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문화’ 전수하는 ‘Fun’한 회사
“어? 수입업체가 무역의 날 대통령상 표창을?” 누구나 의아해할 발표다. 통상 수출업체에게 주어지는게 관례였던 무역의 날 수상, 그것도 대통령상이 올해 이례적으로 오랫동안 수입비즈니스를 해온 웨어펀인터내셔날에게 돌아갔다. 한때 사치산업으로 공격받던 수입업체가 큰 상을 받는 지금, 격세지감(?)을 느끼게하는 이번 수상은 국내 패션산업의 변화를 피부로 느끼게 한다.
올해로 19년째. 처음으로 수입 브랜드를 국내 시장에 소개하기 시작한 웨어펀인터내셔날(대표 권기찬)의 움직임도 최근들어 심상치 않다. 권 사장의 상도 상이지만 웨어펀은 ‘올해 한번 제대로 해보겠다’며 심호흡을 가르고 있다. 1987년 「아이그너」를 시작으로 1990년 「겐조」 「겐조옴므」를 추가해 수입 비즈니스의 선구자 역할을 해온 웨어펀이 예전의 전성기를 누리기 위한 모든 작업을 마치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것.
장안의 화제였던 새로운 브랜드를 추가로 런칭하고 일부 브랜드는 리뉴얼 작업에 들어가 새로운 컬렉션을 보여줄 계획이며 또 여기에 지난해 말부터 상승가도를 타기 시작한 매출 덕분으로 직원들의 사기도 최고조에 달한 상태로 지금까지 쌓아온 노하우와 저력을 바탕으로 수입 업체 최고의 자리를 탈환하기 위해 전직원이 필사적이다.
「겐조」서 「헤로즈」 10개 브랜드
사실 웨어펀이 보유한 브랜드들은 모두 쟁쟁한 명성을 지닌 명품 브랜드이며 보유 브랜드 수도 웬만한 대기업이 따라가지 못할 수준이다. 한 개의 브랜드를 오랜기간 전개하다보니 디자이너가 바뀌고 컬렉션이 흔들릴 때마다 그 고통을 감수해야했던 것도 사실. 「겐조」의 경우가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며 이 밖에 「아이그너」도 올드한 브랜드 이미지가 문제된 적도 있다.
하지만 올해 웨어펀은 속사정이 완전 달라졌다. 한 동안 침체됐던 「겐조」는 ‘다카다 겐조’ 은퇴 후 ‘안토니오마라스’로 수석디자이너가 교체되면서 LVMH 그룹에서도 앞으로의 기대주로 관심을 집중하고 있을 정도. 실제 국내 시장에 지난 시즌 안토니오의 컬렉션이 일부 선보이면서 지난해 11월 삼성플라자 2층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매출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아이그너」 역시 이번 시즌 올드한 이미지를 벗고 젊은 감각으로 재탄생하며 새로운 컬렉션에 대해 좋게 평가받고 있다. 「소니아리키엘」도 월 1억 5천만원대의 안정적인 매출을 달성하고 있으며 이번 시즌 1개점을 추가 오픈할 계획이다.
여기에 웨어펀은 불황 속에서도 올해 3개의 브랜드를 새롭게 런칭한다. 「지아니베르사체(Gianni Versace)」를 비롯해 「안냐힌드마치(Anya Hindmarch)」 「올라켈리(Orla Kiely)」 등 세 개의 브랜드가 바로 그 것이다. 「베르사체」는 지난해 초까지 지현통상에서 전개하다 재계약을 맺지 않으면서 후속 주자가 누가 될 것인지에 업계에서 촉각을 곤두세웠었다.
재탄생 ‘New’ 「베르사체」 런칭
「베르사체」는 보수적 가족 경영체제로 그 동안 빠른 성장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던 브랜드였지만 새로운 CEO의 투입과 경영진 교체로 새출발을 위한 모둔 준비를 마쳤다. 이 브랜드는 올해 갤러리아 명품관을 비롯해 현대백화점 무역점 롯데백화점 명품관 ‘Avenue L’에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며 앞으로 철저한 브랜드 이미지 관리를 위해 강남 및 주요 상권의 명품관으로만 선택적으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안냐힌드마치」는 영국 디자이너 잡화 브랜드로 영국 디자이너 특유의 위트와 컬러가 돋보이는 브랜드. 「안냐힌드마치」는 펀(fun)과 따뜻함으로 고객 개인의 생활과 특별한 인연을 맺을 수 있는 브랜드오 새롭고 신선한 칼라와 프린트를 소재로 고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웨어펀에 꼭 맞는 브랜드다.
