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에이유브랜즈 등 상장 추진 기업 경쟁력은 '탄탄한 IP'

곽선미 기자 (kwak@fashionbiz.co.kr)|24.10.14 ∙ 조회수 10,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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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피스스튜디오부터 에이유브랜즈까지 오랜만에 패션 기업들이 IPO를 예고했다. 이들 기업들은 탄탄한 IP를 확보하고 있어 최근 공모 시장에서 기대주로 손꼽힌다. 생산력을 중시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지속적인 콘텐츠 생성과 글로벌로 확장 가능한 IP 보유 여부에 금융가의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에 IPO를 준비 중인 기업들은 온라인에서 성장해 오프라인으로 확장하고, 글로벌을 노리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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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패션 전문기업의 IPO(Initial Public Offering; 기업공개) 행렬이 이어진다. 기업 가치 1조원 이상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대어(大魚) ‘마르디메크르디’ 전개사 피스피스스튜디오를 비롯해 올 1월 ‘락피쉬웨더웨어’ 본사 젠나를 인수하며 사업 확장에 나선 에이유브랜즈, ‘코드그라피’ 등 성공적인 캐주얼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는 콘트리트웍스 등 굵직굵직한 패션 기업들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제조력을 갖추고 있어야 상장할 수 있던 과거와 달리 최근 IPO를 준비하는 패션 기업은 다양한 자체 브랜드를 통해 IP(지식재산권)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회사의 성장을 이끈 대표 브랜드 사례를 플랫폼 삼아 후속 브랜드를 연달아 내놓으면서 성장 동력이 될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어내는 것이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곳은 역시 피스피스스튜디오(대표 박화목 · 서승완, 이하 피스피스)다. 피스피스는 브랜드에 투자하기 위한 자금 조달 목적보다는 글로벌 진출에 주력하기 위해 IPO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일본 시장에 직접 진출하면서, 작게는 매장 오픈을 위한 임대 계약에서부터 비상장사라는 사실에 한계를 느꼈다는 것. 글로벌 시장에서 협상력을 확보하고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상장 계획을 가동한다는 설명이다. 


상장 필수요건 ‘자체 IP 경쟁력’, 목적은 ‘글로벌’


실제로 작년 매출은 687억원으로 2022년 373억원 대비 84.18% 늘었고, 영업이익은 146억원에서 257억원으로 76.03%, 당기순이익은 107억원에서 208억원으로 94.39%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작년 기준 37.4%에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255억원(전년대비 232.17% 증가)이어서 투자 유치를 꼭 해야 할 이유가 없다.


현재 보유한 투자 유치금도 적지 않다. 2021년 10월 무신사파트너스를 통해 10억원 시드 투자를 받은 데 이어 작년 9월 5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총 510억원을 유치한 것. 이 중 무신사파트너스는 올해 1월 기존 투자자들에게 보유 지분을 매각했다. 마르디메크르디가 온라인 유통 확장을 위해 무신사 단독 체제를 풀고 일본 시장에 직접 진출하면서 파트너십은 자연스럽게 해제됐다.


피스피스는 마르디메크르디 외에도 추후 성장동력이 될 만한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키우고 있다. 박화목·서승완 대표는 마르디메크르디를 전개하며 얻은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시스템화해 신규 브랜드 개발과 론칭을 지속하고, 이것이 회사의 성장과 직결될 수 있도록 경영 체계를 잡았다. 1명의 디자이너가 한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약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보고 그들이 직접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할 수 있게 독려하는 체계이며, 벌써 지난 9월 브랜드 1개를 론칭했다.


피스피스스튜디오 ‘마르디메크르디’ 1500억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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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2023년 3월 인수한 먼데이에디션을 시작으로 신규 법인 파운드오브젝트, 오픈디스아이디어, 샤이대디를 통해 각각 ‘먼데이에디션(ACC)’ ‘아르노글래스(리빙)’ ‘나디스(프래그런스)’ ‘샤이선(아동복)’을 전개 중이다. 마르디메크르디에서 경험한 메종(리빙), 르삭(핸드백), 레쁘띠(키즈) 등의 확장 경험을 바탕으로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마르디메크르디의 상징적인 그래픽 등 브랜드 IP를 적극 활용해 라이선스 비즈니스도 진행 중이다. 펫 컬렉션 ‘마르디메크르디쥬디’와 함께 중국 시장 전개를 라이선스로 진행 중이다. 올 초까지 에이유브랜즈에 라이선스를 제공했던 레뽐므(신발) 라인은 올 하반기부터 직접 운영한다.


피스피스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500억원, 국내에서 1000억원을 올려 총 1500억원 매출을 낼 계획이다. 매장은 핵심 국가별 주요 도시를 거점 삼아 30개까지 확장한다. 현재는 한국과 일본, 대만, 중국, 홍콩,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 총 18개점을 운영 중이다. 내년 아시아 시장을 선점하고, 이후 북미와 유럽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락피쉬’ 새 주인 에이유브랜즈, 해외로 영토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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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피쉬’ 라이선스 전개 14년 만에 본사까지 먹어 치운 기업 에이유브랜즈(대표 김지훈)도 해외 시장 장악력을 키우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 회사는 내년 코스닥 시장 상장을 목표로 10월 23일 상장 예비심사청구에 들어간다. 상장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으로 빠르면 연내 심사 결과를 받을 것으로 기대 중이며, 심사 통과시 내년 2~3월경 상장을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를 확보한 IP 파워에 본사보다 확실한 브랜드 운영 능력을 기반으로 IPO 성사 여부는 당연시되고 있어 어느 정도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느냐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단순 아이템일 뿐인 ‘레인부츠’를 국내 시장에서 히트시키고 토털 브랜드로 확장한 것도 대단하지만, 에이유브랜즈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라이선스 파트너사에서 브랜드의 본사를 인수한 주인으로 변신했다는 점이다. 에이유브랜즈는 올해 초 락피쉬 모회사인 영국 젠나(ZENNAR LIMITED) 지분을 100% 인수하면서 글로벌 49개국의 상표권을 모두 확보했다. 


