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패션시장 규모, 작년 48조4000억→올해 49조6000억 전망

한국패션시장 규모가 50조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2023년 전년대비 2.8% 상승한 48조4167억원을 기록했고 2024년과 2025년에도 각각 2.3%와 2.7% 수준의 저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는 5년 연속 플러스 성장하는 것으로 2025년 시장 규모는 50조8886억원으로 50조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2023년 한국패션시장은 48조4000억원을 기록했으며 2024년에는 49조6000억원 규모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트랜드리서치(대표 김용수)가 지난 6월 말 ‘한국패션산업 빅데이터 트랜드 2024’ 연감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감에 의하면 2023년 한국패션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2.8% 성장한 48조416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이고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8년 43조2000억원보다 5조2000억원이 상승한 것이다. 하반기의 급격한 소비 침체로 전망치보다는 성장 폭이 하락했고, 2024년과 2025년에도 각각 2.3%와 2.7% 수준의 저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23년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은 리오프닝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캐주얼웨어와 신발, 스포츠웨어 등 야외 활동에 필요한 품목들의 소비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40대 중심 어덜트층의 경제 활동 재개로 여성 정장 매출이 상승했으며 여행 확대로 가방 매출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캐주얼웨어, 단일 품목 20조 전망

캐주얼웨어는 조사를 시작한 2000년도부터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해 2023년에는 6.0% 성장한 19조5794억원을 달성했고 향후 빠른 시기에 단일 품목으로 20조 시장을 바라보게 됐다. 신발과 스포츠웨어는 각각 3.4%와 3.2% 성장한 7조4029억원과 6조7072억원을 기록해 패션시장 지배력 2 · 3위를 차지했다. 이 3개 시장의 비중은 전체 시장의 69.6%로 전년보다 1.3%p 상승했다. 여성 정장과 가방도 3.6%와 2.8% 성장한 3조2257억원과 3조5839억원으로 나타났다.

8개 세부 시장 모두가 최대 실적을 기록한 2022년과는 달리 2023년에는 내의와 아동복, 남성 정장은 역성장했다. 코로나19 시기 일명 ‘집콕’으로 TV홈쇼핑을 통해 구매 상승세를 보였던 내의 품목이 일상생활 복귀로 다시 불황을 맞이했고, 아동복 소비는 출생률 감소로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다. 남성 정장도 반짝했던 맞춤 수요가 감소하면서 다시 역성장을 기록했다. 이들 3개 품목의 시장 규모는 각각 10.8%, 5.4%, 2.6% 하락한 2조867억원과 1조1281억원, 4조7028억원으로 나타났다.

2024년에도 한국패션시장은 3년 연속 플러스 성장을 기대하고 있고, 캐주얼웨어와 스포츠웨어 · 신발 · 가방 시장이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국내 실물 경기 하강세가 지속되고 고금리 기조로 인한 민간 소비가 위축되면서 패션 소비 성장률은 저점 하향 기조가 2년 연속 이어질 전망이다. 2024년 한국패션시장 규모는 2.3% 성장한 49조554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SPA · 독특한 아이덴티티 보유 브랜드 성장 주도

캐주얼웨어 시장은 불황형 소비에 강한 SPA 브랜드와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보유한 패션 브랜드가 성장을 주도하고 전년도에 이어 야외 활동에서도 착용할 수 있는 스트리트 스포츠 캐주얼웨어와 워크웨어 감성 캐주얼복이 히트 품목이 돼 전년비 4.7% 성장한 20조4978억원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심각한 불황을 겪은 스포츠웨어 시장은 일상생활 회복과 야외 활동 증가로 3년 연속 플러스 성장세가 기대된다. 아웃도어와 골프웨어는 보합세지만 애슬레틱 스포츠웨어 시장이 패션을 선호하는 MZ세대는 물론 가벼운 스포츠를 즐기는 중장년층까지 흡수해 3.9% 성장한 6조9690억원대를 탈환할 전망이다.

