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나 홀로 질주, HDC ‘용산아이파크몰’ 역대급 성공 비결은?

박진한 기자 (pxrkjxnhxn@fashionbiz.co.kr)|25.01.07 ∙ 조회수 3,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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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전반이 고금리와 고물가의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됐고, 이상기후로 인해 판매 부진 등 악재까지 겹치면서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용산아이파크몰’은 2024년 11월 기준 32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세를 유지하고 매출 542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9% 성장했다. 용산아이파크몰의 성공 비결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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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아이파크몰 더 가든 전경


명품 하나 없이 오로지 차별화된 콘텐츠 하나로 ‘덕후몰이’에 성공하며 고공행진 중인 복합쇼핑몰이 있다. 바로 HDC아이파크몰(대표 김대수)의 ‘용산아이파크몰’이다. 2022년 롯데백화점 출신 베테랑 유통인 김대수 현 HDC아이파크몰 대표가 새롭게 합류해 몰 내 리브랜딩을 주도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아이파크몰이 위치한 서울 용산역은 매일 10여 만 명이 오가는 교통의 요지로 이들을 소비고객으로 전환하는 것이 용산아이파크몰의 핵심 목표였다. 도시의 놀이터 ‘어번 플레이그라운드(URBAN PLAYGROUND)’ 공간을 지향하며 2023년 한 해 동안 700여 개 체험형 이벤트와 팝업스토어를 선보여 주목받았다. 이 중 200여 개가 디저트 F&B 관련 팝업이었는데, 이는 용산아이파크몰의 주된 고객층인 2030세대를 겨냥하기 위해서였다. 


MZ세대는 맛집과 분위기 좋은 카페 등을 찾아 멀리까지 가서 줄을 설 정도로 F&B 콘텐츠에 대한 니즈가 매우 높다. 이들의 특성을 반영해 오래 머물며 즐길 수 있도록 ‘올드페리도넛’ ‘한강로칼국수’ ‘라멘짱’ ‘오시오카페’ 등 아이파크몰에서만 맛볼 수 있도록 지역 맛집을 유치하며 식음료 콘텐츠를 강화하고 다양한 디저트 팝업스토어를 매주 새롭게 선보이며 집객률을 높였다. 


MZ세대 취미 콘텐츠로 ‘덕후 성지’ 되다


F&B 강화와 더불어 내세운 전략은 바로 탄탄한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게임, 캐릭터 굿즈, 캠핑 등 ‘하비(Hobby) 콘텐츠’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국내 최초로 ‘포켓몬카드숍’ 입점을 비롯해 마블숍과 닌텐도숍, 건담베이스, 타미야숍, 팝마트, 가차파크 및 티니핑 오프라인 매장인 ‘이모션캐슬 스토어’ 등 두터운 팬덤과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매장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 


캐릭터, 애니, 게임 IP 기반의 팝업을 통해 용산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모으며 ‘덕후의 성지’로 자리매김했다. 2023년 국내 최초로 진행한 닌텐도 직영 공식 팝업스토어는 37일간 약 4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지난해 9월 진행한 일본 인기 캐릭터 작가의 ‘나가노 마켓 서울 팝업’은 입장 예약 사이트 오픈과 동시에 18만명이 동시 접속해 모든 시간대가 조기 마감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캠핑용품 론칭 팝업 행사에는 겨울이었음에도 오픈 전날 저녁부터 100명이 넘는 대기줄이 형성되기도 했으며, 작년 5월 와인 유튜버인 와인킹과 진행한 와인 팝업스토어에서는 20일간 10만명이 몰리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또 ‘명탐정 코난: 시한장치의 마천루’ 개봉 시기에 맞춰 CGV 입구에서 팝업스토어를 진행했는데, 오픈 전부터 대기 행렬이 이어졌고 2주간 2억2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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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등 마니아 잡고 ‘억대 매출’ 팝업 속속


타 유통에서 찾아볼 수 없는 마니아 콘텐츠는 고관여 소비자를 몰 내로 끌어들임으로써 팝업 행사 인근 매장까지 매출이 올라가는 등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 방문 체험한 이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입소문이 나면서 용산역이나 아이파크몰을 방문한 다른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용산아이파크몰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발굴해 기획할 수 있도록 팝업 전용공간을 만들고 콘텐츠 전담 TF팀도 꾸려 매주 새로운 이벤트와 다양한 팝업스토어 등을 선보이고 있다. 또 몰 내에 있는 야외공간과 유휴공간을 활용해 ‘가든 노래자랑’이나 ‘테라스 글램핑’ ‘루프톱 바’ ‘주류 페스타’ 등과 같이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임으로써 온라인 채널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고객의 발길을 오프라인으로 이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새로운 이슈를 계속해서 만들며 지속적으로 아이파크몰을 찾을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다양한 문화 콘텐츠도 전개하고 있다. 박물관문화재단과 연계해 가든콘서트 형태로 다양한 뮤지컬의 프리뷰 공연을 정례화해 운영하고 있다. 또 CGV와 함께 테라스 공간을 활용한 야외 영화 상영회를 진행하거나 사단법인 메리와 함께 문화가 있는 쇼핑 공간을 만들고자 오케스트라 음악회를 여는 등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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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전년대비 9% 성장, 매출 5420억원


