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피클볼' 뜬다! 헤드 · 휠라 등 스포츠 마켓 들썩~

곽선미 기자 (kwak@fashionbiz.co.kr)|24.07.15 ∙ 조회수 3,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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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핑 고인물 할아버지가 포세이돈처럼 등장해 서핑 초보를 가르치는 영상이 여름마다 화제다. 피클볼 코트에 가면 테니스부터 피클볼까지 구력이 만만치 않은 어르신들이 등장해 ‘뉴비(새로 온 사람, 초보자를 뜻하는 온라인 용어)’의 안착을 돕는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테니스보다 쉽고 친절한 분위기에 경쾌한 소리, 파워풀한 운동량으로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스포츠로 떠오른 피클볼. 작은 동호회를 중심으로 한국에서도 성장 중인 피클볼 시장 선점을 위해 '헤드' '휠라' '세르지오타키니' 등 스포츠 브랜드들이 팔 걷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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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상반기까지 스포츠는 물론 캐주얼 시장까지 휩쓴 테니스 무드를 올해는 찾아보기 힘들다. 테니스를 접해 본 많은 초보자들이 2~3개월 배우고도 코트에 나가기 쉽지 않다는 점, 텃세 등으로 동호회에 들어가기 힘든 분위기, 같이 하는 사람이 없으면 일상에서 즐기기 어렵다는 점 등을 들어 테니스를 그만둔 경우가 수두룩하다.


그런 사람들의 관심을 확 끌고 있는 새로운 스포츠,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스포츠가 있으니 바로 ‘피클볼(pickleball)’이라는 뉴 라켓 스포츠다. 테니스․배드민턴․탁구의 요소를 결합한 종목으로, 1965년 미국에서 시작된 생활 스포츠인 피클볼은 작년 미국 스포츠피트니스산업협회(SFIA)가 꼽은 ‘미국 내 급성장 스포츠’ 1위로 선정될 만큼 약 4000만명이 즐기는 대세 스포츠로 각광받고 있다. 


테니스를 메인 콘텐츠로 운영하던 스포츠 브랜드들은 발 빠르게 피클볼을 유입시키며 소비자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대표 유석진)의 ‘헤드’, 휠라코리아(대표 김지헌)의 ‘휠라’, F&F(대표 김창수)의 ‘세르지오타키니’, 룰루레몬애틀라티카코리아(지사장 윤성은)의 ‘룰루레몬’, 스케쳐스코리아(대표 윌리탄)의 ‘스케쳐스’ 등이 대표적이다.


헤드, 상반기 피클볼 구장 3개 구축 ... 시정 ‘선점’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헤드다. 이 브랜드는 피클볼이라는 뉴 라켓 스포츠의 인지도 확산과 문화 전파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직은 피클볼이 어떤 스포츠인지 직관적으로 볼 수 있는 그래픽을 활용한 의류만 선보이고 있는데, 상반기 중으로 서울권에 피클볼장을 3개까지 오픈해 입문자 클래스를 열고 진정성 있는 스포츠 비즈니스를 본격화할 생각이다. 지난 5월 말 오픈한 여주 프리미엄 빌리지 입점 매장 앞에도 피클볼 코트를 마련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전용 패들 라켓과 공, 네트 등 용품류를 헤드 오스트리아 본사로부터 수입해 유통을 시작한다. 현재도 다양한 스포츠 전문점을 통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피클볼 용품이 많지만 헤드는 신발, 용품, 의류 등을 토털로 제안해 소비자들에게 라켓 스포츠 부문에서 인정받고 선도하는 위치에 안착할 계획이다.


이지은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CN사업부 상무는 “피클볼은 생활 스포츠로 누구나 쉽게 배우고 운동할 수 있는,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준비된’ 국민 스포츠다. 헤드가 가진 라켓 스포츠 오리진을 강력한 무기로 내세워 국내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피클볼을 체험하고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세르지오타키니, 의류부 ~ 용품 토털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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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지오타키니도 피클볼 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테니스와 골프 중심으로 브랜드 콘텐츠를 운영하고 있는 이 브랜드는 지난 1월 말 오픈한 스타필드 수원에 입점하면서 매장 내에 피클볼 존을 구성해 브랜드 컬러와 패턴을 담은 라켓과 공 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대형 유통에 입점한 스포츠 브랜드 중 처음으로 피클볼 용품을 판매한 것이다.


세르지오타키니 측은 “세르지오타키니는 오랜 헤리티지를 지닌 라이프스타일 스포츠 브랜드로, 다양한 스포츠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고 있다. 독보적인 무드를 활용해 브랜드 아이덴티티인 테니스를 중심으로 골프와 요가는 물론 최근 급부상한 피클볼까지 여러 스포츠에 활용할 수 있는 스포츠웨어와 용품을 제안하겠다”라고 말했다. 


