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프스커피·키스서울 등 카페 결합 매장 속속 “공간 마케팅 통했다”
서울 핫플레이스를 중심으로 카페 결합 패션 매장이 늘어나고 있다. 고객들이 매장을 방문해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거나 식사를 할 수 있는 레스토랑을 마련해 먹고 놀다가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가로수길 랄프스커피, 성수동 키스서울, 한남동 젤라또피케 등을 탐방했다.
MZ세대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서는 오프라인스토어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서울 주요 패션 상권을 중심으로 이색 패션 매장이 들어서면서 공간 마케팅이 각광받고 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용산구 한남동, 강남구 신사동 등을 중심으로 형성된 카페 결합 패션 매장이 대표적 사례다.
가장 주목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매장은 랄프로렌코리아(대표 샨성권김)가 작년 9월 국내에 처음 소개한 ‘랄프스커피’다.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 위치한 기존 ‘폴로랄프로렌’ 매장 1층에 랄프스커피가 들어섰다. 지난 2014년 뉴욕에서 시작해 현재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곳곳에 매장을 열고 있다.
매장은 페인트칠 된 벽면의 벽돌, 나무 패널 등으로 브랜드 헤리티지를 담았다. 토트백, 티셔츠, 모자를 비롯해 머그컵과 찻잔 등 다양한 굿즈도 판매한다. 해당 매장은 오픈 직후부터 화제를 모아 웨이팅이 생기기도 했다. 랄프스커피의 오픈은 기존 폴로랄프로렌 매장 1층에 형성돼 자연스럽게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강화됐으며 제품 판매율도 올라갔다.
랄프스커피, 폴로 매장 ID 강화해 연일 북적
에스이스타일(대표 한상옥)은 작년 9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한국 파트너를 맡아서 전개하는 글로벌 라운지웨어 ‘젤라또피케’ 매장을 오픈했다. 주목할 점은 1층에 크레페와 젤라토로 유명한 ‘피케카페’를 함께 마련한 것으로, F&B 결합 매장을 오픈해 스토어의 아이덴티티를 한층 강화했다.
또 매장 문을 열고 들어가면 가장 먼저 유리 통창을 통해 팝업스토어 공간을 볼 수 있다. ‘포켓몬 슬립 컬렉션’ ‘세서미 스트리트 컬렉션’ 등 다양한 시즌별 대표 컬렉션들을 선보여 고객들에게 신선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 1층과 2층에 걸쳐서 의류 제품을 구성했으며, 특히 2층에는 침실처럼 꾸민 듯한 공간으로 키즈 제품을 포함한 패밀리룩을 마련했다.
젤라또피케 관계자는 “고객들이 짐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쇼핑할 수 있는 F&B 복합매장으로 구성했다. 또 브랜드와 F&B의 콘셉트를 결합해 아이덴티티를 각인하는 효과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젤라또피케, 한남동 F&B 복합매장으로 상륙
주요 고객층은 2030세대 여성이다. 주말에는 자녀 혹은 반려견을 동반한 가족 단위의 방문객도 많으며, 한남동 특성상 외국인 관광객들의 비중도 높은 편이다. 하루 평균 매장 방문객 수는 1000명 정도이며, 객단가는 25만~30만원이다.
여기 플래그십스토어에 카페를 결합해 ID를 강화한 매장이 또 있다. 골든구스코리아(대표 전지현)가 작년 7월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플래그십에 오픈한 ‘유니크’다. 해당 매장에서는 ‘커피 코크리에이션(Coffee Co-Creation : 커피 원두를 비롯해 베이스,․시럽,․토핑 등을 자신의 취향에 맞게 선택)’ 메뉴를 선보인다.
카페 내부 디자인으로 바닥과 벽에 콘크리트를 사용했으며, 천장은 메탈 소재를 썼다. 여기에 브랜드 시그니처인 골드 컬러를 활용했다. 지하 1층에는 리페어 전용 공간을 마련했다. 스니커즈 세탁부터 살균, 수선, 교체, 복원 등을 전문가가 제공하고 있다. 일대일 서비스도 운영해 세상에 하나뿐인 제품을 선보이기도 한다.
골든구스 '유니크' 커스터마이징 서비스 집중
커피 코크리에이션, 리페어 및 일대일 서비스 등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경험을 불러일으킨다. 이는 기존 브랜드 팬덤을 한층 강화하게 되며 나아가 신규 고객 유치에 유용하다. 한편 서울 유니크는 태국 방콕, 중국 난징과 샤먼에 이은 전 세계 4번째 매장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카페 외에도 다양한 복합시설을 갖춘 매장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대표적으로 작년 5월 한섬(대표 김민덕)과 손을 잡고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오픈한 뉴욕 기반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키스서울’이 있다.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에 이어 한국에 4번째로 진출해 화제를 모았다.
총 4층 1487㎡(약 450평)의 규모로 조성한 해당 매장은 붉은 벽돌을 외관에 적용해 성수동의 무드와도 잘 어울린다. 1층에는 액세서리 및 라이프스타일 제품과 함께, 바이닐 레코드 수납 DJ 부스와 아이스크림 바 ‘트리츠’를 마련했다. 트리츠는 ‘키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로니 파이그가 2015년에 창업한 F&B 브랜드다. 2층에서는 의류를 선보인다.
