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컴퍼니 히스토리 16] New 세정, "100년 향한 첫걸음 뗐다"

김숙경 발행인 (mizkim@fashionbiz.co.kr)|24.11.08 ∙ 조회수 3,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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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컴퍼니 히스토리 16] New 세정,


“세정이 맞아?”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1세대 패션 기업 세정(대표 박순호)의 변신이 연일 화제다. 최근에는 ‘올리비아로렌’을 중심으로 여성패션 부문을 독립 법인화해 사업 전문성을 강화하고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 데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신설 법인은 세정의 100% 자회사이며, 박이라 세정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는다. 법인명은 사내 공모를 통해 결정하며 설립 예정일은 12월 1일이다.


세정은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에 대응하고자 부문별 핵심 역량에 집중해 기업 가치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을 세웠다고 한다. 여성복 분야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고, 좀 더 신속하고 유연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해 ‘글로벌 여성 패션 특화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세정은 패션, 주얼리, 라이프스타일에 이르는 큐레이션 쇼룸 ‘대치342(DAECHI 342)’를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세정빌딩 1층에 열었다. 이곳에는 세정의 남성복 인디안블랙라벨 · 더레이블 · 트레몰로부터 여성복 올리비아로렌, 주얼리 디디에두보, 라이프스타일 코코로박스 등 8개 브랜드로 구성됐다. 세정의 신성장 동력 브랜드인 WMC와 다이닛도 함께 선보였다.


[패션컴퍼니 히스토리 16] New 세정,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는 패션 시장의 특성상 1세대 기업은 ‘올드하다’ ‘고루하다’라는 평을 받으며 서서히 저무는 곳도 많은 게 현실이다. 새로 론칭하는 것보다 오래된 것을 새롭게 유지하는 것이 더 힘든 게 패션 브랜드 사업이다. 하지만 세정은 이 같은 과도기를 잘 극복하고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해 나가고 있다.


지난 7월 1일에는 창립 50주년 행사를 본사가 있는 부산에서 성대하게 치렀다. 이 자리에서 세정은 ‘나는 나의 혼을 제품에 심는다’라는 창립 이념으로 줄곧 성장해 온 박순호 회장의 철학과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매니지먼트 그룹’으로 도약한다는 박이라 사장의 비전을 내세우면서 ‘NEW 세정’의 개막을 알렸다.


1974년 ‘동춘섬유공업사’로 문을 연 세정은 첫 브랜드인 ‘인디안’ 론칭 이후 국내 패션 산업을 이끌어 온 1세대 토종 패션 기업이다. 수입 브랜드 없이 오로지 자체 제작한 토종 브랜드 12개를 운영하는 기업으로서 가위 ‘K-패션하우스’라 칭할 만하다.


[패션컴퍼니 히스토리 16] New 세정,


세정은 가두 상권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만큼 대리점이 패션의 주력 유통채널로 자리매김했던 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까지 전성기를 보냈다. 근 15년 동안 연평균 영업이익률이 15%를 기록할 정도로 잘나갔다. 최고 정점이었던 2009년에는 매출 4874억원, 영업이익 935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무려 19.2%를 기록했다. 당시 제일모직, LG패션, 코오롱패션 등 수많은 패션 대기업 영업 담당자들이 이곳의 대리점 운영 노하우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세정 출신 영업맨 영입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고 했던가. 2000년대 대리점 전성시대가 저물고 백화점 · 쇼핑몰 유통채널을 거쳐 온라인과 모바일이 대세가 된 지금, 세정도 시행착오 과정을 거쳤다. 특히 2013년 단행한 간판 브랜드인 ‘인디안’을 유통 브랜드 ‘웰메이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큰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뚝심 있게 밀고 나가면서 현재 8개 계열사 및 관계사에서 85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하는 3000억원 규모의 중견 패션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세정의 사장이자 신설 법인 대표직에 이름을 올리게 될 박이라 사장은 대학 졸업과 동시에 세정에 입사해 지난 20년 동안 경영 수업을 받았다. 박 회장이 가두 대리점 영업을 중심으로 ‘웰메이드’와 ‘올리비아로렌’을 투톱으로 키워 냈다면, 2세 경영인 박이라 사장은 글로벌을 겨냥한 주얼리 ‘디디에두보’와 온라인 전용 캐주얼 ‘WMC’,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코코로박스’를 신성장 동력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여기에 ‘마뗑킴’ 창업자이자 성공 주역인 김다인 대표와 손잡고 올 초 신규 법인 다니를 설립하고 ‘다이닛’을 뉴 엔진으로 가동 중이다.


박 회장의 정통성에 박 사장의 트렌디함이 어우러져 고리타분한 레거시 기업이라는 타이틀 대신 ‘혁신하는 1세대 기업’이라는 색채로 턴어라운드하고 있다. 1970년대 태동기, 1980년대 성장기, 1990년대 전성기, 2000년대 성숙기, 2010년대 변혁기를 지나 2020년대 새로운 100년을 향하고 있는 세정의 발걸음이 힘차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4년 11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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