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꽁티비·LF랑놀자 등 '임플로이언서', 소비자와 通했다!
유명 연예인이나 수십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셀럽의 영향력도 슬슬 지루해지는 요즘 소비자들과 친밀하게 공감대를 쌓으며 브랜드 이미지는 물론 판매에도 영향력을 미치는 인플루언서가 주목받고 있다. 바로 자발적(?)으로 브랜드의 전면에 나서 소비자와 사업부 간 메신저가 된 ‘임플로이언서*’들이다.
* 임플로이언서 : Employee(직원)와 Influencer(인플루언서)의 합성어
“홍보나 판매보다는 무조건 재미.” 영상 콘텐츠로 소비자와 ‘찐텐’을 주고받는 패션 기업 임플로이언서 채널이 올해 더욱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인위적으로 홍보를 전면에 드러내기보다 ‘패션회사 직원’들의 일상에 녹아 있는 아이템과 취향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으로 소비자와 공감대를 쌓는다. 콘텐츠가 나오는 모든 과정은 철저히 2030세대 직원들의 결정으로 이뤄지며, 임원진 간섭은 절대 금지다.
브랜드를 가장 잘 아는 내부 직원의 역량을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진정성 있는 설득도 가능하고, 실질적으로 마케팅 비용 절감 효과도 탁월하다. 일반 직원들의 일상룩, 쇼핑 아이템, 라이프스타일 용품들은 실제 일상과 가깝게 느껴지고, 쉽게 따라 할 수 있어서 좀 더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진다. 인플루언서에게 상품과 비용을 주고 기획한 콘텐츠의 경우 화제성은 높을 수 있지만 소비자들은 광고라는 것을 다 알고 속아 준다는 기분으로 소비하기도 해서 임플로이언서 활용이 더욱 긍정적인 편이다.
일반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트렌디한 스타일, 신상 아이템의 경우 이 효과는 더욱 극대화 된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자사몰 내 라이브나 리뷰 등 콘텐츠는 다양한데, 대표적으로 유튜브에서는 삼성물산패션(부문장 이준서)의 ‘알꽁티비’, LF(대표 오규식․김상균)의 ‘LF랑 놀자’를, 자사몰 활용 콘텐츠에서는 무신사(대표 조만호․박준모)의 ‘무신사라이브’를 꼽을 수 있다.
얼핏 보면 기업의 채널이라는 것을 알아보기 힘들 만큼 힘을 싹 빼고, 경쟁사 상품도 가감 없이 보여주며 소비자와 환상적인 ‘티키타카’를 보여주는 이 콘텐츠들은 누가 만들고 있을까. 공식 채널에 얼굴 공개도 마다하지 않고 열렬히 콘텐츠 생산과 브랜드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는 대표 임플로이언서들을 만나봤다.
알꽁티비, 보수적인 삼성물산의 비공식(?) 채널로 입소문
삼성물산패션부문 홍보실의 이지수 프로는 패션 유튜브에 관심이 조금만 있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는 유명인이다. 이지수라는 그의 이름은 몰라도 ‘뉴알꽁’ ‘알꽁티비 혼자 하는 분’으로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매주 삼성물산패션 소속 다양한 팀 직원들의 출근룩과 쇼핑 아이템을 중심으로, 패션회사 막내인 본인의 출장과 외근 등 업무 브이로그를 틈틈이 올려 좋은 반응을 얻었다.
알꽁티비는 현재 패션기업 임플로이언서 채널 중 가장 구독자 수가 많다. 지난 2021년 10월 10만명을 넘겨 실버버튼을 획득해 현재는 10만7000명을 유지 중이다. 연예인이나 셀럽, 인플루언서와 협업해 콘텐츠를 만드는 ‘세사패TV(삼성물산패션 공식 채널)’나 ‘8초TV(에잇세컨즈 채널)’와 달리 자발적 ‘비공식 채널’로 4년째 이어지고 있다.
