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코 셰퍼 마무트 CEO "어센틱 아웃도어 진수 보여주겠다"

곽선미 기자 (kwak@fashionbiz.co.kr)|24.12.12 ∙ 조회수 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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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코 셰퍼(Heiko Schäfer) 마무트스포츠그룹 CEO가 지난 11월 초 크리스에프앤씨(대표 우진석 김한흠)와 국내 ‘마무트’ 전개에 대한 비즈니스 전략 공유를 위해 방한했다. 브랜드의 160년 히스토리와 탄탄한 협업을 기반으로 한국에서의 롱텀 비즈니스를 계획 중인 하이코 셰퍼 CEO는 짧은 방한 기간에 한국의 아웃도어 시장을 어떻게 진단했을까. 크리스에프앤씨와 어떤 식으로 마무트를 운영하기로 결정했는지 들어봤다. 


하이코 셰퍼 마무트 CEO


Q. 한국 아웃도어 시장과 소비자에 대해 어떤 인상을 받았나.


A.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한국 아웃도어 마켓이 매우 역동적이고 규모가 크다는 점이었다. 또 다양한 분야의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고 있어서 앞으로 잠재력도 클 것으로 보였다. 그 속에 있는 소비자들의 모습은 굉장히 앞서 있고 모던한 스타일이면서, 동시에 스타일과 기능성 면에서 높은 레벨을 추구하고 있다는 게 눈에 띄었다.


얼마 전 오픈한 마무트 매장이 있는 더현대판교와 롯데백화점 잠실점을 살펴봤는데, 대부분 단독 매장으로 백화점 내에 고급스럽게 들어가 있어 마무트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전달하기에 알맞아 보였다. 다만 규모와 스토어 퀄리티에 비해 소비자들이 경험하고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콘텐츠가 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른 글로벌 도시와 비교해 차별화된, 새로운 것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Q. 2022년 9월 마무트의 CEO로 영입된 후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의 반등을 위해 주력하고 있다고 들었다. 어떤 것에서 기회를 찾아 움직이고 있는지 궁금하다.


A. 마무트는 아이덴티티가 강력한 브랜드다. 160년간 아웃도어 시장에서 활약해 온 히스토리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믿음도 갖고 있다. 특히 마무트가 자리한 유럽 시장은 아웃도어 브랜드에 기회가 많고 그중에서도 마무트 같은 롱텀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프리미엄 브랜드에 매력적이다. 


마무트라는 브랜드 자체도 글로벌에서 더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작년 기준 약 3억5000만달러(약 4800억원) 매출을 올려 글로벌 타 브랜드 대비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진정성을 가진 어센틱 브랜드로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크게 봤다. 우리는 매년 전년대비 두 배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작은 조직이기 때문에 큰 브랜드와 비교해 의사 결정과 실행을 신속하게 진행하고 변화도 빨리 이뤄낼 수 있다. 


기업 문화적 측면에서도 실제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직원들이 많아 업무 환경이 역동적이고 즐겁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 역시 아웃도어 문화에 진정성을 갖고 있고, 그것이 우리의 퍼포먼스에 긍정적인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준다. 



Q. 대표를 맡은 후 ‘우리는 스트리트웨어 브랜드가 아니다’라는 코멘트를 남긴 인터뷰가 인상적이었다. 마무트는 어떤 브랜드라고 생각하는가.


A. 마무트는 ‘마운틴 프로덕트를 선보이는 160년 전통의 퍼포먼스 브랜드’다. 의류나 신발만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등반에 필요한 밧줄 하나까지 마무트에 오면 모든 것을 살 수 있다. 우리는 헤리티지와 기술력을 기반으로 ‘찐(true, authentic, real)’ 아웃도어를 지향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시즌, 모든 아웃도어 액티비티, 어떤 레벨도 상관없이 모든 것을 커버할 수 있는 테크니컬 상품을 내놓을 것이고, 그렇게 하고 있다. 


