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 ‘제2의 던스트’ 키운다...아떼~리복 MZ 잡기 총력전
효율 경영을 위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한 LF가 MZ세대 잡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론칭 5년 만에 연매출 400억을 돌파한 ‘던스트’의 성공 사례를 기반으로 기존 브랜드를 다양하게 변화하고, 신규 브랜드를 발굴하는 등 적극 나서는 중이다. 반격에 나선 LF의 새로운 전략을 살펴봤다.
LF(대표 오규식․김상균)가 MZ세대를 겨냥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더욱 촘촘하게 다지고 있다. 올 상반기 ‘티피코시’ ‘랜덤골프클럽’ ‘스탠다이얼’ 등 몇몇 브랜드를 중단하면서 성장에 브레이크가 걸린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있었는데, LF 측은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며 반등하겠다는 계획을 강조했다.
LF 관계자는 “다양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변화무쌍한 MZ세대들의 취향을 겨냥해 계속해서 도전해 나갈 것”이라며 “기존 브랜드의 변화와 시도, 신규 브랜드 발굴 등을 이어가면서 ‘던스트’ 같은 성공 사례를 만들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던스트는 LF의 자회사 씨티닷츠(대표 유재혁)에서 전개하는 유스 컨템퍼러리 브랜드로 ‘미니멀 클래식’ 패션 트렌드를 앞세워 지속적인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서의 인기와 성장을 바탕으로 글로벌 비즈니스도 빠르게 확대하는 중이다.
던스트, 론칭 4년 만에 매출 400억 돌파
던스트는 글로벌 홀세일 첫 시즌부터 해외 각국의 바이어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으며 현재 미국, 캐나다,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중국, 홍콩, 일본 등 20개국의 백화점과 온·오프라인 편집숍을 대상으로 해외 판로를 개척했다. 최근에는 중국 법인을 설립하며 글로벌 K-패션 브랜드로의 본격 도약을 위한 발판 또한 마련했다.
론칭 이후 해마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던스트는 약 4년 만에 10배가 넘는 규모로 성장했고, 5년 만인 2023년에는 매출 400억원이 넘는 규모로 몸집을 키웠다. 던스트 관계자는 “얼핏 심플해 보이지만 던스트만의 디테일과 스타일리한 실루엣이 들어간 컬렉션은 어떤 룩에 매치해도 자연스러워 일상에서 손이 자주 가는 아이템”이라며 “봄·여름 제품의 경우 출시와 동시에 국내외 던스트 브랜드 마니아들이 빠르게 구매한다”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초 공개한 봄 컬렉션은 던스트의 시그니처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레더 아이템, 블레이저, 오버사이즈 셔츠 등 주요 사이즈가 품절되며 출시와 동시에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더불어 해외 스타들의 ‘내돈내산’ 던스트 착장 룩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미국 ~ 중국 홀세일 비즈니스로 글로벌 질주
대표적으로 미국의 유명 배우 제이크 질렌할과 농구 선수 드웨인 웨이드가 던스트 아이템을 입고 방송과 광고 등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5월에는 미국의 유명 코미디프로그램인 에스앤엘(SNL)에서 배우 제이크 질렌할이 푸른색 니트 카디건을 입고 피날레 방송에 등장했다. 해당 제품은 유니섹스 오픈칼라 니트 카디건(UNISEX OPEN COLLAR KNIT CARDIGAN BLUE)’으로 국내에서 해당 제품은 품절된 상태다.
또 디즈니·픽사의 영화 ‘인사이드 아웃2’와 미국 프로농구(NBA)의 협업 광고에서도 던스트의 흰색 카디건을 착용한 유명 농구 선수 드웨인 웨이드의 모습도 확인됐다. 이 외에 비욘세의 프로듀서로 알려진 디플로도 최근 프랑스 공연에서 ‘유니섹스 클래식 보이프렌드 셔츠(UNISEX CLASSIC BOYFRIEND SHIRT)’를 착용했다.