알꽁티비는 코로나19가 심각하던 2020년, 알과 꽁이라는 별명을 쓰는 직원 두 명이 만든 채널이다. 두 직원이 몰래 숨어 다니면서 영상을 찍는 모습이 미어캣을 닮아 사내 동료였던 그래픽 디자이너가 알꽁 캐릭터를 디자인해 주면서 알꽁티비의 현재 모습이 만들어졌다. 기존 알꽁 듀오에서 현재는 뉴알꽁으로, 시작부터 운영까지 모두 직원들 자체 힘으로만 이어져 아이덴티티가 확실하다. 이 프로는 공채 입사 후 홍보 직원 대상의 ‘트렌드 테스트’에서 1등으로 두각을 드러내며 뉴알꽁의 자리를 이어받았다.
삼성물산패션부문의 비공식 유튜브 채널 '알꽁티비' 운영자 이지수 프로
소비자와 티키타카로 친밀감 & 공감대 형성 탁월
알꽁티비의 대표 콘텐츠는 패션 기업 직원들의 ‘출근룩’이다. 실제로 출근하는 직원들 중 패션 스타일이 좋은 사람을 붙잡고 입은 옷과 사용한 액세서리 등의 정보를 공유해 인지도와 인기를 동시에 쌓았다. 알꽁티비의 영상을 인기순으로 나열하면 1위부터 7위까지가 출근룩과 데일리룩, 시즌룩(S/S 출근룩, 장마철 출근룩 등)이다. 2~3개 콘텐츠를 제외하면 15위까지도 출근룩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알꽁티비는 이 프로를 포함한 직원들의 일상적인 모습, 업무할 때 혹은 출장이나 외근할 때 브이로그 등을 통해 직장인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면서 삼성물산의 이미지를 부드럽게 만드는 데 기여했다. 채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데, 공채 면접 때 ‘입사 후 꼭 알꽁티비에 출연하고 싶다’라는 포부와 의욕을 드러내는 지원자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모르던 브랜드의 이색 아이템을 잘 소화한 직원들의 스타일과 제안 상품을 보고 삼성물산패션의 전개 브랜드로 유입되는 경우가 꽤 있다. 특히 유튜브 채널 시청자 층과 타깃이 비슷한 ‘샌드사운드’와 ‘디애퍼처’에 대한 반응이 꽤 좋은 편이다. 대표적으로 직원들이 입고 있던 디애퍼처의 빈티지 맥 재킷과 플리츠 스커트에 대한 문의가 급증했고, 영상 공개 전주 대비 3배 이상 팔려 화제를 모았다. 올 초에 선보였던 샌드사운드의 ‘스너글 후디 다운’은 유튜브 공개 후 판매율이 3배 올랐다.
난해한 디자인도 쉽게, ‘출근룩’ 콘텐츠 인기
알꽁티비는 ‘비공식’ 채널이기 때문에 이 프로의 업무 KPI(핵심 성과 지표)와는 무관하다. 그래서 콘텐츠 노출 후 꼭 판매가 이뤄져야 한다는 부담도 ‘0’이다. 알꽁티비를 이어가는 것은 오롯이 ‘구독자와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담당자(알꽁)들의 의지다. 보수적인 삼성물산 소속임에도 팀장은 물론 임원도 알꽁티비 콘텐츠에 관여할 수 없다. 알꽁티비의 인기 비결이 초기부터 이어져 오는 친근함과 자연스러움이기 때문에 내려온 지침이라고 한다.
이 프로는 홍보실에서의 본인 업무 짬짬이 채널 관련 기획과 촬영, 컷 편집과 자막 작업을 하고 있다. 임원도 말을 얹을 수 없는 알꽁티비 이 프로의 파트너는 비주얼 커뮤니케이션팀(일러스트, 굿즈, 최종편집 등) 뿐이다. 보통 월요일을 피해 출근길을 촬영하고, 주간에 편집해 금요일 점심에 업로드한다.
