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 시리즈 1] 플리츠마마, '제로 웨이스트' 대중화 성공

곽선미 기자 (kwak@fashionbiz.co.kr)|24.12.09 ∙ 조회수 1,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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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비즈>가 패션 시장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가치이면서도 실현하기 어려운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과 관련된 연재를 시작한다. 


그동안 <패션비즈>는 브랜드나 기업이 보여주는 재무적 정량 지표나 트렌드를 이끌어내는 마케팅 파워와 그것을 성공시키는 사람들에 주목해 패션 시장을 조명해 왔다. 이번 12월호부터는 작게라도 지속가능한 패션 시장을 이룩하기 위해 천천히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는 브랜드와 기업, 사람을 찾아 이들의 철학과 지향점을 공유하려 한다. 


첫 번째 주인공은 제로 웨이스트를 실현하기 위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니트 가방’으로 대한민국에 친환경 소재 사용 붐을 이끌어낸 브랜드 ‘플리츠마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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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코디언 주름 형태의 니트 가방으로 잘 알려진 ‘플리츠마마’는 송강인터내셔날(대표 왕종미)이 2017년 론칭한 브랜드다. 생산 과정부터 고객이 상품을 받아 사용하고 A/S를 받는 순간까지 모든 과정에 ‘제로 웨이스트’를 추구하는 어려운 길을 걷고 있다. ‘내가 버린 페트병이 가방으로 탄생한다’라는 이 브랜드의 슬로건은 2017년 당시에는 다소 생소한 개념이었지만, 2024년 현재에는 가장 기초적인 친환경 패션 생산법 중 하나로 손꼽힐 만큼 대중성을 갖게 됐다. 


플리츠마마 상품의 핵심은 페트병 재활용 원사와 홀가먼트 니팅 기법을 꼽을 수 있다. 원사 상태에서 실을 염색하면 손실률도 1%로 대폭 줄고 그 실로 전개도 모양 그대로 가방을 편직하면 자투리 원단이나 실이 남지 않는다. 가방 제작에 쓰는 실도 필요한 만큼만 생산해 재고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전 과정에 쓰레기가 생기지 않도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왕종미 송강인터내셔널 대표는 전 직장에서 경험한 니트 재활용 실로 만든 가방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플리츠마마를 론칭했다. 버려진 것이나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로 ‘상품성 있는 뭔가’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홀가먼트 니팅 기법의 가방을 떠올렸다. 마침 효성티앤씨에서 일본에서 수입한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원사(리젠)를 만들고 있다는 것을 알고 파트너십까지 맺게 됐다. 


홀가먼트 니팅으로 재료 손실률 0%를 향해


효성티앤씨는 초기에는 일본에서 수거된 폐페트병을 수입해 리젠 원사를 만들다 국내 업체들과 협업을 통해 국내에서 수거한 페트병 재활용 원사를 상용화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현재는 폐페트병은 물론 폐어망을 재활용한 원사까지 다양한 재활용 소재를 개발해 스포츠, 아웃도어, 잡화 브랜드에 제공하고 있다. 


플리츠마마와 효성티앤씨의 협업은 코로나19 전후로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실감하게 된 브랜드들로 퍼지면서 각 지역 기관과 협업해 폐페트병과 폐어망을 수거해 상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지역 순환 프로젝트로 확산됐다. 플리츠마마는 제주, 서울, 부산, 여수로 로컬 프로젝트를 이어 갔고, 이후 아웃도어 브랜드와 대형 캐주얼 브랜드들이 강원도와 서울시 등 지역 기관과 각각 협력해 선한 영향력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플리츠마마의 상품에서 나오는 쓰레기가 있다면 가방의 이음매를 연결하는 실일 것이다. 평생 무상 A/S를 제공하는 플리츠마마에서 유일하게 사용하는 부자재가 이음매 연결 실이기 때문이다. 쉽게 망가지는 가방이 아니어서 실제로 접수되는 A/S는 일주일에 1~2건에 불과하다고 한다. 


플리츠마마 × 효성, 로컬 프로젝트 확장


제로 웨이스트를 추구하는 플리츠마마의 성격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는 ‘팝업스토어’를 지양한다는 점이다. 팝업스토어는 짧으면 2~3일, 길어야 6개월 동안 운영한다. 보통은 한두 달 운영하고 철수하는데, 철거할 때 많은 쓰레기가 나오기 때문에 오랫동안 운영할 수 있는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프라인 핵심 공간으로 운영 중이다. 현재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1호점, 광장시장에 2호점이 있다. 팝업을 운영하면 ‘무인양품’과 협업했을 때처럼 해당 브랜드 집기를 최대한 활용하는 편이다.


최근 플리츠마마는 제주도와 서울시 등 도시와 함께 한 재생 순환 프로젝트에 이어 해외 주요 도시 에디션도 출시하고 있다. 가방이라는 아이템에 국한되지 않고 모자나 파우치, 키링 등 카테고리도 넓히는 중이다. 특히 포스코이엔씨와 협업을 통해 아파트 브랜드 ‘더샵’ 내 인테리어에 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 패브릭 개발에 함께 했다. 인테리어에 활용할 수 있는 패브릭을 활용해 가구까지 제작하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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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지난 10월에는 일본으로 영향력을 확장하기도 했다. 10월 23일부터 29일까지 일본 이세탄백화점 신주쿠 본점에서 진행한 팝업 행사를 성황리에 마무리한 것. 해당 매장에는 현지 소비자를 포함해 업계 관계자 및 바이어가 3000명 이상 방문해 플리츠마마의 글로벌 유통 활로를 넓힐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일본 팝업, ‘친환경’ 가치 글로벌로 전파


이번 팝업은 이세탄백화점의 서스테이너블 전략의 일환으로 기획된 행사이며 ‘컬러풀, 지속가능성’이라는 주제로 총 5개 브랜드가 참여했다. 플리츠마마는 한국 브랜드로 유일하게 합류했고 일본 브랜드인 ‘코코(coxco)’ ‘미루나(mi luna)’ ‘모아니(moani)’ ‘모날리(monnali)’가 함께 했다.


플리츠마마는 시그니처 상품인 숄더 · 토트백을 비롯해 최근 론칭한 러플백, 스텔라실버백, 트위드백 등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였다. 왕종미 송강인터내셔날 대표는 “이세탄을 방문한 일본 고객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방문한 글로벌 고객까지 플리츠마마의 아름다움과 지속가능성에 매료됐다”라며 “이번 팝업을 시작으로 일본 내 유통 채널을 다각화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플리츠마마는 지난 9월 열린 ‘트라노이 도쿄 트레이드쇼’에도 스페셜 초청 브랜드로 참가해 이틀 동안 100여 개 고객사에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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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비즈 2024년 1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패션비즈는 매월 패션비즈니스 현장의 다양한 리서치 정보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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