성숙한 여성스러운 이미지로 20대 초 중반 여성의 개성을 돋보이게 하며 편안함과 실용성을 강조하며 신선한 컬러와 프린트 소재는 생동감과 신선함을 준다. 이미 유럽과 미국 아시아 지역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앞으로 국내 시장에서의 활약이 기대되는 브랜드. 이 브랜드는 오는 2월에 오픈하는 롯데 ''Avenue L''과 대백플라자에 입점할 예정이다.
「안냐힌드마치」 「올라켈리」 신규도
「올라켈리」 역시 산뜻하고 사랑스러운 컬러와 자연을 모티브로 한 기하학적 무늬가 특징으로 최근의 트렌드인 웰빙 라이프와 딱 맞는 브랜드. 오렌지 핑크 블루 화이트 등의 컬러로 만들어진 상품은 물론이고 매장 인테리어를 보기만해도 해피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올라켈리」 컨셉은 ‘Feminine’ ‘Comfortable&Practical’ ‘Happy&Fresh&Colorful’로 20대 초 중반의 영층을 타깃으로 하며 가방은 물론이고 모던한 디자인의 이지웨어와 문구류 등 상품이 구성된다.
패션과 함께 문화 전달에도 의미를 두는 웨어펀은 지난 시즌 국내 소비자들에게 「헤로즈홀」을 선보여 영국 왕실의 문화를 전달하면서 그 뜻을 잘 반영하고 있다. 웨어펀은 이 매장을 티(tea) 구매와 함께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으며 영국 왕실에 납품하던 고급 베이커리 쉐프인 ‘윌리엄 맥개릭’으로부터 직접 Recipe와 컨설팅을 받은 케익과 비스킷 스콘 등을 선보이고 있다. 또 이 매장 안에는 다질링 아쌈 허벌티(Herbal Tea) 등을 비롯해 영국의 유명한 헤로즈백화점 쇼핑백 테디베어 머그컵 앞치마 등을 함께 구성했다.
「해로즈」 왕실문화 웰빙라이프 추구
「헤로즈홀」은 올해 여름 새롭게 리뉴얼 오픈하는 갤러리아 명품관 West점에 두 번째 매장을 오픈한다. 역시 티와 베이커리 테디베어 등 영국의 문화를 전달하고 편안하게 휴식을 즐기면서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 꾸밀 예정이다.
웨어펀은 모두들 인정하는 상품력을 갖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어 수입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일본의 주얼리 브랜드 「욘도씨」 역시 업계에서나 유퉁가 바이어들 사이에서 관심이 뜨거웠던 브랜드다. 「욘도씨」는 현재 갤러리아 명품관 West점과 롯데백화점 본점에 매장을 운영 중이며 올해 2개의 매장을 추가할 예정이다.
「욘도씨」는 갤러리아 명품관 West점에서 일 평균 1백50만원대의 매출을 달성하고 있으며 롯데 본점에도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올리는 등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이 브랜드는 실버라인 골드 플래티넘 라인을 비롯해 다이아몬드 라인까지 다양한 상품을 구성해 폭넓은 소비자를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 판매된 상품은 롯데백화점에서는 3백만원 이상의 다이아몬드 라인인 웨딩 컬렉션이 주를 이루며 갤러리아 명품관에서는 젊은 고객을 타깃으로 한 심플한 디자인의 주얼리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인원 보강 시스템 정비로 도약
올해 새로운 모습으로 재도약을 꿈꾸는 웨어펀인터내셔날은 지난 해 말 새로운 인원을 투입했다. 백화점 바이어 출신의 정진오 상무와 MD 총괄팀장에 강윤주 부장을 투입시켰다. 정 상무는 갤러리아 바이어 출신으로 해외상품팀 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수입 BP 관련 업무를 했던 경력에 백화점 생리를꽤뚫고 있다는 장점으로 베스트 영업맨으로 활동 중이다.
