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반등 노리는 5대 패션 대기업, 2025년 비장의 카드는?
패션 대기업의 파워, 얼마나 막강할까? 과거에는 거대한 자본력과 하이엔드 브랜드를 앞세워 패션시장을 쥐락펴락할 만큼 영향력이 대단했다면, 지금은 힘이 많이 빠진 상태다. 이유는 글로벌 시장에 K-패션 열풍이 불면서 대기업 부럽지 않게 성과를 내는 중소업체 브랜드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올해 5대 대기업 모두 실적이 저조한 가운데 2025년에 내밀 비장의 카드는 무엇일까.
패션마켓 전반에 뚜렷한 브랜드 세대교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패션 대기업들 역시 힘이 많이 빠진 모양새다. 삼성물산패션부문(부문장 이준서), 한섬(대표 김민덕), 신세계인터내셔날(대표 윌리엄김), 코오롱FnC(대표 유석진) 등 패션 대기업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역성장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패션 5대 대기업들 가운데 유일하게 LF(대표 오규식·김상균)만 선방했지만, 부동산 금융부문인 코람코의 리츠 매각에 따른 보수가 증가에 따른 실적 호조로서 패션부문 매출은 줄어들었다. LF의 3분기 누적 실적을 보면 매출이 1조3968억원으로 전년대비 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001억원으로 전년대비 741%가 늘어났다. 하지만 패션부문의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128억원으로 작년 보다 2.8% 줄었다.
삼성물산패션부문의 3분기 누적매출은 1조4630억, 영업이익은 1270억원을 올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2.8%, 영업이익은 14.2%가 줄었다. 한섬은 3분기 누적매출이 1조496억원(-2.4%), 영업이익 426억(-38.2%)으로 영업이익은 30%대가 넘게 하락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3분기 누적매출이 전년대비 3.7% 떨어지며 9264억원을 기록해 1조를 넘지 못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3.5% 줄어 265억원에 머물렀다. 코오롱FnC부문은 3분기 누적매출이 전년대비 5.2% 늘어난 8311억원을 기록했으나, 같은기간 영업이익이 무려 75.7%나 떨어졌다.
'K-패션 열풍'에 속앓이(?) 2025년 글로벌 겨냥
K-패션 열풍 흐름 속에서 결코 웃지 못하는 패션 대기업들이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패션 대기업들은 1조대에서 2조대의 매출 볼륨을 갖고 있지만, 신명품 등 수입 브랜드에서는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반면 자체 브랜드를 통한 매출에서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 K열풍이 일어나기 전 ‘한국 패션의 미래는 글로벌에 있다’며 중국, 유럽, 미국 등에 가장 먼저 깃발을 꽂았던 이들이지만, 현재 K-패션 트렌드에서는 이들 회사의 브랜드가 거론되지 않고 있다.
상황이 바뀌자 패션 대기업들도 2025년에는 글로벌 마켓을 겨냥한 항해를 준비 중이다. 미래 먹거리는 ‘글로벌’에 달려 있다고 보고 칼을 빼들었다.
타임 2025 S/S 글로벌 컬렉션
‘2030년 2조 목표’ 한섬, 해외BIZ에 달렸다
한섬은 중장기 비전을 통해 2030년 매출 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표 브랜드인 ‘타임’과 ‘시스템’의 글로벌 비즈니스를 확대, 유럽·북미·아시아 진출을 통해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지난 2019년부터 패션패션위크에 꾸준히 참가한 시스템은 올 6월 파리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열었으며, 7월에는 갤러리라파예트 백화점에 단독 팝업을 열어 주목받기도 했다. 타임은 지난해 글로벌 컬렉션 ‘더타임’을 본격적으로 론칭하고 올 2월 파리패션위크에 첫 참가해 관심을 받았다. 시스템과 타임 모두 현지 백화점 내 단독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코오롱FnC부문은 ’코오롱스포츠’ ’아카이브앱크’ ’왁’ 등 핵심 브랜드의 글로벌 비즈니스를 확장하면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중국에서의 매출 성과를 등에 업고 올 하반기에는 일본 이토추와 손잡고 일본 시장에 진출하는 등 글로벌 보폭을 넓혔다.
‘지포어’ 中·日 라이선스 코오롱FnC, 보폭 넓혀
아카이브앱크는 태국 유통기업 센트럴백화점과 단독 디스트리뷰션 계약을 맺고 태국으로 영역을 넓혔으며, 왁은 미국을 비롯해 일본·중국·베트남·대만·인도네시아 등에 진출한 상태다.
최근에는 골프웨어 ‘지포어’ 본사와 중국·일본에 대한 마스터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를 거점으로 아시아 시장에 도전을 낸다. 2021년 국내에 론칭한 지포어는 2년 만에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으며, 이를 바탕으로 2025 S/S시즌부터 중국과 일본에 직접 지포어를 전개하는 주체가 된다.
먼저 중국에서는 골프를 어우르는 럭셔리 스포츠 브랜드로의 확장성을 목표로 브랜드를 리포지셔닝한다. 일본은 국내와 마찬가지로 럭셔리 골프웨어 브랜드로의 아이덴티티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중국은 앞으로 5년간 30개 매장, 일본은 5년간 주요 도시 내 12개점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에잇세컨즈
3000억대 성장 ‘에잇세컨즈’ 아시아권 진출 노려
삼성물산패션부문은 ‘에잇세컨즈’의 아시아권 진출을 노린다. 2025년 핵심 사업 중 하나가 에잇세컨즈의 아시아권 공략이다. 올해 국내에서 3000억대 브랜드로 매출이 반등한 만큼 아시아권 공략을 통해 글로벌 진출 기회를 얻어 볼 생각이다. 실제 에잇세컨즈는 국내에서도 외국인 방문 빈도가 높은 상권에서 매출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LF는 대표적으로 '헤지스'가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성장세를 타고 있어 내년 초에 중동시장으로까지 확장한다. 이와 함께 자회사 씨티닷츠에서 전개하는 ‘던스트’가 MZ세대를 타깃으로 안착하자 전사에 성공 DNA를 심어 넣고 있다. 던스트는 지난 4월 중국 상하이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해외에서의 발판을 마련했으며, 올해 겨울부터 중국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계열사 신세계톰보이를 통해 성장 가능성이 큰 신규 브랜드 발굴과 적극적인 투자, 자체 브랜드(스튜디오톰보이 등)의 글로벌 시장 확장으로 신성장동력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신진 브랜드에 투자하는 이유는 상생 목적이 크다”라며 “대기업으로서 새로운 브랜드를 발굴하고 투자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을 만들겠다”라고 전했다. 이들 신생 브랜드를 통해 K-패션 생태계의 동반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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