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이어 디스커버리, F&F 글로벌 매출 50% 돌파할까?

박진한 기자 (pxrkjxnhxn@fashionbiz.co.kr)|24.09.02 ∙ 조회수 3,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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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비롯해 아시아 시장에서 ‘MLB’를 바탕으로 눈부신 성과를 기록하고 있는 F&F가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 ‘디스커버리익스페디션’으로 또다시 성장 모멘텀을 만들 계획이다. 

글로벌 패션 마켓에 매출 드라이브를 건 F&F의 성공 노하우를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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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대표 김창수)는 MLB에 이어 ‘디스커버리익스페디션(이하 디스커버리)’까지 아시아 주요 국가 판권을 획득하며 사업 무대를 글로벌로 확장한다. 디스커버리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WBD(워너 브라더스디스커버리)로부터 중국(홍콩, 마카오 포함), 일본, 대만,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모두 9개국의 브랜드 라이선스를 독점 계약했다.


기존 중국 및 동남아 디스커버리 라이선스 사업회사로부터 영업권 및 자산 일체를 524억원(자산총액 대비 2.61%)에 넘겨받아 해당 지역 내 디스커버리 상표를 사용한 의류, 소품, 액세서리 등에 대한 독점 권리를 갖게 됐다. 계약 기간은 오는 2039년까지 15년간 유지되며 이후 15년 연장에 대해서도 우선협상권을 갖는다. 


중국 시장의 경우 연내 상하이 1호점을 시작으로 내년 말까지 100개 매장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디스커버리의 중장기 비전은 아시아 시장 넘버원 아웃도어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F&F 관계자는 “그동안 디스커버리는 국내에서만 사업을 해 왔는데 이번 계약을 계기로 글로벌 브랜드 MLB처럼 해외사업 전개가 가능해졌다”라며 “핵심 두 브랜드를 주축으로 글로벌 성장을 지속하며 견고한 성장을 이어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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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中 판권 획득 MLB, 내년 1조 GO


과거 중국 및 아시아 시장에 진출한 한국 패션기업들은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실패한 경우가 많았다. 반면 F&F는 중국과 아시아 시장에 직진출해 중국 시장은 상하이에, 아시아 시장은 홍콩에 지사를 두고 사업을 전개하며 매출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편이다. 2019년 1월 MLB 중국 판권을 체결하면서 해외법인 F&F차이나를 통해 중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MLB의 중국 매출은 2019년 진출 초기 119억원(온 · 오프라인 합산, 매장 수 2개 기준)에서 2020년 745억원, 2021년 3054억원, 2022년 5811억원, 2023년 8133억원(하나증권 및 공시자료 기준)을 기록했다.


매출 볼륨이 1000억원대 이상으로 확대된 2021년 기준 3년 사이 매출이 166.3% 확대되며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내년 1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이 증가하면서 F&F 전체 매출에서 F&F차이나가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F&F 해외 패션 매출 비중 1Q 41% 기록


2021년 21.6%, 2022년 25.39%로 20%대 비중을 유지했다가 지난해 30%를 넘겼다. 올해 5월 공시된 자료에 따르면 F&F차이나는 올해 1분기 매출 2390억원에 비중 역시 작년 30.86%에서 5.35%p 증가한 36.21%를 기록했다.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F&F는 올해 MLB 중국 매장을 200~300개점을 추가로 낼 계획이며 인도와 중동 시장 진출까지 준비하고 있다.


형권훈 SK증권 연구원은 “MLB 중국 부문은 전년 동기대비 오프라인 점포 증가(965 ~ 1109개 추정)에 따른 Sell-in(제조업체가 유통업체에 판매하는 것) 매출 성장이 실적 성장을 견인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F&F 중국 매출 성장은 해외매출 확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F&F차이나를 포함한 패션부문 해외 5개사의 전체 매출은 2021년 3337억원에서 작년 9240억원으로 3년 사이 176.9% 성장했다. 같은 기간 해외매출 비중도 1분기 기준 23.60%에서 35.06%로 늘어났다. 주목할 점은 올 1분기 해외 패션 부문 전체 매출 비중이 41%까지 올라오며 국내 매출과 차이를 좁혀가고 있다는 것이다. 


대리상 홀세일 방식, 본사 이익 극대화


이렇듯 F&F가 중국에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사업 방식에서 찾아볼 수 있다. F&F는 현지 대리상을 통한 홀세일 방식(도매판매)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대리상은 중국 현지 유통망을 움직이는 거상으로 F&F는 이들에게 MLB 제품을 공급하고 매장은 대리상이 직접 운영한다.