강윤주 부장 역시 「프라다」에 근무했던 경력을 바탕으로 웨어펀의 모든 브랜드 바잉 MD팀을 이끌고 있다. 이밖에 경영관리직에 배상조 상무를 비롯해 각 팀의 MD 브랜드 관리자들이 최상의 팀웍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 말 새롭게 투입된 인물 중 마케팅 총괄을 맡게된 박승희 이사는 갤러리아 백화점 홍보팀 출신으로 올 한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웨어펀 직원들은 즐겁게 일하고 해외 문화와 라이프 스타일을 전달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 권기찬 사장의 깨어있는 사고는 회사직원들이 만족감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 한 달에 한번 전 직원이 영화를 보러가기도 하고 도시락을 싸와 전 직원이 함께 식사하면서 담소를 나누는 등 이 회사는 웨어펀만의 독특한 기업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지아니베르사체」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
「베르사체」는 이탈리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성을 자랑하는 패션 하우스 중에 하나다. 1978년 문을 연 베르사체 패션하우스는 패션 액서사리 향수 메이크업 홈인테리어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있다. 이 브랜드는 그 동안 보수적인 가족 경영체제로 회사 경영차원에서나 상품적으로도 문제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웨어펀에서 이번 시즌 새롭게 런칭하는 「베르사체」는 이제 모든 시행착오를 마치고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Versace Style Department는 각자의 라인에 특별히 헌신하여 일하는 천재적인 디자이너와 스타일리스트들로 구성되어있다. 모든 팀은 지아니의 여동생이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도나텔라 베르사체의 가이드라인과 감독 하에 움직이고 있다. 오늘날 도나텔라는 베르사체 그룹의 Vice-Chirman이자 Style&Image Director이며, 디자인과 트렌드 그리고 홍보를 모두 이끌어가는 인물이다.
최고의 품질을 보증하기 위해서 모든 베르사체의 상품들은 신중하게 선택된 제조업자들에 의해 제작된다. 「베르사체」컬렉션은 2백40개의 독점부틱과 주요 백화점안의 1백50여개의 공간과 면세점의 네트워크를 통해 선보이고있다. 또 60개국 크고작은 편집 숍에서도 만나 볼 수 있다. 베르사체 그룹은 1천5백명의 직원이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5천명의 본사 이외의 직원들이 있다. 지난해 펜디그룹에서 근무했던 새로운 CEO를 영입하고 「구찌」 「루이비통」의 핵심인물들이 투입되면서 앞으로 활약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권기찬 웨어펀인터내셔날 사장
“문화 & 라이프스타일 제안”
권기찬 사장은 20년 가까이 수입 브랜드를 국내에 소개하면서 단순히 돈을 버는 것에만 중요성을 두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문화와 라이프 스타일을 소개한다는 사명의식을 갖고 일해왔다. 이런 점을 인정받아 권 사장은 지난해 말 무역의 날을 맞아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해외 브랜드를 국내에 소개한 선구자 역할을 한 권 사장을 만나 올해 웨어펀의 새로운 비전을 들어본다.
“제가 수입 비즈니스를 시작했을 당시 국내 시장에서는 아직 이 사업이 활성화 되지 않았을 때입니다. 거의 최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위에서는 오랜 경험으로 브랜드를 보는 안목도 남다를 것이고 더 큰 돈을 벌 수도 있었을 텐데 이상하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저는 수입 비즈니스 사업은 단순히 상품을 팔아서 돈을 챙기는 데서 그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소개함과 동시에 이는 문화와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소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저는 아이덴티티가 살아있고 재미있고 브랜드 컬러가 뚜렷한 브랜드를 보면 돈이 될 것인지 아닌지를 떠나 국내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싶어집니다.
이 일을 하게된 동기요? 제겐 자연스러운 일이였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유난히 옷을 좋아했습니다. 중학교 시절부터 제가 저만의 스타일로 직접 옷을 사입었을 정도니까요. 대기업 건설회사 근무 시절 중동지역에 근무하면서 해외 명품 브랜드를 많이 접했습니다. 물론 그 당시에도 ‘옷’에 대해 관심이 남달았지만 「에르메스」 「까르띠에」 명품 브랜드를 접했을 정도였습니다. 그 당시 회사에서 해외 브랜드를 수입을 위한 밑 작업을 저에게 맡기면서 많은 브랜드에 대해 알게되었고 그 때의 자료와 경험을 바탕으로 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올해 웨어펀은 불황 속에서도 새로운 브랜드 3개 추가합니다. 변화와 함께 새롭게 거듭나는 「베르사체」를 비롯해 「안냐힌드마치(Anya Hindmarch)」 「올라켈리(Orla Kiely)」등 좋은 브랜드를 많이 런칭하게 됐습니다. 역시 예쁘고 재미있고 아기자기한 특별함이 있는 브랜드들이 대부분이죠. 소비자들에게 이런 브랜드를 소개함으로써 그들이 행복함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해 새로운 인력 투입으로 시스템적으로도 안정을 찾은 저희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출이 살아나고 있으며 올해 재도약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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