한편 던스트는 2019년 LF의 사내벤처 프로젝트로 출발해 2년 만에 독립법인 씨티닷츠로 출범했으며, ‘형체가 없는’을 의미하는 브랜드 이름처럼 젠더의 경계, 포멀 웨어와 캐주얼 웨어의 경계를 넘는 감각적인 컬렉션을 매 시즌 선보이고 있다.
아떼ACC, ‘르봉백’ 힘입어 1020세대 구매 4배↑
‘아떼바네사브루노’ 액세서리 라인인 ‘아떼ACC’는 브랜드 론칭 3년 만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2021년 4월 론칭한 브랜드 아떼ACC는 론칭 초기부터 ‘가죽 맛집’으로 자리 잡으며 50만~60만원대의 가죽 가방과 지갑 등을 주요 아이템으로 전개해 왔다.
지난해 10월 론칭한 ‘르봉백’은 아떼ACC가 처음으로 가죽이 아닌 원단 소재로 시도한 아이템으로, 소재는 지난해 가을 시즌 유행하기 시작한 ‘패디드(padded)’ 원단이며, 디자인은 2030세대 패션을 휩쓸었던 ‘발레코어’ 트렌드를 적극 활용했다.
‘리본’ 모티브로 론칭과 동시에 유튜브 등 SNS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며 3주 만에 초도물량 완판을 기록했다. 실제로 지난해 전체 구매 고객 중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약 60%의 고객이 첫 구매 고객으로 신규 고객 유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으며, 10~30대의 신규 고객도 급증하고 있다.
SNS 입소문 퍼져 3주 만에 초도물량 완판
2022년 대비 2023년 1020세대 구매 고객 수는 4배에 가까운 증가세(+275%)를 기록했다. 30대 구매 고객 수도 3배 이상(+205%) 급증했다. 아떼ACC는 ‘르봉백’ 인기의 여세를 몰아 컬러와 크기를 다양화해 빠르게 라인업을 확대 중이다.
최근에는 리본 백팩 뒤판 포켓에 바람막이가 달려 있는 아이디어 상품 ‘웨더백(Weather Bag)’을 출시하며 르봉 라인을 확대했다. 이에 올해 1~5월 매출은 전년대비 2.5배 고속 성장했다. 웨더백은 이름 그대로 변화가 심한 기후에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백팩 뒤판 포켓에 바람막이를 추가한 아이디어 상품이다. 바람막이를 꺼내 입으면 등에 가방을 메고 있는 형태로 유지되도록 디자인했다.
아떼ACC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출시한 르봉 ‘백팩 겸 숄더백’이 잇따른 완판 행렬로 폭발적인 반응을 모으면서 컬러와 사이즈를 확대한 데에 이어 새로운 니즈에 대응하고자 제품 라인업을 대폭 늘렸다”라며 “발레코어, 걸코어, 코케트코어 등 사랑스럽고 로맨틱한 무드의 페미닌한 패션 트렌드의 유행으로 신상 라인에 대한 고객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리복, 샌들 품절 등 1~5월 전년비 30%↑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리복’은 스니커즈에 이어 샌들도 연이은 완판 열풍을 이어가며 올해 1~5월 전체 매출이 전년대비 30%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스타필드 고양 매장 리뉴얼과 스타필드 수원 매장 오픈 등 주요 상권 위주의 투자를 순차적으로 이어가며 올해 1~5월 오프라인 매장 매출은 50% 이상 성장했다.
특히 여름 전략 상품으로 출시한 ‘하이페리엄 슬라이드’는 올여름 플랫폼 샌들 열풍을 타고 출시(5월 17일) 2주 만에 ‘크림’과 ‘블랙’ 컬러의 주요 사이즈가 온라인에서 품절될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모으고 있다.
