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정혜 분크 대표 "답습이 아닌 변화하는 브랜드 만들어야"

한 브랜드의 대표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면서 유튜브, 인스타 라방, 블로그까지! 종횡무진 활약하는 그녀는 바로 석정혜 분크 대표다. 한 가지만 잘해도, 아니 하나만 하기에도 힘들 것 같은데 석정혜 대표는 이 모든 순간을 즐기며 파워풀한 에너지를 내뿜는다.
석정혜 분크 대표는 국내 핸드백 마켓의 한 획을 그은 디렉터이자 CEO다. 디자이너 핸드백 시대를 열었고, 가성비 마켓의 트렌드세터로 자리매김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유통 흐름이 바뀔 때 온라인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론칭한 분크는 오프라인까지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며, K-핸드백 톱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제가 이 업을 오래 해서 이젠 저의 삶 그 자체가 돼 버렸어요. 그래서 사실 일을 한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그냥 삶이니까요. 디렉터이자 대표, 요즘은 유튜브와 라방까지 다 해내느라 피곤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하는데 별로 피곤하지 않아요. 재밌어요.”
석정혜 대표의 당찬 모습에서는 에너지와 진정성이 가득 느껴진다. ‘쿠론’으로 국민백 신화를 만들어낸 그녀가 다시 한번 분크로 국내 핸드백 시장에 파장을 일으킨 것은 아주 유명하다. 2018년 매출 60억 규모에서 현재 440억 규모로 성장했고 분크라는 브랜드 파워력은 꺾이지 않고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 론칭 6년 차로 접어든 지금, 현재의 분크는 전반적으로 ‘안정화’에 돌입했다고 그녀는 평가한다.
또 한 번의 신화? 6년 차 ‘분크’ 영향력 여전
그녀는 “이전에 큰 조직에서 일할 때는 디자인이나 마케팅 등 일부만 신경을 썼지 전체적인 부분은 사실 신경 쓴 건 아니잖아요. 하지만 분크는 생산부터 자금, 영업까지 자체적으로 시작해서 회사를 여기까지 빌드업한 거죠”라며 “지금은 물류 시스템이나 조직적인 부문에서 완벽히 세팅돼 매우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이렇게 일을 할 수 있는 지금이 제일 행복하고 좋아요”라고 말했다.
그중에서도 분크팀에 대한 언급을 애정 있게, 또 자신 있게 강조했다. 전문성과 열정으로 똘똘 뭉친 조직 덕분에 단단하게 ‘유지’되고 ‘확장’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실제로 석 대표와 쿠론 때부터 함께했던 대기업 경력자들과 함께 회사 규모보다 분크와 석정혜 대표를 바라보고 들어온 열정적이면서 능력 있는 MZ세대 직원들이 조화를 이루며 운영되고 있다.
“바이어나 외부 사람들이 우리 조직을 보면 깜짝 놀라요. 대기업 수준의 전문가들이 뭉쳐 있고 또 일에 대한 열정이나 애사심이 넘치는 사람들이 많아서요. 저도 직접 느껴요”라는 석 대표는 “분크에서 저는 배로 따지자면 선장이라고 할까. 그 뒤에는 조타수도 있고 기관장도 있고 기름을 넣는 사람도 있을 테죠. 저는 지휘를 할 뿐이지 이 뒤에서 받치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아요. 그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고 혼자 하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새로움과 소통 = 성공 공식? ‘따라 할 수 없다’
분크는 매주 신상품을 발매하면서 항상 ‘새로움을 준다’라는 점이 강점이다. 이와 함께 석 대표의 라이브 방송으로 ‘소통’까지 더해지면서 그 파워는 더 강력하게 작용한다. 물론 이 시스템을 그대로 옮겨 ‘분크의 성공 공식’을 따라 하는 브랜드는 정말 많았지만 성공한 경우는 거의 없다.
‘왜일까?’ 소통과 시스템은 하나의 수단일 뿐 이 브랜드가 찐 팬에게 통했던 부분은 그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녀라는 존재는 대표이자 디렉터라는 개념에서 조금 더 확장해 하나의 ‘정체성’이기도 하다는 점이 타 브랜드가 쉽게 쫓아갈 수 없는 ‘진짜’ 이유다.
그녀는 “브랜드 초창기부터 라이브 방송은 꾸준히 했어요. 아직 브랜드가 초기 단계일 때는 내가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명감이 있었고 가방 브랜드에 사실은 저 같은 존재가 있는 브랜드가 없잖아요. 제가 만들었으니까 제가 설명하는 게 낫고 누구의 힘을 빌려서 한다는 것이 매우 작위적이라고 생각했어요”라고 말한다.

