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탑텐 등 글로벌 맞선 토종 빅4 ‘K-SPA’ 개막
‘유니클로’와 ‘자라’, 최근에는 새롭게 진출한 중국의 ‘쉬인’까지 글로벌 SPA 브랜드들의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토종 SPA 브랜드들의 성장세가 매섭다. 국내 SPA 시장의 빅4는 신성통상의 ‘탑텐’과 이랜드월드의 ‘스파오’, 삼성물산패션부문의 ‘에잇세컨즈’와 무신사의 ‘무신사스탠다드’로 압축된다. 이들은 모두 한국에 특화한 제품, 유통, 마케팅 전략을 통해 소비자의 취향 저격에 성공했다. 빠르게 부상하고 있는 K-콘텐츠와 함께 새롭게 유입한 해외 소비자들도 국내 SPA 브랜드를 주목하고 있다. 국내외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토종 SPA 브랜드들의 하반기 전략을 자세하게 살펴보고, 이들의 성장 요인을 분석했다.
신성통상(대표 염태순)의 ‘탑텐(TOPTEN10)’은 올해 매출 1조원과 유통망 735개를 목표로 국내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소재 개발과 트렌드를 반영한 다채로운 상품 기획, 합리적인 가격에 집중하며 본격적인 브랜딩 강화에 나서는 것. 지난해에는 9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현재 총 690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연구한 아이템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특히 에센셜 라인과 여성 물량을 많이 늘렸다. 2017년도 전체 비중의 38% 정도를 차지했던 여성 라인을 현재 52%의 비중까지 끌어올렸다. 또 메리노 울과 캐시미어 등 고급 소재를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실사용자의 시선에서 제품을 개발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인 것. 이를 통해 고정 고객도 많이 확보했다.
올 상반기에는 에센셜 라인인 ‘쿨에어’ 아이템이 인기를 끌었다. 이너웨어와 코튼 티셔츠 등에 땀과 열을 빠르게 배출하는 냉감 소재를 사용해 쾌적하고 시원한 착용감으로 많은 호응을 받았다. ‘베러 데님’ 아이템은 지속가능한 소재를 사용하고, 다양한 체형에 맞는 핏으로 디자인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1조 고지 눈앞 ‘탑텐’ 여성 비중 늘린다
다가오는 하반기에는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온에어’ 아이템을 선보인다. 라이트웜, 모이스처웜, 수퍼웜, 익스트림웜 등 4개 라인업으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또 메리노 울 원사 100%를 사용한 프리미엄 스웨터 라인을 론칭한다. 해외 SPA 브랜드와 달리 국내의 소비 트렌드를 발 빠르게 반영한 다채로운 상품군으로 소비자에게 높은 퀄리티의 상품을 합리적으로 제안할 예정이다.
유통의 경우 교외형 및 도심형 매장을 출점해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다양한 상품 구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대형 평수의 매장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것. 동시에 유동 인구가 적은 지역에도 매장을 오픈해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또 몽골, 말레이시아, 필리핀, 라오스 등 해외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마케팅 측면에서는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와 캠페인 활동으로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한다. 지역의 특색을 살린 스토어 디자인을 선보이고, 문화재청과 함께 협업해 ‘자연유산 보존 캠페인’을 선보이고 ‘소방의 날 티셔츠 디자인 공모전’을 진행하는 등 다채로운 콘텐츠로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이에 더해 인턴십 프로그램과 점장 연수원 등 내부 인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인턴십 · 점장 연수원 등 내부 인력 강화도
강석균 신성통상 탑텐사업본부장은 “트렌드를 제품에 빠르게 반영하고 좋은 소재로 만든 양질의 옷을 좀 더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라며 “결국 오래도록 건강하게 성장하려면 기업 내부 구조를 잘 만들어야 하고, 이 구조를 잘 버틸 수 있는 인력이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때문에 상품, 유통, 마케팅 전략의 강화와 함께 직원들의 역량을 키우고 사업 구조를 잘 다듬어서 멈추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월드(대표 최운식)의 SPA 브랜드 ‘스파오’는 ‘블록코어’ ‘긱시크룩’ 등 트렌드를 반영한 아이템과 소재 강화, 다채로운 IP 협업 등 상품 강화에 집중한다. 올해에는 매출 6000억원과 유통망 150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번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대비 20% 성장한 매출을 기록했다. 유통망은 지난해에 비해 올 상반기 8개 늘린 총 116개 점을 보유하고 있다.
