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롤모델 넬슨스포츠, 전 직원 ‘덕업일치’로 연 78% 성장

곽선미 기자 (kwak@fashionbiz.co.kr)|24.09.19 ∙ 조회수 6,049
Copy Link

아웃도어 롤모델 넬슨스포츠, 전 직원 ‘덕업일치’로 연 78% 성장 27-Image


3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 52% 기록, 코로나19 전인 2019년 매출 대비 2023년 매출 4.67배(약 5배) 점프 업,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전년대비 3배 이상 급증, 마니아 타깃이었던 프리미엄 브랜드로 대중의 지갑까지 열어버린 상품 기획. 모두 27년 차 아웃도어 전문 기업 넬슨스포츠(대표 정호진)가 가진 기록이다. 


넬슨스포츠는 프리미엄 아웃도어 ‘아크테릭스’를 주축으로 하이엔드 ‘베일런스’와 등반 전문 브랜드 ‘스카르파’ ‘매드락’, 백패킹 전문 ‘빅아그네스’, 아웃도어 백팩 브랜드 ‘밀리컨’을 전개하고 있다. 블랙다이아몬드코리아라는 법인으로 클라이밍을 메인으로 한 테크니컬 브랜드 ‘블랙다이아몬드’도 운영 중이다. 


브랜드 포트폴리오만 봐도 대중보다는 마니아, 트렌드보다는 진정성을 좇는 곳이라는 느낌이 확 들 것이다. 마니아 성격 짙은 고가의 브랜드들로 독보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며 볼륨 브랜드도 쉽게 넘지 못하는 1000억의 벽을 빠르게 넘어섰다. 브랜드 파워도 있었지만, 정호진 대표를 필두로 한 51명의 전 직원이 ‘찐’ 아웃도어 마니아로서 브랜드를 이해하고 직접 즐기면서 고객과 소통을 이어온 것이 주효했다.


아웃도어 회사 사장이 가장 부러워하는 회사?


등산 마니아 정호진 대표는 최근 회사의 변화와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정해빈 상무를 포함해 젊은 직원들을 ‘넬슨의 영웅들’이라 부른다. 이들은 스스로 아웃도어 업계 ‘마이너’로 지칭하길 서슴지 않으면서도 넬슨에서 전개 중인 브랜드에 대한 이해도만은 본사보다도 높다고 자부한다. 넬슨이 가장 잘하는 것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진정성과 아이덴티티를 유지하고 보여주는 것’이라는 말에 이 회사의 승승장구 비결이 보이는 듯하다.


넬슨스포츠 사무실 입구에는 직원들의 사진을 하나씩 모아 붙여 놓은 벽이 있다. 그중 2~3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등산, 등반, 백패킹, 산악자전거, 산악스키, 트레일러닝 등 실제 아웃도어 활동에 깊이 빠져 있는 전문가 성향을 지닌 마니아들이다. 나머지 2~3명도 회사 내 다양한 활동을 통해 브랜드들의 DNA 속 아웃도어 기반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의 니즈가 폭넓어지면서 국내에 도입되는 수입 아웃도어 브랜드가 많아졌는데, 신설 법인을 운영하는 아웃도어 회사들이 가장 부러워하고 롤모델로 삼는 곳이 바로 넬슨스포츠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아웃도어 행사가 있을 때 그 분야에 자신있는 직원이 직접 참여해서 현장 소비자와 소통하고, 그 과정에서 브랜드 상품 경험을 쌓아 추후 콘텐츠 제작이나 마케팅 활동에 술술 풀어내기 때문이다. 


아웃도어 롤모델 넬슨스포츠, 전 직원 ‘덕업일치’로 연 78% 성장 1593-Image


성장 핵심 ‘브랜드와 고객의 직관을 이해하는 것’


코로나19 시작부터 현재까지 약 5년 동안 국내 아웃도어 시장을 포함한 패션 시장은 예상치 못한 변화를 많이 겪었다. 핵심 브랜드인 아크테릭스를 2001년 국내에 론칭한 후 20년 가까이 꾸준히 성장했지만 이렇게 수직 상승을 이어간 경험은 이들에게도 처음이었다. 


시기가 잘 맞았다고 하지만, 그 아래에는 △관성적 비즈니스는 지양하고 진정성을 추구하는 실행력 △주 고객의 니즈 변화를 기민하게 파악하고 △시대 변화에 걸맞은 새 전략과 과감한 투자가 있었다. 실제로 넬슨스포츠는 2019년 10월 아크테릭스 강남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하면서 수직 상승의 물꼬를 텄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소비자와 소통하면서 그들의 변화와 니즈를 파악하고, 아크테릭스 단독온라인몰 오픈과 여성 상품군 강화, 아웃도어 편집숍 운영 전략 등을 세우고 테스트하는 등 빠른 실행력을 보여줬다. 당시 넬슨스포츠 전 직원이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의외로 많은 구매 고객에게 아크테릭스는 패션 브랜드이고, 모든 고객의 구매 목적은 다를 수 있다’라는 것이라고 한다. 


