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 살거면 올해 사라" 내년 가격 인상 예고?
각 아웃도어 브랜드별 대표 다운 아이템. 왼쪽부터 밀레, 디스커버리익스페디션, 노스페이스 (기사 내용과는 무관)
“다운 사실 거면 올해 사세요. 내년에 가격 많이 올라요.” 요즘 아웃도어 브랜드 담당자들 입에 붙어있는 말이다. “지금 30만~40만원짜리 다운 점퍼면 내년에는 50만~60만원대에 나올 거에요. 보통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3배수 하니까 같은 함유량의 구스 다운을 사용한다는 가정 하에 18만~20만원 오른다고 생각하시면 돼요”라는 상세한 설명이 붙는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중국에서 다운 재킷 소비량이 급증하면서 다운 원자재 가격이 급증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지난 3월 1kg 기준 평균 110달러 선이던 화이트 구스(깃털 80% 비중) 가격은 8월초 약 140달러까지 올랐다. 요즘 인기가 오르고 있는 화이트 구스(90%)는 167달러, 그레이구스(90%)는 160달러선이었다. 올해 초 대비 반기 만에 35%나 가격이 뛰었다. 덕 다운도 31% 비싸졌다.
원인은 작년 11월부터 지난 2월까지 이어진 중국의 한파다. 이로 인해 중국 내에서 소비하는 다운 재킷 소비가 급증했고, 폭설을 동반한 한파로 인해 중국 내 거위와 오리 사육 농장 상황이 열악해져 개체 수가 감소하면서 구스 및 덕 다운 생산 자체가 어려워졌다. 악순환이 이어진 것.
각 아웃도어 브랜드별 대표 다운 아이템. 왼쪽부터 K2, 네파, 아이더 (기사 내용과는 무관)
국내 브랜드의 경우 올해는 지난해 수급해 둔 다운을 활용해 가격 조정이 수월했으나, 당장 내년 생산 분부터는 원가 인상으로 인한 판매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 대부분이 중국산 다운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아웃도어 및 스포츠 브랜드들은 올해부터 유러피안 구스를 사용해 아예 프리미엄 포지션의 상품을 제안하거나 덕 다운을 활용한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또 써모어, 씬에어, 신슐레이트 등 원단형 대체 충전재나 웰론, 테디볼, 그래핀패딩, 울 다운 등의 대체 충전재를 사용한 아이템 카테고리도 선보이는 중이다.
유독 길었던 무더위에 추위가 늦게 오면서 아웃도어는 황금 같은 가을 간절기 판매기를 놓쳤다. 당장 10월 중순부터 쌀쌀해지고는 있으나 올 겨울에 일부 기후 과학자들의 말대로 한파가 올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부 아웃도어 마케팅 담당자는 “브랜드 내 직원인 우리도 돈 내고 사고 싶을 만큼 상품력과 디자인을 한껏 업그레이드한 다운 재킷이 정말 많다. 솔직히 마케터로서 이런 말은 하고 싶지 않지만, 내년 가격 인상은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다운 재킷을 사려고 마음 먹었던 소비자가 있다면 꼭 올해 장만하길 권하고 싶다. 이로 인해 올해 막혔던 판로가 뚫린다면 브랜드 입장에서도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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