20대 신규 고객 유입 성과도 성공적이다. 해당 제품은 출시 2주 만에 무신사 신발 랭킹 1위, 전체 구매 고객 중 20대 비중이 약 40%, 20대 구매 고객의 매출은 같은 기간 전년 동기대비 65% 상승했다. 이번 시즌 ‘하이페리엄 슬라이드’ 매출은 전년대비 10배 이상 급증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수입도 탄탄, 빠투 등 ‘뉴 럭셔리’ 잇단 확보
지난 7월 품절 사이즈 재입고를 통해 고객들의 수요에 실시간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리복 관계자는 “헤리티지를 가진 다양한 스니커즈부터 스포츠 라이프스타일 웨어까지 확대하며 모든 스타일과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라며 “최근 20대 사이에서 ‘힙한 샌들’로 포지셔닝된 전략 상품 등 히트 상품을 꾸준히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LF는 ‘이자벨마랑’ ‘빈스’ ‘레오나드’ ‘오피신제네랄’ ‘바버’ ‘바쉬’ ‘빠투’에 이어 ‘포르테포르테’까지 뉴 럭셔리 디자이너 브랜드를 잇따라 확보해 수입 패션 포트폴리오를 공고하게 정립해 가고 있다. 올 들어 레오나드 현대백화점 본점 매장 리뉴얼(3월), 라움 편집숍 확대 리뉴얼(4월), 이자벨마랑·빈스 현대백화점 중동점 신규 매장 오픈(5월), ’포르테포르테’ 신규 매장 오픈(7~8월 중 예정) 등 국내 뉴 럭셔리 고객들과 수입 브랜드와의 접점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LF 수입사업부 관계자는 “최근 수년 새 급성장하는 국내 남성 럭셔리 컨템퍼러리 시장 성장세를 감안해 여성 위주였던 이자벨마랑의 기존 매장을 남녀 복합 매장으로 리뉴얼하고 있다”라며 “젠더리스 패션 열풍으로 남녀 구분 없이 남성 아이템을 찾는 여성 고객이 늘고 있고, 반대로 기존 여성 고객 비중이 높았던 ‘로고백’ 등을 찾는 남성 고객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라움 웨스트’ 리뉴얼, 인큐베이팅 역할 톡톡
실제 매장에서 인기가 높은 남성 아이템으로는 로고 스웻, 로고 피케 티셔츠, 로고 코튼 티셔츠, 체크 셔켓 등으로 주로 캐주얼한 기본 아이템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에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편집숍 ‘라움 웨스트(RAUM WEST)’를 리뉴얼 확장하는 등 해외 수입 브랜드 인큐베이팅 역할도 본격 강화 중이다. ‘라움 웨스트’는 국내에 아직 소개되지 않았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해외 수입 브랜드를 선제적으로 입점시키는 등 인큐베이팅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20대 영리치 고객과 3040세대 신명품 고객과의 밀접한 교감을 이어왔다. 라움에서 성장한 대표 브랜드로는 빠투와 포르테포르테 등이 있으며 라움에서의 호응을 기반으로 LF가 국내 유통 계약과 단독 매장을 내는 수순이다.
이번 라움 웨스트 리뉴얼을 통해 2024 S/S시즌부터 소개할 10여 개 신규 브랜드로는, 섬세한 러플과 플로럴 디테일이 포인트인 영국 브랜드 ‘시몬로샤(SIMONE ROCHA)’, 일본 브랜드 ‘아키라나카(AKIRANAKA)’ ‘CFCL’ ‘나곤스탄스(NAGONSTANS)’, 오스트리아 브랜드 ‘페타르페트로브(PETAR PETROVE)’, 덴마크 브랜드 ‘바이 말렌 비거(BY MALENE BIGER)’, 메종 마르지엘라의 세컨드 브랜드인 ‘MM6’ 등이 있다.
한편 지난 3월에는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레오나드(LEONARD)’의 국내 시그니처 매장인 현대백화점 본점 매장을 새롭게 리뉴얼해 국내 젊은 명품 애호가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매장을 ‘영 콘셉트’로 리뉴얼한 결과 압구정본점의 3월 한 달 매출은 평소 대비 2배 이상 성장하며 고무적인 성과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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