현재 세르지오타키니는 프리미엄 테니스 운동화부터 코트에서 입을 수 있는 의류 라인을 중심으로 테니스 오리진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4월 공식 론칭해 이제 갓 1년을 넘긴 상태여서 테니스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인지도를 확장하고, 피클볼이나 빠델 등 뉴 라켓 스포츠를 활용해 실제 적극적으로 라켓 스포츠를 즐기려는 신규 소비층까지 유입시키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휠라, 테니스 대회 활용 피클볼 경험 확대


휠라는 작년 미국에서부터 적극적으로 피클볼 관련 스포츠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국내에서는 실질적인 소비층을 대상으로 테니스와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행사나 콘텐츠를 다양하게 마련해 테니스나 피클볼을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휠라가 연상될 수 있도록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휠라 마케팅팀은 “피클볼은 가벼운 공을 이용하기 때문에 날씨가 좋을 때를 제외하면 주로 실내에서 즐기는 운동이다. 테니스와 동작이 유사해 테니스웨어를 활용해도 되고, 격렬한 움직임에도 옷이 걸리적거리지 않는 경량 운동복이면 어떤 것을 입어도 괜찮다. 이 때문에 의류는 기본 스포츠웨어나 테니스 라인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직접 소비자들이 테니스나 피클볼 같은 라켓 스포츠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더 주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휠라글로벌에서는 피클볼 라켓과 공, 네트 등 용품과 피클볼 슈즈까지 다양하게 출시하고 있는데, 현재 국내에서는 공식 수입하지 않고 있어 온라인 직구로만 구매할 수 있다. 아직은 정식으로 라인을 운영하지는 않고 있으나, 추후 소비자가 증가하면 테니스 라인처럼 라켓 스포츠 상품군 중 일부로 선보일 것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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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레몬, 운동 클럽 제휴 등 적극적 움직임


룰루레몬도 5월 초 미국 뉴욕의 운동 클럽 ‘라이프타임(Life Time)’과 제휴를 맺었다. 뉴욕에서 가장 많은 피클볼 코트를 보유한 라이프타임에 테니스 및 피클볼 관련 의류를 공식적으로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라이프타임이 진행하는 피클볼 클래식 토너먼트를 포함해 다양한 테니스와 피클볼 이벤트에 룰루레몬의 운동복을 선보이고 이를 라이프타임 클럽과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땀 흘리는 삶을 추구하는 룰루레몬과 운동 커뮤니티를 통해 일상 속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라이프타임이 라켓 스포츠라는 공통의 목적으로 모인 것을 중요한 사건으로 보고 있다. 두 브랜드의 협업이 피클볼이라는 새로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점치는 주요한 포인트가 됐다는 것이다. 


룰루레몬애틀라티카코리아 측은 “현재 미국에서 진행 중인 피클볼 및 테니스 등 라켓 스포츠 관련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확장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라며 “그러나 현재 국내에서도 테니스와 골프 등 한국 소비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다양한 스포츠 라이프스타일에 걸맞은 상품과 경험을 제안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 추후 피클볼이 대중화되면 관련 상품도 충분히 소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디아도라 · 지포어 등 피클볼 라인 관심↑


디아도라는 현재 국내에서는 피클볼 관련 라인을 다루고 있지 않지만, 피클볼 동호회를 중심으로 디아도라의 글로벌 상품군에 대한 접근이 늘고 있다. 의류는 테니스 관련 상품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피클볼 전문 신발을 직구하는 추세다. 디아도라는 글로벌 상품군에 피클볼 전용 신발을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어 피클볼을 오래 즐긴 소비자들이 장비 업그레이드에 앞서 디아도라의 신발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의 골프웨어 ‘지포어’도 지난 2023년 글로벌에서 먼저 피클볼 라인을 새롭게 론칭하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동승통상(대표 김철웅)의 ‘요넥스’도 라켓 스포츠 전문 브랜드의 강점을 살려 피클볼 라켓과 공을 일부 판매 중이다. 글로벌에서는 테니스 라켓과 마찬가지로 ‘이존(EZone)’과 ‘브이코어(V-Core)’ 라인을 통해 피클볼 라켓을 선보인 가운데 소비층 증가에 따라 수입량을 늘릴 계획이다. 