‘궁금함’ 남겨 놓는 것이 포인트, 매력 높인다
단순히 하나의 물건을 팔기 위해 접근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진 계기나 가방에 대한 설명 정도만 재치 있게 방송에서 풀어나간다. 그녀만의 솔직하고 매력적인 소통 방식이 오랫동안 팬덤을 유지하면서 끈끈하게 만들어주는 부분이다. 석 대표의 유쾌한 입담을 듣기 위해 라이브 방송을 꾸준히 즐겨 보는 사람도 많다. 이러한 진정성을 느끼며 자연스럽게 분크의 고객이 된다. 실제로도 방송 이후에는 매출이 확 뛴다고.
생활의 일부처럼 고객과 소통을 이어오는 그녀는 물론 소비자의 니즈도 디자인에 반영한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한 끗’의 차이가 존재한다. 피드백을 일정 부분 수용하지만 ‘전부’를 받아들이진 않고 항상 ‘궁금함’을 남겨놓는 것이 그녀만의 철칙이다.
그녀는 “라이브 방송 때 ‘그 가방에는 뭐가 추가되면 좋겠어요’ ‘여기는 이렇게 바꿔주세요’ 등 소비자 의견이 들리는데 그 의견을 다 받아들이는 건 아니에요. 항상 우리 마케터나 크리에이터들에게도 하는 얘기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궁금함이 있어야 그 제품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제가 예술가가 아니고 상업 디자이너니까 소비자 접점 안에서 저만의 스타일을 풀어 나가야 되죠”라고 설명했다.
온 · 오프라인 매출 50 : 50, 이상적인 편형 유지
이 궁금증이라는 무기는 빠르게 분크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게 한 이유기도 하다. 모두가 알고 있는 면도칼을 가방에 접목해 가상의 공간(온라인)에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여기에 적절한 밀당과 상품에 대한 변화가 더해지면서 온라인이 막 떠오르던 시기에 제대로 흐름을 탔다.
이 모토로 오프라인에서 성공을 거뒀던 디자이너가 이번엔 온라인에서도 대성공을 거둔 것이다. 물론 몸집을 키우면서 온라인 중심으로 전략을 치우치지 않고 오프라인 유통도 적절하게 확장한 덕에 균형을 맞추며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현재는 국내 오프라인 매장은 22개, 면세점 1개, 온라인은 자사몰을 포함해 7개의 유통에서 전개 중이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출 비중은 50 대 50일 정도로 이상적인 편형을 이루고 있다. 그녀는 “하다 보니까 왼쪽으로 움직이면 오른쪽으로 가야 하고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왼쪽으로 가야 한다고 느꼈어요. 분크라는 브랜드로 이 중심을 잡고 평형을 잘 유지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말했다.

해외 진출 드라이브, 우메다 팝업서 매출 10배↑
올해는 해외 시장에 제대로 ‘출사표’를 올렸다. 지난 7월 일본에 공식몰을 오픈했고 9월에는 도쿄 오모테산도에서 론칭 행사를 대대적으로 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제 막 K-브랜드들이 해외 시장으로 본격 진출하며 성과를 내기도 하지만 석 대표의 일본 진출은 이미 몇 년 전부터 탄탄하게 기획된 결과물이다. 그것에 대한 방증일까? 첫 해외 팝업이었던 오사카 한큐 우메다 본점 팝업스토어에서는 매출이 10배 가까이 오르며 성공적으로 첫 단추를 끼웠다.
이 흐름을 타 본격적으로 해외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먼저 일본은 12월에 신주쿠 이세탄에서 두 번째 팝업을 연다. 이처럼 오프라인 행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일본 내 소비자 접점을 넓히며 어느 정도 인지도나 사업적인 면에서 안정화가 됐을 때 플래그십스토어나 백화점 매장 등 정식 오프라인 매장도 내겠다는 계획이다. 일본 소비자 니즈에 맞춘 컬러를 개발하고 마케팅도 강화한다.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유럽과 북미 시장도 함께 공략하면서 사세를 넓힌다는 방침이다. 젠더리스 라인도 본격적으로 확장하면서 사업 볼륨도 키울 계획이다. 일본 진출과 마찬가지로 실질적으로 남자 소비자의 니즈가 늘었음을 판단하고, 내년에는 젠더리스 라인 단독 팝업을 전개하면서 남성 소비자들을 직접적으로 만나볼 생각이다.
답습하는 브랜드? NO!, 시대에 맞게 변화해야
그녀의 진짜 포부가 궁금해질 무렵 브랜드 전반적인 큰 ‘계획’에 대해 물어봤다. 석 대표는 “국내 핸드백 시장이 위기인 것은 지금 시대가 많이 바뀌었는데 기존에 해왔던 것을 고집하고, 마음을 바꾸지 않았던 것, 그에 대한 결과가 지금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온라인이 더 중요하고 오프라인이 덜 중요하다는 말이 아니에요. 결론적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죠”라고 운을 똈다.
그러면서 “지금은 모든 정보가 다 오픈돼 있어요. 어디서 무슨 가방이 나오고 누가 뭐를 들고 어떤 것을 사는지 다 알고 있죠. 어디서 본 듯한 가방은 아마 모든 브랜드에 나와 있을 거예요. 저는, 그리고 분크는 어떤 브랜드를 답습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요. 그냥 저 스스로 변화하고 시기적절하게 시대에 맞게 변해서 발전하는 브랜드가 되고 싶어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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