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뉴발? 탑텐? '1조 클럽' 진입할 다음 타자에 주목

안성희 기자 (song@fashionbiz.co.kr)|24.10.07 ∙ 조회수 8,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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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션 마켓에서 단일 브랜드로 1조 이상 매출을 올린 곳은 나이키와 노스페이스 단 2곳뿐이다(럭셔리 브랜드 제외). 그러나 올해 추가로 3개 브랜드(탑텐, 뉴발란스, 유니클로)가 1조 고지를 눈앞에 두고 누가 먼저 '1조 시대'를 열지 경합을 벌이고 있다. 한국 패션 시장을 지배하는 1000억 이상 랭킹 순위를 통해 업계 판도를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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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션 마켓은 점차 ‘모래시계형’ 구조로 변하고 있다. 잘되는 브랜드는 조 단위를 넘어설 만큼 파워풀한 기세를 보이고, 어중간한 미들마켓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이며, 개개인의 취향을 저격하는 무수히 많은 스몰 브랜드가 쏟아져 나오는 양상이다.


이 같은 흐름은 점점 더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 아래 패션기업들은 빅(大) 브랜드 전략으로 갈지, 다(多) 브랜드 전략으로 갈지 노선을 정해야 할 시점이다. 그렇다면 국내 패션 마켓에서 1000억대 이상 매출을 올리는 톱 랭킹 브랜드는 몇 개나 될까.


<패션비즈>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78개 브랜드(해외 럭셔리 브랜드 제외)가 이름을 올렸다. 현재 스코어로는 나이키코리아(대표 킴벌리린창멘데스)의 ‘나이키’가 유일하게 2조대 ‘갓벽’한 매출 신기록을 세우고 있으며, 영원아웃도어(대표 성기학)의 ‘노스페이스’가 지난해 1조대로 올라서며 축포를 터트렸다.


2024년을 3개월 남짓 남겨 놓은 현재 조 단위 빅 브랜드가 과연 몇 개나 더 나올지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지금 상황으로 미뤄볼 때 에프알엘코리아(대표 정현석, 쿠와하라 타카오)의 ‘유니클로’가 지난해 9200억원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1조 탈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에 나란히 9000억원에 도달한 신성통상(대표 염태순)의 ‘탑텐’과 이랜드월드(대표 조동주)의 ‘뉴발란스’도 높은 가능성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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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발란스


유니클로 · 탑텐 · 뉴발란스, ‘1조 시대’ 열까?


그 다음 순위로는 아디다스코리아(대표 피터곽)의 ‘아디다스’가 7500억원(추정), 자라리테일코리아(대표 이반바베라트라스부에스토)의 ‘자라’가 6000억원, 삼성물산패션부문(부문장 이준서)의 ‘빈폴’이 전 라인 포함 6000억대, 에이비씨마트코리아(대표 이기호)의 슈즈멀티숍 ‘ABC마트’도 6000억대를 기록 중이다. 


자라리테일코리아는 지난해 8월 1일 자라의 국내 온라인 판매 법인 아이티엑스코리아가 마시모두띠코리아와 자라홈코리아를 흡수 합병함에 따라 마시모두띠 및 자라홈 전체 매출이 포함돼 있다. 자라의 오프라인 매출만 보면 지난해 4442억원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5000억대 브랜드는 F&F(대표 김창수)가 ‘디스커버리익스페디션’과 ‘MLB’ 2개 브랜드를 동시에 올렸으며, LF(대표 오규식, 김상균)의 ‘헤지스’, 랄프로렌코리아(대표 샨성권김)의 ‘폴로랄프로렌’이 5000억대 대열에 합류했다. 이로써 1조 이상 톱 오브 톱 브랜드는 2개, 5000억~9000억대 브랜드는 11개로서 총 13개 브랜드가 5000억대 이상 브랜드 명단에 속해 있다.