2010년 첫 라이선스 비즈니스를 시작해 2013년 한국 상표권과 사업권을 확보한 지 겨우 10년 만의 일이다. 2020년에는 ‘락피쉬웨더웨어’로 브랜드 리뉴얼을 진행하고, 여름 레인부츠에 국한된 아이템을 겨울 니트 잡화(장갑, 목도리)와 일부 의류로 확장하며 사계절 패션 브랜드로 빌드업했다. 상품뿐 아니라 서울 용산구 한남동과 성동구 성수동에 마련한 플래그십스토어를 통해 브랜드 경험을 확대하며 마케팅 활동을 펼친 것도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한몫을 톡톡히 했다.


아시아 주요국 핵심 상권 플래그십 오픈 계획 


지난 3월에는 일본 시장을 타깃으로 수주회를 진행해 올 하반기에 ‘니코앤드’ 등 25개 편집숍에서 락피쉬웨더웨어 상품을 소개했고, 지난 5월에는 대만에 팝업스토어를 열어 한 달이 채 안 되는 기간에 매출 1억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브랜드의 기반이 될 국내 시장에서 더 탄탄하게 정체성을 다지고, 글로벌 시장에 대한 테스트 작업을 진행한다. 이르면 내년을 글로벌 진출 원년으로 삼을 예정이며, 아시아 주요 국가의 핵심 상권에 플래그십 매장을 내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에이유브랜즈의 기업공개는 글로벌 사업에서의 신뢰도 확보와 해외 시장 확장에 따른 투자 자금 마련에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재무 전문가인 남송현 전 원티드랩파트너스 CEO를 CFO로 영입했다. 


상장 후에는 락피쉬웨더웨어의 글로벌 사업 확장과 함께 새로운 브랜드를 인수해 리브랜딩 작업을 진행한 후 아시아 전역을 공략할 계획이다. 락피쉬웨더웨어를 키운 노하우를 신규 개발 인큐베이터로 삼아 지속적으로 신규 콘텐츠를 발굴하고 개선해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는 패션 기업으로 우뚝 설 예정이다.


콘크리트웍스, 2026년 상반기 상장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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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드그라피’와 ‘키뮤어’로 캐주얼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콘크리트웍스(대표 채명석)는 최근 NH투자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하고, 2026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IPO를 준비 중이다. 기업 공개 목적은 브랜드별 성장 가속화와 상품 카테고리 확장, 온 · 오프라인 유통 확장을 통해 글로벌 패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함이다. 


상장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콘크리트웍스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폭발적인 브랜드 매출 확장을 이끈 저력이 있다. 최근 국내에서 인기를 얻은 자사 브랜드를 일본 등 해외 시장에 선보여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고, 이를 통해 향후 오프라인 및 해외 시장으로의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라고 이 회사의 잠재력을 설명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 회사가 전개하는 유니섹스 캐주얼 코드그라피는 지난해 매출 414억원을 기록했고, 키뮤어는 136억원을 올렸다. 두 브랜드 도합 550억원 규모이며, 소비자가로 환산하면 600억원이 넘는다. 론칭 4년 만에 이뤄낸 쾌거다. 성장의 주축이 된 코드그라피는 앞선 사례와 마찬가지로 온라인에서의 빠른 성장을 기반으로 오프라인과 해외 공략에 나선 기업의 대표 콘텐츠다. 


아쿠아슈즈 '밸롭' 전개사 지티에스글로벌도 IPO 계획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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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웍스는 작년부터 오프라인으로 확장해 성장세에 속도를 더했다. 올해는 매장을 30개로 늘리고, 매출 6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 3월 일본에 진출한 것과 내년 중국 및 동남아 시장 진출로 총 800억원까지 몸집을 불릴 계획이다. 


이 회사도 국내에서는 신규 브랜드 개발로 외형 확장 및 지속적인 성장 콘텐츠를 발굴하는 데 주력한다. 이른 시간 내에 두 개 브랜드를 경쟁이 치열한 캐주얼 시장에 안착시킨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 하반기에 아웃도어 브랜드 ‘와일드띵스’를 라이선스로 론칭한다. 베이직 상품과 남성 캐주얼과 다른 밀리터리 & 아웃도어 상품을 세련되게 풀어 캐주얼 시장의 틈새를 공략할 예정이다. 


‘밸롭’의 전개사 지티에스글로벌(대표 최선미)도 내년 IPO를 계획 중이다. 아쿠아슈즈로 시작해 스포츠 의류로 확장한 밸롭을 전개해 지난해 매출 500억원을 기록한 이 회사는 직접 연구소를 설립해 디자인부터 상품 개발, A/S까지 진행하며 브랜드 가치와 신뢰도를 높여왔다. 상장 후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로 성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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