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미에르비죵 파리, 글로벌 패션 업스트림 허브로
세계적 패션 박람회인 프레미에르비죵 파리가 지난 7월 2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 프랑스 파크 데 엑스포지시옹(Parc des expositions)에서 열렸다. 2025/2026 F/W 트렌드를 제시한 이번 박람회는 920여 개 전시업체가 참여했으며, 40여 개국의 다양한 패션인들이 몰려와 글로벌 최대 규모 만남의 장을 만들었다.
“프레미에르비죵 파리는 오랜 역사를 가진 글로벌 행사로서 패션 산업과 연관된 국가들은 물론이고 업계를 둘러싼 다양한 업종을 한 곳에 아우른다. 이와 같은 특수성 때문에 세계 최고의 트렌드 관측소라는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수치를 보면, 이번 행사의 매칭메이킹 횟수는 지난 2월 대비 세 배 이상 증가폭을 보였으며 구체적으로는 230명의 글로벌 리더와 전시 참가업체 대표 간에 1500회에 달하는 만남이 이뤄졌다” 플로렌스 루송 프레미에르비죵 대표의 말이다.
전 세계 패션 전문가들이 만나는 ‘프레미에르비죵 파리’가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 2일부터 4일까지 열린 2025/2026 F/W 프레미에르비죵 파리에는 방적 · 직조 · 피혁 제조 · 디자인 · 액세서리 · 제조 · 봉제 등 전 분야에 걸쳐 총 920여 개 업체가 참여했다.
방문객은 한국을 비롯해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일본, 벨기에, 터키, 중국 등에서 몰려와 성황을 이뤘다. 엄선된 전시업체와 각국의 패션 리딩기업, 다양한 초청 게스트들이 어우러져 오프라인 행사의 묘미를 보여줬다.
원사 · 직물 · 가죽 · 액세서리 등 전 분야 아우러
이번 전시에는 직물업체 434곳, 제조업체 200곳, 디자인업체 50곳, 가죽업체 66곳, 액세서리업체 115곳, 원사업체 25곳, 스마트 크리에이션업체 33곳이 부스를 꾸몄다. 이들 전시업체는 프레미에르비죵 전문가, 제조업체, 바이어로 구성된 선정위원회에서 선별한 곳이다.
프레미에르비죵 관계자는 “프레미에르비죵은 패션 행사 중 유일하게 원사, 직물, 디자인, 가죽, 액세서리, 봉제 등 전 분야를 아우르는 제품을 소개한다”라면서 “다양성을 자랑하는 제품군 외에도 데드스톡(Deadstock), 혁신, 친환경 디자인, 신기술을 소개하는 스마트 크리에이션 등 혁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 전시회에서 최초로 시도한 초청 게스트(Hosted Guests) 프로그램은 전 세계 저명인사 194명을 한데 모으며 성공을 거뒀다. 이번 전시회도 마찬가지로 GL이벤트그룹으로부터 100만유로를 지원받아 다시 이뤄졌다. 이를 통해 패션업계 내 주요 협력을 강화하고 전략적 파트너십 형성을 촉진할 계획이다.
매칭 메이킹 프로그램 통해 수주 상담 활발
초청 게스트와 함께하는 대규모 행사 외에도 비즈니스 프랑스(Business France)가 주도하는 새로운 수출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비즈니스 프랑스는 프랑스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장려하는 정부 기관으로 ‘수출의 시작은 프랑스(L’Export commence en France)’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 구매 전문가의 프랑스 방문을 지원하고 프랑스 기업과 해외 바이어 간의 비즈니스 미팅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매칭 메이킹 프로그램을 통해 전시업체와 브랜드 간의 미팅을 주선하며 특별한 협업의 기회를 열었다. 2025/2026 F/W 프레미에르비죵에서는 신규 프로그램도 론칭했다. 바로 럭셔리 브랜드를 대상으로 한 프라이빗 맞춤형 컨설팅 서비스다. 사전 예약을 한 방문객들은 PV 큐브에서 프레미에르비죵 패션 전문가의 상담을 받았다. 이번 시즌의 트렌드를 대표하는 독점 패브릭 샘플 300개와 가죽 샘플 50개를 살펴볼 수 있었다.