이 프로는 “유튜브 보는 것을 좋아할 뿐인 조용한 성격이라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말 거는 게 쉽지 않지만 구독자들이 좋아해주는 알꽁티비를 생각하며 매주 도전 중이다(웃음). 영상에는 회사 이름을 한 번도 공개한 적이 없는데도 대기업 소속 막내 직원이 운영하는 비공식 채널이라는 아이덴티티를 많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할 수 있는 때까지 신선한 기획을 많이 보여주면서, 플랫폼화해서 다음 알꽁 그다음 알꽁까지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LF랑놀자, 고객-사업부 연결하는 주요 채널
조용한 LF 홍보실 한쪽에는 매주 목요일 까르르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 시간대가 있다. 바로 홍보실 뉴미디어팀의 회의 시간이다. 목요일은 금요일에 정기 업로드할 영상을 시사하고, 다음 영상을 위한 회의를 하는 날이다. 임형익 총괄 매니저와 박소연 매니저를 주축으로 인턴 두 명과 함께 구성한 뉴미디어팀은 LF의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콘텐츠를 담당하고 있다.
‘나랑놀자’처럼 보이는 LF랑놀자 채널은 패션 회사의 막내들과 같이 쇼핑 가고 싶은 채널로 캐릭터를 잡아가고 있다. 1997년생부터 1999년생까지 모두 20대로 구성된 뉴미디어팀은 언니 라인과 동생 라인으로 캐릭터를 설정해 친구 같은 채널로 기업에서 운영하는 것일 뿐인, 어려울 수 있는 패션을 쉽게 접하고 따라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인다.
기존에는 트렌드로 떠오른 핫플레이스나 팝업스토어로 콘텐츠를 기획하다 2023년 말 구독자 2만명을 넘기면서 패션 딥다이브 채널로 콘셉트를 명확히 했다. 인스타는 유튜브의 서브 겸 아카이빙 채널로 개설했다가 사용 언어와 타깃의 차이를 실감하고 2024년 5월, ‘9to6 나인투식스 매거진’으로 개편해 운영 중이다. 현재 시청 타깃은 MZ세대로, 유튜브는 30대가 가장 많고 인스타는 18~34세가 79%를 차지한다.
LF의 유튜브 채널 'LF랑 놀자'의 운영자(홍보실) 임형익 총괄 매니저와 박소연 매니저
‘웃기는 게 1번’ 판매 및 신규 유입 성과 GOOD
LF는 직원 개인의 유튜브 활동도 제한하지 않고, 오히려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낼 만큼 자유로운 분위기로 유명하다. 그도 그럴 것이 실제로 LF랑놀자 채널로 실질 판매나 마케팅 이슈에 도움을 받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본 영상으로는 25만 조회수를 기록했고, 쇼츠로는 410만 조회수를 기록한 ‘패션회사 직원들은 무슨 지갑 들고 다녀요?’에는 ‘닥스’의 미니 거울 백이 등장한다. 쇼츠의 조회수 추이와 판매량 그래프가 동일한 상승 곡선을 그릴 정도로 판매에 영향을 미쳤던 이 영상을 통해 해당 상품 매출은 5억원을 넘겼다. 구매 고객 중 신규 고객이 85%를 넘겨 사업부에서도 놀랄 만한 성과를 올렸다.
또 쇼츠에서 304만명이 본 지갑 콘텐츠에 등장한 ‘아떼’ 카드 지갑은 판매 수량 5000개를 넘기며 대박을 기록했다. 이 상품도 구매 고객 중 신규 고객이 90%였는데, 기존 회원 구매의 경우는 20대 구매자가 40% 비중으로 구매 연령이 확 낮아지는 효과를 봤다. 비인기 상품으로 출시 후 3개월 동안 29개 판매된 닥스의 70만원대 빅백은 채널에 공개되고 한 달 만에 남은 물량을 완판하고 예약판매까지 진행했다.
채널 노출 후 완판, 신규 고객 구입률 85~90%
‘리본 백팩’으로 거의 국민템이 된 ‘아떼’의 ‘르봉백’은 LF랑놀자를 통해 출시를 알렸는데, 소개하자마자 문의 댓글과 구매가 이어져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실착한 모습이 궁금했는데, 영상에서 착장 모습을 보여줘서 참고한 후 바로 구매했다’라는 후기가 인상 깊었다고 한다.
