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근 토박스 대표, ‘자기다움’ DNA 글로벌 키즈 플랫폼으로!
안성희 기자 (song@fashionbiz.co.kr)|24.07.03 ∙ 조회수 4,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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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즈 멀티숍’의 어린이 버전을 만들자”라는 사업 아이디어를 갖고 2012년 론칭한 아동화 편집숍 ‘토박스’. 휠라 · 데상트 등에서 신발 기획 및 영업을 담당했던 이선근 토박스코리아 대표는 10년간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창업해 기업을 일궜으며, 몇몇 M&A를 통해 의류 · 코스메틱 비즈니스까지 확장해 아시아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근 토박스 싱가포르 플래그십스토어를 성공적으로 오픈하고 돌아온 그를 만났다.
“신발을 중심으로 해 키즈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글로벌 유아동 플랫폼으로 거듭나는 것이 토박스의 비전입니다. 전 세계 어디에도 유아와 아동을 위한 신발 편집숍은 찾기 힘들어요. 수요는 있는데 이 분야에 뛰어드는 공급자는 부족한 셈이죠. 신발 전문가인 제가 아동화 시장의 틈새를 보고 시작한 만큼 이를 효과적으로 담을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토박스는 지난 5월 싱가포르에 글로벌 첫 플래그십스토어를 열었다. 지난해 싱가포르 최고의 백화점으로 손꼽히는 타카시마야백화점에 1호점을 오픈하고, 몇몇 팝업 매장을 운영하면서 가능성이 보여 본격적으로 진출한 것이다. 싱가포르 플래그십스토어는 토박스(신발)와 슈슈앤쎄씨(코스메틱 & 의류), 스타일노리터(의류)를 한 데 어우르는 매장으로 소비자들에게 쇼핑의 재미를 주고 있다.
이선근 대표는 “싱가포르는 소비력이 있는 젊은 엄마들이 많으며, K-브랜드에 대해서 신선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토박스의 콘셉트나 상품구성, 인테리어 등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라며 “싱가포르 플래그십을 통해 매출을 검증받으면 대만, 베트남, 태국 등으로 판로를 적극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플래그십 1호점… 해외마켓 개척
토박스는 비교적 빠르게 시장에서 성장한 케이스로 꼽힌다. 창업 5년 만에 매출 300억원을 달성해 2017년 코스닥에 상장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처음에는 2~6세의 유아와 아동을 타깃으로 했으나 현재는 1~8세, 8~12세 등 다양한 연령층의 상품을 확대했으며 우먼 라인도 일부 선보이면서 맘 & 키즈를 아우르고 있다.
초반에는 해외 유명 브랜드를 수입해 선보이는 셀렉트숍이었지만, 현재는 자체 브랜드인 스포티즘 트렌디 슈즈 ‘미니위즈’, 러블리 감성의 여아 구두 ‘베이비브레스’, 공룡 모티브 신발 ‘다이노솔즈’ 등의 제품 기획 · 디자인 · 생산으로 확대해 매출을 늘려간다. 또 스페인 ‘씨엔타’, 브라질 ‘미니멜리사’ 등과는 국내 유통 독점계약을 맺어 홀세일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토박스에서 자체 제작한 PB는 중국 등으로 수출하고, 해외 유명 브랜드와는 국내 독점계약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또 시즌성이 강한 브랜드인 레인부츠 ‘헌터’. 양털부츠 ‘오즈어그웨어’, 젤리슈즈 ‘멜리사’ 등의 키즈 라인은 본사와 파트너십 계약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씨엔타 ~ 멜리사, 국내 독점 유통 브랜드 확장
이 외에도 패션부츠 ‘문부츠’, 아웃도어슈즈 ‘킨’, 스니커즈 ‘오니츠카타이거’ 등의 키즈 라인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으며, 킥보드 ‘마이크로킥보드’, 교육완구 ‘맥포먼스’ 등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카테고리를 넓히고 있다. 이 대표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매직쇼와 독일의 이스포(ISPO) 등 트레이드쇼를 직접 다니면서 라이징 브랜드를 발굴하고 토박스에서 인큐베이팅하면서 뉴엔진을 계속해서 키우는 데 적극적이다.