프레미에르비죵은 수십 년 동안 계속된 크리에이티브 패션 산업의 발전과 혁신을 퍼포먼스의 추구와 우아함의 표현이라는 관점에서 스포츠계에 깊은 영향을 줬다. 편안함, UV 차단, 발수 기능, 방풍 기능을 갖추고 있지만 통기성이 뛰어나고 빠르게 건조되는 제품까지 다양하다. 프레미에르비죵 파리는 스포츠 & 기술 분야에서 신규 개발된 수백 가지의 소재는 물론이고 스포츠웨어의 미래를 이끌어갈 혁신과 트렌드를 만나고 탐험하는 기회를 제공해 호응을 얻었다.
환경 이슈 ‘더 나은 방법’ 프로그램 운영
친환경도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주제다. 프레미에르비죵은 친환경적 패션에 한 발 더 다가가기 위해 ‘더 나은 방법(A better way)’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1주년을 맞았다. 프레미에르비죵 모든 전시회에서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섬유, 의류, 가죽을 비롯한 패션산업 전체가 직면한 최근 이슈를 반영한다.
의류 생산에 따른 환경적 우려가 확대되는 지금, 지속가능한 접근 방식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브랜드를 상대로 소싱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안한다. 지속가능성, 투명성, 높은 윤리성을 중시하는 ‘더 나은 방법’은 변화의 촉매제로 작용하고, 원산지와 환경적 영향에 관심을 보이는 브랜드와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취지다.
변혁을 위한 기술인 스마트 크리에이션도 방문객들의 관심이 모이는 섹션이다. 스마트 크리에이션은 혁신, 친환경 디자인 및 기술 솔루션으로 패션의 미래를 그려가는 책임감 있는 전시업체들의 노력을 조명하고 있다. 전시업체는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다양한 혁신 소재 ‘스마트 크리에이션’ 주목
첫째, ‘스마트 기술’은 시대를 앞서가는 기술 솔루션, 재료의 디지털화, 추적 시스템, 환경 영향 측정 툴 등이다. 둘째, ‘스마트 재료’는 다양한 혁신 소재, 지속가능한 대안 소재(친환경 섬유, 식물성 염료 등), 환경 영향을 줄인 화학용액 등이다. 끝으로 ‘스마트 서비스’는 인증과 책임 있는 이니셔티브 지원 등이다.
지난 2월 스마트 크리에이션 분야에서 처음 소개된 데드스톡(패션 하우스에서 사용하지 않는 휴면 재고 소재)이 이번 에디션에서 다시 펼쳐졌다. 전시장 내부에 PV 파리 전시업체의 휴면 재고를 위한 전용 공간이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그뿐만 아니라 이 분야에 대표적 업체인 Adapta와 Nona Source가 참석해 전문지식을 공유하고 컨설팅을 제공하기도 했다.
프레미에르비죵이 제시한 2025/2026 F/W 시즌은 △크리에이션의 독창성 · 품질의 탁월함 · 지속가능성에 대한 요구로 포인트가 모아진다. 이 세 가지 주요 트렌드를 통해 업계의 흐름을 그려볼 수 있다. 우선 미니멀한 탁월함은 단순함과 품질에 대한 요구에 발맞춰 등장한 ‘미니멀리즘’의 개념으로, 과잉의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럭셔리와 조화의 가치를 제시한다.
“지속가능성 · 환경적 책임에 대한 의지 분명”
포용적 기발함은 창작의 다양성과 자유분방함을 칭송하며, 서로 다른 문법을 혼합해 새롭고 포용적인 미학을 제안한다. 마지막으로 육체적 표현성은 신체와 경험의 다양성을 강조하면서 패션의 관능적이고 감성적인 차원을 탐구한다.
한편 프레미에르비죵은 지난해 GL이벤트그룹과 M&A를 진행했으며, 지난 3월 이사회를 통해 플로렌스 루송(Florence Rousson)을 새로운 대표로 선임했다. GL이벤트그룹은 프레미에르비죵 지분 100%를 소유하게 됐으며, 프레미에르비죵을 중심으로 패션사업부의 성장을 강화하고 있다.
