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요즘 더 핫해진 '도산상권' K-패션 대세 브랜드 속속

박진한 기자 (pxrkjxnhxn@fashionbiz.co.kr)|24.10.28 ∙ 조회수 4,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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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패션 상권 무게 추(錘)가 청담 명품 거리와 신사 가로수길에서 확실히 도산공원으로 넘어왔다. 1990년대 오렌지족의 핫플레이스로 불렸던 압구정로데오 상권도 트렌디하고 고급스러운 도산 상권의 영향으로 소비자들 발길이 이어지며 다시금 예전의 명성을 찾아가고 있다. 최근 흥행리에 막을 내린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에서 활약한 셰프들이 운영하는 식당도 곳곳에 위치해 있어 더욱더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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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은 ‘성수’로, 플래그십스토어는 ‘도산’으로 간다는 말이 있다. 지난 5월 무신사 엠프티 압구정 베이스먼트를 시작으로 아이웨어 ‘블루엘리펀트’ ‘디젤’ ‘스페이스 도산’ ‘아틀리에나인’ ‘마뗑킴’, 짐웨어 에이치덱스(HDEX)의 ‘힘도산’ 플래그십스토어까지 최근 몇 달 사이 국내외 패션 브랜드들이 도산공원 인근에 연이어 매장을 오픈했다. 


이처럼 도산공원 인근으로 패션 브랜드와 F&B가 모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도산의 경우 청담 명품 거리와 인접해 있고 압구정동과 청담동 등 하이엔드 주거지를 배후로 안고 있다 보니 성수와 달리 객단가를 높여 브랜드를 전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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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도산점 (촬영. 구경효 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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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상권을 찾은 외국인들의 모습(디젤 도산점 ~ 런던베이글뮤지엄 라인)


작은 상권 ‘도산’, 패션과 F&B 밸런스 적정


여기에 도산공원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더불어 런던베이글뮤지엄 등 트렌디한 베이커리 카페와 압구정로데오부터 이어지는 인기 F&B 매장들이 즐비해 있어 패션과 식음료의 밸런스가 작은 상권 안에서 적절히 잘 믹스돼 있다.


낮에는 도산공원 주변 다양한 매장에서 쇼핑 및 팝업 행사를 체험하고 저녁이 되면 한 블록 이동해 다양한 미식 경험을 즐기는 등 도산이라는 작은 상권 안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는 것으로 보인다. 


도산공원은 서울의 주요 상권(명동, 홍대, 강남, 한남, 성수, 도산공원) 중 가장 면적이 작은 상권이지만, 평당 일평균 유동인구로 계산할 경우 6대 상권 중 4위를 기록하고 있다. 규모는 작더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는 상권으로 현재도 골목 사이사이에서는 가림막을 설치하고 건물을 리모델링하거나 새로이 건물을 짓기 위해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패션 및 F&B 매장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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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 F&B 매장 자연도소금빵in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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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2배 증가, ‘핫(HOT)’ 상권 입증


도산 상권의 인기는 수치로도 나타나는데, 도산공원 바로 앞 젠틀몬스터 하우스 도산부터 케이스티파이 도산점까지 이어지는 라인과 런던베이글뮤지엄부터 디젤이 위치한 거리가 글로벌 브랜드들이 선호하는 라인이다. 쿠시먼앤웨이크필드코리아 관계자는 이 주변의 지난 4년간 임대료가 2배 이상 올랐다고 설명했다. 


한 부동산 공인중개업자는 “압구정은 30년 전부터 상권이 형성됐던 곳이다. 도산공원과 도산대로 사이에 위치한 럭셔리 상권을 제외하면 도산공원 인근에는 7~8년 전만 해도 상권 자체가 없었다. 당시 인근 다른 상권에 비해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보니 매장이 생기고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권리금과 월세가 올랐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들이 도산 상권으로 하나둘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임대료가 급등했다. 루이비통 평당 3억, 젠틀몬스터 3억8000만원, 런던베이글뮤지엄 2억9000만원 등 거금을 지불하면서 주변 시세도 덩달아 오르게 됐다. 이들은 매출보다는 브랜드 상징성을 보여주기 위해 이곳에 들어오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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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틀몬스터 X 철권8 팝업


줄 세우는 ‘젠틀몬스터’ 관광 유치 1등 공신


최근에는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주요 K-브랜드들이 매장을 열면서 외국인들에게도 ‘대표 쇼핑 코스’로 떠올랐다. 도산이 외국인들의 쇼핑 메카가 된 것에 가장 혁혁한 공을 세운 것은 바로 아이아이컴바인드(대표 김한국)에서 전개하는 ‘젠틀몬스터 하우스 도산’이다. 


최근 3D 액션 격투 게임 철권 8과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면서 젠틀몬스터 하우스 도산에 팝업을 열었다. 철권 8에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들과 거대한 ‘카즈야’ 캐릭터 모형이 서로 대결 구조로 팝업을 구성해 강렬한 느낌을 주는 공간으로 꾸몄다. 


