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정 더캐리 대표 "키즈 마켓서 ‘나홀로 성장’ 이끌다"

안성희 기자 (song@fashionbiz.co.kr)|24.09.03 ∙ 조회수 13,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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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률 저하 속 움츠러든 키즈 마켓에 단비 같은 회사가 있다. 바로 설립 10년 만에 연매출 1500억원(2024년 예상)으로 고속 성장을 이끈 더캐리다. 이 회사의 이은정 대표는 국내 유아동복 시장의 세대교체를 주도하며 명실공히 차세대 리더로 자리 잡았다. 올 하반기 론칭한 ‘푸마키즈’에 더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이은정 더캐리 대표


"지난 10년간 정말 정신없이 달려왔습니다. 유아동복 시장 상황? 물론 어려운 환경이죠. 작년에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것만도 기적 같은 성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더 크게 일을 벌여 처음으로 라이선스 브랜드 ‘푸마키즈’를 론칭하고, ‘캐리마켓’을 확장 이전하는 등 한층 더 공격적인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는데요. 다른 건 보지 않고 우리 브랜드의 진정성 · 가치 · 지속성장에 초점을 맞춰 디벨롭해 나가겠습니다."


2014년 설립한 더캐리가 강소기업에서 10년 차 중견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출생률 저하로 인해 유아동복 시장 파이는 더 이상 확대되지 않는 가운데서 더캐리는 지난해 연매출 1350억원을 올렸고, 올해 15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외부 환경적인 악재를 극복하고, 10년간 브레이크 없는 성장을 이어오며 키즈 마켓 뉴 리더로 우뚝 섰다.


자체 브랜드인 ‘베베드피노’ ‘아이스비스킷’, 편집숍 ‘캐리마켓’과 수입 브랜드 ‘누누누’에 이어 하반기 ‘푸마키즈’를 새롭게 선보이면서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 지난 8월 22일 ‘캐리마켓’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점을 ‘캐리마켓 신사 플래그십스토어’로 확장해 오픈하면서 다채로운 카테고리를 선보이고 있다.


캐리마켓, ‘신사 시대’ 열며 제2 변곡점


‘더캐리’ 하면 ‘캐리마켓’으로 통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2017년 가로수길에 처음 문을 연 캐리마켓은 강력했다. 아마 이 시기가 더캐리의 성장 그래프에 가속도가 붙은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됐을 것이다. 유아동 의류에서 잡화, 라이프스타일, 클래스(미술), F&B 등 점차 콘텐츠가 다양해지면서 규모를 키워야겠다고 생각하고 이번에 가로수길 메인 거리에 5층짜리 대형 플래그십스토어를 열었다.


"2017년 캐리마켓 가로수길점이 하나의 변곡점을 마련했던 것처럼, 이제 신사 시대를 통해 더캐리가 이야기하고 싶은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고 싶어요. 온 가족이 즐기고,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합니다. 1층은 메인 팝업스토어 & F&B, 2층은 라이프스타일, 3층은 패션, 4층은 패션 & 클래스, 5층은 댄스스튜디오로 운영하면서 원스톱 쇼핑 & 컬처을 즐기는 숍으로 자리잡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 층과 층 사이 공간은 미니 팝업 매장을 열어 다양한 재미를 주려고 해요."


요즘 이 대표가 가장 신경을 많이 쓴 ‘푸마키즈’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처음으로 헤리티지가 있는 브랜드를 라이선스 사업으로 선보이게 됐다. 그는 스포츠 아동복 시장에 뛰어든다는 것만으로도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봤기에 더 심혈을 기울였다. 푸마는 1948년 론칭한 56년 차 글로벌 헤리티지 브랜드로 최근 ‘블랙핑크’ 로제를 브랜드 앰배서더로 선정해 트렌디한 감각을 선보이는 등 주목받고 있다.


56년 헤리티지 브랜드 ‘푸마키즈’ 파트너로


이 대표는 "현재 더캐리의 브랜드들이 모두 좋은 성장을 하고 있지만,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단기간에 만들 수 없는 것이 바로 헤리티지"라며 "그래서 다음 확장은 막연하게 헤리티지를 가진 브랜드였는데, 마침 ‘푸마’와 연이 닿아 심사숙고 끝에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얼마 전 푸마키즈 품평회를 진행했는데 푸마코리아에서도 깜짝 놀랄 만큼 ‘푸마 헤리티지를 잘 살린 VMD’라는 평을 받았다. 이후 푸마 성인디자인팀과 기획팀 등에서 와서 보고. 앞으로 푸마와 푸마키즈가 상호 윈윈하는 시너지 효과를 내보자고 얘기를 나눴다"라고 전했다.


푸마키즈는 6~15세를 타깃으로 한 스포츠 기반의 아동복 브랜드로 올해 하반기까지 16개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더캐리에서 스포츠 아동복을 론칭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백화점 바이어들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이 대표는 푸마키즈가 더캐리의 ‘제2 전성기’를 열어줄 키 브랜드가 될 것이라 확신하고, 브랜딩에 집중할 생각이다.