중국 대리상의 주문에 맞춰 베트남 OEM에서 실시간 반응 생산이 이뤄지기 때문에 본사의 재고 리스크도 없으며 대리점 위주로 판매가 되기 때문에 운영 비용도 들지 않는다. 제품은 최소 6개월 이전에 수주제로 운영함에 따라 점포 운영에 따른 임대료와 판매관리비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F&F 중국법인의 대리상 판매 비중(추정)은 77%이며 F&F는 단독으로 중국 법인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중국 현지에 소규모 영업 직원만 두고 대리상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중국에 이익을 남기지 않고 막대한 이익을 한국으로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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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세 탄 중국 아웃도어 시장에 도전


F&F는 MLB로 구축해 놓은 인프라를 이용해 디스커버리 역시 동일한 방식으로 전개할 생각이다. F&F 관계자는 “MLB는 코로나19 기간에도 중국에서 급성장했다”라며 “이 때문에 중국에서 MLB를 판매하는 대리상들의 F&F에 대한 신뢰가 매우 높다”라고 말했다. 이어 “성장 중인 중국 아웃도어 시장에서 아직까지 시장을 확실하게 사로잡은 브랜드는 없는 상황이어서 디스커버리에도 충분히 기회가 있다고 본다”라며 “MLB로 쌓아둔 유통망과 인프라를 활용하면 충분히 큰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라고 강조했다.


디스커버리가 MLB와 비슷한 행보를 보여준다면 주춤했던 F&F의 성장세에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번 디스커버리에 대한 중국 사업권 인수와 그동안 회사의 주가가 중국향 모멘텀의 영향을 크게 받아왔던 만큼 시장에서는 중국 내 디스커버리 성장 가능성에 대해 업계의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창수 F&F 회장은 “F&F는 MLB의 해외 진출 성공 경험을 통해 글로벌 패션 비즈니스를 위한 생산, 물류, 유통, 마케팅에 최적의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라면서 “디스커버리는 이 시스템을 바탕으로 아시아, 더 나아가서는 세계의 리딩 브랜드로서 성장할 것이다. K-패션 브랜드들이 세계 진출을 준비하며 우리의 성공을 지켜보고 있다. 우리가 성공해서 많은 K-패션 브랜드들이 세계로 진출하도록 도와주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 · 휠라와의 글로벌 전략 차이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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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와 비슷하게 중국 직진출에 성공한 국내 패션 기업으로는 ‘이랜드월드(대표 최운식)’가 있다. 이랜드는 상하이에 이랜드차이나 법인을 설립하고 권역별 분공사(자사 또는 지점의 개념)를 설립해 각 지역 특성에 맞는 유통채널을 통해 매출을 올린다.


단순히 지역 유통상(대리상 또는 경소상)에 모든 것을 맡긴 것이 아니라 마케팅과 매장 관리에 있어 차별화된 강점을 갖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성공한 브랜드 사례를 중국 시장으로 가져와 리뉴얼을 통해 고급화 작업을 거쳐 선보인다. 또 중국 내 매장을 진열 제품부터 매장 음악까지 한국 매장과 똑같이 만들어 마치 한국에서 쇼핑하는 기분을 느끼도록 유도해 중국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민감한 중국 소비자를 잡기 위해 빅데이터 분석에 맞춰 5일 만에 디자인부터 발주 · 생산 · 매장 판매까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방식은 재고가 남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소비자 취향에 맞는 새 옷을 빠르게 생산·공급할 수 있다. 생산 속도를 맞출 수 있는 현지 협력 업체와 계약하고 중국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베트남 · 인도 공장에서 대체 생산해 중국 시장으로 공급하는 비상 시스템도 마련했다.


이는 이랜드차이나만의 방식으로 올해 예상 매출 1조6000억원을 전망하고 있다.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은 중국에서 작년보다 20% 이상 성장을 목표로 설정한 것은 그만큼 자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지금 추세라면 내년엔 매출 2조원을 넘기고, 한국 매출(작년 기준 2조1300억원)까지 추월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략에 성공한 또 다른 패션 기업으로는 휠라홀딩스(대표 윤근창)를 꼽을 수 있다. 휠라는 중국 현지 영업에 유리하도록 합작법인을 통한 진출을 선택했다. 휠라홀딩스는 2007년 안타스포츠와 손잡고 합작법인 ‘풀프로스펙트’를 만들어서 중국 내 휠라 사업권을 양도했다. 대신 휠라코리아와 풀프로스펙트 간에 서비스 제공 계약을 통해 휠라코리아가 디자인을 제공하고 매출의 3%를 서비스 제공 대가로 받는 구조로 세팅했다. 


2023년 안타스포츠의 매출액 624억위안(약 11조6750억원) 가운데 휠라 부문이 40%를 차지했다(Diez 2024). 안타스포츠의 2023 회계연도 매출 자료에 따르면 휠라 부문은 전년 동기대비 16.6%의 매출 증가로 예상을 뛰어넘어 251억위안에 달했으며 영업이익률은 7.6%p 상승한 27.6%를 기록했다.


디자인 수수료 3%를 단순 계산해 보면 휠라홀딩스는 약 140억원의 수수료를 가져간다. 수수료 수익뿐만 아니라 지분 15%에 해당하는 지분법이익이 휠라홀딩스 회계에 인식되기 때문에 중국에서 발생하는 이익은 더 높다. 하지만 F&F와 이랜드가 중국 시장에서 1조 가까운 매출을 기록할 때, 휠라의 몫이 수백억원 수준인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4년 9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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