트렌드와 베이직을 합친 단어인 ‘트렌직(trend+basic)’을 중심으로 상품 전략을 구성했다. 블록코어, ‘긱시크’ ‘발레코어’ 등 국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최신 트렌드를 적용한 아이템들과 기본핏의 티셔츠, 청바지, 심리스 속옷 등 베이직한 상품을 동시에 선보인 것. 이를 통해 유행에 민감한 젊은 층과 무난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중년층 모두의 수요를 만족하게 했다.
스파오, 상반기 매출 20%↑ 올해 6000억
최근에는 더욱 다채로워진 IP 협업으로 스파오만의 영역을 구축하며 젊은 세대, 특히 1020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산리오 캐릭터즈, 담곰이, 잔망루피 등 국내외 인기 IP와 협업 제품을 출시해 많은 호응을 얻었으며 지난 7월에는 모바일 RPG 게임 ‘쿠키런: 킹덤’과 협업해 쿠키의 그래픽을 담은 파자마 2종과 수면안대, 티셔츠 등을 선보였다.
이 외에도 아이돌, 웹툰, 이모티콘 등 다양한 인기 콘텐츠와의 협업으로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고 있다. 일부 상품의 경우 해외 고객까지 몰려 구매하거나 리셀 시장에서 웃돈을 주고 거래하는 등의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이번 하반기에는 숏패딩, 플리스, 롱패딩 등 아우터 아이템을 기존 발매 시점보다 앞당겨 고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또 베이직 제품군을 대폭 확장해 3040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계획이다.
발열 내의인 ‘웜테크’의 경우 9900원, 플리스 아이템은 1만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설정해 가격 접근성을 높였다. 다가오는 하반기에는 서울시 강남구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한다. 또 9월 중에는 부산 서면 지역에 매장을 오픈하고 10월에는 강남 2호점을 오픈하는 등 상권 특화형 쇼핑센터 매장과 로드숍 매장을 확장한다. 고객이 언제 어디서나 쉽게 방문해서 아이템을 접할 수 있도록 유동인구가 많은 입지에 매장을 선보일 계획이다.
캐릭터 ~ 아이돌 IP 협업, 1020세대 선호도 UP
또 타깃 고객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나눠 각 채널에 부합하는 인플루언서와 협업하고 컬래버레이션 아이템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번 F/W 시즌에는 더보이즈 주연과 함께한 푸퍼 컬렉션을 선보인다. 베스트셀러인 베이직 푸퍼, 라이트 재킷, 조끼, 롱다운 등 다양한 아이템으로 구성했다. 베이직 라인은 웜테크 등 발열 내의와 플리스, 스웨터 등의 아이템으로 구성했다.
삼성물산패션(부문장 이준서)의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는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와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채로운 아이템과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스트리트 무드의 캡슐 컬렉션인 ‘프로젝트 팔팔팔’을 출시하고 댄스를 테마로 한 브랜드 캠페인을 진행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양한 스타일을 제안하며 지난해 전년대비 10% 이상 증가한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5개 점이 늘어난 총 76개의 유통망을 운영 중이다. 올 하반기에는 고객 브랜드 경험을 강화하고 쾌적한 쇼핑이 가능하도록 주요 상권 중심의 매장 리뉴얼과 확장 오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에 백화점 매장으로는 최대 규모인 1144㎡(약 350평)의 매장을 새롭게 오픈했다. 해외 관광객 방문 빈도가 높은 상권도 집중 공략해 국내외 브랜드 인지도와 선호도를 높일 예정이다.
에잇세컨즈, K-컬처 콘텐츠로 소비자 공략
1020 젊은 고객의 선호도가 높은 온라인 패션전문몰과 협업을 강화해 차별화된 콘텐츠도 선보인다. 또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요소들을 많이 활용할 예정이다. K-컬처를 담아낼 수 있는 K-팝과 K-캐릭터 등과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고 서로의 팬덤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획을 구성하는 것. 이에 더해 팝업스토어 등 젊은 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채널과 콘텐츠를 중심으로 브랜드와 소비자 간 친밀도를 높인다.