한편 헤드가 지난해 테니스와 함께 강조한 스페인 라켓 스포츠 ‘빠델’도 최근 유통에서 관심을 보이며 소비자들에게 천천히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서울 용산에 위치한 아이파크몰은 7층에 국내 유통사 중 처음으로 빠델 경기장 ‘엠무브 라운지’를 지난 4월 오픈하고 레슨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빠델은 테니스와 스쿼시를 혼합한 라켓 스포츠로 피클볼과 유사한 작은 코트와 사방을 막은 유리벽으로 구성된 경기장에서 진행한다. 스쿼시처럼 벽을 활용하는 경기로, 벽에 맞고 네트를 넘어가도 득점이 인정되는 만큼 빠르고 역동적으로 즐길 수 있는 라켓 스포츠다. 벽까지 활용해야 하는 코트 특성상 피클볼 대비 확산 속도는 느리지만 빠른 진행 속도로 유입 인구를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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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클볼?


피클볼(Pickleball)은 테니스, 배드민턴, 탁구를 결합한 형태의 스포츠다. 1965년부터 미국에서 시작돼 대중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스포츠 중 하나로 테니스장 3분의 1 크기의 코트(20피트×44피트)에서 플라스틱 재질의 구멍이 뚫린 폴리머 공과 패들이라고 불리는 전용 라켓을 이용해 경기한다. 


서버 또는 서버의 팀이 랠리에 승리하면 점수를 획득하고 11점을 먼저 내는 쪽이 승리하는 것이 규칙이다. 피클볼은 실내외 장소의 제약 없이 간단한 규칙만 익히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


서브할 때는 발리 혹은 드롭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모두 언더핸드 서브라는 규칙이 있고, 네트와 가까운 곳(논발리 존)에서는 발리(날아오는 공을 바운스 없이 바로 쳐서 넘기는 것)가 금지다. 보통 이 두 가지 규칙을 숙지한 후 1시간 동안 배우면 바로 경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쉽다. 


미국스포츠피트니스산업협회가 밝힌 자료를 살펴보면 미국 내 피클볼 참여자 수는 2015년 200만명에서 2023년 1360만명으로 8년 사이 6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야구(1670만), 축구(1410만)와 맞먹는 수준이다. 국내에는 2018년 도입 초기 100명 안팎이었던 피클볼 인구가 2022년에는 1400명 수준으로 늘었고, 작년에는 3000명으로 늘었다. 서울 강동구와 충북 청주에는 작년 피클볼 전용 구장도 구축해 유입 인구를 늘리고 있다. 



✅ 피클볼, 미국과 국내 인지도 어때?


피클볼은 미국에서 40년 넘게 이어져 온 스포츠지만 코로나19 기간 중 ‘빌 게이츠가 50년 동안 즐긴 운동’으로 알려지며 빠르게 인지도가 상승했다. 특히 스포츠 스타들이 사랑하는 새로운 운동으로 인기를 모았는데, 르브론 제임스와 케빈 듀란트 등은 피클볼 분야에 투자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조지 클루니 부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맷 데이먼, 크리스천 베일, 브리트니 스피어스, 카다시안 자매들도 피클볼의 열혈 팬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 피클볼이 빠르게 인기를 얻으면서 2019년에는 2개의 프로 피클볼 투어가 결성됐고, 2021년에는 프로 리그도 생겼다. 현재 국제피클볼연맹(IFP)과 세계피클볼연맹(WPF)이 피클볼을 올림픽 시범 종목으로 채택되게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는 최종 종목 지정에서 탈락했고, 오는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는 미국 내 인기를 반영해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2018년부터 동호회 단위의 소규모로 피클볼 활동이 이어지고 있는데, 최근 글로벌 인기와 맞물려 지역별 협회 개설 및 피클볼 전국 대회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며 활성화되는 중이다. 2019년부터 테니스를 즐기던 노년층이 넘어와 적극적으로 동호회를 개설하는 추세였는데, 최근에는 30대 젊은 층이 적극 유입되면서 서울에서는 마포구와 강동구를 중심으로 참여자가 늘고 있다.


국내에서는 동호회 간 소소한 연합 대회가 이뤄지다가 올해부터 규모를 키운 대회가 꾸준히 열리고 있다. 지난 4월 28일에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대표 유석진)의 ‘헤드’가 충북 청주 국제 테니스장에서 열린 ‘피클볼코리아 오픈 대회’를 공식 후원했다. 이어 휠라코리아(대표 김지헌)의 ‘휠라’가 5월 11~12일에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2024 화이트오픈 서울’에서 피클볼 부문을 개설해 대학생 중심 대회를 운영했다. 6월 6~9일에는 안동 시민운동장에서 피클볼 국제 대회인 ‘2024 WPC(월드피클볼) 인 코리아’가 국내 최초로 열리기도 했다. 매년 10월 10일은 세계피클볼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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