힌다는 목표다.
GS25, 헬리녹스 등 아웃도어와 협업
GS25의 경우 작년 하반기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헬리녹스’와 ‘디오디(DOD)’와 함께 캠핑 전용 상품을 새롭게 공개하고 다양한 협업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또한 축구 유니폼을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하는 ‘블록코어’ 스타일이 세계적인 패션 트렌드로 자리 잡음에 따라 울산 HD와 축구를 테마로 한 특화 매장 ‘울산빅크라운점’을 선보이며 유니폼을 비롯한 타올, 머플러, 열쇠고리 등 60여 종의 다채로운 구단 상품 및 PB 상품을 전시했다.
브랜드 측에서도 이전에는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인지도를 높이는 하나의 마케팅 수단으로 ‘이종 업계 간 협업’을 단기간 프로모션 형태로 진행했다면, 이제는 편의성을 추구하는 고객들의 니즈에 따라 편의점에 입점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쇼핑 편의성과 운영의 효율성을 위해 대형 마트나 편의점 등 고객의 생활과 밀접하게 위치해 있는 유통 채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국내 패션 시장에서도 편의점과 같은 근거리 유통 채널이 향후 주요한 영업 수단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기사 댓글 (0)
- 커뮤니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