이은정 더캐리 대표


베베드피노 ~ 아이스비스킷, 각 세계관 집중


더캐리에서 디자인하는 베베드피노와 아이스비스킷을 보면 고유의 DNA가 뚜렷하다. 이 대표는 "단순하게 ‘나라면 이 옷을 이 가격에 살까?’라는 질문에 ‘YES’를 외칠 수 있어야 한다는 기준이 명확하다"라며 "각 브랜드가 가진 헤리티지와 히스토리, 세계관에 집중하고, 트렌디하게 적용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더캐리의 성장 스토리는 어떠할까. 존슨앤존스 마케팅팀, 삼성물산패션부문 뉴비즈니스팀 등에서 근무한 이 대표는 2010년 유아복 베베드피노를 론칭했다. 작게 시작한 사업이 초창기부터 흥행몰이하자 브랜드를 론칭한 지 4년 만인 2014년 법인을 설립해 본격적으로 사업가의 길을 걷게 됐다.


2016년 아동복 아이스비스킷을 론칭하고 이듬해 키즈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캐리마켓’을 오픈하면서 동업계에서 가장 핫한 회사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이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유통망을 확장하고 브랜드별 포지셔닝을 확고히 다지면서 1000억대 컴퍼니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사진 찍으면 아이가 예쁘게 나온다’ 입소문


이 대표는 "더캐리는 성장의 속도보다 방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라며 "처음 베베드피노와 함께 회사를 시작했을 당시 키즈 시장에는 파스텔톤 캐주얼과 아웃도어 · 스포츠로 양분돼 있었다. 베베드피노의 과감한 컬러와 캐릭터가 독특하게 받아들여졌고, 자연스럽게 틈새시장을 파고들었으며, 점차 브랜드가 알려지기 시작할 때 ‘사진 찍으면 아이가 예쁘게 나오는 옷’으로 소문을 탔다"라고 회상했다.


베베드피노가 성장의 밑거름이 돼 뉴욕 브루클린 스트리트를 모티브로 한 아이스비스킷이 탄생했고 주니어 시장에서 유니크한 브랜드로 포지셔닝했다. 이제는 각각의 브랜드가 섞이지 않게 개성 있는 아이덴티티를 갖게끔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대표는 2017년 코리아 패션대상 국무총리상, 2021년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 2023년 여성기업유공자 산업포장, 2024년 모범납세자 기획재정부 장관 표창 등을 잇따라 수상하며 경영인으로서도 탄탄하게 프로필을 쌓아가는 중이다. 


가장 중요한 건 ‘방향성’, 흔들리지 않게끔


"더캐리를 통해 고객들에게 ‘Everyday Christmas’를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회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방향’이라는 생각이 시간이 지날수록 명확해지는 것 같아요. 저는 어떻게 하면 우리 고객들에게 매 시즌 새롭고 다채로운 행복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지 않을 수 없고, 그 과정은 힘들어도 우리 브랜드를 보며 즐거워하는 엄마들과 행복해하는 아이들을 보면 우리의 방향과 고민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바로 더캐리 성장의 원동력이겠죠?"


일에 대한 성취감이 강하다는 그는 "아동복 사업을 하면서 가장 큰 보람은 우리 브랜드를 입고 있는 아이들을 볼 때"라고 말한다. 그 옷을 입고 소풍 가고, 놀이터에서 뛰어놀고, 학교에 가는 모습을 우연히 볼 때 대체불가한 보람이 느껴진다고 한다.


두 딸의 엄마이기도 한 이 대표는 주중에는 회사에 올인하고, 주말에는 아이들과 온전히 놀아주며 교감한다. 아이들을 통해 요즘 세대들의 취향이나 트렌드에 영감을 받고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더캐리는 아동복 회사라는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성인 캐주얼복까지 확장해 선보이고 있다. 라이프스타일에도 관심이 많아 이번에 캐리마켓을 확장 이전하면서 충분히 보강했다.

 

이은정 더캐리 대표


패션? 키즈? "우리 경계를 한정하지 않는다"


더캐리는 아동복과 성인복, 나아가 패밀리를 타깃으로 한 의류와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기획하고 실행하면서 기존 아동복 전문기업들과는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글로벌 마켓으로 확장도 준비 중이다. 여러 나라에서 제안을 많이 받고 있는데, 더캐리와 잘 맞는 파트너를 신중하게 찾고 있다.


"우리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존중하는 파트너가 있다면 언제든 글로벌로 진출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이 대표는 자신한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더캐리의 모든 브랜드와 캐리마켓(입점 브랜드 포함) 모두가 잘하는 것을 지속해서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그런 점에서 우리는 경계를 한정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눔 경영을 통해 행복을 나누는 것이 회사를 경영하면서 얻는 큰 보람"이라며 "우리 브랜드를 경험하는 분들에게만 국한되는 행복이 아닌, ‘캐리산타’ 캠페인 등 나눔으로 함께 행복해지는 것에 의미를 두고 꾸준히 해 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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