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든 레노프 굿온유 대표 "지속가능성, 책임 있는 실천 돕겠다"

강우현 기자 (noblekang@fashionbiz.co.kr)|24.12.26 ∙ 조회수 1,741
Copy Link

전 세계 6000개 이상 패션 · 뷰티 브랜드의 지속가능성 정도를 평가하는 ‘굿온유(Good On You)의 대표 고든 레노프를 만났다.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뛰고 있다는 그는 근무 환경과 윤리적인 공급 구조, 친환경적인 재료의 사용과 폐기까지 다양한 각도에서 브랜드를 평가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지속가능성에 대한 방향과 내용, 윤리적 소비 트렌드의 흐름을 살펴봤다.

 

고든 레노프 굿온유 대표 

‘지속가능성’이 산업 내 필수적인 키워드가 된 지도 수년이 지난 지금, 기업들의 지속가능한 정도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지속가능성 평가 기관인 굿온유는 소비자들에게 패션과 뷰티 브랜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고 평가하며 윤리적 소비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6000개 이상 브랜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람, 지구, 동물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각 브랜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평가를 진행한다.


최대 1000개의 데이터 포인트와 100개의 핵심 이슈를 종합해 브랜드의 지속가능성을 분석하고, 점수 체계를 통해 평가한다. 브랜드의 공급망 전체를 포함해 원자재부터 제품 폐기까지의 영향을 정밀하게 조사하고 ‘피해야 할 브랜드(1점)’부터 ‘우수한 브랜드(5점)’까지 5단계로 평가 점수를 부여한다. 글로벌 패션 플랫폼 ‘파페치(FARFETCH)’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등과도 협업하며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고든 레노프 굿온유 대표는 지난해 11월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와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직무대행 유현석)이 진행한 ‘지속가능 패션 토크’에서 ‘우리는 왜 지속하는가?’라는 주제로 세계 시장에서의 지속가능 패션에 대한 요구와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그가 생각하는 지속가능성에 관한 내용을 더욱 상세하게 들어봤다.

 

Q. 브랜드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A. 투명성이 가장 중요하다. 브랜드에서 자사의 관행에 대한 정보를 얼마나 공개적으로 공유하는지가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첫 번째 지표이기 때문이다. 투명성이 없다면, 브랜드의 사회적․환경적 영향을 정확히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 브랜드가 지속가능성 목표에 대해 어떻게 보고하는지도 주목한다. 지속가능성에 헌신하는 브랜드는 종종 연례 보고서를 발행하거나 개선을 위한 측정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에 대한 투명한 보고를 통해 브랜드가 현재 어떤 상태에 있는지뿐 아니라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도 평가할 수 있다.

 

Q. 패션 산업에서 지속가능성과 윤리적 소비 트렌드의 변화는.

A. 최근 몇 년간 전 세계적으로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각국 정부와 국제 기구는 브랜드의 공급망, 원자재, 환경적 영향을 더욱 투명하게 관리하도록 새로운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2025년부터 많은 기업에 적용될 EU의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CSRD)’이 있다.


또 소비자들도 그 어느 때보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정보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가치관과 일치하는 브랜드를 찾고 있으며, 동시에 윤리적 소비에 대한 생각도 키워가고 있다. 브랜드의 경우 규제의 영향으로 ‘추적 가능성(Traceability)’ 조치를 채택하고 있다. 많은 브랜드가 원자재의 출처, 공장의 위치 및 공급업체 정보, 공급망 내 작업 환경, 생산 공정에 대한 세부 사항 등을 공개하며 윤리적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얻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움직임은 긍정적이지만, 이러한 변화가 실제로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데 여전히 어려움이 있다. 이 때문에 지속가능성 지표를 표준화하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브랜드가 그린워싱(환경 위장 홍보)하거나 정보를 은폐하지 않고 진정성을 갖도록 유도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해 책임 있는 소비를 실현하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Q. 글로벌과 한국 브랜드 간 지속가능패션 방향이나 내용의 차이는.

A. 국제적 브랜드들은 자재, 생산 공정, 공급망 등과 관련된 세부 정보를 공개하는 경향이 더 두드러진다. 이러한 투명성은 지속가능성과 윤리적 경영에 대한 글로벌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지속가능성을 강조하기 위해 원자재 출처, 공정의 투명성, 추적 가능성 등의 세부 사항을 명시하고 있다.