5000억대 이상 그룹에서는 단연 스포츠와 SPA가 강세다. 스포츠 3인방(나이키·뉴발란스·아디다스)과 SPA 3인방(유니클로·탑텐·자라)이 톱 클래스에 단단하게 자리를 잡았다. 이들 브랜드는 계속해서 매출을 키우기 위해 상품 라인을 확장하고, 유통망을 넓히면서 전국구 마켓을 공략 중이다. 여기에 또 하나 아웃도어의 매출 파워를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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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텐


5000억 이상 브랜드 13개, 스포츠 · SPA 대세


1조 노스페이스, 5000억 디스커버리에 이어 4000억대 아웃도어 브랜드는 케이투코리아(대표 정영훈)의 ‘케이투’,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대표 유석진)의 ‘코오롱스포츠’, 더네이쳐홀딩스(대표 박영준)의 ‘내셔널지오그래픽어패럴’이 있다. 3000억대에는 비와이엔블랙야크(대표 강태선)의 ‘블랙야크’, 네파(대표 이선효)의 ‘네파’ 등 아웃도어 리딩 브랜드들이 대거 포진했다.


아웃도어는 대부분 국내 패션기업들이 키운 브랜드들로 의미가 있으며, 전 연령대를 공략하는 점과 키즈 · 슈즈 · 가방 라인 등 강력한 브랜드 DNA를 활용해 상품 라인을 확장하고, 매출을 볼륨화한 특징을 보인다.


아웃도어는 2000억대 브랜드에도 아이더(대표 정영훈)의 ‘아이더’, 1000억대에서는 감성코퍼레이션(대표 김호선)의 ‘스노우피크어패럴’, 넬슨스포츠(대표 정호진)의 ‘아크테릭스’, 컬럼비아스포츠웨어코리아(대표 제프 맥파이크)의 ‘컬럼비아스포츠웨어’, 레드페이스(대표 유제원)의 ‘레드페이스’ 등이 있다.


1000억대 이상 패션 브랜드 78개 중 복종별 마켓셰어를 살펴보면 스포츠(애슬레저·수영복 포함)가 17개로 가장 많아 21.7%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음은 아웃도어가 13개로 16.6%, 여성복은 12개로 15.4%, 캐주얼은 9개로 11.5%, SPA는 8개로 10.3%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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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리더들, 3000억~4000억대 대거 포진


이 가운데서 아웃도어가 대세라 할 수 있는 건 3000억대 이상의 브랜드를 가장 많이 배출했기 때문이며, 여성복은 가두상권 중심의 어덜트 캐주얼 브랜드를 제외하면 2000억대 브랜드가 한섬(대표 김민덕)의 ‘타임’이 유일하고 나머지는 1000억대에서만 존재한다.


1000억대 여성복에는 인동에프엔(대표 장기권)이 ‘쉬즈미스’와 ‘리스트’ 2개 브랜드를 모두 상위권에 안착시켰으며, 한섬의 ‘시스템’, 삼성물산패션부문의 ‘구호’, 바바패션(회장 문인식)의 ‘아이잗바바’, 시선인터내셔널(대표 신완철)의 ‘미샤’, 신세계톰보이(대표 윌리엄김)의 ‘스튜디오톰보이’ 등이 굳건하다.


또 지난해 1000억을 돌파한 하고하우스(대표 홍정우)의 ‘마뗑킴’이 주목된다. 마뗑킴은 일본 등 해외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면서 올해 1500억, 내년에는 2000억대까지 바라보게 됐다. 내수 시장만 공략했다면 절대 이룰 수 없는 숫자를 갈아치우며 질주하고 있다.


레이어(대표 신찬호)의 ‘마리떼프랑소와저버’도 국내 성공을 발판 삼아 아시아로 사세를 확장하면서 1000억대를 넘어섰다. 이 브랜드는 글로벌로 발을 뻗었기 때문에 단기간에 1000억대에 들어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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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피크어패럴


1000억대 오른 ‘마뗑킴’ 여성복 한계 넘어서


현재 1000억~2000억대 그룹에서는 글로벌 공략을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과감하게 투자하는 브랜드들이 여럿 눈에 띈다. 2000억대 애슬레저 투톱인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대표 이수연)의 ‘젝시믹스’와 안다르(대표 김철웅, 공성아)의 ‘안다르’는 애슬레저 브랜드의 고정관념을 뛰어넘어 토털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으며, 두 브랜드 모두 아시아권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고무적이다.


캐주얼 브랜드 가운데서는 마리떼프랑소와저버를 비롯해 비케이브(대표 윤형석)의 ‘커버낫’, 하이드어웨이(대표 김문환)의 ‘라이프워크’가 1000억대 브랜드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정통 캐주얼 브랜드로는 지오다노(대표 한준석)의 ‘지오다노’가 2000년에 첫 1000억 돌파 후 꾸준한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에이션패션(대표 박희찬)의 ‘폴햄’은 SPA형 브랜드로 확장하면서 2000억대를 굳히고 있다.