LF랑놀자는 고객과 가장 가까운 소통 창구의 기능을 톡톡히 하고 있다. 상품에 대한 의견이 댓글로 달리면 사업부에서는 바로바로 모니터링해 사이즈나 컬러, 디테일에 반영한다. 기존에는 지난 시즌 리뷰를 상품에 반영했으나, 지금은 실시간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회사에서도 고객과 사업부를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채널을 운영하는 팀으로 여겨 홍보실의 위상이 올라갔을 정도다.
뉴미디어팀은 “재미가 가장 중요하다. 소비자들이 재미있고 쉽게 패션을 접할 수 있는 패션 딥다이브 채널로 성장하고 싶다. 자사 브랜드만 선보이면 광고라는 것을 소비자는 바로 안다. 실제로 우리가 잘 쓰고 있는 트렌디한 타사 상품과 함께 자사 상품의 매력도 잘 보여줄 수 있도록 더 설득력 있는 콘텐츠를 만들 계획이다”라며 더욱 성장할 LF랑놀자를 응원해 달라고 했다.
무신사 담당자들이 호스트인 라이브커머스!
무신사는 유명 유튜브 콘텐츠 스튜디오 못지않은 빵빵한 출연진으로 유명한 ‘무신사TV’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 파트너사에 임플로이언서 채널로 더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은 ‘무신사 라이브’다. 임플로이언서 콘텐츠임에도 자체 방송 스튜디오, 경험이 풍부한 PD, 패션 에디터 등 내부 전문 인력을 활용해 파트너사의 만족도를 높이고, 실제 판매로 활발히 이어질 수 있는 기획을 지속하고 있다.
무신사 라이브커머스팀은 방송이라는 특성에 따라 약 10명의 팀원과 함께 MD, 마케팅팀, 에디터팀 등 무신사 내부 수많은 팀과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방송 열흘 전에는 프로모션과 브랜드, 메인 상품을 정하고 이후 진행자와 모델 섭외, 디자인 작업, 추후 채널 홍보 방식 등 방송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동시다발적으로 유연하게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고.
무신사 라이브는 2021년 1월에 론칭해 지난 9월까지 800회가 넘는 방송을 진행했다. 매주 월요일에서 목요일 사이 1~2회, 월평균 30회 라이브를 꾸려오고 있다. 평균 방송 접속자 수는 5만명으로, 무신사의 패션 에디터가 호스트로 출연해 메인 브랜드의 상품 디테일과 유용한 스타일링 정보 등을 소개한다. 인플루언서나 유명인 없이 내부 직원만 출연하는 데도 라이브 방송 시청자 수가 2만명이 넘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디렉터가 직접 전하는 비하인드 스토리로 인기
단순히 상품을 소개하는 기존 라이브와는 달리 내부 에디터들이 타깃 소비층에 맞춰 직접 개성 있게 착장을 구성하는 것이 장점이다. 해당 브랜드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스타일과 아이템 활용 방법을 제안하고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접근성을 강화하고 있다. 전문적인 방송 진행자나 유명 인플루언서가 출연하거나 예능 요소를 강조하지 않기 때문에 ‘친근함’과 상품에 대한 집중도를 무기로 채널 영향력을 키웠다.
특히 올해 1월부터는 ‘디렉터스 라이브’도 구성했다. 실제 브랜드의 디렉터나 상품을 기획한 인물이 등장해 상품 기획 과정이나 비하인드 스토리, 시즌 콘셉트 등을 아이템 정보와 함께 전달해 고객과 소통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디렉터가 등장한 방송은 그렇지 않은 방송 대비 채팅 건수가 4배 이상 많을 정도로 소통이 활발하다.
1월 이후로 ‘트리밍버드’ ‘글로니’ 등 20개가 넘는 라이징 패션 브랜드가 디렉터스 라이브를 진행했다. 1시간 동안 2억원 매출을 올릴 정도로 흥행을 거뒀고, 평균 주문량도 300% 이상 증가하는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브랜드를 좋아하는 팬들의 니즈를 반영한 탁월한 기획이었다.