플로렌스 루송 대표는 GL이벤트 전시회에서 13년 동안 경력을 쌓은 전문가로서 그룹 내의 그린 테크(Green Tech + Division) 이사로 재직하며, 무역박람회 관리 분야에서 탄탄한 경력을 쌓았다. 또 유로베(Eurovet) 및 니트연합회(Fédération de la Maille)에서 10년 이상 근무하면서 직물 분야에 대한 광범위한 전문지식을 갖고 있다. 프레미에르비죵은 3개 대륙(유럽, 북미, 아시아)에서 열리는 11개 연례 행사를 진행한다. 120개국에서 8만6000명 이상의 방문객과 48개국 이상에서 3500명 이상의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INTERVIEW WITH
플로렌스 루송(Florence Rousson) l 프레미에르비죵 대표
“창조적 패션산업 이끄는 커뮤니티 장으로”
지난 2월 새로운 대표로 선임된 플로렌스 루송 대표는 이번에 새롭게 변경된 전시회 레이아웃을 강조하며, 패션 전문가들이 패션 산업이 직면한 주요 과제에 부응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프레미에르비죵이 창의적인 패션 산업을 선도하는 무역 박람회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Q. 새로운 변화를 맞이한 프레미에르비죵이 올해 전시회에서 중점을 둔 키포인트는.
프레미에르비죵은 박람회를 넘어서 전 세계 패션인이 모이는 글로벌 미팅의 장이라고 생각한다. 창조적인 패션업계가 비즈니스를 계속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함께 만나 뭉쳐야 한다. 프레미에르비죵에 참가하는 전시업체와 방문하는 업계 전문가들은 상호 아이디어를 나누고 디자인 영감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시즌에는 전례 없는 호스티드 바이어 프로그램과 특히 유럽, 아시아, 미주 지역의 주요 글로벌 업계 관계자들의 참여를 강화했다. 이번 국제 행사의 주요 구성 요소인 제품 제안을 새롭게 변경된 전시회 레이아웃을 통해 강조했으며, 시장에 대응하는 풍부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미래에 대한 전망과 앞선 트렌드로 주목받을 것이다.
이를 통해 업스트림 크리에이티브 패션 전문가들이 패션 산업이 직면한 주요 과제에 부응하고, 대응하기 위해 솔루션을 찾아갈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국제적인 제품 제안, 최첨단 패션 정보, 창의성과 혁신 촉진, 신진 디자이너에 대한 확고한 지원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Q. 프레미에르비죵의 미래 비전을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미래의 비전을 그리기 앞서 시장의 변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패션업계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 맞게끔 전시회도 달라져야 한다. 대표가 된 후 열린 첫 전시회이기 때문에 올해는 업계 전문가들을 만나 의견을 교환하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니즈를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시장은 결국 소비자들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게 돼 있다. 소비자들의 사고 방식, 취향, 의식 등을 따라가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후 변화에 맞춰 환경친화적인 패션이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소비자들이 변화하지 않으면 친환경 제품의 발전 속도는 느려질 것이다.
다행히 유럽에서는 친환경에 대해 인식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한 변화 속에서 소재 및 브랜드 업체들의 움직임도 달라졌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고 출시하고 있다. 프레미에르비죵은 이런 시대적·환경적 이슈에 걸맞게 어젠다를 제시하고 그들에게 영감을 주는 전시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Q. K-패션이 하나의 트렌드를 만들며 주목받고 있다. K-패션을 어떻게 보는지.
K-패션은 신선한 디자인 감각을 갖춘 트렌디한 브랜드들이 많다. K-팝, K-푸드, K-드라마 등이 인기를 얻듯이 K-패션 또한 글로벌 패션업계에서 관심 있게 눈여겨보고 있다. K-패션은 아시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으며, 이제는 세계적인 시장 흐름에서도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중요해졌다.
프레미에르비죵을 방문하는 한국 회사들도 많다. 이번 전시회에 43개 업체가 부스를 꾸며 함께하고 있다. K-소재는 기능성에서 앞선 스마트 소재들이 많다. 아웃도어와 스포츠 브랜드들은 물론 기능성 소재를 필요로 하는 브랜드가 많으므로 경쟁력이 높다. K-패션은 이 같은 기능성 소재와 트렌디한 디자인이 접목돼 있으며, 품질 또한 우수하다. 한국의 패션은 앞으로 더 각광받는 시장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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