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리포트] 더로우(The Row), 파리 첫 매장 모습은?

지난 2년간 파리패션위크에서 컬렉션을 선보여 온 미국의 울트라 럭셔리 패션 브랜드 ‘더로우(The Row)’가 2025년 봄/여름 패션위크 기간에 맞춰 파리에 첫 부티크를 오픈했다. 지난 여름 브랜드 설립자 메리케이트 올슨과 애슐리 올슨 자매가 예고한 대로 파리 1구의 럭셔리 하우스가 밀집한 생토노레(Saint-Honoré)에 첫번째 매장을 연 것.

매장 외관은 한쪽 벽면의 쇼 윈도를 동양적인 블라인드로 가려 가까이서 보지 않으면 의류 매장인지 알아보기 힘들 만큼 은근한 분위기를 풍긴다. 차분한 외관과 더불어 복고풍 오브제를 포인트로 장식한 매장 내부는 울트라 럭셔리의 '조용한 럭셔리(quiet luxury)' 무드를 반영하는 듯 시크하면서도 간소화된 레이아웃을 선보인다.

뉴욕을 베이스로 남·여성복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는 더로우의 파리 매장은 이전에 레스토랑이었던 200㎡ 규모의 공간을 인수해 리뉴얼했다. 내부에 오래된 석재 아치와 스테인드 글라스 창문이 남아있는 매장은 패션 부티크라기보다는 가정집 인테리어에 더 가까운 분위기다. 여러 공간에는 카펫, 안락의자, 블라인드, 램프를 두고 베이지, 크림, 대나무 등 뉴트럴한 톤으로 의상에 어울리는 내추럴하고 미니멀하면서도 편안한 감성을 표현했다.

1980년대 후반 시트콤 ‘풀 하우스(Full House)’에서 아역 배우로 명성을 얻은 올슨 자매는 트렌드를 리드하는 셀레브리티 패셔니스타로 여러 레드카펫에 서는 등 유명세를 탔다. 2006년에 마침내 자신들의 취향과 스타일을 대표하는 브랜드를 론칭하기에 이르렀다.

두 디자이너는 “부티크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독특하고 특별한 경험이어야 한다. 그것은 우리에게 옷 만큼이나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용한 럭셔리의 대명사인 브랜드 명성만큼 가격대도 초고가로 캐시미어 스웨터는 2000~3000달러(한화 약 250만~400만원) ‘마고(Margaux)’와 같은 가죽 핸드백은 약 7000달러(약 920만원)에 판매한다.

매장에는 주로 20세기 중반의 모던한 오브제와 예술 작품을 수집해 전시했으며 이중에는 프랑스의 건축가이자 산업 디자이너인 장 프루베(Jean Prouvé)의 문, 빅터 쿠트레(Victor Courtray) 의자, 디자이너 샬롯 페리앙(Charlotte Perriand)의 코트 걸이, 가구 디자이너 아일린 그레이(Eileen Grey)의 카페트, 그래픽한 아트의 대가 콜로만 모저(Koloman Moser)의 의자 등도 있다. 매장 한켠에는 작은 카페 공간도 갖춰 운영 중이다.

이번 매장은 더로우의 다섯 번째 플래그십스토어로, 파리에는 더로우의 지사가 있다. 뉴욕과 햄튼의 아마갠셋(Amagansett),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에 세 곳의 매장을 두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오픈한 매장은 유럽의 첫 진출지인 런던이다. 이외에도 자사 온라인몰과 함께 파리의 ‘프렝탕’ ‘르 봉 마르쉐(Le Bon Marché)’ 백화점 등에서 판매 중이다.

파리 플래그십 매장 오픈과 더불어 더로우는 최근 새로운 투자자를 맞아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분위기다. 최근 무스파트너스(Mousse Partners)와 테티스인베스트(Théthys Invest)가 더로우의 소수 지분을 인수했다.

무스파트너스는 샤넬을 소유한 베르트하이머(Wertheimer) 형제의 가족이 보유한 투자사이며 테티스인베스트는 세계 여자 부자 순위 1위인 로레알(L'Oréal)의 상속녀 프랑수와즈 베탕쿠르 메이예(Francoise Bettencourt Meyers)의 가족 소유 투자사다.

매출을 공개하지 않는 더로우의 브랜드 가치는 10억 달러가 조금 넘는 수준으로 평가 받았는데, 이들 외에도 다른 투자사가 지분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