매장 하나를 운영하던 사업 초창기에 스페인 씨엔타 본사를 찾아가 디스트리뷰터를 따내는 등의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이 덕분에 13년째 토박스코리아가 씨엔타의 국내 독점 유통권을 갖고 홀세일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토박스를 운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바퀴 달린 신발 ‘힐리스’의 흥망성쇠를 겪으면서다. 2016년 여러 중견기업을 제치고 토박스가 힐리스의 국내 독점 유통 파트너로 선정됐지만 운영 기간은 1년 반 정도로 매우 짧았다.
2016년에서 2017년 사이 힐리스가 돌풍을 일으키며 연간 20만족이 판매되기도 했지만, 그 인기만큼이나 짝퉁 제품이 많아지고 심지어 초등학교에 바퀴 달린 신발 금지령을 내려 힐리스의 매출이 추락하는 사태를 맞이했다.
해외 트레이드쇼 직접 다니며 뉴엔진 발굴
그는 “힐리스 덕분에 토박스가 빨리 성장하고 유명해졌던 건 분명히 있었다”라면서 “그렇지만 그 당시 안전성과 모조품 등 논란에 대응할 역량이 되지 않아서, 아쉽게도 이 브랜드를 1년 반 만에 그만두게 됐는데 아직까지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힐리스 사례를 경험하면서 수입 브랜드의 의존도를 줄이고, 우리 기술의 우수한 제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토박스의 PB는 모두 그 이후부터 생겨나 매년 늘어나고 있다.
1974년생으로 올해 나이 50세인 이선근 대표는 샐러리맨 10년 경력을 꽉 채우고, 사업가의 길을 걸은 자수성가형 경영인이다. 리복코리아 신발영업팀에서 시작해 휠라코리아의 ‘휠라’ 신발기획팀장, 데상트코리아 ‘르꼬끄스포르티브’ 론칭 멤버이기도 하다.
“2011년 12월 말일까지 일하고 2012년 1월에 창업을 했어요. 직장생활을 하면서 만 10년 후에는 내 사업을 하겠다는 포부가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죠. 멀쩡하게 잘 다니는 회사를 왜 그만두냐는 주변의 만류도 있었어요. 창업 당시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던 때라 더욱 그랬지만 저의 확고한 의지로 퇴직금을 몽땅 사업자금으로 투입했어요. 분당 정자동에 작은 규모의 토박스 매장을 열고 해외를 돌아다니면서 바잉해 제품을 선보였던 것이 토박스코리아의 시작입니다.”
데상트 등 샐러리맨 10년 만에 사업가로
그는 첫 아이를 위해 신발을 사러 백화점에 갔는데, 유아동 조닝에 신발 매장이 없다는 점이 의아했다. 유아동 조닝 자체가 의류 브랜드에만 포커싱돼 있다는 데서 사업 아이디어를 찾은 것이다. “백화점 직원에게 물어보니 신발 매장은 다른 층으로 옮겨 가야 된다고 하더라고요”는 이 대표는 “이 말을 듣고 백화점 유아동 조닝에서 필요로 하는 아동화 편집숍을 만들면 좋겠다는 간단한 아이디어로 사업을 구체화했다”라고 전했다.
‘슈즈 멀티숍’의 어린이 버전을 만들자는 목표를 갖고 시작했으며, 토박스 입점 브랜드는 확실한 디자인 콘셉트와 차별화 요소가 있는 브랜드로만 채웠다. 트렌디한 슈즈와 데일리 슈즈를 포함해 기능성과 시즌성 등을 고려해 20여 개 브랜드를 한곳에 모으니 유통가에서는 카테고리 킬러숍으로 주목받아 매장을 빠르게 늘릴 수 있었다. 현재 토박스는 매장 60개점을 운영 중이다.
