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재경 l 변호사 · 건국대 교수 '유니폼 올림픽, 브랜드 금메달'
2024년 폭염만큼 뜨거웠던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 파리올림픽을 성황리에 마쳤다. 각국 대표선수들이 각자 가슴에 국기와 애국심을 품고 출전해 치열하게 경쟁했다. 선수들의 메달 레이스만큼 숨 막히는 승부에 더해 기업들의 스폰서 올림픽과 브랜드 금메달 각축전도 불을 뿜었다.
스포츠 스폰서십은 이제 익숙한 용어다. 기업이 재화나 현물을 스포츠 행사 주최 측, 선수, 협회에 제공하고 그 마케팅 권리를 제공받아 경영에 활용하는 시스템은 기업과 스포츠 모두를 먹여 살리는 윈윈제도다.
스포츠는 스폰서십을 통해 안정적인 재원을 조달하는 반면 기업은 해당 마케팅으로 매출, 홍보, 이미지 향상의 효과를 거둔다. 오래전부터 올림픽과 IOC는 스폰서의 상업주의와 손잡고 상생했다.
이번 파리 올림픽도 스폰서십 그중에서도 스포츠 패션기업의 후원이 전면에 자리 잡았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LVMH그룹의 파리 올림픽 후원 액수는 약 1억5000만유로(약 212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VMH의 계열사 주얼리 브랜드 쇼메는 올림픽과 패럴림픽 메달을 디자인하고, 벨루티는 프랑스 국가대표 단복을 맡았으며, 코스메틱 업체 세포라는 올림픽 성화 봉송 파트너로서, 모엣헤네시 샴페인은 올림픽 기간에 리셉션의 공식 주류로 스폰서십을 맺었다. 나아가 LVMH는 4~25세의 청소년 1000명에게 스포츠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자선단체에도 참여했다. 이렇듯 단순한 상업적 마케팅이 아니라 사회공헌까지 실현하면서 올림픽 정신을 기업 혁신과 접목했다.
각종 스포츠 행사마다 숙명의 라이벌로 다투는 나이키와 아디다스 역시 거액의 스폰서십으로 스포츠팬들에게 다가갔다. 공교롭게도 나이키가 후원하는 프랑스 축구 대표팀과 아디다스가 후원하는 스페인 축구 대표팀이 연장전의 혈투 속에 승패와 관계없이 유니폼 전쟁을 남김없이 숨김없이 펼쳤다. 코오롱FnC의 코오롱스포츠와 왁도 양궁과 골프 국가대표 선수들을 후원하면서 애국심과 자부심을 녹여냈다.
스포츠 스폰서십의 ‘6P’는 스포츠 마켓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스폰서의 찬란한 미래를 보장하고 있다.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 공간 제공(Platform), 기업과 스포츠 사이의 전방위적 연대 관계 구축(Partnership), 브랜드 인지도의 향상(Presence), 브랜드 선호도의 증가(Preference), 이를 통한 매출 향상(Purchase), 기업의 경영 보호(Protection) 등은 스포츠를 매개체로 해 기업이 소비자․커뮤니티와 소통하는 수단이다. 스포츠 미디어의 영향력이 급격히 증가하고 국제화되면서 더 많은 소비자에게 브랜드와 상품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스폰서십에도 각종 리스크는 숨어 있다. 브랜드가 후원하는 선수, 단체, 국가의 이미지가 실추하는 경우 기업도 동반 하락할 수 있다.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이 폭로한 바와 같이 선수와 소속 협회의 스폰서가 다른 경우에도 분쟁이 발생한다. 앰부시 마케팅(Ambush Marketing)과 브랜드 노출 횟수 부족 등 각종 위험 요소는 스폰서 계약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 주고 있다.
올림픽은 끝났고 선수들은 휴식에 들어갔다. 브랜드의 격렬한 전쟁과 전략은 한순간도 쉬지 않는다. 총, 칼, 활의 대한민국! 총성과 칼날이 없어도 스폰서는 또 활시위를 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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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국대 교수 / 변호사(사법연수원 25기)
· 패션디자이너연합회 운영위원 / 패션산업협회 법률자문
· 무신사 지식재산권보호위원회 위원
· 국립현대미술관 운영위원 / 케이옥션 감사
· 국립극단 이사 / TBS 시청자위원회 위원장
· 한국프로스포츠협회 이사 /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자문위원
·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 위원
·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 회장
· 런던 시티대학교 문화정책과정 석사
· 미국 Columbia Law School 석사
· 서울대 법대 학사 · 석사 · 박사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4년 9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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