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꽂혔다" 패션과 디지털 만남, 마켓 변화 속도 빨라진다
박진한 기자 (pxrkjxnhxn@fashionbiz.co.kr)|24.11.15 ∙ 조회수 6,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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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이아이엔씨 'EV' 팩토리 AI 핸드백
인공지능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다. 2016년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국으로 사람들에게 AI시대 서막을 알렸던 이후, 지난 8년 동안 눈부신 속도로 발전해왔다. 2024년 다시금 노벨상 시상에서 물리학상과 화학상에서 AI가 메달을 휩쓸며 인공지능의 파급력이 다시금 화두에 올랐다.
패션 분야에서도 AI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들이 출시되면서 패션산업을 혁신하고 있다.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해 브랜드 캠페인 영상을 제작하거나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가장 적합한 사이즈를 추천해주는 서비스 뿐만 아니라 트렌드 예측, 재고관리, 물류×유통, 디자인, 구매경험 등 패션업의 전 과정에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퓨처아트:인공지능과 만나는 창조적 예술> <인공지능을 활용한 패션디자인>의 작가이자 라사라패션교육개발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김원 에이앤컴퍼니 대표는 “패션계에서 AI의 영향력은 계속 커질 수 밖에 없다. 명품브랜드에서는 AI 활용 컬렉션을 선보이고 AI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인 ‘메종메타’는 AI 패션위크를 개최, 미국 온라인 패션 쇼핑몰 ‘리볼브’와 함께 우승자의 작품을 제작하는 등 현실세계에서도 점차 AI의 영향력이 실체화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원 에이앤컴퍼니 대표
패션계 곳곳 AI, 활용 역량 갈수록 중요해져
김 대표는 앞으로 AI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 세심하고 정교하게 프롬프트(생성형 AI에 요청하는 자연어 텍스트)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브랜드를 중심으로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쉬인(Shein)’의 경우, 백오더 및 프론트 오더 모두 AI를 활용해 7일만에 디자인을 완료하고 5일 안에 전세계 배송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자료 분석, 피드백 그리고 세계 공장을 연결하는 물류까지 인공지능을 활용해 글로벌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미국 대표 의류 제조 및 판매회사인 ‘G’사도 인공지능으로 제작한 샘플도 컨펌하겠다는 계약 내용을 최근 국내 벤더사들에게 보내오기도 했다. 예전 룰루레몬 등 글로벌 기업들에서 CLO(클로, 3D 의류디자인 프로그램)로 제작한 샘플로 컨펌을 진행하던 것에서 더 나아간 모습을 보여주며 글로벌 패션 시장에서도 AI 활용이 더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돼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F&F, 한솔 등 소수의 대기업을 중심으로 인공지능을 패션에 적용하고 있다. 김 대표는 국내 패션 시장은 해외보다 AI 활용에 있어서 아직 미비한 수준이지만 대기업 중심으로 신사업 먹거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작은 인디 브랜드들도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데 거부감이 없고 오히려 작은 조직이기 때문에 이를 더 빨리 수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라사라패션직업전문학교, AI 콘테스트 열어
국내에서도 패션과 AI 융합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 라사라패션직업전문학교(이사장 유주화)는 AI 패션 디자인 콘테스트 '2024 FLY HIGH ! FASHION CONTEST' 개최를 통해 AI 특화 디자이너를 양성하고 더 나아가 AI를 이용한 새로운 패션쇼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릴 예정이다.
이번 콘테스트에서는 자유 주제로 가방 디자인과 이와 어울리는 의상을 디자인 해야한다. 미드저니, 달리, 스테이블 디퓨전, 마이크로 이미지크리에이터 등 어느 패션 AI 툴을 사용해도 상관없지만 디자인에 사용한 프롬프트를 제출해야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렇게 제작된 작품들을 바탕으로 추후 영상 형식의 패션쇼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브이아이엔씨(대표 곽창훈)에서는 서울 동대문 동화상가 1층에 가방 제작 상담소 ‘EV’ 팩토리를 열었다. 이곳에서는 국내 소량 ODM 및 해외 다량OEM 등을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다. 특히 AI를 활용한 디자인 서비스로 인플루언서 등 자신만의 브랜드를 제작하고 싶은 이들에게 가상의 디자인 맞춤 제작부터 배송까지 원스톱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바이스벌사 '빔스튜디오'
바이스벌사, 디자인•기획 등 인공지능 효율 극대화
패션 AI 스타트업 바이스벌사(대표 안명훈)의 경우에는 패션디자이너와 기획자를 위한 디자인 어시스턴트 ‘빔스튜디오(VIIMstudio)’ 베타서비스를 출시했다. 빔스튜디오는 디자이너들이 기획 업무 시, 레퍼런스를 찾거나 새로운 디자인의 창작을 위해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주는 AI 디자인 어시스턴트 서비스다.
빔스튜디오에서는 다양한 패션 스타일을 학습한 AI 모델인 ‘캡슐’을 제공하는데 디자이너는 하나의 스타일 캡슐을 선택해 새로운 디자인을 창작하거나, 두 개의 캡슐을 동시에 활용해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조합을 시도할 수 있다. 캡슐을 통해 디자인 영감을 얻고, 기획에 필요한 레퍼런스와 아이디어를 효율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앞으로 원하는 스타일이나 브랜드 룩북을 AI로 학습해 각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맞는 맞춤형 캡슐을 생성하고 원하는 디자인을 시각화하는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며, 예측할 수 없는 날씨의 영향으로 기획 빈도가 높아진 패션시장에서 앞으로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빠르게 발전하는 인공지능에 대한 인간의 반감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AI를 무조건적인 위협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통찰을 도와주는 비서 역할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김 대표는 “AI를 통해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이를 디벨롭해 여러 버전의 디자인을 빠르게 생성할 수 있다.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하는 사용자의 역량에 따라 도출할 수 있는 값은 천차만별이다. 그렇기에 앞으로 AI 툴과 프롬프트를 정교하게 다룰 수 있는 능력이 너무나도 중요하게 될 것이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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