상반기에는 ‘블루종’ ‘나일론 숏점퍼’ 등 캐주얼 아우터가 인기를 끌었다. 또 길이감과 디테일에 차별점을 준 티셔츠와 풀오버 아이템들과 다양한 소재와 컬러로 청량함을 가미한 경량 데님 팬츠류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 다가오는 하반기에는 스웨터 라인업을 강화하고 다양한 핏과 스타일로 구성한 슬랙스 아이템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 색상과 소재에 포인트를 준 패딩 등 아우터류를 확대할 예정이다.
에잇세컨즈 관계자는 “국내 시장 트렌드를 가장 밀착해서 제안할 수 있는 강점을 살려 아이템을 기획하고 있다”라며 “특히 최근 K-컬처 콘텐츠의 부상에 힘입어 K-스타일이 각광받고 있는데, 이러한 국내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스타일링을 매주 새롭게 출시하는 전략으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매주 신상품 출시, 국내 트렌드 가장 빠르게
무신사(대표 조만호․박준모)의 ‘무신사스탠다드’는 이번 상반기 오프라인 기준 전년 동기대비 3.5배 증가한 매출을 보이며 볼륨 확장에 시동을 걸었다. 유통의 경우 홍대와 강남 등 서울 지역뿐 아니라 수원 · 분당 등 수도권과 대구 · 부산 등 지방에도 연이어 매장을 오픈하며 본격적인 확대에 나섰다. 현재 총 11개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전국 20개 이상의 유통망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지역 최대 규모의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했다.
한남동이 한국을 여행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쇼핑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실제로 명동 · 홍대 · 성수 · 강남 등 서울에 자리 잡은 무신사스탠다드 매장 4곳의 7월 글로벌 고객 매출(텍스프리 기준) 비중은 30%에 달할 만큼 외국인들에게 ‘K-패션’을 경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공간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명동점의 경우 지난 7월 외국인 관광객 매출 비중이 거의 절반에 달했다.
한편 국내 5대 유통사로 손꼽히는 롯데, 신세계, 현대, AK, 갤러리아 등에 오프라인 숍인숍 형태의 매장을 빠르게 확장할 예정이다. 특히 백화점과 쇼핑몰에서 방문율이 높은 여성 고객과 가족 단위 고객층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우먼, 키즈, 스포츠 라인의 아이템을 강화할 계획이다. 오는 9월에는 무신사스탠다드 동성로점 내에 일부 공간을 첫 단독 아울렛 매장 형태로 리뉴얼해 판매를 확대한다.
무신사스탠다드, 전년 동기대비 3.5배 성장
상품은 한국인의 체형에 적합한 핏과 컬러와 실루엣 등 다양한 스타일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2018년 출시 이후 올 상반기까지 누적 550만장을 판매한 슬랙스의 경우 현재 판매 중인 스타일 기준으로 총 136종에 달한다. 고객의 실사용 후기와 피드백에도 집중했다. 소비자의 의견을 디자인에 적극적으로 반영해 좋은 반응을 얻은 것.
이번 상반기에는 고프코어 트렌드를 무신사스탠다드의 무드로 재해석한 ‘시티 레저 컬렉션’이 많은 인기를 끌었다. 올해에는 지난 F/W 시즌에 큰 주목을 받았던 소재와 스타일을 기반으로 대대적인 상품 확장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국내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패션 트렌드를 반영해 고객 관심도가 높은 시리즈 아이템도 선보일 계획이다. 올해 초 새롭게 선보인 우먼 라인도 더욱 강화한다.
새롭게 선보이는 오프라인 매장 이슈와 함께 무신사스탠다드의 주력 상품과 브랜드에 대한 마케팅 전략을 강화한다. 주요 시즌별 메인 캠페인의 경우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고객 경험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기획한다. 시리즈 상품 라인에 따른 자체 콘텐츠나 프로모션 등 효율적인 세부 전략으로 고객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4년 9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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