무신사 에디터가 제안하는 착장? 완판 행렬 이어져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것 중에는 최근 진행한 인플루언서 협업 콘텐츠도 있다. 유튜버 ‘해쭈’와 함께 진행한 ‘엠엠엘지(Mmlg)’ 라이브였는데, 무신사 에디터가 엠엠엘지 메인 상품으로 직접 모델과 함께 해쭈의 착장을 현장에서 연출하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냈다. 누적 접속자 5만5000명이 라이브를 보고 빠르게 구매해 초도 수량을 완판했고, 7000장 이상의 예약 발송 매출을 기록했다.
상품뿐만 아니라 디렉터의 철학과 스토리에도 관심을 갖는 브랜드 팬들을 위해 ‘디렉터스 라이브’를 선보였는데 신규 고객 유입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라이브 방송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브랜드와 고객 모두에게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파 인스타그램 콘텐츠 '팀장님 다녀오겠습니다 - EP.28 관악산 편'
‘등산 + 맛집’ 연계한 마니아 콘텐츠로 인기
‘네파’의 인스타그램을 보다 보면 종종 전속 모델의 멋진 화보컷과 상품 홍보 내용 외에 조금 엉뚱해보이는 콘텐츠가 슥 올라올 때가 있다. 바로 ‘팀장님 다녀오겠습니다’라는 에피소드다. 유명한 등산로나 코스 소개로 시작해 맛집 지도로 마무리되는 이 콘텐츠는 은근 기다리는 팔로어들이 있을 정도로 알음알음 알려지고 있다.
아웃도어 기업인 네파(대표 이선효) 마케팅팀 소속 서다정 대리와 김휘찬 대리가 만들고 있는 ‘팀장님 다녀오겠습니다’는 ‘JOY OF NATURE’라는 네파의 철학에 맞춰 정말 ‘자연에서 재밌게 놀아보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상품 판매 보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알리고, 네파와 함께 이런 곳 가보고 맛있는 거 먹자는 소통에 중점을 둔다.
업로드 주기는 한 달에 한 번. 지난 11월 말로 28번째 에피소드를 올린 이 콘텐츠는 2022년 7월에 시작했다. 네파 임직원 중에 개인이 브랜드를 앞세워 운영하는 계정 몇 개가 있었는데, 마케팅팀에서는 그것을 대표 콘텐츠와 접목시켜보고 싶었던 것. 초기 콘셉트는 ‘등산은 거들 뿐, 마케팅팀이 대신 먹고 마셔보겠습니다’였다고 한다.
‘자연에서 재밌게 놀자’ 네파크루도 한 몫
2022년 11월에 서 대리가, 2024년 6월에 김 대리가 합류하면서 현재 구성이 됐다. 주력 멤버는 두 사람이지만 마케팅팀 전원(네케터즈)이 동원될 때도 많다. 발산하는 에너지의 결이 완전히 다른 두 사람은 담당하고 있는 주력 부문도 다르다. 1993년 생인 서 대리는 기획 전반을 담당하면서 ‘맛집 컬렉터’로서의 자부심을 살려 맛집 서치에 특히 공을 들인다. 1991년 생으로 직접 2000명 규모의 ‘야너등’이라는 등산크루를 운영할 정도로 아웃도어 마니아인 김 대리는 등산 코스나 현장에서 강점을 발휘한다.
네파 인스타그램 콘텐츠 '팀장님 다녀오겠습니다' 담당 김휘찬, 서다정 대리
등산 코스 정보는 네파크루, 맛집 정보는 박희범 네파 마케팅 실장 등 주변 인물들로부터 알아내 콘텐츠로 발행하고 있다. SNS와 바이럴 마케팅, 네파크루 소통 등 기존 마케팅 업무를 하면서 달에 한 번은 꼭 등산을 해야 하는 일정이라 생각보다 쉽지 않지만 주말을 할애해서라도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두 사람의 관심 범위나 체력에도 차이가 있어서 이를 좁히기 위해 노력도 한다.