무엇보다 아웃도어 활동을 위해 만들었지만, 일상에서 입어도 편안하고 아름답다는 것이 중요하다. 마무트의 글로벌 상품은 현재 한국에서 라이선스로 선보이는 아이템들도 이 같은 결을 같이 가져간다. (직접 입고 있는 아이템을 소개하며) 지금 내가 입고 있는 옷도 비즈니스 미팅에 입기에 손색없는 팬츠와 롱 슬리브 티셔츠이지만 모두 기능성 상품이다. 일하기에도 편안하고 멋스럽고, 당장 나가 뛰어도 쾌적한 기능성을 갖췄다.



Q. 한국에서 비즈니스 전략은 어떻게 세우고 있나.


A. 우선 포지셔닝은 마켓 내 영향력이 큰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향한다. 급진적인 성장보다는 중장기 비전을 기반으로 롱텀 비즈니스를 통해 점진적으로 성장하고자 한다. 


마무트만의 글로벌 스토리와 전략을 토대로 한국 시장 특성을 반영해 운영하는 밸런스가 중요할 것으로 본다. 한국 소비자는 섬세하면서도 아웃도어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이 때문에 로컬 니즈를 반영해 70%는 글로벌 아이템, 30%는 로컬 라이선스 상품으로 브랜드를 경험하게 할 계획이다. 


모든 것은 크리스에프앤씨와의 합의된 전략이다. 일방적이기보다는 쌍방향으로 영감을 주고 시너지를 얻기 위한 것으로, 한국을 포함해 마무트의 특정 마켓에서 반응이 좋은 상품은 전 세계로 풀어내기도 할 것이다. 유럽 상품을 아시아에 선보이 듯 한국이나 일본에서 기획한 아이템을 유럽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유통도 숍인숍이나 단독숍 등 점진적으로 확장한다. 글로벌에서 ‘에버그린 프로젝트’ 등을 통해 20년, 30년 내내 선보이고 있는 마무트의 키 아이코닉 상품도 한국에서 선보이면서 마켓 내 이미지를 차근차근 빌드업한다. 동시에 아웃도어 협회나 인플루언서를 통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면서 어센틱 프리미엄 아웃도어로서 자리를 명확히 잡는 것이 목표다.


‘플래닝은 중요하지만 플랜은 아무것도 아니다’. 한국에서의 활동도 계획보다는 실행하며 나타나는 반응에 유동적으로 대응하고 진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 



Q. 마무트는 과거 한국 시장에서 오랫동안 전개된 브랜드로, 국내 소비자들이 인식하는 포지셔닝이 명확하지 않다. 어떻게 바꾸고, 새롭게 어필할 것인가.


A. 세 가지 포인트를 확실하게 할 생각이다. 이것은 현재 글로벌에서도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 첫 번째로 포지셔닝을 명확하게 ‘넘버원 아웃도어’ ‘진정성 있는 리얼 아웃도어’로 가져가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상품, 마케팅, 유통 등 모든 전략은 이 가치를 실현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두 번째는 가격대를 확고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나라별, 파트너별로 유동적으로 운용하는 가격 정책은 브랜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인 중 하나다. 많이 파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세 번째는 우리의 전략을 잘 이해하고 있는 디스트리뷰터와의 파트너십이다. 지난 1~2년 사이 글로벌 시장에서 100여 개 점포가 문을 닫았는데, 그 이유가 대부분 마무트의 정책과 파트너사 사이의 운영 방침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한국 파트너인 크리스에프앤씨는 우리 브랜드는 물론 마켓과 유통, 소비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회사 인프라는 물론 비즈니스 빌드업 역량과 맨 파워 모두 탁월하다고 생각한다.



Q. 구체적인 성장 목표는 무엇인가.


A. 크리스에프앤씨는 한국에서 5년 내 1000억원대 규모로 마무트를 키울 것이라고 했다. 이 계획을 매우 신뢰하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도 좋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글로벌에서는 1조원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한다. 홀세일과 소비자 판매가 각각 50% 비중이라 글로벌 본사는 물론 각 국가의 파트너들의 협조가 꼭 필요한 목표다. 


현재 마무트 전개 국가 중 가장 성장률이 높은 곳은 중국이다. 지난해 전년대비 77%나 성장했다. 일본과 영국이 뒤를 잇고 있다. 새롭게 시작하는 한국에서도 좋은 파트너와 함께 오랫동안 비즈니스를 펼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패션비즈 2024년 1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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