신발 시장은 지난 3년 동안 애슬래틱 스포츠웨어와 연관된 스니커즈 소비가 시장 성장을 주도했지만 구두, 부츠, 정장 샌들 수요는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2024년에도 경기 침체로 경제 활동 인구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정장화 품목 소비 하락과 함께 신발 시장 전체 성장률은 1.4% 수준의 보합세를 보일 전망이다. 신발 시장 규모는 7조503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난 2년간 해외 명품 브랜드가 가방 시장의 초고속 성장을 주도했다면 전년도부터는 야외 활동과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해 캐주얼 가방과 여행용 가방이 성장을 주도했고 2024년에도 이런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방 시장은 지난해 2.8%보다 0.3%p 상승한 3.1% 성장이 예상돼 시장 규모는 3조6934억원을 차지할 전망이다.

작년 공시 280개 기업 중 삼성 패션부문 2조로 1위

2023년도 공시 자료를 기반으로 조사한 280개 패션 기업의 총매출액은 48조8352억원으로 전년보다 3.0% 증가했다. 이는 2022년 15.1%, 2021년 14.1% 상승 폭보다 매우 낮은 기록이다. 매출이 감소하면서 영업이익도 2년 만에 역성장세(-1.5%)로 전환됐으며 평균 영업이익률은 전년도 10.6%보다 0.5%p 하락한 10.1%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침체기에서 다시 실적이 회복돼 지난 2년 동안 호황을 누렸던 패션 기업들은 2023년 하반기에 불어닥친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 소비 심리 악화로 실적이 다시 급감한 것이다.

1조 클럽에는 토종 기업 8개사와 외자 기업 4개사가 이름을 올렸다. 이 중에서 삼성물산 패션사업부문과 나이키코리아가 각각 2조510억원과 2조109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최초로 2조 클럽에 올랐다. 1조 클럽 12개사 총매출액은 전체 패션 업계 매출의 39.2%였고 전년보다 0.3%p 소폭 상승했다.

12개사 중에서 성장세가 가장 높았던 기업은 나이키코리아로 20.1%를 기록했다. 다음은 ‘탑텐’과 ‘폴햄’을 운영하는 신성통상의 내수그룹으로 15.8% 성장했고 크리스찬디올꾸띄르코리아도 12.4% 성장했다. 반면 신세계인터내셔날과 루이비통코리아, LF는 각각 12.7%, 2.4%, 1.1% 역성장을 기록했다.

2025년 한국패션시장 규모 50조 넘을 듯

2025년에는 미국 주도로 세계 경제가 연착륙해 고금리․고물가 리스크는 감소될 것으로 보여 한국패션시장도 2024년 2.3%보다는 소폭 회복된 2.7%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OECD와 한국은행이 전망하는 2025년 세계경제성장률은 3.1%로 직전연도 예상치 3.1%와 동일한 보합세가 예측된다.

반면 한국경제 회복 속도는 지연돼 2024년 예상 성장률 2.5%보다 낮은 2.1%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러한 국내외 경제 변수를 고려했을 때 2025년 한국패션시장은 소폭이지만 2.7% 플러스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이는 5년 연속 플러스 성장한 것이고 시장 규모는 50조8886억원으로 50조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자료는 트랜드리서치가 지난 1998년부터 26년간 한국패션산업 빅데이터 조사에서 구축한 패션 소비 트렌드 지수, 패션 기업 경영 실적 지수, 패션 유통 동향 지수를 기반으로 패션 소비 시장 규모 추정치를 산정해 발표한 것이다. 한국패션시장 규모는 과거 6개월(상반기 3월~8월, 하반기 9월~익년 2월)간 우리 국민이 구매한 패션 제품의 품목별 구매율과 구매량, 구매 가격 등을 직접 면담을 통해 조사한 구매지수에 모집단의 인구수를 적용해 산출했다.

트랜드리서치는 6월 28일에 2023년도 한국패션시장 규모와 2024년도 전망치를 포함한 ‘한국패션산업 빅데이터 트랜드 2024’ 연감을 발간해 온라인으로 무료 배포했다. 트랜드리서치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패션산업 빅데이터 트랜드 이슈 레포트’ 5종을 무료로 열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