공휴일 낮 시간대에 방문한 매장에는 팝업을 구경하려는 다양한 이들로 붐볐다. 국내 소비자 외에도 중국, 일본, 동남아, 유럽 등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들이 대형 캐릭터 모형 앞에서 인증샷을 찍거나 포토부스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매장 안에는 길게 늘어선 대기 줄이 진풍경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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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도산 HDEX 플래그십스토어


HDEX ‘힘도산’ 월평균 매출 2억 뛰어넘어


젠틀몬스터 맞은 편에는 디에프코퍼레이션(대표 김혜인)의 짐웨어 브랜드 ‘에이치덱스’의 첫 플래그십스토어인 ‘힘도산’이 오픈했다. 에이치덱스는 스포츠 브랜드로서 도시적 느낌, 공원의 산뜻함,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 등 3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도산공원에 매장을 오픈했다. 


에이치덱스 관계자는 “도산은 여성 패션 상권이 발달한 지역으로, 에이치덱스는 힘도산 매장으로 여성 고객 유입을 가장 기대하고 있다. 현재 외국인 관광코스로도 유명해져 국내를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스포츠 브랜드임을 널릴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힘도산 매장에 방문하는 비중은 현재 여성 6, 남성 4로 2030세대 고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주중 70~100명, 주말 250~300명이 방문하며 오픈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는데 매출 2억원 이상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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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리에나인 도산 플래그십스토어


‘아틀리에나인’ 외국인 80% 이상, 인증샷 성지 


지난 8월에는 바이와이제이(대표 김영근 · 전혜진)의 여성복 브랜드 ‘아틀리에나인’이 한남스토어에 이어 두 번째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했다. 트렌디하고, 감각적이면서 여유 있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현할 수 있는 최고의 입지로 도산 공원을 선택했다. 


아틀리에나인 관계자는 “도산공원에 매장을 오픈한 지 2개월도 채 되지 않았는데 평균적으로 주중 300~400명, 주말 500~600명의 인원이 매장을 방문했다. 이 중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70~80%를 차지하고 있으며, 외국인 중 타 지역 대비 일본 관광객이 50% 이상이다. 오픈 후 지속적으로 매출 증가세를 보이며 상대적으로 더웠던 지난 9월 대비 10월 초 매출은 더블 성장했다”라고 말했다. 


이를 방증하듯 유럽의 빌라와 정원을 연상시키는 새하얀 매장에는 쇼핑과 카페를 즐기는 이들로 매장이 북적였다. 매장 앞에서는 일본과 중국 관광객들이 매장을 배경으로 연신 인증샷을 찍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K-패션이 주목받는 시점에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기대하며 도산공원 매장을 오픈한 아틀리에나인의 목표가 실현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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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엠프티 압구정 베이스먼트


무신사 ~ 스페이스 도산 등 K-패션 집합


무신사(대표 조만호 · 박준모)의 경우 2012년부터 10년간 본사 건물로 사용했던 공간을 ‘무신사 엠프티 압구정 베이스먼트’로 탈바꿈시켜 편집숍으로 선보였다. 압구정 인근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편집숍으로 강남권에 위치한 스타일리스트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으며, 정체성이 명확하고 실험적인 국내외 브랜드를 중심으로 전개해 국내 및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하고 있다. 


하고하우스(대표 홍정우)의 ‘마뗑킴’은 2층 규모의 러프하면서도 쿨한 감성을 가진 단독 매장을 선보였다. 마뗑킴은 도산 매장을 통해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아이코닉한 문화를 한층 더 강화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 외에도 아이웨어 브랜드 ‘블루엘리펀트’와 에이피알(대표 김병훈)의 자사 인기 브랜드를 한데 모은 플래그십스토어 ‘스페이스 도산’도 오픈해 패션 브랜드 외에도 잡화와 뷰티 제품으로 이곳을 방문하는 국내외 다양한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들 매장도 주중, 주말 할 것 없이 평균적으로 300명 이상의 워크인 고객들이 방문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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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뗑킴 도산 플래그십스토어


132% 성장세, 가로수길과 달라 


2020년 코로나19 시기부터 도산 공원이 상권으로 서서히 부상해 2021년 1월부터는 도산 상권의 매출이 본격적으로 상승했다. 2023년 12월 관측 이래 최고 매출을 경신함과 동시에 매출 최저점이었던 2020년 3월 대비 132%의 매출 성장을 보이면서 서울 주요 상권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수치를 보이고 있다. 


남신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리테일 임차자문팀 이사는 패션 및 F&B 상권으로서 도산 공원의 전망에 대한 질문에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은 한 상권에 서로 모이는 것을 선호하고, 모여있을 때 패션이 소비되는 상권으로서 강점을 갖게 된다. 도산공원은 최근 3~4년 동안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션 브랜드들이 모이고 있으며,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와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등이 다채롭게 구성돼 있다. 따라서 향후에도 해외 브랜드들의 관심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라고 답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현재 도산공원은 6~7년 전 가로수길 모습과 닮았다. 임대료가 계속 오르며 새롭게 들어올 임차인에게 높은 월세를 요구한다. 대기업 및 글로벌 기업의 경우 거액을 지불해서라도 원하는 장소에 들어가길 원하기 때문에 이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큰 기업들이 운영하는 매장의 경우에는 늦은 시간까지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점차 인기가 식어가면서 상권이 죽어가게 된다. 상권 형성이 짧은 가로수길과 달리 도산 & 압구정 상권은 오래된 역사를 가진 상권으로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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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틀몬스터 하우스 도산 ~ 케이스티파이 도산점 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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