이는 매출로도 나타났는데 용산아이파크몰은 2021년 3520억원, 2022년 4200억원, 2023년 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21년부터는 2023년까지 매년 약 20%씩 성장했으며, 2023년 12월 월 최대 매출 470억원에 이어 지난해 11월 월매출 480억원으로 다시 한번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2024년에는 전년대비 9% 성장한 매출 5420억원으로 유통업계가 불황인 상황 속에서도 홀로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니아 겨냥 콘텐츠와 MD 개편 등 다채로운 변화를 통해 새롭게 탈바꿈한 용산아이파크몰은 2021년 평일 기준 하루 평균 방문객 수 4만125명에서 2024년 9만4255명으로 최근 3년 사이 평일 하루 방문객 수가 1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주말은 7만1343명에서 14만9420명으로 109% 증가했다. 


팝업스토어는 과거 의류와 식음을 판매하는 공간에서 최근 콘텐츠의 영역이 무한정에 가깝게 확대되고 있다. 유튜버, OTT, K리그, 희귀동식물 등 고객이 관심을 갖고 있는 모든 분야로 넓혀 더욱더 다양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용산아이파크몰은 △아이파크몰만의 콘텐츠 △선도적으로 도입하는 콘텐츠 △바이어의 기획이 들어간 차별화 매장을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대응하고 오프라인 경쟁력을 키워 나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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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켓 · 마시모두띠 등 글로벌 SPA 인기 높아


용산아이파크몰은 팝업스토어 운영 외에 앞으로 패션, 리빙, F&B 등 카테고리별로 운영 전략을 차별화하려고 한다. 패션 부문은 소형 매장으로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리빙은 대형 매장으로 경쟁력을 갖출 생각이다. 지난해 5월 패션파크 3층을 글로벌 패션&뷰티 공간으로 리뉴얼했다. 전반적인 MD 개편을 통해 층 내 80%를 신규 브랜드로 채웠으며, 아르켓과 마시모두띠 등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해외 SPA 브랜드를 아이파크몰만의 차별화된 VMD를 거쳐 특화 매장으로 구성했다. 


리빙은 카테고리 중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2024년 11월까지 월평균 성장률 10%를 기록했다. 패션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4월 대대적인 MD 개편을 통해 해외 유명 가구 편집숍 브랜드와 고급 브랜드들이 신규 입점해 현재 60여 개의 국내외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많은 브랜드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어 결혼이나 입주를 앞둔 소비자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F&B는 다양성을 추구하는 차원에서 한화푸드테크 운영 뷔페인 ‘파빌리온(8층)’을 오픈했으며, 추후 프리미엄 샤브샤브 & 스키야키 다이닝 노야(7층)도 오픈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까지 리빙파크 3층을 고객이 놀 수 있는 놀이터의 테마로 ‘식음 + 팝업 + IP’를 결합한 차별화된 복합문화공간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3층 전체 MD가 개편되면 경쟁력 있는 콘텐츠에 용산역이라는 우수한 접근성이 더해지면서 신규 성장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멤버십 MZ 비중 60%, 젊은 고객 맞춤 서비스 전환 


아이파크몰의 멤버십 고객을 살펴보면 2030세대 60%, 40대 26%, 5060세대 13%로 구성돼 있다. 백화점 대비 고객 연령대가 10살 정도 낮고 MZ세대가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려진 소비층을 사로잡기 위해 아이파크몰은 2024년부터 기존 백화점식 고객관리에서 복합쇼핑몰 맞춤 고객관리 서비스, 즉 젊은 고객에 맞는 고객 케어 전략으로 전환했다. 최소 연 1500만원 이상을 구매해야 하는 백화점 우수고객관리 방식과는 다르게 좀 더 많은 고객에게 혜택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2030세대가 고가상품보다 캐주얼한 상품군을 선호하고 재구매율이 높은 특성을 반영한 조치다. 기존 200명 정도의 우수고객에 집중된 혜택을 3000명으로 확대해 적립률 상향, 패션 · F&B 쿠폰 확대, 무료 커피 쿠폰 제공 등 몰을 이용하는 다수의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해 젊은 고객을 사로잡을 생각이다.


고객관리 전략을 바꾸면서까지 MZ세대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이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 핫플레이스로 각광을 받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전 연령대의 고객이 몰리는 곳으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올해 신규 및 리뉴얼 오픈한 쇼핑몰들은 MZ세대 특화 쇼핑몰을 표방하고 있지만 오로지 MZ세대만을 타깃으로 하지 않고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해 전 연령대의 고객을 끌어들이는 지역대표 쇼핑몰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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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1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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