가두상권을 꽉 잡고 있는 어덜트 캐주얼 브랜드도 건재하다. 세정(회장 박순호)의 ‘웰메이드’가 2000억대 브랜드로 정상을 놓치지 않고 있으며, 이 회사의 ‘올리비아로렌’ 역시 2000억대 돌파를 앞둔 상황이다. 여성 어덜트 마켓 강자인 패션그룹형지(부회장 최준호)는 ‘크로커다일레이디’가 2000억대, 위비스(회장 도상현)의 ‘지센’은 1000억대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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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뗑킴 도산 플래그십스토어


편집숍 ‘비이커’· 수영복 ‘아레나’, 독보적 강자


골프웨어 기반의 어덜트 캐주얼은 한성에프아이(대표 김영철)의 ‘올포유’와 독립문(대표 김형건)의 ‘PAT’가 1000억대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코로나 때 무섭게 성장한 골프웨어는 코오롱FnC부문의 ‘지포어’, 하이라이트브랜즈(대표 이준권)의 ‘말본골프’가 단숨에 1000억대에 진입해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전통 강호인 아쿠쉬네트코리아(대표 최인용)의 ‘타이틀리스트어패럴’, 로저나인(대표 신재호)의 ‘PXG어패럴’이 부침 없는 매출을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가성비를 앞세운 브이엘앤코(대표 이재엽)의 ‘루이까스텔’, 신한코리아(대표 김한철)의 ‘JDX’ 등이 1000억대에서 약진하고 있다. 남성복은 삼성물산패션부문의 ‘갤럭시’와 한섬의 ‘타임옴므’, 신성통상의 ‘지오지아’, 파크랜드의 ‘파크랜드’ 4개가 1000억대를 올렸다.


이 외에도 TD 캐주얼 5강인 폴로 · 라코스테 · 빈폴 · 헤지스 · 타미힐피거가 모두 고른 매출 파워를 갖고 있으며, 편집숍으로는 절대 강자로 군림한 삼성물산패션부문의 ‘비이커’가 2000억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무신사(대표 조만호, 박준모)의 ‘무신사스탠다드’는 올 들어 오프라인 매장 오픈에 속도를 내면서 2000억 대열에 들었다. 수영복은 아레나코리아(대표 김경회)의 ‘아레나’가 유일한 1000억대 브랜드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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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떼프랑소와저버


현 1000억대 40개 브랜드, 성장 잠재력 누가?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1조’라는 숫자는 패션 대기업이 30여 개 브랜드를 운영해야 비로소 이룰 수 있는 ‘넘사벽’으로 여겨졌다. 이제는 K-패션, K-브랜드가 대세가 된 상황에서 국내 토종 브랜드 또는 한국 회사가 주도적으로 상품을 기획한 라이선스 브랜드들이 내수시장은 물론 글로벌에서도 각광받으며 빅 브랜드 시대를 열고 있다.


무엇보다 나이키, 유니클로, 자라 등 글로벌 빅 브랜드에 대항하는 K-패션이 늘어나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다. 1000억대 이상 브랜드 78개 가운데 1000억대에 브랜드는 40개로 가장 많이 몰려있다. 나머지는 2000억에서 2조까지 포진해 있다. 이들 브랜드를 다 더해야 38개로, 그만큼 1000억대에서 2000억대로 뛰어넘는 허들이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현재 1000억대에 몰려 있는 40개의 브랜드들이 어떻게 시장의 흐름을 타느냐에 따라 ‘제2의 노스페이스’ ‘제2의 MLB’가 될 수 있다. 올해 내수 시장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브랜드들은 더욱 해외 시장에 깊숙이 침투한다. 국내 패션 시장은 소비주체가 MZ세대로 바뀌는 상황에서 소용돌이처럼 마켓의 지배세력과 판도가 바뀌는 추세다.


한편 아직 1000억 그룹은 아니더라도 500억 내외에서 시장의 흐름을 바꿔 놓는 ‘작지만 큰 브랜드’들의 움직임도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한류를 타고 성장 기류에 오른 K-패션이 장기적으로 성장 잠재력을 발산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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