한국 브랜드의 지속가능성 노력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부족해 명확한 비교는 어렵다. 글로벌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한국 브랜드는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정보를 공개하는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브랜드의 규모, 정책 차이, 혹은 소비자 기대 수준의 차이에서 비롯될 수 있다. 한국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고 투명성을 높이려면 국제적인 기준과 접근 방식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

 

Q. 지속가능 패션을 추구하며 강한 인상을 남긴 한국 브랜드가 있나.

A. 한국 브랜드와의 교류를 이제 막 시작한 단계라 종합적인 평가를 제공하기는 어렵지만, 굿온유에서 평가한 브랜드 중 상위 15% 안에 드는 ‘Good’ 등급을 받은 세 브랜드를 소개하고 싶다. 이 등급은 대부분의 브랜드가 달성하지 못한 수준이다.


‘플리츠마마’는 재활용 소재를 활용해 친환경 패션을 선도하는 브랜드로, 지속가능성과 디자인을 조화롭게 실현하고 있다. ‘컨티뉴’는 자동차 폐기물과 같은 독특한 재활용 소재를 사용해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낫아워스’는 윤리적이고 지속가능한 생산을 중심으로 운영하며, 환경 및 사회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지속가능성을 위해 우수한 노력을 기울이는 다른 많은 한국 브랜드가 있다. 다만 아직 우리의 평가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을 뿐이다. 추후에도 한국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협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Q. 지속가능성을 더 널리 알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A. 매주 패션과 뷰티에서 지속가능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소비자에게 조언과 정보를 제공하는 다양한 기사를 발행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정보를 담고 있다.


또 웹사이트와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매달 약 100만명의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속가능성을 위한 실천을 격려하고,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며, 소비자들이 책임감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Q. 앞으로의 사업 목표나 계획은 무엇인가.

A. 소비자들의 선택이 브랜드를 더욱 지속가능하게 변화시키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제품이나 브랜드가 환경과 노동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일이, 가격이나 제품 특성을 아는 것만큼이나 쉬운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정보를 더 명확하고 접근하기 쉽게 제공하며, 브랜드의 투명성과 책임감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계획이다. 또 소비자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선택이 지속가능한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도우려고 한다.

 

 고든 레노프 굿온유 대표

지속가능패션 토크 연설 중인 고든 레노프 굿온유 대표

 

문체부 · 콘진원이 주최한 ‘2024 지속가능패션 토크’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이 국내 지속가능 패션의 방향성을 제시할 포럼 ‘2024 지속가능 패션 토크’를 진행해 국내 지속가능 패션 브랜드를 소개하는 ‘오! 잘 샀다’ 팝업을 오픈했다.


애니멀 프랜들리 디자인, 소수자 친화적 디자인 의류, 폐군용 텐트를 활용한 셔츠, 지역 취약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해 제작한 가방, 폐기 원단을 재활용한 테크웨어 등 환경을 고려한 지속가능한 패션 브랜드를 한자리에서 선보였다. 11월 7일에는 2024 지속가능 패션 토크를 진행했다. 패션 업계가 글로벌 성장에 필요한 인사이트를 얻고, 지속할 수 있는 미래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글로벌 지속가능 패션 브랜드 평가기관인 굿온유(Good On You)의 고든 레노프 대표가 참석해 세계 시장에서의 지속가능 패션에 대한 요구와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또 국내에서 지속가능 패션을 선도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플리츠마마’ ‘네파’ 등 관계자가 참석해 성공 사례를 공유하기도 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지속가능 패션 팝업 전시는 콘진원이 주관한 ‘2024년 지속가능 패션 제작 지원 사업’에 참여 중인 브랜드들이 참여해 친환경 디자인, 소재, 공존과 윤리적 소비 등 각 브랜드의 디자인 철학과 가치를 선보였다. 참여 브랜드로는 ‘갸즈드랑’ ‘도픈’ ‘르쥬’ ‘몽세누’ ‘비건타이거’ ‘쉘코퍼레이션’ ‘카네이테이’ ‘템츠’ ‘할리케이’ 등 총 9개 브랜드였다.

Comment
  • 기사 댓글 (0)
  • 커뮤니티 (0)
댓글 0
로그인 시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더 자세한 기사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유료회원 되서 다양한 기사를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Ban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