서 대리는 “네파에 입사하면서 등산을 접했다. 브랜드에 속한 마케터가 산을 좋아하는 우리 고객이나 네파크루보다 모르면 안된다는 생각에 일반 소비자보다는 좀 더 알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처음엔 정말 체력이 달리는 걸 느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시간 날 때마다 등산을 다니며 체력을 기르고, 산에서 소비자들이 어떤 것을 입고 쓰고 즐기는지 정보 취합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구 콘텐츠로 확장, 내년에는 영상까지 도전
김 대리는 “등산을 정말 좋아해서 ‘블랙야크’에서 진행하는 ‘100대 명산’도 다 올랐을 정도로 일상에서도 즐기고 있다. 4년 정도 등산 크루를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 회사에서 담당 중인 네파크루와의 업무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일과 취미의 구분이 없는 편이라 재미있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등산과 맛집을 주요 콘텐츠로 선보이면서 소비자와의 소통을 위해 등산 좋아하는 젊은 층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미션을 정해 실행하기도 한다. 산을 오르고 내리는 동선으로 지도 앱에 ‘N(네파라서 N)’ 모양을 그리는 ‘N 미션’, 다음 등산 코스는 다트를 던져 정하는 ‘랜덤 게임’ 등이 있다. 실제로 최근 갔던 대전 계룡산은 박 실장이 전국 지도에 다트를 던져서 정해진 코스라고 한다.
목표는 서울 등산 코스를 넘어 전국구로 콘텐츠 범위를 넓히고, 더 많은 소비자들이 볼 수 있게 숏폼 등 영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네파의 주력 상품이나 품질 좋은 비주력 아이템 일부를 직접 입고 보여주기도 하지만, 마케팅팀에서는 ‘팀장님 다녀오겠습니다’라는 콘텐츠 자체를 다양한 이업종과의 협업 툴로 키울 생각이다. 벌써 주류나 F&B 부문에서 연락이 오고 있어 조만간 재미있는 작업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몰 기획전 리뷰에 참여한 '쿠론'팀 디자이너들
코오롱몰, 직원이 직접 리뷰하는 기획전 콘텐츠
임플로이언서가 꼭 유튜브나 라이브 같은 영상에서만 활약하는 것은 아니다. 자사몰이나 플랫폼 내에서 직원들이 직접 자사 상품을 소개하고 리뷰하며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콘텐츠도 최근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대표 유석진, 이하 코오롱FnC)은 자사몰인 코오롱몰 내에 브랜드별로 기획전을 구성해 해당팀 직원이 직접 참여하는 리뷰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쿠론’ ‘이로’ ‘캠브리지멤버스’ 등 코오롱FnC 브랜드 임직원들이 자사 상품을 활용한 데일리룩을 보여주며 신상품을 소개하는 식이다.
단순히 상품 누키 컷만 보여주는 것보다 전체적인 스타일링을 볼 수 있어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다. 아이템의 장점도 확실히 보이고, 저렇게 따라 입으면 되겠다는 생각이 구매로 연결된다고 한다. 가장 큰 장점은 마케팅 비용 절감과 신뢰도 증가다. 회사 내부 사람이 직접 등장해 아이템에 대한 본인의 의견과 경험을 말해 주기 때문에 모델이나 연예인, 셀럽이 등장해 예쁘게만 보이는 콘텐츠보다 신뢰성과 진정성을 준다는 것.
코오롱FnC의 경우 코오롱그룹 전체 유튜브 채널인 ‘코오롱 KOLON’에도 종종 등장한다. 코오롱도 임플로이언서 채널 중 하나인데, 계열사 직원들의 데일리룩부터 먹고, 바르고, 구입하는 모든 것을 콘텐츠로 보여준다. 코오롱FnC는 주로 패션 데일리룩이나 신상품을 담당하고 있고, 센스 있는 직원의 집을 들여다보는 콘텐츠도 인기다.
코오롱그룹의 공식 유튜브 채널 정보와 코오롱FnC 관련 콘텐츠
■ 패션비즈 2024년 12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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