헬리아드15 백팩, 젊은 여성 소비자 유입 기폭제


고객의 구매 성향에 대한 편견을 벗자 포착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졌다. 이후 아크테릭스는 백화점 대형 점포는 물론 전문점 성격의 대리점과 전개 브랜드를 모두 모은 더기어샵 등 소비자의 성향에 따른 오프라인 채널을 다각화하며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현재 아크테릭스 운영 매장은 직영, 대리점, 더기어샵까지 총 50개점이다.


상품의 한계를 깨는 경험은 일명 ‘뉴진스 백팩’으로 화제를 모은 ‘헬리아드 15’로 했다. 아크테릭스의 백팩을 등산용으로 구매하지 않고, 일상 속 스타일리시한 패션템으로 원하는 소비층이 많다는 것을 체감한 것. 해당 아이템을 통해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아크테릭스를 경험하는 젊은 고객 특히 여성 소비층의 유입이 대거 늘었다. 


넬슨스포츠는 아크테릭스를 헬리아드로 처음 접한 소비자가 단순 구매로만 끝내지 않고, 브랜드 문화와 다른 아이템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온라인 자사몰에 부지런히 콘텐츠를 발행하고 매장에서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을 소개하는 데 집중했다. 실제로 가방에서 시작된 관심은 아크테릭스의 재킷과 베일런스 여성 라인 등으로 확장되는 효과를 봤다.


아웃도어 롤모델 넬슨스포츠, 전 직원 ‘덕업일치’로 연 78% 성장 3067-Image


아크테릭스, 작년 1300억 기록 올해 1600억 목표


작년 소비자가 기준 1300억원 매출을 기록한 아크테릭스는 올해 약 1600억원대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브랜드의 기본 모토는 무분별한 신상품 발매보다는 기존 베스트 상품을 업그레이드해 불필요한 디테일은 줄이고 더 가볍게, 더 기능적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지난 S/S 시즌부터는 경량과 함께 친환경 소재 적용으로 환경 가치를 강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아크테릭스 다음으로 성장세가 높은 브랜드는 스카르파다. 암벽화로 유명한 이 브랜드는 아웃도어 슈즈부터 라이프스타일 디자인까지 폭넓게 선보이며 최근 인지도를 넓히고 있다. 2022년 실내 암벽장이 각광을 받으면서 스카르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전 세계 최초로 백화점에서 암벽화를 팔겠다는 생각으로 지난 2월과 최근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와 더현대서울에서 스카르파 팝업을 열어 큰 이슈가 됐다.


신세계 센텀시티 팝업에서는 암벽화 콘셉트의 신발만으로 한 달 동안 7600만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고, 더현대서울 팝업에서는 실제 암벽화보다는 암벽화의 디자인 디테일과 브랜드의 클래식 모티브를 활용한 라이프스타일 슈즈 ‘모히토’가 주목받았다. 


소비자에게 필요한 전문 브랜드 지속 발굴 및 도입


넬슨스포츠는 지난 27년간 약 20개 브랜드를 한국에 소개했다. 전개 브랜드를 선정하는 기준은 ‘등산가, 클라이머, 스키어, 백패커 등 아웃도어 활동가들에게 꼭 필요한 아이템이 있는가?’다. 전 직원이 실제 아웃도어 활동가인 만큼 무엇이 어디에 필요한지, 어떤 상품에 필요한 기능이 있는지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일단 필요한 상품이 하나라도 있다면 해당 브랜드에 접촉해 수입하고 있다. 


올해는 아웃도어 고관여자로 구성된 내부 인력을 유지하면서 이들이 담당한 업무에서 전문성까지 갖출 수 있도록 맨파워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집중한다. 이와 함께 최근 새롭게 선보인 대형 유통 내 매장처럼 오프라인에서 소비자들에게 아크테릭스와 전개 브랜드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매장 컨디션을 개선해 브랜드 경쟁력을 높일 예정이다. 


글로벌 아웃도어 시장에서 중요해지고 있는 친환경 이슈에 발맞춰 기업 내 환경 친화적인 경영 전략을 세우고 실천하는 데도 공을 들일 생각이다. 회사의 기본 기조가 진정성에 있듯이 친환경에 대한 행보는 ‘그린워싱’보다는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을 실천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예정이다.


아웃도어 롤모델 넬슨스포츠, 전 직원 ‘덕업일치’로 연 78% 성장 4585-Image

Comment
  • 기사 댓글 (0)
  • 커뮤니티 (0)
댓글 0
로그인 시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더 자세한 기사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유료회원 되서 다양한 기사를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Related News
Ban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