성수동 키스서울, 레스토랑 예약 한 달씩 대기
1~2층은 한섬에서 관리하고, 3~4층은 현대그린푸드가 맡았다. 특히 3층에는 뉴욕 명물 레스토랑 ‘사델스’를 한국 최초로 선보였다. 4층에는 테라스를 마련했다. 키스서울에 방문한 고객은 패션이라는 카테고리를 넘어서 라이프스타일과 F&B의 경험을 한 곳에서 마주하게 된 것.
바이와이제이(대표 김영근 · 전혜진)의 컨템퍼러리 여성복 ‘아틀리에나인’은 자체 브랜딩 카페 ‘코제트’를 결합한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작년 8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1층부터 2층 규모의 아틀리에나인 플래그십을 오픈하고, 지하 1층에 코제트를 조성했다. 스페셜 티와 커피, 디저트 약과가 메인 메뉴다.
신사동 플래그십은 용산구 한남동 스토어에 이은 아틀리에나인의 두 번째 매장으로, ‘빛바랜 하얀 가든’을 테마로 유럽의 조용한 빌라나 정원을 연상케 한다. 코제트는 한남동 매장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바이와이제이, 두 번째 '코제트' 결합 매장 눈길
에스제이그룹(대표 이주영)의 공간 플랫폼 ‘LCDC 서울’도 의류와 다양한 복합문화공간을 결합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021년에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오픈한 매장으로 1층 카페, 2층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3층 팝업 공간, 4층 다이닝 바 및 야외 광장으로 구성했다. 라이브 공연 등 시즌별로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이기도 한다.
2024년에는 매주 수요일 저녁 홍이삭과 스텔라장 등 인기 뮤지션의 공연을 진행했으며, 출판사 문학동네와의 협업을 통해 드라마 ‘정년이’ 원작 웹툰 작가와 <북토크쇼>를 진행해 주목받았다. 또 고객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으로 ‘싱잉볼 원데이 클래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주요 매장 방문객은 2030세대 여성 고객들로 현재 이들이 방문객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방문자 수는 한 주에 5000~6000명, 월 2만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해외 고객이 총방문객의 20~30%를 차지하는 것도 특징이다.
LCDC 서울, 공연 등 자체 콘텐츠로 차별화
에스제이그룹 관계자는 “단순 공간 대관 혹은 브랜드 팝업 오픈을 넘어서, LCDC의 시그니처 콘텐츠와 이벤트 등으로 방문객의 체류시간을 늘린 한 해였다”라며 2024년 한 해를 진단했다. 이어 패션 브랜드의 복합매장화에 대해 “1차적인 제품 구매 외 그 이상의 경험을 제공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고객과 브랜드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을 전했다.
아이디룩(대표 김재풍)에서 전개하는 ‘카페아페쎄’의 경우 작년 11월 현대백화점 신촌점에 서울 1호점이자 전국 3번째 카페를 열었다. 신촌점 본관 4층 ‘아페쎄’ 의류 매장 바로 옆에 카페를 오픈한 것. 내부에 의류 및 잡화류 등을 디스플레이했으며, 창업자 장 뚜이뚜 가족의 홈메이드 레시피를 바탕으로 한 시그니처 디저트 몽블랑과 애플 크럼블 등을 판매한다.
특히 아페쎄 대표 상품 ‘하프문 백’을 모티브로 해 개발한 하프문 크로와상을 비롯해 아페쎄 샌드쿠키, 뺑오쇼콜라 등이 인기다. 한편 아페쎄는 이미 지난 2021년 롯데백화점 동탄점에 첫 매장을 냈다. 이어 경기도 의왕시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에 아페쎄 복합문화공간 ‘아틀리에 드 아페쎄’를 오픈하며 2번째 카페를 마련했다. 이곳은 아페쎄, ‘아페쎄골프’, 카페아페쎄 모두 선보이고 있다.
시도, 퇴근 게더링 + 취중 독서회로 화제
삼성물산패션부문(부문장 이준서)의 프랑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메종키츠네’도 스페셜티 커피를 제공하는 ‘카페키츠네’를 운영한다. 지난 2018년 메종키츠네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플래그십스토어 오픈과 함께 1층에 처음 선보였다. 이후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목동점,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까지 추가로 문을 열었다.
중소 규모의 브랜드도 복합매장 오픈에 적극적이다. 시도문화(대표 한동권․성윤창)가 2021년부터 패션 브랜드 ‘시도’와 이색 카페 ‘시도플레이스’를 선보이고 있다. 새로운 관계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퇴근 게더링’ ‘취중 독서회’ 그리고 파티 등을 주기적으로 오픈해 젊은 세대에게 주목받았다.
한동권 시도문화 대표는 “직장인들의 바운더리가 한정적인 경우가 많고, 이들이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한다는 니즈를 파악해 ‘소셜링’을 기획했다”라며 “사전 신청을 통해서 비슷한 공감대 혹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에게 토론 주제를 제공하는 등 교류의 장을 제공하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일회성 만남 외에도 자체적으로 캠핑과 피크닉 등의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위치한 이 매장은 1층은 카페, 2층은 시도 플래그십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시도는 남성성과 절제된 미를 주요 디자인 콘셉트로 전개하는 브랜드다. 남성 라인, 에센셜 라인, 짐웨어 등 다양한 의류를 선보이고 있다. 매출은 2024년 기준 전년대비 2배 성장했다.
■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1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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