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문명선 l 밀알재단 기빙플러스 마케팅위원장 '에코백과 텀블러 잘못 사용하면 그린워싱'
지난 6월 6일은 ‘세계 리필의 날’이었다. 2015년 영국의 환경단체 ‘시티투시(City to Sea)’에서 플라스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리필 문화를 확산하자는 취지에서 캠페인을 시작했는데 그 뒤로 많은 국가가 참여하고 있다. 리필(Refill) 외에도 리듀스(Reduce) 리유즈(Reuse) 리페어(Repair) 리핏(Repeat) 등 지구 환경을 위한 다양한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섬유 패션기업에서 많이 생산 판매하고 있는 ‘에코백’도 진정한 ‘ECO’를 위해서는 131회 이상(유기농의 경우 2만회 이상) 사용해야 그 가치를 발휘한다는 연구 결과(영국 환경청)도 있다.
에코백이 처음 등장한 시기는 1990년대 후반으로, 영국의 디자이너 아냐 힌드마치(Anya Hindmarch)가 환경보호를 위해 ‘나는 플라스틱 가방이 아니다(I'm not a plastic bag)’라는 문구를 넣은 에코백을 선보이며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이후 에코백은 일회용 종이봉투 및 코팅된 쇼핑백이나 비닐봉투를 대체할 친환경적인 아이템으로 환경보호와 함께 패션 아이템으로도 인기를 끌며, 다양한 디자인과 소재로 제작되고 있다. 이에 많은 패션 브랜드가 에코백을 출시하기 시작하면서 본래의 의도와 멀어졌다는 평가를 하는 이들도 있다. 에코백을 생산하는 데는 종이봉투나 비닐봉투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자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회용 봉투를 여러 번 사용하는 것이 환경에 더 유익할 수 있다는 의견을 펼치기도 했다.
에코백 1개의 수명은 사용자의 사용 방법과 관리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1년에서 3년 정도다. 일회용 비닐봉투 대신 에코백을 사용하면 연간 70㎏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으며, 이는 30년생 소나무 약 10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에코백은 오래 사용할 수 있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일회용 비닐봉투 대신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친환경 아이템으로 불리는 텀블러도 마찬가지다. 텀블러 시장은 ‘스탠리’ ‘예티’ 등 트렌디한 브랜드가 즐비하다. 스테인리스 텀블러 기준 최소 220회 이상은 사용해야 환경에 기여한다고 미국 수명주기 에너지 분석 연구소가 발표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플라스틱 컵을 만들 때보다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배출한다고 한다. 또한 텀블러를 갖고 다니는 것이 불편한 소비자의 경우 테이크아웃할 때 아이스아메리카노를 500년이나 썩지 않는 플라스틱컵에 받아오지 말고 “종이컵에 담아주세요”라고 용기 있게 말했으면 한다. 몇 분 안에 먹고 버릴 거면 내부 코팅은 돼 있지만 종이컵이 그나마 환경에 유익하다. 에코백이나 텀블러를 잘못 사용하면 ‘그린워싱’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기빙플러스’에는 6월 13일부터 7월 12일까지 한 달간 ‘리피래’가 입점했다. 리피래는 비지플랫폼과 세계 리필의 날 협력행사로 다회용기에 세제를 직접 담아 구매할 수 있는 리필 스테이션이다. 라이프스타일 스토어의 경우는 리필스테이션을 비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코오롱몰의 리세일 플랫폼 ‘OLO 릴레이마켓’처럼 고객들에 의해 순환될 수 있는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을 추천한다. 폭염 등 기후재난은 점점 심해지고 있다. 지구는 어떻게든 남아 있을 것이다. 인류가 그리고 기업이 생존하지 못할 뿐!
profile
· 현 밀알재단 ‘기빙플러스’ 마케팅위원장
· 현 기빙플러스 ESG경영 자문위원장
· 현 서울시립대 언론인회 부회장
·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ESG전문가과정 수료
· 전 성남장애인복합사업 ‘더드림스토어’ 마케팅이사
· 전 패션비즈 취재부장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4년 7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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