아동 신발로만 꾸준하게 성장가도를 달리던 토박스코리아는 의류 사업에도 관심을 갖고 비즈니스를 확장했다. 이 대표는 “‘토박스=아동신발’이라는 이미지가 매우 강해서 의류 회사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라면서 “신발 단일 아이템으로 성장하기에는 무리가 있었기 때문에 2021년 스타일노리터를 인수해 아동복 사업까지 손을 뻗었다”라고 말했다.
신발 · 의류 · 화장품 삼박자 갖춘 플랫폼 ‘비전’
이어서 2022년에는 어린이 전용 프리미엄 코스메틱 브랜드 ‘슈슈앤쎄씨’를 인수해 올 초 걸스 패션 & 코스메틱 브랜드로 리브랜딩해 현재 2개점을 전개하고 있다. 또 자체 스킨케어 브랜드인 ‘몽쥬르’는 토박스 숍인숍과 온라인, 면세점 등으로 판매처를 넓히는 중이다.
“신발은 제 전문분야지만 의류는 전문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외부 전문가들을 수혈해 별도법인 토박스랩을 통해 전개하고 있습니다. 토박스코리아와 토박스랩은 각각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와 서울 동대문에 위치해 별개로 운영해 오다 작년 말 서울 구로구 가산동 가산퍼블릭에 신사옥을 마련해 통합했죠. 키즈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완성하겠다는 큰 그림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으며, 기존의 토박스가 갖고 있는 색깔에 잘 스며들도록 리브랜딩과 리노베이션 작업을 거치는 중입니다.”
올해는 성장의 원년, 아동의류 사업 기대
토박스코리아는 현재 ‘토박스’를 중심으로 연매출 500억원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아동복 사업을 키워 ‘슈슈앤쎄씨’는 걸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스타일노리터는 트렌디한 주니어 타깃 브랜드로 신규 사업을 장착했다. 올해는 글로벌로 확장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출생률 저하 등 환경적인 요소들이 좋지 않은 만큼 매출액에 연연하기보다는 좀 더 깊이 있게 제품을 개발하고, 국내를 뛰어넘어 글로벌 키즈를 대상으로 할 만한 사업을 키워야 하는 미션이 있다. 이 대표는 “저한테 전투력과 헝그리 정신이 있다고들 하더라고요”라면서 “아동신발 사업에 진심이었던 초심으로 돌아가 글로벌 키즈 플랫폼 ‘토박스’로 터닝 어라운드하는 데 심혈을 쏟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토박스코리아의 성장 전략을 세 가지로 꼽았다. ▵M&A ▵전략적 제휴 ▵내부 디벨롭 이 세 가지를 전략으로 삼아 카테고리를 넓히고 매출을 높이기 위해 달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제가 창업해서 상장한 회사지만, 저 역시 CEO로서 자질과 능력을 평가받고 있어요. 아직 시총 규모가 작은 기업에 불과하지만, 저는 기업을 성장시켜야 할 의무가 있고 저희 주주들이 투자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토박스가 키즈마켓에서 틈새시장을 잘 뚫고 성장한 것처럼 올해 새롭게 시작하는 걸즈 패션 & 코스메틱 브랜드 슈슈앤쎄씨로 니치 마켓을 공략할 것이며, 스타일노리터는 올 하반기에 1018 주니어 브랜드로 대변신할 것이니 지켜봐 주세요.” 확신에 찬 그의 목소리에서 토박스의 비전이 곧 달성될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profile
이선근 l 토박스코리아 대표
· 1974년생
·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학사
· 서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석사
· 2012년 ~ 현재 토박스코리아 대표
· 전) 휠라코리아 상품기획 팀장
· 전) 데상트코리아 상품기획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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